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오피스텔 투자 스테디셀러는?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전면 규제에 나서면서 부동산 투자자금이 알짜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상품인 오피스텔은 공급 증가로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투자가 예전 같지 않다. 

올 들어 수도권 오피스텔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수도권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3만1969건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 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주택시장 투자수요 진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마저 관심이 식어가는 분위기이다. 주된 원인은 공급 과잉에 있다. 

정부 규제로 
식는 분위기

올해 수도권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여실 가까이 증가한 6만2000여실에 달한다. 공급이 증가하면서 임차수요를 찾기 어려워지다 보니 수익률도 하락세다.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1월 5.31%에서 7월 5.24%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5.22%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오피스텔 공급이 증가할 예정인 데다, 금리 인상·임대료 상한 등 악재가 대기하고 있어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오피스텔 투자 불황기에도 업무지구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은 직장인 등 1인 가구의 수요가 높아 공실 위험도가 적다. 때문에 오피스텔 투자의 스테디셀러로 불린다. 또 역세권인 경우 출퇴근이 용이하며, 상주 및 유동인구도 많은 만큼 교통·문화·쇼핑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주거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몇 년 새 오피스텔 매매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27% 상승했다. 2013년 -0.65%, 2014년 -0.17%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2015년 0.84%, 2016년 1.62%, 2017년 1.5%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업무단지와 인접한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률이 뚜렷하다. 마곡산업단지와 인접한 ‘마곡나루역보타닉푸르지오 시티’ (2017년 2월 입주)의 전용면적 38.33㎡는 지난해 12월 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2억4437만원) 대비 9063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올 초 주요 업무지구로 꼽히는 영등포구의 ‘당산역 효성 해링턴타워’(2015년 11월 입주)도 전용면적 28.74㎡가 분양가(1억1487만원)보다 9013만원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2억500만원에 거래됐다.

공급 과잉에 수익률 하락 ‘예전 같지 않네’
수도권 거래 급감…1~4월 전년비 30% 감소

오피스텔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줄었지만, 올해도 매매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이 매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여기에 2014년 이후 줄곧 7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오피스텔 전세가율도 가격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 시장을 살펴보면 업무지구 인근 지역의 분양 성적이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수원 제3산업단지,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로 이동이 수월하다는 장점에 힘입어 평균 64.82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안양 벤처밸리, 안양IT단지 등이 가까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이 평균 105.3대 1의 우수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실거래도 업무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1940건이다. 이 중 서울 3대 업무지구 CBD(중구·종로구 일원), YBD(영등포구 일원), GBD(강남구·서초구 일원)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물량이 660건으로 전체의 34% 이상을 차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업무지구 인근에 입지한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은 직장인 수요가 꾸준해 공실률이 낮은 편이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오피스텔은 투자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인기가 예상된다”며 “또한 업무지구는 지하철역과 인접해 역 주위로 조성되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누릴 수 있어 주거 환경도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


수도권 수익률
5.31→5.22%

 

▲오류동 아델리아=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55-19번지 외 7필지에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인 ‘오류동역 아델리아’가 분양한다. 연면적 6520.95㎡, 지하 2층~지상 17층, 1개동, 오피스텔 176실, 근린생활시설 2실로 공급된다. 총 주차대수는 91대. A타입 32실, B타입 80실, C타입 64실 총 176실로 구성된다. 전체 호실이 1.5룸 풀퍼니시드로 설계된다. 전용면적 기준 21~28.77㎡로 약 80실이 선호도가 높은 양창구조다. 각 실에서 오류동역 문화공원, 광장, 개웅산 공원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멀티 조망권을 갖췄다. 개봉공원, 푸른수목원, 안양천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호선 오류동역에서는 용산역까지 22분, 시청역까지 30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인천역까지는 4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단지 인근 지하철 7호선 천왕역과 온수역을 이용하면 강남권 및 광명시와도 접근이 수월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오류IC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은 물론 인천공항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서부간선, 남부순환로, 경인고속도로, 6번국도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갖추고 있다. 

