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문대 나왔다"에 "초특급 엘리트 코스 밟았다" 주장
정치권 "왜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사건 담당하느냐" 의혹 제기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긴급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것.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9일 “정부가 긴급업무명령을 통해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긴급공문을 전송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특히 경험이 많은 금융 전문가로 추정했던 미네르바는 30세의 무직자다. 게다가 공업고등학교와 전문대를 졸업했고, 금융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미네르바’는 검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대중에게 너무도 뜨거운 감자였다. 2008년 하반기 인터넷 포털에서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송을 받을 정도로 그의 예언이 적중했던 것. 리먼 브러더스 파산, 환율 급등, 10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예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미네르바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기 5일 전인 9월10일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이후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글을 올렸다. 또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져든 10월,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은행이사회 사이의 스와프 협상 체결까지 맞춰내면서 그 명성은 하루가 다르게 드높아졌다. 그 예측은 모두 완벽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평범한 노인’이라고만 소개할 뿐이었던 것.
이 때문에 검찰에 체포된 미네르바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연거푸 제기되고 있다. 미네르바의 신분에 대한 궁금증부터 시작해 검찰에 대한 의혹까지 커지고 있었던 것.
실제 지난 9일 정부 관계자는 “필명 미네르바는 정부 고위 관리를 지냈을 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의 고위직을 역임한 인물의 자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일각에서는 초특급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엘리트 중에 엘리트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미네르바는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를 졸업했고, 미국 유명 대학교에서 수학한 엘리트로 증권사 출신의 50대 인물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검찰이 “다른 미네르바는 없다”고 공표했음에도 체포된 미네르바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이 빗발 치고 있는 상태다.
또 미네르바가 올린 글은 외환 실무 경험이 없이는 구사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미네르바가 환율 상승을 전망하며 지난해 10월2일에 올린 글이 대표적이다.
실제 ‘투신의 dynamic hedge’, ‘수출 업체의 리딩ㆍ래깅 거래 전략의 구사’ 등의 용어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외환거래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구사하기 힘들다는 게 외환 실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외에도 미네르바가 지난해 10월29일 절필 선언을 하기 직전 올린 글과, 12월29일 ‘대정부 긴급공문발송-1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미네르바와의 문체가 많이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 올라온 글들은 과거에 비해 논리적이지 못하고, 맞춤법도 상당부분 틀리다는 것이 의혹의 주된 골자다. 이는 미네르바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미네르바를 둘러싼 의혹이 검찰에까지 불통이 튀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왜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이 사건을 담당하느냐”며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 기고문과 이에 찬동하는 댓글이 ‘마약 조직’처럼 공익을 해친다고 보기 때문이냐”고 검찰을 비판하면서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사건을 수사하는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