청와대 ‘조국 카드’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7.01 10:20:28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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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으로 띄워 윤석열과 투톱?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와대의 ‘조국 띄우기’가 심상치 않다. 당초 21대 총선서 부산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돌연 ‘입각설’이 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달 말로 예상되는 부분 개각 때 조 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대두됐다. <일요시사>는 당청의 ‘조국 잠룡 프로젝트’를 다각도로 취재했다.
 

▲ ▲ 입각설이 나돌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달 말 개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선 9월 정기국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예상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21대 총선의 일정을 고려해도 8월 중순 전까지 개각이 이루어져야 내각 인사들이 총선 나들이에 나설 수 있다. 입각하는 인사들은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장관 없이 인사청문회를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청와대 참모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돌고 도는
회전문 인사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기획단은 2019년 8월1일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에 한해 경선서 권리당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바 있다. 7월 말 개각설이 힘을 받는 이유다.

거취와 관련해 정치권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사람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낙연 국무총리다. 이들은 내년 총선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은 이 총리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새로운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국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시간 만에 국회 복귀를 번복하는 사태로 얼어붙었다. 여야의 감정이 악화돼있는 이 시점에 당청이 총리를 교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조 수석의 거취가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복수의 언론은 조 수석의 법무부장관 입각설을 높게 점친다. 청와대는 “확인할 수 없다”는 말로 입장을 유보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특별 대담에서 조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지금 정부 차원서 할 수 있는 개혁들은 상당히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법제화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그런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수석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정치를 권유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사실도 사법개혁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조국-윤석열’ 조합으로 해당 개혁을 완수하려 한다는 해석이 들려온다.

조 수석은 최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내놨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 수석은 “나는 ‘입법부형’ 인간이 아니라 ‘행정부형’ 인간”이라고 밝혔다. 입법부형은 총선 출마, 행정부형은 입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26일 한 인터뷰서 “대통령이 어떤 정국 운영을 할 건지, 어떤 법무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의 문제”라며 “(조 수석의 법무부장관설은)전혀 뜬금없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 문재인 대통령

앞서 민주당은 조 수석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해왔다.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부산·경남(PK)에 투입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는 복안이었다. 민주당 의원들 역시 조 수석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5월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조 수석에게)부산 쪽에서 그런 요청(총선 출마)을 하게 될 것이다. 내년 총선서 좀 더 새로운 희망을, 새로운 격전지를 만들어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려면 조 수석 같은 분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

이어 “조 수석에게 2012년부터 (총선 출마를)계속 권유했지만, 2012년에도 2016년에도 안 한다며 두 번이나 거절했다”며 “(내년 총선 출마도) 안 하고 싶어 하겠지만, 설득해보겠다”고 구애를 계속할 예정임을 알렸다.

이낙연
견제구?

앞서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4월11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조 수석이 부산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위원회가 발족될 예정인데 조 수석이 부산인재 영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수석은 총선 출마의 뜻이 없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왔다. 그는 주변의 권유가 있을 때마다 “정치는 안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정수석을 마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인터뷰서 “(조 수석이 총선 출마에)소극적 의지를 갖고 있다”며 “조 수석과 과거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지만, 본인은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수석이)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개혁 임무가 끝나면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의지를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한 적 있다. 결국 본인이 결정할 문제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조 수석의 입각설은 당청의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조 수석을 활용할 수 있는 자구책이다. 당청 입장서 총선을 앞두고 조 수석처럼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그냥 학교로 돌려보내기는 아깝다. 마침 조 수석 본인도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당장 여권 내에서는 조 수석을 영남권 대권주자로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27일 “PK는 앞으로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터가 될 것”이라며 “여태껏 당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밀었는데 실형이 나왔다.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주요 권역별로 강력한 대권주자를 보유하고 있다. 호남권에 이낙연 국무총리, 수도권에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표적이다. 반면 충청권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낙마했고, 영남권의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법무부 장관 지명설 정치권 ‘술렁’
이낙연-박원순-이재명 ‘비문’ 득세

