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④사천 비토섬

<별주부전>의 토끼와 거북을 만나다

▲ 비토섬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 조형물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비토섬에는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있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이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를 비롯해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은 이곳이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판소리 〈수궁가〉에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남해 광리왕은 남해 용왕을 뜻하며, 비토섬과 월등도의 지명이나 모양으로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한다.
 

▲ 월등도에서 바라본 토끼섬과 거북섬

자연주의 캠핑

그런데 비토섬에서 만나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토끼와 거북이 다시 뭍으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급변한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린 곳은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였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하고 만다. 한편 토끼의 아내도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오른 곳은 월등도가 됐고, 월등도 주변에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 변한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을 증언하듯 남았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비토섬 전경 &lt;사진제공:사천시청&gt;

비토섬에서 전해지는 색다른 이야기를 만났으니, 이제 비토섬을 천천히 둘러보자. 곤양 IC에서 남쪽으로 서포면 소재지를 지나면 비토교와 거북교를 건너 비토섬에 들어선다. 비토교는 1992년 개통한 연륙교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삼천포항으로 배편이 운항했지만 다리가 개통하면서 차로 사천과 삼천포를 오갔다고 한다. 
 

▲ 비토섬과 월등도 사이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어르신

먼저 월등도로 가자. 월등도 입구 하봉마을에는 토끼와 거북의 조형물과 비토섬의 전설을 새긴 안내판이 있다. 월등도는 조수 간만의 차로 하루 두 번 길이 열리기 때문에 미리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썰물이 되면 월등도를 사이에 둔 바다는 거대한 갯벌로 변한다. 바지락과 굴을 캐는 풍경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섬의 풍취를 더한다. 
월등도에서 토끼섬 입구까지 도로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현재 토끼섬에도 해안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바다 쪽으로 토끼섬과 거북섬이 솟았고, 사천만 바다 건너편으로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이 보인다. 
 

▲ 비토해양낚시공원에 있는 해상 펜션

비토섬에는 비토해양낚시공원과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이 있다. 별학도에 자리한 비토해양낚시공원은 혼합 밑밥 사용을 금지해 건전한 낚시 문화를 추구하는 유료 낚시터다. 200m가 넘는 해상 보행교를 건너면 매표소를 지나 왼쪽으로 300m 남짓한 해안 산책로와 부양식 낚시 잔교 2곳, 해상 펜션 4동 등으로 구성됐다. 해안 산책로에서는 사천만을 빠져나가는 너른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창선대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 마련된 스토리하우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자연주의 캠핑을 추구하는 곳이다. 캠핑장 내로 자동차를 가져갈 수 없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고,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카트로 짐을 날라준다.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둘러볼 수 있다. 일반 캠핑 데크와 글램핑 시설을 고루 갖췄으며, 캠핑장 이름이 토끼·자라·용왕·용궁이라 <별주부전>을 연상케 한다. 
용왕캠핑장은 대가족이나 여러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단체 글램핑장으로, 냉난방 시설은 물론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실도 마련됐다. 토끼캠핑장에는 토끼와 거북, 물고기 형상을 한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아담하고 깔끔해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주변에 갯벌이 드러난 바다와 해안 산책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삼은 곳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갯벌이 펼쳐진 해안가와 인접해 있다. 빛 공해가 없어 밤하늘의 아름다움도 만끽할 수 있다. 조금 걸어오르면 사천만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남해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오고, 내려가면 너른 갯벌을 끼고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가 있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 묵으면 예약 인원 전원에게 제공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할인권(1인당 5000원)도 꼭 챙기자.
 

▲ 사천바다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사천 여행의 메카다. 섬과 바다, 산을 잇는 특별한 케이블카로 세 개 정류장이 있다. 삼천포대교 입구에 있는 대방정류장을 중심으로 초양정류장까지는 바다 구간,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까지는 산 구간이다. 케이블카는 대방-초양-대방-각산-대방정류장 순서로 운행한다. 선로 길이 2.43km, 왕복 20분 이상 걸린다. 캐빈 45대가 운행하며 그중 15대는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이다. 바닥과 측면이 이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한 부분이 넓어 여느 해상케이블카보다 스릴이 넘친다.
 

▲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파는 ‘토끼와자라빵’

각산정류장에서 2층으로 나가면 각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잠깐 오르면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창선도와 남해도를 잇는 다리의 향연이 펼쳐지고, 남해 금산과 망운산이 바다 위로 볼록하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토끼와자라빵’도 맛보자. 자라가 토끼를 업은 모습으로, 찰보리와 톳을 넣어 바다 향이 진하다.
 

▲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는 대방진굴항

대방진굴항(경남문화재자료 93호)은 고려 시대에 설치한 군항 시설로, 지금의 모습은 1820년경 완공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원형으로 길게 이어진 굴항을 따라 느티나무와 팽나무 등 노거수가 늘어섰다. 특히 계단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7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한다. 노거수 잎이 무성해지면 대방진굴항의 물빛도 더욱 그윽해진다. 
 

