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강북 분소’ 추진 논란

10년간 허가하지 않았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GC녹십자의 자회사인 녹십자아이메드가 강북에 분소를 설립하려고 추진 중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만약 녹십자아이메드의 분소 설립에 관한 허가가 난다면, 10년 동안 의료법인 신설이나 분소 설립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서울지역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종의 특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녹십자아이메드는 녹십자의료법인의 자회사로 1991년 10월에 설립됐다. 현재 서초구에 대형 검진병원을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녹십자아이메드가 을지로4가에 의료법인 분소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서울지역은 최근 10년간 의료법인 신설이나 분소 설립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만약 녹십자가 의료법인 분소 설립을 허가받는다면 일종의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재벌이…

이런 소식에 검진과 연관된 중·소형 의료기관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형 제약그룹인 녹십자가 거대한 자본 및 배경을 무기로 의료법인 분소를 설립한다면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제약그룹이 병원까지 문어발식으로 확장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또 다른 재벌 폐해를 낳을 수 있다”며 “녹십자는 문어발식 병원 확장이 아닌 제약·바이오에 더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녹십자의 분소 설립 취지가 궁금하다”며 “좋은 취지로 병원을 확장한다면 공급과잉인 서울이 아닌,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방에 설립해 지방 살리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료기관 설립과 분소에 관한 문제는 이전부터 거론돼왔다. 그동안 의료기관 설립 허가권자인 지자체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허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었던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최도자 의원은 지난 1월22일 지방자치단체가 의료법인 설립기준을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복지부 차원서 허가기준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도록 하고, 각 지자체는 지역의 사정을 반영한 조례로 기준을 확정·공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료기관을 개설하기 희망하는 의료법인의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각 지자체도 통일된 기준 아래서 의료기관의 설립을 허가해 각종 민원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을지로4가에 설립 검토
중소형 기관 단체 반발

당시 최도자 의원은 “의료법인 설립 의료기관은 부족한 의료인프라 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으나 지자체별로 허가 여부에 대한 분쟁이 잦았다”며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의료법인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73년 2월 신설된 의료법인제도는 ‘의료의 공공성 제고 및 의료기관의 지역적 편중 해소를 위해, 지역의 병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위해’ 도입됐다. 의료인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의료법인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부족한 의료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의료기관 설립을 허가하는 지자체는 최소 재산, 부채비율, 개설 가능한 의료기관 종류 등 구체적인 허가기준을 내부 지침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의료법인과 의료기관의 과잉을 막고자 하는 지자체는 민원과 공정성 시비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녹십자 관계자는 “분소 설립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의료법인 분소 설립과 관련된 보건소와 보건복지부 측 역시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 2위인 녹십자는 그동안 ‘창의도전’ ‘봉사배려’ ‘정도 투명’ ‘인간존중’ 등을 핵심가치로 삼고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강조해왔다. 

창업주인 고 허재경 전 회장의 5남인 허일섭 회장은 지난 2009년 허영섭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허 전 회장이 1980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타개할 때까지 녹십자는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또 사회 환원 차원서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허일섭 회장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녹십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그룹의 윤리경영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녹십자 영업사원의 의약품 불법판매 문제도 골칫거리다. 얼마 전 인터넷 맘카페서 본인을 제약회사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에 의해 종합비타민 제품 ‘비맥스 시리즈’를 불법으로 판매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녹십자는 판매자와 관련 판매행위 모두 자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굳이 또 서울에 하려는 이유가?
특혜 목소리도…당국 결정 주목

지난달 21일 한 포털사이트 맘카페서 A씨는 “제약회사 근무 중인데 종합비타민을 약국보다 저렴히 드릴 수 있다”며 구매 의향을 묻는 글을 올렸다. A씨가 제시한 제품은 녹십자의 일반의약품 ‘비맥스’ 시리즈였다.

A씨는 “우선 수요조사 후 지인께 주문 가능한지 물어보고 진행하겠다”며 “일반 약국에선 6만∼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불법이니 어디에 퍼나르진 말아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이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종합비타민 역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있어 약사를 통하지 않고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으로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제약업계에선 이같이 온라인이나 SNS를 통한 불법 의약품 거래는 국민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일반의약품 시장질서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약사 입장서도 불법판매에 자사 제품이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대한약사회에서는 일반의약품의 맘카페 등을 통한 온라인 불법 유통에 대해 형사 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골목에?


녹십자 관계자는 “불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워낙에 광범위하게 이뤄지다 보니 사전 차단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제품에 대해 정상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의약품 불법 유통과 관련한 형사고발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 드릴 내용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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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