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발’ 2020 총선 의석수 대예측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6.17 10:08:33
  • 호수 12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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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90, 민주당 13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1대 총선에 대한 예상으로 여의도가 시끄럽다. 총선 후 정당별 의석수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한 얘기다. 긍정론과 비관론이 뒤섞여 있다. <일요시사>는 여야 의원실 보좌진들의 예상을 토대로 총선 후를 내다봤다.
 

여야가 하나둘 총선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먼저 시작한 쪽은 여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가장 먼저 공천룰을 발표, 다음 달 1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중앙위는 이날 현장서 내년 총선 공천룰이 담긴 특별당규에 대한 찬반투표를 연다. 중앙위원 투표에 앞서 전 당원 투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총선 모드

민주당에서는 비관론보다 긍정론이 우세하다. 20대 총선 이상의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는 최대한 나쁜 쪽을 예상하고 임하는 것이 맞지만,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내에서는 130석 플러스알파를 얘기하는 쪽이 우세하다. 150석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150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회의 과반이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즉 민주당이 15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연대’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가장 최근에 열린 선거서 압승을 거둔 점이 꼽힌다. 지난해 6월에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민주당은 8곳의 시장 선거 중 7곳서 승리했다. 놓친 곳은 대구뿐이었다. 9곳의 도지사 선거에서는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7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그야말로 대승이었다.


두 번째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막말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최근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순방을 ‘천렵질’로 평가했다. 천렵이란 냇물서 하는 고기잡이를 뜻한다.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 3일 한국당 최고위원회 결과를 받아 적기 위해 국회 바닥에 앉아있던 기자들을 향해 “아주 그냥 걸레질을 하는구나, 걸레질을 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부분에선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국당의 막말에 국민들도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5일, 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은 전주 대비 0.4%포인트가 하락한 29.6%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4주 차(28.8%) 이후 14주 만이다. 정용기 의장의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낫다’와 한 의원의 ‘걸레질’ 발언 등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뚜껑 여니…비관론보다 긍정론
40∼50대 보좌진, 장밋빛 전망

한국당도 공천룰 정비에 시동을 걸었지만 공천룰을 논의하는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20대 총선 공천 실패 책임론 등을 거론한 것이 전부다.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지난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서 탄핵과 20대 총선 공천 후유증 등을 거론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친박(친 박근혜)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대한애국당 입당을 시사했다.

의석수 예상은 어떨까. 민주당과는 반대로 한국당은 비관론이 긍정론보다 우세하다. 80∼90석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20대 총선 때보다는 적게 나올 것”이라며 “잘 나오면 90석, 못 나오면 80석이라고 생각한다. 100석은 채우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70석을 예상한 의원실 보좌진도 있었다. 주로 20∼30대 젊은 보좌진들 사이서 비관론이 우세했다.

20대 총선보다는 적겠지만, 여전히 100석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보좌진도 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110∼120석을 예상한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많이 떨어졌다. 10%포인트는 떨어졌으니 그때처럼 참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로 40∼50대 보좌진들 사이서 긍정론이 우세하다.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122석을 차지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정당의 의석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로 의석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22일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바미당·평화당·정의당 여야4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웠다. 

정의당만…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5월9일 발표된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를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로 산정해 20대 국회 의석수 변화를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분석서 정의당은 현재 6석서 18석으로 12석이 증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128석서 124석으로, 한국당은 114석서 112석으로, 바미당은 28석서 15석으로, 평화당은 14석서 13석으로 각각 감소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욕먹는 청와대 왜?

청와대가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관련 국민청원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답변의 주인공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는데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한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고 말한 부분이다.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정당 해산 관련 국민청원의 당사자인 자유한국당은 강 수석의 발언을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강 수석의 답변은)한마디로 선거운동과 다름없다. 사실상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 대상으로 언급한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오만함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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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