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는 옛말…정교해지는 사이비 포교법 대해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6.03 10:55:18
  • 호수 12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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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은 먹을거로 남자는 미인계로 ‘꼬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이비·종교단체들의 포교활동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이들은 취업준비생, 대학교 신입생 등 순진무구한 일반인들을 노려 다양한 방법으로 포교를 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날로 정교해지는 포교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 전남대학교 포교금지 ⓒ전대신문

시대가 변하면서 사이비 종교단체들의 포교활동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길거리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던 시대는 지났다. 처음부터 본색을 드러냈다가는 거절당하기 일쑤니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개인 신상을 알아내고 있는 것.

취업자 타깃

신도들은 취업준비생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한다. 종교단체임을 숨기고 대외활동 및 봉사활동 단체로 둔갑한다.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해준다는 미끼로 취업준비생들을 끌어들인다. 이 단체들은 수준 높은 강연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참여자들을 유인한 후 활동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포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광고 전단지나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통해 포교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말씀 청취 알바 구함’이란 제목으로 올린 이 광고는 하루 1시간30분만 선교사의 말을 들어주면 하루 1만원을 지급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총 10회 참여가 의무사항이다.

공고 내용에는 ‘선교사를 배출하는 과정서 상대로 스피치 연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신앙인의 경우 우선채용하겠다’는 말도 덧붙여져 있다. 말씀 청취 알바는 벽보 광고를 통해서도 홍보하고 있는데, ‘예비 선교사님을 도와주실 분 찾습니다’란 제목으로 1회에 1시간 가량 예비 선교사의 스피치를 듣고 소감문을 기록하면 6000원의 시급을 준다고 적혀있다.


“쉽게 돈 벌수 있다” 유인
유명 언론사 사칭해 인터뷰

이 알바는 ‘듣기만 하면 되는 쉬운 알바’로 소개되어 일자리를 구하는 젊은 청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광고들은 신천지의 교리를 듣게 하는 교묘한 표교 방법으로,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선교사 관련 정보가 부족한 일반인들은 비교적 편하게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함정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 특히 선교사를 도울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로 인해 기독교, 천주교 등 신앙인들이 더더욱 혹하게 된다. 

취업 스터디를 가장해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스터디 초반에는 의심을 차단시키기 위해 취업 목적으로 스터디를 운영하지만, 어느 정도 가까웠다 싶으면 종교 이야기를 꺼내며 포교활동을 한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에게 집중공세를 활용해 판단력을 흐려놓는 게 특징이다. 

미인계 시도

카카오톡과 전화를 활용해 포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부터 해온 길거리 포교법의 단점을 보완하고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서 발전하고 있다. 카카오톡 포교법의 대상자는 이성에 관심이 많고 외로운 남성을 주 타깃이다. 일명 미인계 포교법으로 통한다. 

포교자는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외모의 신천지 여성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은 다음 SNS을 통해 메시지를 보낸다.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면 남성은 “누구세요?”라고 답이 돌아오면, “00이 아니냐”고 다른 이름을 댄다.


아니라고 하는 대답에 “그럼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면서 잘못 알았다며 사과한다. 이후 친근감 있는 말투와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남성의 환심을 산 다음, 적극적으로 반응을 하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연락처를 물어보면서 만남을 유도한다. 이후 만나는 횟수를 점점 늘리면서 남성을 종교에 끌어들인다. 

초등생 간식

대학교와 도심 길거리서 행해지던 포교활동은 이제 초등학교 교문 앞까지 침투했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간식거리나 학용품으로 접근해 꾀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주로 사회경험이 적은 저학년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는다. 아이에게 다가가 이름, 휴대폰 번호, 주소지 등 신상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학부모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혼자 있는 아이들만 노리는 등 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인터뷰 사칭

길거리서 인터뷰를 잠깐 할수 있겠냐는 말로 포섭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가에선 대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잡지를 사칭한다. 인터뷰에 응한 대상자에게 대학생 트렌드에 대해 물으면서 일반적인 인터뷰를 진행한다. 점점 대상자를 친찬하는 등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다음 만날 약속을 잡는다.

공강시간이나 수업 끝나고 보자면서 이름과 연락처를 알아낸 다음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수법이다. 인터뷰로만 여긴 학생들은 연락처를 알려주게 된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유명한 잡지의 이름을 대고 첫사랑 이벤트에 당첨됐다면서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신도는 대상자에게 “어떤 분이 당신을 첫사랑으로 지목했다.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하는 줄 알고 나온 대상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자연스레 교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식이다. 
 

 

예비 대학생이나 신입생을 대상으로 방송국을 사칭해 종교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접근하기도 한다. 신도는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국이라고 밝힌 뒤 청년들이 교회에 안 나가는 이유와 교회에 다닐 의향에 대해 물어본다. 진짜 방송국이라고 믿는 청년들은 인터뷰에 성실히 임하면서 신도의 말을 경청하게 된다. 이후 학생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포교활동을 시작한다.

