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정부 빙상장 특혜 의혹

어린이들 밀어내고 특정단체 밀어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의정부 실내빙상장 대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이스링크 대관시간을 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이 과정서 특정 스포츠 단체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정부 실내빙상장의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빙상 운동은 훈련 장소가 아이스링크로 한정돼있다. 부족한 아이스링크에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대관시간을 선점하는 과정이 치열해졌다. 대관시간 확보가 훈련의 필수요소로 떠오른 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갈등이 전국의 빙상장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관시간
경쟁 치열

의정부 실내빙상장(이하 의정부 빙상장)도 그중 한 곳이다. 2003년 개장한 의정부 빙상장은 지상 1층 아이스링크(61m×30m)2층 관람석(986)을 갖춘 경기 북부권의 대표적인 여가 스포츠시설이다.

시민들의 체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서 관리·운영하는 공공시설이기도 하다.

최근 아이스링크 이용 문제를 두고 의정부시가 시끄럽다. 특히 대관시간이 줄어든 아이스하키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정부에는 리틀위니아레오스타즈등 아이스하키 유소년 클럽이 있다.


리틀위니아는 20043, 레오스타즈는 201512월에 창단했다. 리틀위니아는 2009년 전국동계체전서 초등부 금메달을 딴 명문 클럽이다.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는 창단 이후 지난 5월까지 매주 같은 시간 의정부 빙상장서 훈련했다. 리틀위니아는 목요일 오후 810, ·일요일 오후 68, 레오스타즈는 금일요일 오후 810시 등 각각 주 3회씩 이용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대관시간은 두 클럽이 창단한 이래 각각 15, 36개월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상황은 지난달 21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가 일부 개정된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해당 조례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에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조항이 신설되면서,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 등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 순위가 뒤로 밀리게 된 것.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조례를 앞세워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연균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지난 425일 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안했다. 개정안에는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정의, 사용허가 우선순위 재조정, 사용료 감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관시간 두고 갈등 폭발
조례 개정되면서 지각변동


개정안은 지난달 2일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를 거쳐 다음 날인 3일, 본회의서 원안 가결됐다.

먼저 2(정의)공공스포츠클럽부분이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스포츠클럽은 생활체육진흥법 제2조 제5호서 정하고 있는 회원의 정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를 말한다.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는 공공스포츠클럽을 포함해 재조정됐다. 의정부시는 체육시설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2인 이상 경합할 경우 해당 조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의정부 빙상장 대관도 이 조례를 따른다.

1순위는 국가·도 또는 시의 행사다. 의정부 빙상장의 경우 의정부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빙상팀(이하 시청 빙상팀)이 우선순위다. 2순위는 체육진흥을 위해 필요한 각종 경기대회와 행사다. 여기까지는 이전 조례와 변동이 없다.

3순위가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또는 공공스포츠클럽서 청소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개정됐다. 공공스포츠클럽서 실시하는 체육활동 및 행사5순위로 신설됐다.

시체육회 종목단체(소속 클럽 포함)의 체육활동 및 행사조항도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조항에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포함된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어린이·유소년 클럽 등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대관시간이 공공스포츠클럽의 등장으로 어그러졌고, 이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사전에 어떤 조율 과정도 없이 조례만을 근거로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일방적으로 침해했다이 과정서 클럽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클럽 구성원의 대다수가 초등학생인 만큼 학습권과 수면시간이 침해받지 않는 범위서 대관시간을 잡아왔는데 의정부시 측에서 이를 마음대로 바꿨다는 입장이다.

