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정부 빙상장 특혜 의혹

어린이들 밀어내고 특정단체 밀어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의정부 실내빙상장 대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이스링크 대관시간을 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이 과정서 특정 스포츠 단체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정부 실내빙상장의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빙상 운동은 훈련 장소가 아이스링크로 한정돼있다. 부족한 아이스링크에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대관시간을 선점하는 과정이 치열해졌다. 대관시간 확보가 훈련의 필수요소로 떠오른 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갈등이 전국의 빙상장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관시간
경쟁 치열

의정부 실내빙상장(이하 의정부 빙상장)도 그중 한 곳이다. 2003년 개장한 의정부 빙상장은 지상 1층 아이스링크(61m×30m)2층 관람석(986)을 갖춘 경기 북부권의 대표적인 여가 스포츠시설이다.

시민들의 체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서 관리·운영하는 공공시설이기도 하다.

최근 아이스링크 이용 문제를 두고 의정부시가 시끄럽다. 특히 대관시간이 줄어든 아이스하키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정부에는 리틀위니아레오스타즈등 아이스하키 유소년 클럽이 있다.

리틀위니아는 20043, 레오스타즈는 201512월에 창단했다. 리틀위니아는 2009년 전국동계체전서 초등부 금메달을 딴 명문 클럽이다.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는 창단 이후 지난 5월까지 매주 같은 시간 의정부 빙상장서 훈련했다. 리틀위니아는 목요일 오후 810, ·일요일 오후 68, 레오스타즈는 금일요일 오후 810시 등 각각 주 3회씩 이용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대관시간은 두 클럽이 창단한 이래 각각 15, 36개월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상황은 지난달 21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가 일부 개정된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해당 조례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에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조항이 신설되면서,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 등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 순위가 뒤로 밀리게 된 것.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조례를 앞세워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연균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지난 425일 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안했다. 개정안에는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정의, 사용허가 우선순위 재조정, 사용료 감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관시간 두고 갈등 폭발
조례 개정되면서 지각변동

개정안은 지난달 2일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를 거쳐 다음 날인 3일, 본회의서 원안 가결됐다.

먼저 2(정의)공공스포츠클럽부분이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스포츠클럽은 생활체육진흥법 제2조 제5호서 정하고 있는 회원의 정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를 말한다.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는 공공스포츠클럽을 포함해 재조정됐다. 의정부시는 체육시설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2인 이상 경합할 경우 해당 조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의정부 빙상장 대관도 이 조례를 따른다.

1순위는 국가·도 또는 시의 행사다. 의정부 빙상장의 경우 의정부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빙상팀(이하 시청 빙상팀)이 우선순위다. 2순위는 체육진흥을 위해 필요한 각종 경기대회와 행사다. 여기까지는 이전 조례와 변동이 없다.

3순위가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또는 공공스포츠클럽서 청소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개정됐다. 공공스포츠클럽서 실시하는 체육활동 및 행사5순위로 신설됐다.

시체육회 종목단체(소속 클럽 포함)의 체육활동 및 행사조항도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조항에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포함된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어린이·유소년 클럽 등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대관시간이 공공스포츠클럽의 등장으로 어그러졌고, 이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사전에 어떤 조율 과정도 없이 조례만을 근거로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일방적으로 침해했다이 과정서 클럽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클럽 구성원의 대다수가 초등학생인 만큼 학습권과 수면시간이 침해받지 않는 범위서 대관시간을 잡아왔는데 의정부시 측에서 이를 마음대로 바꿨다는 입장이다.

