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없는’ 스타들의 강연료 시세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6.24 11:11:32
  • 호수 12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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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1분당 17만원짜리 ‘금마이크’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1분당 17만원을 버는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방송인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가 공개되자 국민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가 스타강사의 강연료에 대해 알아봤다. 
 

▲ 강연 중인 방송인 김제동씨

최근 방송인 김제동의 강연료가 공개되면서 고액 강의료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김제동은 대전 대덕구청이 주최하는 1시간30분 강연에 강사로 초청돼 1550만원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에게 1550만원이란 금액은 상당히 큰 액수다. 김제동은 평소 서민을 위한 연예인으로 이미지를 구축했기에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과거 김제동은 “판사의 망치질과 목수의 망치질이 동등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인이었다.

유명인이라…
희소성 때문?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대덕구는 재정자립도 16%대의 열악한 재정 상태로 자체수입으로는 대덕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 실정인데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원을 주며 강사를 초청하는 것은 구민 정서와 동떨어지며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후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과거에도 김제동은 고액의 강연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실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실의 조사 결과, 김제동에게 가장 먼저 ‘고액 강연료’를 지급한 지자체는 충남 논산이었다. 2012년부터 거의 해마다 타운홀 미팅 행사를 개최해온 황명선 논산시장은 2014년과 2017년 두 번에 걸쳐 김제동씨를 초빙해 각각 1000만원과 162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2014년 7월17일 충남 건양대 문화콘서트홀서 열린 김제동 초청 강연, 2017년 9월20일 연무읍 육군훈련소 연무관서 열린 참여민주주의 실현 2017 타운홀 미팅 강연의 주제는 둘 다 ‘사람이 사람에게’였다.

서울 강동구는 2016년 9월 강동아트센터서 김제동 초청 강연회를 열고 120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이날 강연 주제 역시 ‘사람이 사람에게’로, 김제동이 논산에서 했던 강연과 동일했다.

서울 도봉구는 2017년 10월 구민회관서 김제동 초청 강연회를 열고 150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 주제도 ‘사람이 사람에게’로, 앞서 김제동이 논산과 강동구서 했던 주제와 동일했다.

김제동 최소 1000만…탁현민도 1500만
공기관 초청해 고액 강연 ‘혈세를 펑펑’

서울 동작구는 2017년 12월18일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서 ‘인문과 문화축제’를 개최하며 김제동에게 1시간40분짜리 강연을 맡겼다.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40분까지 ‘잘가요 2017’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김제동은 동작구로부터 1500만원의 강연료를 받았다. 

충남 아산시는 2017년 4월29일 ‘성웅 아산 이순신’ 축제와 2017년 11월16일 ‘아산 보육교직원 한마음대회’에 김제동씨를 강사로 불러 각각 1500만원과 120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했다.

경기도 김포시는 2017년 11월30일 1시간30분짜리 강연에 1300만원의 강연료를 김제동에게 지급했고, 경북 예천군은 2018년 11월23일 역시 1시간30분짜리 강연에 1500만원의 강연료를 김제동에게 지급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 강연료는 모두 시 예산서 충당됐다.
 

▲ 개그맨 김미화씨

제주도는 2017년 12월19일 문예회관 대극장서 ‘김제동이 풀어내는 지방분권 초청강연’을 열고 김제동에게 1500만원의 강연료를 도비로 지급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앞서 김제동이 서울 강동·도봉구, 충남 논산 등지에서 가졌던 강연과 동일했다.

경남 양산시는 2018년 6월15일 양산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서 ‘김제동과 행복한 만남’이라는 북 콘서트를 열고 김제동에게 15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강연료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양산지사의 후원금으로 충당됐다.

김제동에 이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도 그에 준하는 1500만원을 받는다고 스스로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가능하면 사양합니다만 꼭 필요하다고 하면 학교는 100만원, 지자체나 단체는 300만원, 기업은 1500만원 균일가입니다”라고 게시했다. 

김미화
기 살어~

20일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실은 전남 곡성군, 충남 공주·논산시, 광주시 동구·북구 등 5개 자치단체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교양강좌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최대 강연료는 770만원인걸로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개그맨 김미화. 그는 충남 공주시가 개설한 ‘공주시민대학’서 지난 3월12일 ‘웃픈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성태는 ‘공부의 신이 말하는 학업 성취실천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700만원의 강연료를 받았다. 이외에도 방송인 왕종근·최민준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대표 385만원, 장경동 목사·개그맨 이용식·이경희 ‘이경희한의원’ 원장 363만원,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 330만원 , 김병후 정신건강의학전문의 원장 297만원,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한명기 명지대학교 교수 294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2년간 열린 전남 곡성군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서도 김미화가 배우 겸 아나운서 오영실과 함께 550만원으로 강연료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손숙 전 문화부장관이 500만원으로 2위, 소설가 김홍신 작가가 450만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김봉곤 청학동 훈장 380만원,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교수 370만원, 김태원 구글 글로벌 비즈니스 상무 350만원 이철환 작가 330만원, 탤런트 김성환·황교익 맛칼럼니스트·류종형 사상심리연구소 소장 300만원,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250만원, 이만기 인제대학교 교수·임진모 음악평론가·윤항기 목사 200만원,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회장 160만원, 태원준 여행작가·양국진 전문강사 100만원으로 파악됐다. 