직주근접형
공실률 낮아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다. 사업지에서 도보로 오류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척스카이돔, 디큐브시티,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매봉산, 개웅산, 천왕산, 궁동 생태공원, 푸른수목원 등 녹지공간 또한 풍부하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롯데마트 구로점 등 대형 쇼핑공간과 구로 성심병원 등 대형병원 이용도 편리하다.

오류동 주변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종상자 16만여명과 서울한영대학교, 동양미래대학교, 유한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인접하고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여기에 각종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더욱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출 예정이다. 2018년 구로구 구정 운영방향에 따라 오류동역 일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8만4139㎡ 부지의 행복주택 4개 동과 오류1동 주민센터 복합화사업, 오류시장 정비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첨단 ICT산업단지로 변모할 온수산업단지의 개발과 고척동에 조성되는 2214여가구의 고척뉴스테이, 개봉동 일대 1089여가구 규모의 개봉뉴스테이도 진행 중이다.
 

▲동대문 오팰리오= 서울 중구 오장동 139-7번지에 ‘동대문 오팰리오’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3층, 총 75실로 조성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용 19.04㎡형 3실, 22.31㎡형 6실, 29.48㎡형 12실, 39.69㎡형 6실 등 27실이 공급되고, 오피스텔은 전용 18.12㎡형 36실, 22.63㎡형 6실, 29.95㎡형 6실 등 모두 48실이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모두 40㎡ 이하 소형면적으로 구성돼 1~2인 가구의 임차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4대문 안 중심업무지구에 들어서는 만큼 풍부한 배후임대수요가 기대된다. 동대문 일대는 약 7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심업무지구(CBD, 중구·종로구 일원) 직장인과 동대문 패션산업 종사자를 배후임대수요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새 매매가 상승 곡선
우수한 청약 기록한 상품도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단지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와 인접해 풍요로운 쇼핑생활을 누릴 수 있고 중부시장, 방산종합시장, 동대문종합시장 등 재래시장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으로 향후 더욱 쾌적한 생활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권에 위치한 만큼 우수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도보 3분 거리에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있고, 2·5호선 을지로4가역, 1호선 종로5가역도 가까워 걸어서 지하철역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소형주거상품이지만 1~2인 가구를 겨냥한 특화설계가 눈에 띈다. 타입별로 1룸, 1.5룸, 2룸 등 맞춤설계를 적용했고, 게다가 오피스텔 일부세대에는 다락층을 조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여기에 스타일러(일부세대)까지 갖춘 풀 퍼니시드 시스템을 적용, 입주민의 주거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 센트리마= ‘평택 고덕신도시 센트리마’가 분양 중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업무지구 12-2-1, 2, 3번 필지에 2개 동으로 지어진다. 업무시설 12-2-1, 2에 위치하며 총 면적 약 606.21평의 11층 건물이다. 상가는 1~4층, 5~11층의 오피스텔은 총 7가지 타입의 170실이 들어선다. 211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용이 편리한 자주식 주차장으로 돼 있다. 


평택 최초 롱베이스 기반 전호실 복층 구조에 돌출형 베란다 특화설계(일부 호실)로 기존 오피스텔의 단점을 개선, 체감 면적을 극대화시켰다.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에 지역 냉·난방 공급시스템과 빌트인 세탁기, 냉동·냉장고까지 있어 입주자의 만족도를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업무지구는 
쾌적한 환경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인 위생도기 등을 기본으로 제공해 사용자의 품격을 높였다. 업무시설 12-2-3로 지어지는 ‘센트리마 타워’는 대지면적 약 288.28평에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다. 지상 1~4층까지는 근린생활시설이며, 지상 5~9층은 업무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업종 제한이 없는 프리 오피스이다. 분양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 협력업체 밴더들의 입주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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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