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정부 빙상장 특혜 의혹

어린이들 밀어내고 특정단체 밀어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의정부 실내빙상장 대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이스링크 대관시간을 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이 과정서 특정 스포츠 단체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정부 실내빙상장의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빙상 운동은 훈련 장소가 아이스링크로 한정돼있다. 부족한 아이스링크에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대관시간을 선점하는 과정이 치열해졌다. 대관시간 확보가 훈련의 필수요소로 떠오른 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갈등이 전국의 빙상장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관시간
경쟁 치열

의정부 실내빙상장(이하 의정부 빙상장)도 그중 한 곳이다. 2003년 개장한 의정부 빙상장은 지상 1층 아이스링크(61m×30m)2층 관람석(986)을 갖춘 경기 북부권의 대표적인 여가 스포츠시설이다.

시민들의 체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서 관리·운영하는 공공시설이기도 하다.

최근 아이스링크 이용 문제를 두고 의정부시가 시끄럽다. 특히 대관시간이 줄어든 아이스하키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정부에는 리틀위니아레오스타즈등 아이스하키 유소년 클럽이 있다.


리틀위니아는 20043, 레오스타즈는 201512월에 창단했다. 리틀위니아는 2009년 전국동계체전서 초등부 금메달을 딴 명문 클럽이다.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는 창단 이후 지난 5월까지 매주 같은 시간 의정부 빙상장서 훈련했다. 리틀위니아는 목요일 오후 810, ·일요일 오후 68, 레오스타즈는 금일요일 오후 810시 등 각각 주 3회씩 이용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대관시간은 두 클럽이 창단한 이래 각각 15, 36개월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상황은 지난달 21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가 일부 개정된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해당 조례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에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조항이 신설되면서, 리틀위니아와 레오스타즈 등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 순위가 뒤로 밀리게 된 것.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조례를 앞세워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연균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지난 425일 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안했다. 개정안에는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정의, 사용허가 우선순위 재조정, 사용료 감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관시간 두고 갈등 폭발
조례 개정되면서 지각변동


개정안은 지난달 2일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를 거쳐 다음 날인 3일, 본회의서 원안 가결됐다.

먼저 2(정의)공공스포츠클럽부분이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스포츠클럽은 생활체육진흥법 제2조 제5호서 정하고 있는 회원의 정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를 말한다.

4(사용허가의 우선순위)는 공공스포츠클럽을 포함해 재조정됐다. 의정부시는 체육시설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2인 이상 경합할 경우 해당 조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의정부 빙상장 대관도 이 조례를 따른다.

1순위는 국가·도 또는 시의 행사다. 의정부 빙상장의 경우 의정부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빙상팀(이하 시청 빙상팀)이 우선순위다. 2순위는 체육진흥을 위해 필요한 각종 경기대회와 행사다. 여기까지는 이전 조례와 변동이 없다.

3순위가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각급 학교서 주관하는 행사 또는 공공스포츠클럽서 청소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개정됐다. 공공스포츠클럽서 실시하는 체육활동 및 행사5순위로 신설됐다.

시체육회 종목단체(소속 클럽 포함)의 체육활동 및 행사조항도 신설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조항에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포함된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어린이·유소년 클럽 등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대관시간이 공공스포츠클럽의 등장으로 어그러졌고, 이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의정부시가 사전에 어떤 조율 과정도 없이 조례만을 근거로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일방적으로 침해했다이 과정서 클럽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클럽 구성원의 대다수가 초등학생인 만큼 학습권과 수면시간이 침해받지 않는 범위서 대관시간을 잡아왔는데 의정부시 측에서 이를 마음대로 바꿨다는 입장이다.

