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도 문제 알았으면 더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를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 간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LG화학의 법률대리인을 두고 한차례 말들이 오가고 있다. 해당 대리인이 과거 중국 배터리업체의 법률자문을 맡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 LG화학 배터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과 관련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지난 4월 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각각 영업비밀 침해와 영업비밀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주는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이 있는 곳이다. 소송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대거 빼가면서 핵심기술까지 훔쳤다고 주장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공개채용과 자발적 지원이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직원 76명은 SK이노베이션으로 직장을 옮겼다. LG화학은 이들 가운데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들이 다수 포함돼있었고, 핵심정보가 다량 유출됐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 집중 육성을 밝힌 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 자료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입사지원 서류에는 2차전지 양산 기술 및 핵심 공정기술, 업무 내역, 프로젝트 리더, 프로젝트 시행 직원 실명 등 주요 영업비밀이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LG화학은 한 직원의 입사지원 서류를 보이며 “극 제조 공정 관련 프로젝트 내용이 당시 상황과 배경, 목적서부터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개선 방안과 성과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내용이 모두 기재됐다”며 “입사지원 인원들은 집단적으로 공모해 LG화학의 선행기술, 핵심 공정기술 등을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직 전 회사 시스템서 개인당 400~1900여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했다고 주장했다. “기술 빼갔다” vs “개발 다르다” 법률대리인 선임 두고 시끌시끌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경쟁기업과 개발방식이나 설계에 있어 그 차이가 큰 까닭에 특정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전 직장 정보 활용금지 서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미국서 소송을 제기한 이유로 증거 개시 절차가 있어 증거 은폐가 어려운 점과 이를 위반할 시 소송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제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증거 개시 절차란 미국 소송에 있어 당사자들은 보유 중인 소송 관련 정보와 자료를 상대방이 요구할 경우 제출할 의무가 있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소송 대리인들은 상대방의 증거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소송전은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화학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명예훼손과 사업 지연 등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근거 없는 발목 잡기가 계속된다면 고객, 구성원, 사업가치, 생태계 발전과 국익 보호 등 5대 영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며 “모든 수단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법적인 조치도 당연히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현 단계서 법적으로 어떤 사안이 구체적으로 준비되고 있는지를 말씀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라며 머지 않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이른바 ‘배터리 전쟁’에 그 귀추가 주목되면서 여러 곳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다. 이 가운데 LG화학 법률대리인이 과거 중국 배터리업체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로펌의 관계법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배터리업체 BYD와 관계? 정보 공유 가능성 우려 제기 <연합뉴스>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률대리인으로 ‘덴튼스 US’를 선임했다. 덴튼스 US는 다국적 로펌 ‘다청 덴튼스’의 미국 법인이다. 다청 덴튼스는 중국 로펌 다청과 영미계 로펌 덴튼스가 손잡고 설립한 로펌이다. 다청 덴튼스는 전세계 50여개국에 독립 법인을 두고 있다. 국내 법무법인 동인이 이곳과 합병을 추진해 몇 차례 언급된 바 있다. 특히 다청은 덴튼스와 합병 전인 지난 2013년부터 중국 비야디(BYD)의 법률자문을 수행했고, 최근까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비야디는 글로벌 3위 배터리업체다. 실제로 다청 덴튼스의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9월 다청 소속 변호사가 비야디서 법률 관련 강의를 진행한 사실도 게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국내 핵심 산업의 기술과 인력 등이 중국으로 유출된 사례가 최근까지 이어진 것이 우려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산업자원부와 특허청 등 정부 유관기관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과 관련,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LG화학 측은 다국적 로펌인 다청 덴튼스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LG화학의 주장은 국가별로 별도의 독립법인을 두고 있고, 이들 사이에 문서나 정보 공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덴튼스 US가 소송 정보를 다청에 넘길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또 LG화학은 모든 관련 자료를 ‘영업비밀 정보’로 제출할 계획이고, 법원의 ‘비밀보호명령’에 따라 유출될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하필… 회사 관계자는 “미국 덴튼스는 모든 보안 관련 의무사항을 충족한 로펌으로 등록돼있다”며 “단순히 관계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송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kjs0814@ilyosisa.co.kr>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댓글 0 댓글입력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내용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 최신순 추천순 경제 많이 본 뉴스 ‘녹십자’ 삼촌 vs 조카 살얼음 대립각 ‘녹십자’ 삼촌 vs 조카 살얼음 대립각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녹십자그룹 오너 일가에서 때 아닌 지분 경쟁이 목격되고 있다.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삼촌이 핵심계열사 주식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자, 조카들 역시 우회 방식으로 현금 마련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녹십자그룹은 고 허채경 한... ‘8000억 두산인프라코어’ 재벌그룹 도련님들의 쟁탈전 ‘8000억 두산인프라코어’ 재벌그룹 도련님들의 쟁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를 누가 품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인수 의향을 밝힌 가운데, 재계의 눈은 GS건설과 현대중공업을 향한다. 최근 들어 한층 명확해진 두 회사의 후계 구도가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를 ... 인천 주안10구역 시공사 교체 추진에 갈등 심화 인천 주안10구역 시공사 교체 추진에 갈등 심화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인천 주안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주안10구역조합, 조합장 김치환)은 지난 8일, 임시총회를 통해 시공사인 대림산업의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을 수용하지 않고, 대림산업과 체결했던 공사 도급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다.주안1... 일요시사 주요뉴스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왕따’ 가해자 에이프릴과 공모자 DSP [와글와글NET세상] 아빠와 악마 설왕설래 [톱스타를 만나다] 한예리 “[미나리]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포스트 이낙연’ 발맞출 차기 원내대표 각축전 [이슈&인물] 명실상부 재계 맏형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재석 파트너’에 유독 가혹한 ‘여론 청문회’ 왜? ‘왕따’ 가해자 에이프릴과 공모자 DSP ‘왕따’ 가해자 에이프릴과 공모자 DSP [와글와글NET세상] 아빠와 악마 설왕설래 [와글와글NET세상] 아빠와 악마 설왕설래 [톱스타를 만나다] 한예리 “[미나리]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톱스타를 만나다] 한예리 “[미나리]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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