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④사천 비토섬

<별주부전>의 토끼와 거북을 만나다

▲ 비토섬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 조형물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비토섬에는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있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이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를 비롯해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은 이곳이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판소리 〈수궁가〉에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남해 광리왕은 남해 용왕을 뜻하며, 비토섬과 월등도의 지명이나 모양으로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한다.
 

▲ 월등도에서 바라본 토끼섬과 거북섬

자연주의 캠핑

그런데 비토섬에서 만나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토끼와 거북이 다시 뭍으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급변한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린 곳은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였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하고 만다. 한편 토끼의 아내도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오른 곳은 월등도가 됐고, 월등도 주변에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 변한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을 증언하듯 남았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비토섬 전경 &lt;사진제공:사천시청&gt;

비토섬에서 전해지는 색다른 이야기를 만났으니, 이제 비토섬을 천천히 둘러보자. 곤양 IC에서 남쪽으로 서포면 소재지를 지나면 비토교와 거북교를 건너 비토섬에 들어선다. 비토교는 1992년 개통한 연륙교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삼천포항으로 배편이 운항했지만 다리가 개통하면서 차로 사천과 삼천포를 오갔다고 한다. 
 

▲ 비토섬과 월등도 사이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어르신

먼저 월등도로 가자. 월등도 입구 하봉마을에는 토끼와 거북의 조형물과 비토섬의 전설을 새긴 안내판이 있다. 월등도는 조수 간만의 차로 하루 두 번 길이 열리기 때문에 미리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썰물이 되면 월등도를 사이에 둔 바다는 거대한 갯벌로 변한다. 바지락과 굴을 캐는 풍경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섬의 풍취를 더한다. 
월등도에서 토끼섬 입구까지 도로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현재 토끼섬에도 해안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바다 쪽으로 토끼섬과 거북섬이 솟았고, 사천만 바다 건너편으로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이 보인다. 
 

▲ 비토해양낚시공원에 있는 해상 펜션

비토섬에는 비토해양낚시공원과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이 있다. 별학도에 자리한 비토해양낚시공원은 혼합 밑밥 사용을 금지해 건전한 낚시 문화를 추구하는 유료 낚시터다. 200m가 넘는 해상 보행교를 건너면 매표소를 지나 왼쪽으로 300m 남짓한 해안 산책로와 부양식 낚시 잔교 2곳, 해상 펜션 4동 등으로 구성됐다. 해안 산책로에서는 사천만을 빠져나가는 너른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창선대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 마련된 스토리하우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자연주의 캠핑을 추구하는 곳이다. 캠핑장 내로 자동차를 가져갈 수 없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고,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카트로 짐을 날라준다.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둘러볼 수 있다. 일반 캠핑 데크와 글램핑 시설을 고루 갖췄으며, 캠핑장 이름이 토끼·자라·용왕·용궁이라 <별주부전>을 연상케 한다. 
용왕캠핑장은 대가족이나 여러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단체 글램핑장으로, 냉난방 시설은 물론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실도 마련됐다. 토끼캠핑장에는 토끼와 거북, 물고기 형상을 한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아담하고 깔끔해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주변에 갯벌이 드러난 바다와 해안 산책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삼은 곳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갯벌이 펼쳐진 해안가와 인접해 있다. 빛 공해가 없어 밤하늘의 아름다움도 만끽할 수 있다. 조금 걸어오르면 사천만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남해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오고, 내려가면 너른 갯벌을 끼고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가 있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 묵으면 예약 인원 전원에게 제공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할인권(1인당 5000원)도 꼭 챙기자.
 

▲ 사천바다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사천 여행의 메카다. 섬과 바다, 산을 잇는 특별한 케이블카로 세 개 정류장이 있다. 삼천포대교 입구에 있는 대방정류장을 중심으로 초양정류장까지는 바다 구간,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까지는 산 구간이다. 케이블카는 대방-초양-대방-각산-대방정류장 순서로 운행한다. 선로 길이 2.43km, 왕복 20분 이상 걸린다. 캐빈 45대가 운행하며 그중 15대는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이다. 바닥과 측면이 이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한 부분이 넓어 여느 해상케이블카보다 스릴이 넘친다.
 

▲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파는 ‘토끼와자라빵’

각산정류장에서 2층으로 나가면 각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잠깐 오르면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창선도와 남해도를 잇는 다리의 향연이 펼쳐지고, 남해 금산과 망운산이 바다 위로 볼록하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토끼와자라빵’도 맛보자. 자라가 토끼를 업은 모습으로, 찰보리와 톳을 넣어 바다 향이 진하다.
 

▲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는 대방진굴항

대방진굴항(경남문화재자료 93호)은 고려 시대에 설치한 군항 시설로, 지금의 모습은 1820년경 완공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원형으로 길게 이어진 굴항을 따라 느티나무와 팽나무 등 노거수가 늘어섰다. 특히 계단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7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한다. 노거수 잎이 무성해지면 대방진굴항의 물빛도 더욱 그윽해진다. 
 