15년 동안
변함 없어

반면 시설관리공단,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조례에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시간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 빙상장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 체육시설 2팀 관계자는 조례를 근거로 인터넷을 통해 대관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임의로 대관시간을 잡거나 특정 스포츠 단체에 특혜를 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수완 의정부시청 체육과장은 이전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가 같은 시간 대에 훈련을 했다. 하지만 올해 11일자로 시청 빙상팀에 쇼트트랙팀이 신설됐고, 학교 운동부 인원도 늘어나면서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대관시간을) 분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과정서 어린이·유소년 클럽과 충돌이 빚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과장은 지난달 21일에 개정된 조례는 국책사업인 공공스포츠클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일 뿐 대관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도 시청 빙상팀은 1순위, 학교 운동부는 3순위, 아이스하키 클럽은 5순위였다”며 지금까지는 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가 아이스하키 클럽을 배려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그러면서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공공스포츠클럽 등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가 아니다. 반면 아이스하키 클럽은 빙상장을 영업장으로 하는 일종의 사설 학원이다. 공공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입장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단체가 충돌했을 때 어디를 우선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지만 우리 입장서도 마냥 법과 원칙만을 밀어붙일 수 없기에 시청 빙상팀, 학교 운동부, 아이스하키 클럽 관계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시청 빙상팀과 학교 운동부 감독들을 설득해 대안을 제시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끝내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과 원칙, 즉 조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대관시간을 원상 복귀하는 것은 물론, 조례를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조례는 공공스포츠클럽이라는 비영리 스포츠 단체를 대관 순위서 우선하고 있다공공스포츠라는 이름 아래 신설된 스포츠 단체로 인해 기존의 어린이·유소년 클럽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시청
입장 평행선

대한체육회는 2013년부터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세대·다계층에 지도자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스포츠클럽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서 사업 대상자의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선정한다. 대도시형은 연간 3억원, 중소도시형은 연간 2억원 등 최대 3년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8월 대도시형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됐고 이후 올해 1월 사단법인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이 만들어졌다.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은 3년간 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학부모들은 이번 조례 개정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정 인물과 스포츠 단체를 밀어주기 위해 조례가 개정됐고, 그 나비효과로 이번 갈등이 불거졌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은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제갈성렬 감독이다. 제갈 감독은 현재 시청 빙상팀 감독이면서 의정부시 스포츠클럽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청 빙상팀과 공공스포츠클럽 양쪽에 관여하고 있는 제갈 감독을 밀어주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례 개정안을 제안한 김연균 의원은 빙상 한 종목이 아니라 체육시설 모든 종목단체에 대한 개정안을 낸 것이라며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갈 감독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정부시 축구협회장을 10년 하면서 보니까 체육시설 사용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또 사용료 부분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균형을 잡기 위한 개정안이라며 앞으로 계속 조례를 손질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스포츠클럽에 관한 우려와 특혜 의혹은 지난달 2일 자치행정위원회서도 나왔다. 특히 몇몇 의원들은 국비 지원이 끝나는 3년 뒤 공공스포츠클럽의 자생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빙상팀 감독=공공스포츠클럽 이사
빙상장 측 “조례대로 했을 뿐”

한수완 체육과장은 공공스포츠클럽은 3년 동안 자생할 수 있는 구조,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그 이후에는 스스로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이날 회의서 “3억씩 지원받는 3년이 지나고 난 다음에 과연 자생력으로 공공스포츠클럽의 인건비와 모든 게 운영 가능할지 계산이 확실히 나오느냐?”고 질의했다.

한 과장은 사실 공공스포츠클럽 쪽에서 굉장히 회의적으로 어려움을 저희(시청)한테 많이 토로하고 있다하지만 시에서 끊임없이 지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스스로 사업구조를 수익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또 “(공공스포츠클럽은) 시민들을 위한 공공스포츠고 또 스포츠를 시민들한테 제공하는 게 합당하고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결국은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스포츠 클럽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 내지는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특정 인물에 대해)누구를 지칭해서 말하기 어렵다지역서 활동하는 과정서 민원을 많이 듣는다. 한쪽이 아니라 양쪽서 들리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조례 개정안이 특정 인물이나 스포츠 단체를 위해 나왔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제갈 감독은 외부서 보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공공스포츠클럽에 이사로 있는 것은 맞지만 대관 문제 등에 관여하지 않고 있고 관여할 수도 없다오로지 시청 빙상팀 감독 입장서 훈련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관시간문제로 인한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타까움도 느낀다하지만 시청 빙상팀과 의정부 관내 학교 운동부 모두 조례에 의거한 우선순위에 따라 대관하고 있다. 일부러 어린이·유소년 클럽의 시간을 빼앗은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오해 소지
관여 안 해

어린이·유소년 클럽 학부모들과 시청, 시설관리공단, 시청 빙상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수차례 회의에도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침해당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