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발’ 2020 총선 의석수 대예측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6.17 10:08:33
  • 호수 12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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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90, 민주당 13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1대 총선에 대한 예상으로 여의도가 시끄럽다. 총선 후 정당별 의석수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한 얘기다. 긍정론과 비관론이 뒤섞여 있다. <일요시사>는 여야 의원실 보좌진들의 예상을 토대로 총선 후를 내다봤다.
 

여야가 하나둘 총선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먼저 시작한 쪽은 여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가장 먼저 공천룰을 발표, 다음 달 1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중앙위는 이날 현장서 내년 총선 공천룰이 담긴 특별당규에 대한 찬반투표를 연다. 중앙위원 투표에 앞서 전 당원 투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총선 모드

민주당에서는 비관론보다 긍정론이 우세하다. 20대 총선 이상의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는 최대한 나쁜 쪽을 예상하고 임하는 것이 맞지만,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내에서는 130석 플러스알파를 얘기하는 쪽이 우세하다. 150석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150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회의 과반이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즉 민주당이 15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연대’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가장 최근에 열린 선거서 압승을 거둔 점이 꼽힌다. 지난해 6월에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민주당은 8곳의 시장 선거 중 7곳서 승리했다. 놓친 곳은 대구뿐이었다. 9곳의 도지사 선거에서는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7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그야말로 대승이었다.

두 번째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막말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최근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순방을 ‘천렵질’로 평가했다. 천렵이란 냇물서 하는 고기잡이를 뜻한다.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 3일 한국당 최고위원회 결과를 받아 적기 위해 국회 바닥에 앉아있던 기자들을 향해 “아주 그냥 걸레질을 하는구나, 걸레질을 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부분에선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국당의 막말에 국민들도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5일, 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은 전주 대비 0.4%포인트가 하락한 29.6%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4주 차(28.8%) 이후 14주 만이다. 정용기 의장의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낫다’와 한 의원의 ‘걸레질’ 발언 등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뚜껑 여니…비관론보다 긍정론
40∼50대 보좌진, 장밋빛 전망

한국당도 공천룰 정비에 시동을 걸었지만 공천룰을 논의하는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20대 총선 공천 실패 책임론 등을 거론한 것이 전부다.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지난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서 탄핵과 20대 총선 공천 후유증 등을 거론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친박(친 박근혜)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대한애국당 입당을 시사했다.

의석수 예상은 어떨까. 민주당과는 반대로 한국당은 비관론이 긍정론보다 우세하다. 80∼90석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20대 총선 때보다는 적게 나올 것”이라며 “잘 나오면 90석, 못 나오면 80석이라고 생각한다. 100석은 채우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70석을 예상한 의원실 보좌진도 있었다. 주로 20∼30대 젊은 보좌진들 사이서 비관론이 우세했다.

20대 총선보다는 적겠지만, 여전히 100석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보좌진도 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110∼120석을 예상한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많이 떨어졌다. 10%포인트는 떨어졌으니 그때처럼 참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로 40∼50대 보좌진들 사이서 긍정론이 우세하다.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122석을 차지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정당의 의석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로 의석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22일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바미당·평화당·정의당 여야4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웠다. 

정의당만…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5월9일 발표된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를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로 산정해 20대 국회 의석수 변화를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분석서 정의당은 현재 6석서 18석으로 12석이 증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128석서 124석으로, 한국당은 114석서 112석으로, 바미당은 28석서 15석으로, 평화당은 14석서 13석으로 각각 감소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욕먹는 청와대 왜?

청와대가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관련 국민청원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답변의 주인공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는데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한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고 말한 부분이다.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정당 해산 관련 국민청원의 당사자인 자유한국당은 강 수석의 발언을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강 수석의 답변은)한마디로 선거운동과 다름없다. 사실상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 대상으로 언급한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오만함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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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