토익 매개체로

로버트 할리가 믿는다는 몰몬교에선 영어를 무료로 가르쳐 준다면서 접근을 시도한다. 2인1조로 다니는 몰몬교 신도들은 지방대학교를 주로 공략하는데, ‘무료 영어과외’ 전단지를 붙여 놓는다. 영어를 무료로 배우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은 몰몬교 신도에 꾐에 빠져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게 되고, 결국 몰몬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토익을 매개체로 이용하는 포교활동도 있다. 이들은 토익 점수가 낮은 대학생을 노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토익 스터디에 가입하자고 한다. 토익 스터디의 강사들은 영어스터디의 일환으로 영어 성경묵상(QT)을 제안한다. 영어 공부에 열의가 있는 대학생들은 이를 수락하고, 수업에서는 점점 성경묵상의 빈도가 높아진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도 주의해야 한다. 영어훈련을 한다는 3박4일 캠프가 세칭 ‘구원파’의 교육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영어교실에서는 회장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것을로 알려져 있다. 


신입생 타깃

대학의 교내 신입생들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신입생 개인 의사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접근해 포교활동을 벌이는 것. 실제로 한 대학 SNS에 수상한 종교단체의 꾐에 넘어갈 뻔한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무료 영어 과외로 빙자해 섭외
“말만 들어도 하루 1만원” 접근

자신을 신입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면접이 끝나고 단과대학 건물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 면접 잘 봤냐고 물었다. 그리고 학과를 물어보더니 자신이 그 학과 출신이라며 종교를 물었다. (본인이) 선배니까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 줄테니 핸드폰 번호를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며 “속으로는 알려주기 싫었지만 번호를 알려줬다. 그 뒤에도 선배란 사람이 주기적으로 연락하면서 종교 이야기를 함께했다. (당시)단호하게 연락을 끊었어야 했는데 성격상 말을 못 꺼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포교 활동이 자유 영역에 속하지만 거부 의사를 표현해도 지속될 경우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포교활동을 원하지 않으면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심리상담 호객


포교활동은 대개 마음이 약하거나 의지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길거리에 부스를 차리거나 지인 섭외를 통해 심리상담을 해준다면서 포교활동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종교 단체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상담을 해야 한다며 그림을 그리라거나 설문지를 작성하게 한 다음, 자세히 이야기를 들으려면 한 번 더 만나야 되겠다며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수한다.

다음에 만날 때에는 상담을 해주는 척 하다가 종교 이야기를 꺼내며 포교로 이어진다. 길거리서 흔히 ‘미술치료’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들을 호객한다. 젊은 청년들은 호기심에 접근을 하면 신도들은 자연스럽게 포교활동을 시작된다. 

학회 관계자는 “길거리서 상담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일단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전문가들은 거리서 만나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상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구소, 센터, 기관, 대학 기구서 연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해당 관계자는 “혹시라도 길거리서 자신을 한국상담학회 회원이나 또는 다른 학회원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학회에 확인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박민성 변호사는 <법률방송뉴스>와의 인터뷰서 “길거리 포교활동은 불법이다. 왜냐하면 싫다고 하는데 앞으로 계속 따라오거나, 물품 강매, 위협적인 말을 통해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에는 경범죄 처벌법에 형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조상을 운운하거나, 앞으로 불운이 닥친다거나, 누가 죽는다거나 하는 식의 공포심을 유발해 금전을 받아도 협박죄로 형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실한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절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따라와 강요를 할 경우 나중에 피해를 당했다고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녹음을 해야한다. 녹취를 증거로 이러한 피해를 받았다는 입증이 되는 증거물로 사용할 수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이 같은 포교행위로 신고된 선수는 연중 20건 미만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7건, 2017년 10건, 올해 6월 기준으로 18건이었다. 실제로 일어난 포교 행위에 비해 신고 건수가 적은 이유는 동영상, 녹음 등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현장서 단속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펴자” vs “접자" 성경책 트집
천기총-신천지 공개토론 결렬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천기총)가 신천지에 제안한 공개토론이 결렬됐다. 양쪽은 진행 방식에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신천지 측은 “성경을 보고 토론하는 방식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공개토론을 거부했다. 

천기총 관계자 3명과 신천지 천안교회 측 3명은 공개토론 최종조율을 위해 마주앉아 양측이 각각 5개 주제를 정해 발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에선 성경을 보지 않고 성경 내용을 증거한다”며 양측 모두 성경을 펼치지 않고 토론할 것을 요구했다.

천기총은 “성경 공개토론서 성경을 보면서 토론하자는 건 누가 봐도 당연한 건데 이를 트집 잡아 토론할 수 없다고 하는 신천지 측의 태도는 공개토론에 응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객관적 자료를 통해 청중들이 어느 쪽 말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토론 방식을 놓고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공개토론은 결렬됐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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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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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