▲ 남일대해수욕장에 있는 코끼리바위

대방진굴항에서 약 5km 거리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코끼리가 바닷물을 들이켜는 듯 보이는 ‘코끼리바위’가 유명하다. 해변 왼쪽은 해안도로를 따라 코끼리바위까지 산책할 수 있고, 오른쪽은 코끼리바위 전경을 담기에 좋다. 
 

▲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사천선진리왜성

임진왜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천선진리왜성과 조명군총이다. 사천선진리왜성(경남문화재자료 274호)은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벽과 성문을 복원했고,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 터가 남았다. 선진리왜성 내에는 1592년 5월29일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왜군의 함선 12척을 유인해 모두 격침한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있다.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처음 등장하는 해전으로 그 의미가 크다.
 

▲ 임진왜란의 비극이 서린 사천조명군총

사천조명군총(경남기념물 80호)은 임진왜란의 비극이 서린 곳이다. 선진리왜성을 점령하기 위해 진을 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은 군영 내부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과 화재에 이어 왜군의 기습을 받아 크게 패했다. 왜군이 전사자의 귀와 코를 베어 일본으로 보내고, 선진리왜성 밖에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한 것이 지금의 조명군총이다.
 

▲ 항공우주박물관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 FA-50 조종석에 앉은 어린이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야외전시장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C-54 스카이마스터,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중폭격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C-124 등 2차 세계대전부터 항공기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기 20여대가 전시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강철비〉 촬영에 쓰인 C-123K, 수리온도 있다. 전시관은 자유수호관과 항공우주관으로 나뉜다.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조종석에 앉아볼 수 있다.
 

▲ 실안해안도로에서 본 일몰 &lt;사진제공: 사천시청&gt;

항공우주박물관

사천 여행의 마무리는 실안해안도로가 제격이다. 모충공원을 지나며 시작하는 도로는 사천만 해안을 따라 삼천포대교 아래까지 6km 남짓 이어진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카페와 숙박 시설이 많고, 사천8경에 드는 ‘실안낙조’도 만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항공우주박물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사천바다케이블카→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산책, 비토해양낚시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다솔사→거북선마을→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비토해양낚시공원)
둘째 날: 항공우주박물관→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남일대해수욕장(코끼리바위)→대방진굴항→사천바다케이블카→실안해안도로 일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사천문화관광 http://toursacheon.net
- 비토해양낚시공원 www.bitoseapark.co.kr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www.bitocamping.com
- 사천바다케이블카 http://scfmc.or.kr/cablecar
- 항공우주박물관 http://kaimuseum.co.kr/kor  

문의 전화
- 사천시청 관광진흥과 055)831-2783
- 비토해양낚시공원 055)853-8859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070-8988-4000
- 사천바다케이블카 055)831-7300
-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2~24회(06:30~23:45)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75번 버스, 곤양공용터미널 정류장, 90번 버스 환승, 하봉 정류장 하차, 약 1시간50분 소요. 월등도 입구까지 도보 약 10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사천시외버스터미널 1688-4003 곤양공용터미널 055)853-0047 삼포교통 055)832-1992
비행기: 서울-사천, 김포국제공항에서 하루 2회(07:00, 18:20, 18:30) 운항, 약 1시간 소요(18:30 비행기는 월·화·수·목·토요일, 18:20 비행기 금·일요일 운항) 사천공항 정류장에서 75번 버스, 곤양공용터미널 정류장, 90번 버스 환승, 하봉 정류장 하차, 약 1시간40분 소요. 월등도 입구까지 도보 약 100m.
*문의: 김포국제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impo/main.do 사천공항 055)854-0111 곤양공용터미널 055)853-0047 삼포교통 055)832-1992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곤양 IC→곤양IC사거리에서 좌회전, 약 6km 직진→서포면에서 비토 방면 지방도1005호선 우측→비토교, 거북교 건너 지방도1005호선 2.1km 직진→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봉마을까지 약 2km 직진→비토섬(월등도 입구)

숙박 정보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사천시 용궁로, 070-8988-4000, www.bitocamping.com 
- 비토섬신우리조트: 서포면 토끼로, 055)855-4242, http://bitoresort.co.kr
- 토끼와거북이관광펜션: 서포면 토끼로, 055)852-1066, www.bitopension.com
- 더넥스트빌: 서포면 토끼로, 010-8213-6675, www.thenextville.com
- 아르떼리조트: 사천시 해안관광로, 055)833-5000, www.arteresort.com
- 은하수하우스: 서포면 제비길, 010-7521-0957

식당 정보
- 원조사천냉면(냉면): 사천읍 사천대로, 055)852-2432
- 삼다도전복죽(전복물회): 사천시 팔포3길, 055)833-1566
- 원조양지해물탕(해물탕): 사천시 수남3길, 055)832-1149 
- 재건냉면집(냉면): 사천읍 동성길, 055)852-2132
- 부자손짜장(쟁반짜장): 사천시 사천대로, 055)835-3324

주변 볼거리
백천사, 다솔사, 와인갤러리,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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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