김 도지사는 ‘드루킹 사태’와 관련해 1심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재판부는 1심서 김 도지사에 대한 댓글조작 혐의에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민주당이 공을 들였던 PK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민주당 입장서 김 도지사의 1심 실형 선고는 ‘20년 장기집권 플랜’에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장기집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7월 20년 장기집권론을 꺼낸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내년 총선 240석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낙연 국무총리

조 수석이 입각한다면 김 도지사를 대신해 PK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분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최측근이다. 잇단 인사검증 실패에 야권이 자진사퇴론을 꺼내들어도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내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을 PK 대권주자로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조 수석을 대통령 후보로 키우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정수석보다는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해 검찰개혁도 하되 국민 접촉을 더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살아남은 주요 권역의 대권주자는 모두 이 총리, 박 시장, 이 도지사의 비문(비 문재인) 성향이다. 이들은 최근 왕성한 활동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김경수 위기
조국이 대안


이 도지사는 재판부로부터 직권 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회동, 자신의 SNS에 “적폐세력이 회생하고 있는데 내부갈등과 분열을 만들고 확대하게 하는 것은 자해행위”라고 밝혔다. 친문(친 문재인)에 구애를 보낸 것이다.

박 시장 역시 친문 성향의 발언을 내놓으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도지사와 마찬가지로 양 원장과 회동한 그는 지난달 1일 대표적 진보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공안검사(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인권변호사 출신의 문 대통령에게 독재라고 하는 게 이해가 가는 시추에이션이냐”라며 “공안검사는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는 복수의 여론조사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권주자 적합도’ 1·2위를 다투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종로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만약 ‘정치 1번지’ 종로에서 황 대표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간다면, 이 총리의 대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종로를 기반으로 호남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번 개각 대상서 제외될 이 총리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올해 연말쯤 당으로 복귀해 총선에 나설 전망이다. 

‘부산 진문’ 몸값↑
PK 적신호 잠재우나

당청 입장에선 이들과 균형을 맞출 ‘진문(진짜 문재인)’ 대권주자가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선 조 수석의 이번 입각설과 관련해 이 총리를 견제할 ‘대항마 만들기’라는 해석이 있다. 그 사람이 부산 출신이라면 금상첨화다. 

조 수석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로스쿨 법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대법원 양형제도 연구위원회 위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법무부 검찰인권평가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 인권 관련 조직에 두루 참여한 이력을 갖고 있다.
 

▲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 대통령과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연을 맺어왔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때는 SNS와 유세를 통해 당선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그런 그를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검찰 출신이 아닌 학계 출신 인사가 민정수석에 임명되는 것은 참여정부 마지막 이호철 전 민정수석 이후 10년 만이었다.

조 수석은 ‘최장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문재인정부 수립 이래 청와대 수석급 중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참모는 조 수석이 유일하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이 물러나는 와중에도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교체하지 않으며, 그에게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조 수석은 최근 정권 실세들의 모임인 ‘재수회’의 멤버로 알려져 크게 주목받았다.

비문 강세
진문 나서나

조 수석의 입각설에 정치권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부처의 장관 후보로 거명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입각설이 나오는 자체가 대한민국 헌법 질서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당청과는 반대로 ‘조 수석 죽이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교안-윤석열 악연 속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잡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법사위 간사들은 지난 26일 국회서 만나 청문회 일정에 합의했다.

한국당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윤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을 맡았고,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해 적폐 청산과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등을 지휘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번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모든 공직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며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황 대표와 악연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를 놓고 법무부 장관과 수사팀장으로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법무부장관, 윤 후보자는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다.

윤 후보자는 그때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에 법무부는 윤 후보자를 수사팀에서 배제했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윤 후보자는 이후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을 돌며 검사 생활을 이어갔다.

두 사람의 악연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시기는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이하 국감)서다. 국감장에 나온 그는 댓글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과 관련해 ‘황교안 (당시)장관과도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최근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지난 18일 그는 국회서 기자들을 만나 “누구와도 악연이 없다. 그냥 법대로, 원칙대로 진행하고 집행했다”며 “법무부장관은 수사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가 ‘외압이 있었다’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이야기를 한 것 외에는 부당한 압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악연은 청문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제1야당 대표와 인사청문 대상으로 다시 만나는 모양새가 연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 법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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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