15년 동안
변함 없어

반면 시설관리공단,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조례에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시간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 빙상장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 체육시설 2팀 관계자는 조례를 근거로 인터넷을 통해 대관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임의로 대관시간을 잡거나 특정 스포츠 단체에 특혜를 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수완 의정부시청 체육과장은 이전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가 같은 시간 대에 훈련을 했다. 하지만 올해 11일자로 시청 빙상팀에 쇼트트랙팀이 신설됐고, 학교 운동부 인원도 늘어나면서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대관시간을) 분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과 충돌이 빚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과장은 지난달 21일에 개정된 조례는 국책사업인 공공스포츠클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일 뿐 대관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도 시청 빙상팀은 1순위, 학교 운동부는 3순위, 아이스하키 클럽은 5순위였다”며 지금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가 아이스하키 클럽을 배려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그러면서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공공스포츠클럽 등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가 아니다. 반면 아이스하키 클럽은 빙상장을 영업장으로 하는 일종의 사설 학원이다. 공공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입장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단체가 충돌했을 때 어디를 우선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지만 우리 입장서도 마냥 법과 원칙만을 밀어붙일 수 없기에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아이스하키 클럽 관계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 감독들을 설득해 대안을 제시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끝내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과 원칙, 즉 조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원상 복귀하는 것은 물론, 조례를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조례는 공공스포츠클럽이라는 비영리 스포츠 단체를 대관 순위서 우선하고 있다공공스포츠라는 이름 아래 신설된 스포츠 단체로 인해 기존의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시청
입장 평행선

대한체육회는 2013년부터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세대·다계층에 지도자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스포츠클럽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서 사업 대상자의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선정한다. 대도시형은 연간 3억원, 중소도시형은 연간 2억원 등 최대 3년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8월 대도시형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됐고 이후 올해 1월 사단법인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이 만들어졌다.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은 3년간 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학부모들은 이번 조례 개정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정 인물과 스포츠 단체를 밀어주기 위해 조례가 개정됐고, 그 나비효과로 이번 갈등이 불거졌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은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제갈성렬 감독이다. 제갈 감독은 현재 시청 빙상팀 감독이면서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과 공공스포츠클럽 양쪽에 관여하고 있는 제갈 감독을 밀어주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례 개정안을 제안한 김연균 의원은 빙상 한 종목이 아니라 체육시설 모든 종목단체에 대한 개정안을 낸 것이라며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갈 감독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정부시 축구협회장을 10년 하면서 보니까 체육시설 사용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또 사용료 부분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균형을 잡기 위한 개정안이라며 앞으로 계속 조례를 손질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스포츠클럽에 관한 우려와 특혜 의혹은 지난달 2일 자치행정위원회서도 나왔다. 특히 몇몇 의원들은 국비 지원이 끝나는 3년 뒤 공공스포츠클럽의 자생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빙상팀 감독=공공스포츠클럽 이사
빙상장 측 “조례대로 했을 뿐”

한수완 체육과장은 공공스포츠클럽은 3년 동안 자생할 수 있는 구조,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그 이후에는 스스로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이날 회의서 “3억씩 지원받는 3년이 지나고 난 다음에 과연 자생력으로 공공스포츠클럽의 인건비와 모든 게 운영 가능할지 계산이 확실히 나오느냐?”고 질의했다.

한 과장은 사실 공공스포츠클럽 쪽에서 굉장히 회의적으로 어려움을 저희(시청)한테 많이 토로하고 있다하지만 시에서 끊임없이 지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스스로 사업구조를 수익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또 “(공공스포츠클럽은) 시민들을 위한 공공스포츠고 또 스포츠를 시민들한테 제공하는 게 합당하고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결국은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스포츠 클럽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 내지는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특정 인물에 대해)누구를 지칭해서 말하기 어렵다지역서 활동하는 과정서 민원을 많이 듣는다. 한쪽이 아니라 양쪽서 들리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조례 개정안이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해 나왔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제갈 감독은 외부서 보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공공스포츠클럽에 이사로 있는 것은 맞지만 대관 문제 등에 관여하지 않고 있고 관여할 수도 없다오로지 시청 빙상팀 감독 입장서 훈련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관시간문제로 인한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타까움도 느낀다하지만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 모두 조례에 의거한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하고 있다. 일부러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시간을 빼앗은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오해 소지
관여 안 해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과 시청, 시설관리공단, 시청 빙상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수차례 회의에도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침해당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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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