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세종로국정포럼 박승주 이사장

“장차관과 대화의 장을 열어드립니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은 30년간 공직서 일한 정통 관료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엔 여성가족부 차관을 맡았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장,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기획운영실장 등을 거치며 지방행정에 정통했다. 현재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Governance) 네트워크인 세종로국정포럼서 이사장을 맡아 정부에 다양한 정책들을 건의하고 있다. 공직서 물러난 이후에도 국민에게 봉사하는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시민이 직접 주권을 관할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과 직결된다. 세종로국정포럼은 2005년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거버넌스다. 시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알릴 수 있고, 시민들이 정부에게 정책을 건의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공론장인 셈이다. 박 이사장은 한국국제자원봉사회에서 이사장을 맡으며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저는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승주입니다. 저는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지방자치제도, 지역경제 활성화, 정부 혁신 분야서 일을 해서 중앙행정과 지방행정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범국민적인 자원봉사, 생명 존중 운동, 또 미래 전략 운동, 인성 진흥 운동 등 여러 가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많은 활동들을 하고 계십니다.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부처가 과거에는 내무부였습니다. 국민운동을 담당하는 부처라 새마을운동이나 재건 국민운동 쪽에 관심이 많았고. 국민운동이라는 건 나라를 좀 잘 되게 하자. 사람들을 잘 살게 하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또, 고위 공직자로 일했기 때문에 마땅히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생각해서 퇴직해서도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 맡아

-세종로국정포럼에서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세종로국정포럼은 어떤 곳인가요?
▲세종로국정포럼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자원봉사포럼 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밀어 주자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장차관님들께 정책을 직접 건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거죠. 또 장차관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기도 하고요.


-세종로국정포럼의 취지가 궁금합니다.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건의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과 경제 부문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사람들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합니다. 세종로국정포럼도 그런 창구 중 하나입니다. 어느 특정 개인이 좌지우지하지 않고, 운영도 민주적이기에 세종로국정포럼은 오픈 포럼(Open forum)이고, 퍼블릭 포럼(Public forum)입니다.

-최근 세종로국정포럼서 ‘공직자 전문성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 80% 수준 활용 교육 및 공직사회 저서발간 분위기 조성’에 관련된 정책 건의를 하셨습니다. 어떤 정책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거에는 책을 쓰고, 글을 쓰려면 수작업으로 모든 걸 다 해야 했습니다. 일일이 워드로 치고, 사진을 찍고, 직접 번역해야 했고. 그래서 책을 쓰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그런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금방 자료를 찾고, 저장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저술 작업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거죠. 손 안에 컴퓨터, ‘핸드컴’으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몇 달만 해도 책을 씁니다. 스마트폰으로 저서를 발간할 수 있게 교육을 해서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자. 이런 취지입니다.

-어떤 건의를 하셨습니까?
▲공직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정부의 장려 정책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첫째로 공직자 개인이 전문적으로 맡은 분야에 대해 저서를 쓰거나 전문 분야 저널에 글을 기고하면 근무 성적 평점에 가산점을 주자고 건의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매년 공직자 저서 경진대회, 글 논문 경진 대회를 열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거기서 좋은 책을 쓰고, 좋은 논문을 쓴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 표창, 기관장 표창도 해 주시고, 다음 인사 때 우선적으로 승진시키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스마트폰 교육을 6시간만 받으면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공직자들이 스마트폰 교육으로 책을 쓰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연수원서 적어도 6시간을 배정해 달라 건의했습니다.

-공직자전문성제고저서갖기운동본부(이하 공저본)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현직 시절부터 공무원 저서 갖기 운동을 해서, 저서 가진 공무원의 모임 이런 걸 했었습니다. 사실 공직자들이 저서를 갖는 것이야말로 전문성을 가장 높이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공직자분들은 저서를 갖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직자 저서 갖기 운동을 한 번 하자는 생각에 세종로국정포럼 산하에 공저본을 만들게 됐습니다.

