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①인천 영흥도

차를 타고 떠나는 매력적인 섬 여행

▲ 영흥도 국사봉에서 내려다본 풍경

섬 여행은 왠지 멀게 느껴진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로 다리를 건너 자유롭게 오간다면? 바다 위를 내달려 언제든 섬의 정취를 누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가온다. 인천 영흥도는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는 섬이다. 바다에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두 번 건너야 하는데, 안산 대부도와 연결된 선재대교를 지나면 영흥대교까지 약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

2001년 말에 개통한 영흥대교는 길이 1250m, 너비 9.5m의 왕복 2차선 다리다.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한 해상 사장교로 꼽힌다. 영흥대교가 세워지면서 인천과 영흥도를 오가던 한 시간 뱃길이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까지 육로로 이어졌다. 영흥도는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40~50분이면 충분하지만, 도심과 가깝고 뭍과 다리로 연결된 편리함 덕분에 사시사철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 쪽에 입소문 난 숙소가 많아 주말 여행지로도 인기다.
 

▲ 무료 야영 시설이 있어 캠핑족과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인 십리포해수욕장

무료 야영 시설

섬에는 해수욕장이 두 곳 있다.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십리포해수욕장이 나온다. 십리포해수욕장은 규모가 아담하고, 해변에 무료 야영 시설이 있어 캠핑족과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특히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인천국제공항과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인천대교 풍경이 인상적이다. 하늘 위로 떠가는 비행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밤에는 이들이 밝히는 야경이 멀리 보인다.
 

▲ 영흥도의 별미, 바지락칼국수

십리포해수욕장은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모두 즐기는 재미가 있다. 밀물 때 모래밭이 보이지만, 썰물 때는 모래밭 너머로 갯벌이 드러난다. 직접 캔 조개와 바지락으로 시원한 탕을 끓여도 별미다. 섬 곳곳에 바지락칼국수를 내는 식당이 많다. 
 

▲ 십리포해수욕장 뒤쪽에 있는 소사나무 군락지
▲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로 활용된 소사나무 군락지에서 야전한 이들을 기리는 해군영흥도전적비

십리포해수욕장의 또 다른 명물은 해변 뒤쪽에 조성된 소사나무 군락지다. 150년 전 방풍림으로 하나둘 심어 가꾼 것이 아름다운 숲이 됐다. 예전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야영도 했다는데, 1997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며 나무 주위에 철책을 둘렀다. 소사나무 군락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로 활용된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배경이 된 한국 해군 첩보부대의 비밀 작전이 영흥도를 거점으로 펼쳐졌으며, 소사나무 군락지에서 야전을 했다고 한다. 섬 남단에 이들을 기리는 해군영흥도전적비가 있다. 
해변 끝에 조성된 해안 산책로는 길목마다 싱그러운 초록빛 기운을 머금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도 여유가 스민다.
 

▲ 너른 해변에 캠핑과 야영 시설을 갖춘 장경리해수욕장

영흥도 서북쪽에는 장경리해수욕장이 있다. 너른 해변에 캠핑과 야영 시설이 잘 갖춰졌다. 이곳 야영장은 유료로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도 운영한다. 해변 뒤로 숙소와 식당, 카페, 편의점 등 부대시설이 많아 휴가철과 주말에는 늘 북적인다. 해변 끝자락에는 조개와 고둥을 캐는 갯벌 체험장이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 국사봉 아래 자리한 통일사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섬을 둘러싼 바다와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무의도와 자월도, 용유도 등 크고 작은 섬이 그림처럼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다. 
국사봉에는 고려 말기 왕족인 익령군 왕기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운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환란을 피해 영흥도에 은신한 왕기는 이곳에 올라 왕도가 있는 북쪽을 향해 절하며 고려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국사봉 아래 통일사라는 절과 왕기가 국사봉에 오르기 전에 목욕재계했다는 샘터가 있다. 
 