15년 동안
변함 없어

반면 시설관리공단,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조례에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시간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 빙상장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 체육시설 2팀 관계자는 조례를 근거로 인터넷을 통해 대관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임의로 대관시간을 잡거나 특정 스포츠 단체에 특혜를 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수완 의정부시청 체육과장은 이전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가 같은 시간 대에 훈련을 했다. 하지만 올해 11일자로 시청 빙상팀에 쇼트트랙팀이 신설됐고, 학교 운동부 인원도 늘어나면서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대관시간을) 분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과 충돌이 빚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과장은 지난달 21일에 개정된 조례는 국책사업인 공공스포츠클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일 뿐 대관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도 시청 빙상팀은 1순위, 학교 운동부는 3순위, 아이스하키 클럽은 5순위였다”며 지금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가 아이스하키 클럽을 배려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그러면서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공공스포츠클럽 등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가 아니다. 반면 아이스하키 클럽은 빙상장을 영업장으로 하는 일종의 사설 학원이다. 공공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입장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단체가 충돌했을 때 어디를 우선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지만 우리 입장서도 마냥 법과 원칙만을 밀어붙일 수 없기에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아이스하키 클럽 관계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 감독들을 설득해 대안을 제시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끝내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과 원칙, 즉 조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원상 복귀하는 것은 물론, 조례를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조례는 공공스포츠클럽이라는 비영리 스포츠 단체를 대관 순위서 우선하고 있다공공스포츠라는 이름 아래 신설된 스포츠 단체로 인해 기존의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시청
입장 평행선

대한체육회는 2013년부터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세대·다계층에 지도자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스포츠클럽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서 사업 대상자의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선정한다. 대도시형은 연간 3억원, 중소도시형은 연간 2억원 등 최대 3년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8월 대도시형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됐고 이후 올해 1월 사단법인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이 만들어졌다.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은 3년간 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학부모들은 이번 조례 개정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정 인물과 스포츠 단체를 밀어주기 위해 조례가 개정됐고, 그 나비효과로 이번 갈등이 불거졌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은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제갈성렬 감독이다. 제갈 감독은 현재 시청 빙상팀 감독이면서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과 공공스포츠클럽 양쪽에 관여하고 있는 제갈 감독을 밀어주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례 개정안을 제안한 김연균 의원은 빙상 한 종목이 아니라 체육시설 모든 종목단체에 대한 개정안을 낸 것이라며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갈 감독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정부시 축구협회장을 10년 하면서 보니까 체육시설 사용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또 사용료 부분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균형을 잡기 위한 개정안이라며 앞으로 계속 조례를 손질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스포츠클럽에 관한 우려와 특혜 의혹은 지난달 2일 자치행정위원회서도 나왔다. 특히 몇몇 의원들은 국비 지원이 끝나는 3년 뒤 공공스포츠클럽의 자생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빙상팀 감독=공공스포츠클럽 이사
빙상장 측 “조례대로 했을 뿐”

한수완 체육과장은 공공스포츠클럽은 3년 동안 자생할 수 있는 구조,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그 이후에는 스스로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이날 회의서 “3억씩 지원받는 3년이 지나고 난 다음에 과연 자생력으로 공공스포츠클럽의 인건비와 모든 게 운영 가능할지 계산이 확실히 나오느냐?”고 질의했다.

한 과장은 사실 공공스포츠클럽 쪽에서 굉장히 회의적으로 어려움을 저희(시청)한테 많이 토로하고 있다하지만 시에서 끊임없이 지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스스로 사업구조를 수익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또 “(공공스포츠클럽은) 시민들을 위한 공공스포츠고 또 스포츠를 시민들한테 제공하는 게 합당하고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결국은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스포츠 클럽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 내지는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특정 인물에 대해)누구를 지칭해서 말하기 어렵다지역서 활동하는 과정서 민원을 많이 듣는다. 한쪽이 아니라 양쪽서 들리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조례 개정안이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해 나왔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제갈 감독은 외부서 보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공공스포츠클럽에 이사로 있는 것은 맞지만 대관 문제 등에 관여하지 않고 있고 관여할 수도 없다오로지 시청 빙상팀 감독 입장서 훈련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관시간문제로 인한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타까움도 느낀다하지만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 모두 조례에 의거한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하고 있다. 일부러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시간을 빼앗은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오해 소지
관여 안 해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과 시청, 시설관리공단, 시청 빙상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수차례 회의에도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침해당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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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