▲ 남일대해수욕장에 있는 코끼리바위

대방진굴항에서 약 5km 거리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코끼리가 바닷물을 들이켜는 듯 보이는 ‘코끼리바위’가 유명하다. 해변 왼쪽은 해안도로를 따라 코끼리바위까지 산책할 수 있고, 오른쪽은 코끼리바위 전경을 담기에 좋다. 
 

▲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사천선진리왜성

임진왜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천선진리왜성과 조명군총이다. 사천선진리왜성(경남문화재자료 274호)은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벽과 성문을 복원했고,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 터가 남았다. 선진리왜성 내에는 1592년 5월29일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왜군의 함선 12척을 유인해 모두 격침한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있다.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처음 등장하는 해전으로 그 의미가 크다.
 

▲ 임진왜란의 비극이 서린 사천조명군총

사천조명군총(경남기념물 80호)은 임진왜란의 비극이 서린 곳이다. 선진리왜성을 점령하기 위해 진을 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은 군영 내부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과 화재에 이어 왜군의 기습을 받아 크게 패했다. 왜군이 전사자의 귀와 코를 베어 일본으로 보내고, 선진리왜성 밖에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한 것이 지금의 조명군총이다.
 

▲ 항공우주박물관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 FA-50 조종석에 앉은 어린이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야외전시장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C-54 스카이마스터,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중폭격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C-124 등 2차 세계대전부터 항공기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기 20여대가 전시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강철비〉 촬영에 쓰인 C-123K, 수리온도 있다. 전시관은 자유수호관과 항공우주관으로 나뉜다.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조종석에 앉아볼 수 있다.
 

▲ 실안해안도로에서 본 일몰 &lt;사진제공: 사천시청&gt;

항공우주박물관

사천 여행의 마무리는 실안해안도로가 제격이다. 모충공원을 지나며 시작하는 도로는 사천만 해안을 따라 삼천포대교 아래까지 6km 남짓 이어진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카페와 숙박 시설이 많고, 사천8경에 드는 ‘실안낙조’도 만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항공우주박물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사천바다케이블카→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산책, 비토해양낚시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다솔사→거북선마을→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비토해양낚시공원)
둘째 날: 항공우주박물관→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남일대해수욕장(코끼리바위)→대방진굴항→사천바다케이블카→실안해안도로 일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사천문화관광 http://toursacheon.net
- 비토해양낚시공원 www.bitoseapark.co.kr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www.bitocamping.com
- 사천바다케이블카 http://scfmc.or.kr/cablecar
- 항공우주박물관 http://kaimuseum.co.kr/kor  

문의 전화
- 사천시청 관광진흥과 055)831-2783
- 비토해양낚시공원 055)853-8859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070-8988-4000
- 사천바다케이블카 055)831-7300
-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2~24회(06:30~23:45)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75번 버스, 곤양공용터미널 정류장, 90번 버스 환승, 하봉 정류장 하차, 약 1시간50분 소요. 월등도 입구까지 도보 약 10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사천시외버스터미널 1688-4003 곤양공용터미널 055)853-0047 삼포교통 055)832-1992
비행기: 서울-사천, 김포국제공항에서 하루 2회(07:00, 18:20, 18:30) 운항, 약 1시간 소요(18:30 비행기는 월·화·수·목·토요일, 18:20 비행기 금·일요일 운항) 사천공항 정류장에서 75번 버스, 곤양공용터미널 정류장, 90번 버스 환승, 하봉 정류장 하차, 약 1시간40분 소요. 월등도 입구까지 도보 약 100m.
*문의: 김포국제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impo/main.do 사천공항 055)854-0111 곤양공용터미널 055)853-0047 삼포교통 055)832-1992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곤양 IC→곤양IC사거리에서 좌회전, 약 6km 직진→서포면에서 비토 방면 지방도1005호선 우측→비토교, 거북교 건너 지방도1005호선 2.1km 직진→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봉마을까지 약 2km 직진→비토섬(월등도 입구)

숙박 정보
- 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사천시 용궁로, 070-8988-4000, www.bitocamping.com 
- 비토섬신우리조트: 서포면 토끼로, 055)855-4242, http://bitoresort.co.kr
- 토끼와거북이관광펜션: 서포면 토끼로, 055)852-1066, www.bitopension.com
- 더넥스트빌: 서포면 토끼로, 010-8213-6675, www.thenextville.com
- 아르떼리조트: 사천시 해안관광로, 055)833-5000, www.arteresort.com
- 은하수하우스: 서포면 제비길, 010-7521-0957

식당 정보
- 원조사천냉면(냉면): 사천읍 사천대로, 055)852-2432
- 삼다도전복죽(전복물회): 사천시 팔포3길, 055)833-1566
- 원조양지해물탕(해물탕): 사천시 수남3길, 055)832-1149 
- 재건냉면집(냉면): 사천읍 동성길, 055)852-2132
- 부자손짜장(쟁반짜장): 사천시 사천대로, 055)835-3324

주변 볼거리
백천사, 다솔사, 와인갤러리,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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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