▲ 아이들과 가기 좋은 영흥에너지파크
▲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을 다양한 에듀테인먼트 전시물로 꾸민 1층 전시관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한 해상 사장교
도심과 가까워 사시사철 여행객에 인기

아이와 떠난 가족 여행이라면 ‘영흥에너지파크’에 들러보자. 전기와 에너지를 주제로 한 실내 전시관, 생태 연못과 공룡 모형, 꼬마기차 등으로 꾸민 야외 체험 테마파크가 흥미를 끈다. 
1층 전시관은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을 다양한 에듀테인먼트 전시물로 꾸몄다.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도 체험할 수 있다. 
2층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 전기의 역사, 화력발전의 원리 등을 배운다. 발전소를 축소한 모형과 영흥발전본부 중앙제어실을 재현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영흥도에 조성된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주축으로 풍력 단지와 해양 소수력, 태양광발전소를 고루 갖춘 친환경 복합 발전 단지다.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3%를 공급할 정도로 에너지 생산 규모가 크다.
 

▲ 썰물 때 섬으로 이어진 모랫길이 드러나는 선재도 목섬

영흥도의 관문 격인 선재도는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목섬과 측도가 유명하다. 썰물 때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바다가 갈라지듯이 섬으로 이어진 모랫길이 드러난다. 작은 무인도인 목섬까지 약 1km 거리로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올 만하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데 30분 남짓 걸린다. 바다를 가로질러 걷는 기분이 독특하고 새롭다. 목섬에서 바라보는 선재도 풍경 역시 이색적이다. 측도는 섬 안에 작은 마을이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모랫길 위로 차량 통행도 가능하다.
 

▲ 선재대교 아래 소박한 벽화 골목

선재대교 아래 소박한 벽화 골목이 있다. 섬 남단에 옹기종기 모인 집 사이로 정겨운 그림이 그려졌다. 골목 담벼락마다 알록달록한 꽃이 늘 화사하게 피어나고, 돌고래와 만선을 이룬 고깃배가 춤을 추듯 출렁인다. 골목을 지날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에 설치한 유리 데크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선재도를 지나 대부도 시화방조제를 건너간다면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방문이 필수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옆에 세워진 달전망대가 명소다. 전망층(75m)에 오르면 서해와 시화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진 시화방조제와 바다 끝에 자리한 송도국제도시가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다. 전망대 한쪽에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 데크를 설치해 아찔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과 달전망대 이용은 모두 무료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십리포해수욕장 혹은 장경리해수욕장→국사봉→영흥에너지파크→해군영흥도전적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십리포해수욕장→영흥에너지파크→해군영흥도전적비
둘째 날: 장경리해수욕장→국사봉→목섬→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영흥에너지파크 www.e-park.co.kr
- 시화나래조력문화관(전시관, 달전망대) http://tlight.kwater.or.kr

문의 전화
- 옹진군청 관광문화진흥과 032)899-2242
- 영흥에너지파크 070-8898-3570
- 시화나래조력문화관(전시관, 달전망대) 032)885-753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정류장에서 790번 좌석버스 하루 18회(05:50~22:10) 운행, 약 1시간 소요. 
*문의: 신강교통 032)773-8885

자가 운전
인천대로 인천 IC→인천항사거리에서 수인사거리 방면 우회전→수인사거리에서 중구청 방면 좌회전→인천역→중구생활사전시관

숙박 정보 
- 미스터와이펜션: 옹진군 영흥남로9번길, 010-3089-3369, www.mry.co.kr
- 인썸호텔: 영흥면 영흥로757번길, 032)882-7400, www.insomehotel.com
- 블랙트리글램핑&하우스블랙트리캠핑: 영흥면 영흥로757번길, 010-6775-3050, www.blacktreecamping.com

식당 정보
- 바다고양이횟집(회정식·양푼바지락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10-5642-3709, https://blog.naver.com/lcwjjang0001
- 영흥도바지락해물칼국수(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32)886-3644
- 본토칼국수(바지락손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32)890-4145
- 플로레도커피(아메리카노·카페라테): 영흥면 영흥로, 032) 890-4100, www.instagram.com/floredo.coffee

주변 볼거리
양로봉, 농어바위, 용담바다낚시터, 유리섬박물관, 바다향기수목원, 방아머리해수욕장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