100만원부터 
2000만원 까지

2018년~2019년 충남 논산서 진행한 논산시민아카데미에서는 조승연 작가가 495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가수 박지헌이 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비야 여행작가·임지호 요리연구가·김창옥 ‘김창옥 아카데미’ 대표·신병주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김태원 상무 우석훈 경제학자·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이지성 작가 280만원, 서경덕 교수 220만원, 장재연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100만원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와 올해 광주시 북구 희망아카데미 강연서도 김미화가 6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학과장 420만원, 박정자 연극인 340만원, 함익병 피부과원장 250만원, 이인철 변호사 230만원, 김남순 미래희망 가정경제 연구소장 120만원, 김용택 시인 100만원, 한상덕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80만원을 강연료로 받았다. 
 

▲ 김미경 강사 ⓒ경기도문화의전당

같은 기간 광주 동구 아카데미서 14명의 강사가 특강을 진행했다. 개그맨 박지선이 350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고 김미화·이용식·이혜정 요리연구가·서민 단국대학교 교수·김병후 정신과의원이 315만원으로 책정됐다. 뒤이어 박애리 명창이 300만원,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120만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1000만원의 강연료를 받았다.   


이희선 한국스타강사연합회 사무총장은 “김제동씨의 강연료가 비싸게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놀랍지도 않다. 김미경 강사, 유시민 작가 등 인지도가 있는 톱스타 강사들은 최소 1000만원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만 말하면 알법한 스타들은 2000만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김제동씨의 강연 경험과 이름값을 고려해볼 때 1550만원이란 금액은 적정수준이지만 지자체나 청소년 행사 같은 경우는 더 저렴하게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해서 돈 버는구나~
직원 6명 동원해 자료수집도

최근 업계서 인기가 많은 강사들은 김미경 강사, 김창옥 대표, 장경동 목사, 권투선수 홍수환씨 등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몸값 책정을 강사가 아닌 스타로 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한다. 이 사무국장은 “유명한 스타 강사의 경우 강연료를 전부 챙기지도 못한다. 김제동씨와 마찬가지로 직원 5~6명을 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연을 준비할 때 직원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김제동도 방송서 직원들을 지칭해 “6명의 식구가 있단 말이에요. 같이 살아야죠”고 밝힌 바 있다.  

연예인들에 대한 강연료와 출연료도 시장 논리에 따라 급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연 시장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통하기 때문에 스타 강사들은 수많은 강연 제의에 취사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스타강사의 강연료는 부르는 게 값이지만, 강연료를 따지기보다는 명분이 있는 강연을 선호하기도 한다. 국가 및 기부 행사 등 강연료가 적더라도 홍보에 효과적인 행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의원 및 장관급은 1시간 기준 최소 80만원 이상으로 측정되며 공기업 같은 경우는 무료로 강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스타강사연합회 관계자는 “과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처음 시행될 때도 강연료가 전체적으로 내려간 적이 있다. 이번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인해 또 다시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강연시장이 위축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강의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문 강사들이다. 강연 시장도 연예계와 유사해 상위 0.1%만 고액의 강연료를 받을 뿐,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 정말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수 들은 대학교축제서 2~3곡만 부르면 3000~5000만원의 수익을 얻는다. 이와 비교하면 김제동씨의 1550만원은 결코 비싸지 않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낮추면
욕먹는다고?

이번 강의료 논란에 대해 법륜 스님은 “이 문제는 그가 속해있는 연예인 그룹서 많이 받는지 판단해야 한다. 김제동씨가 300만원, 500만원 받고 강연을 한다고 하면 정말 다양한 곳에서 섭외가 온다. 김제동씨보다 인기가 없는 연예인들은 강연할 기회도 사라진다. 강연료는 혼자 정하는 게 아니라 주최측 형편에 맞게 금액이 형성된다. 혼자서만 마음대로 가격을 낮추면 덤핑에 해당돼 욕을 먹게 된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속 기사>대학축제 섭외료 천차만별 
S급 가수 3000만원?

대학축제 라인업은 20대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축제의 제왕은 단연 ‘싸이’다. 그는 지난 5월 한달간 광운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5개 대학축제 무대에 등장했다. 볼빨간사춘기, 레드벨벳 등 여성 가수들이 4개 대학 무대에 섰고, 최근 군 복무를 마친 래퍼 빈지노, 학교폭력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잔나비 등이 3개 대학 축제 무대에 올랐다.

대형 콘서트급 축제 무대를 만드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S급 가수는 3000만원 이상, A급 아이돌 그룹은 2500만원 안팎 정도가 든다”며 “무대 설치비도 2000만원 정도가 들어 비용이 보통 1억원 이상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방대 추가비용 500만원

지방대의 경우 이동거리와 동선으로 인해 가수 당 섭외비가 500만원 정도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인 섭외는 각 대학 학생회가 담당하고 비용은 대학서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이 사용되는 셈이다. 수도권 한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축제 라인업이 좋아야 ‘학생회가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최소한 작년 수준보다 떨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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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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