-공직자 전문성 제고 방법으로 저서 쓰기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지방자치제도에 관한 책을 썼는데요. 그 책으로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앙부처가 지방자치를 해석하는 데 기여도 했고요. 이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면 자긍심이 생겨서, 정책을 잘 만들려고 하죠. 민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 정부를 만들려면 공무원들이 깨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히고, 또 국민들 삶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저본 운동으로 공무원들이 전문 분야에 글을 쓰게 해서 전문성을 높여보자 생각했습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공저본서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위한 고수급 강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 분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서 인공지능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 공직자 분들 포함해 일반 시민들도 알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들은 조그만한 스마트폰으로 뭐 보려고 하면 보시겠습니까. 스마트폰으로 스마트TV를 연동시켜서 큰 화면으로 유튜브로 강의 자료도 보고 음악회도 보고. 재밌고 멋있게 사시라고. 이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앱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교육이 빼 놓을 수 없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이를 업무에 도입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일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Smart working)으로 바뀌게 되겠죠. 스마트폰이 일의 80%, 노트북이나 PC가 일의 20%가 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인데요. 지금은 핸드폰 시대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손 안의 컴퓨터, ‘핸드컴’으로 업무가 다 됩니다. 클라우드에 자료만 저장돼있으면 인터넷을 통해서 24시간 언제든지. 장소가 어디든지 업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공저본에서 지난 4월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해 <대한민국의 파트너,외국인> 책을 발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을 위했던 외국인들을 조명한 점에서 좀 더 특별해보였습니다. 외국인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라를 위해 노력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1945년 8월 15일 전날 8월 14일까지 나라를 위해 독립 운동하거나 의병 운동하신 분들이 수십만 명입니다. 그중에 3458명은 순국선열로 나라서 훈장을 받으시고 돌아가셨지만, 이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 분들도 도와주셨습니다. 학교도 짓고, 병원도 짓고 신문을 창간하고... 나라의 계몽운동에 일조해주신 분들이죠. 근데 이분들에 대해 책으로 엮어낸 분이 없었어요. 외국 분들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3·1운동 100주년에 외국인을 선정했습니다.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 네트워크
국민과 소통하고 정부에 정책 건의

-이번 해에 공저본서 추가적으로 공저본총서를 발간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공저본서 스마트폰 교육을 받은 분들 대상으로 글을 쓰게 할 계획입니다. 근데 개인이 책을 쓰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1인당 각자 분량을 갖고 한 주제로 써서 묶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정해 놓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공직자의 전문성과 미래에 관련된 것도 주제가 될 수 있겠죠. 뉴질랜드에서는 올해 가을에 휴머노이드(humanoid)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EU에서는 휴머노이드에 인격을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미래를 주제로 글을 쓰면 급변하는 미래에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겁니다. 내가 지금 하는 업무가 10년 후에 어떻게 바뀔지,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할 것인지요.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시작하셨는가요.
▲봉사활동은 행정안전부 과장이었을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봉사가 옛날엔 일반화돼있지 않을 때라 자원봉사 운동을 해보자 했는데, 제가 젊은 층에 속했기 때문에 실무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구상을 했죠. 그 때는 보통 무슨 활동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생각할 때인데 “우리 돈 안 드는 운동 합시다. 사무실도 그냥 어디 한 칸 얻고, 일은 우리가 스스로 합시다” 이렇게 직접 제안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사장님에게 봉사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자원봉사라고 하면 어디 복지시설에 가서 직접 하는 걸 봉사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게 봉사입니다. 그러니까 생명 운동을 하는 것도 봉사고, 국제 자원봉사 운동하는 것도 봉사고, 학부모 샤프론 하는 것도 봉사고, 모두가 다 봉사입니다. 봉사의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홍익인간’ 뜻을 살려서 민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누군가를 돕는 게 봉사죠.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좋고, 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좋고.

-국제 자원봉사회서도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제자원봉사라고 하면 보통 외국에 나가서 하는 자원봉사로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한국 안에서 국제자원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응원해 주자. 하면서요.

-어떻게 국제 자원봉사활동을 할 생각을 하셨나요.
▲제가 2002년 행정안전부 국장일 때 월드컵을 한국서 했어요. 그런데 그때 월드컵을 한번 맡아서 해 보겠다고 했다가 장·차관님한테 꾸중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우리가 월드컵서 한 게임도 이긴 적이 없었거든요. “박 국장, 당신이 월드컵 담당하면 우리가 한 게임이라도 이길 것 같아?” “우리가 16강라도 갈 것 같아?” 이랬지만 해 보고 싶었죠. 그때부터  국제 자원봉사활동이 시작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왕 할 거면 뭔가 좀 신나는 일을 해 보자. 그래서 ‘한국팀 필승 전략’이라는 것을 하나 수립해 운동장에 7만명의 붉은악마를 만들었습니다. “빨간 옷을 입고 운동장에 갑시다!” 이러면서. 기억 나겠지만, 부산, 대구, 인천, 대전,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은 7만명 모두가 빨간 옷을 입었죠?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게 있을 겁니다. 바로 김덕수 사물놀이단에 꽹과리요. 이 두 가지를 제가 기획한 거죠.

-당시 15개 국가가 한국에 왔었습니다. 외교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우리만 응원하고 그러면 또 외국팀에게 미안하잖아요. 세계 최고의 나라들인데. 우리 대한민국의 좋은 따뜻한 정을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동시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코리안 서포터즈입니다. 외국팀 응원단이죠. 우리나라서 16개 나라가 조별 리그전을 했는데, 우리 한국 팀은 필승전략, 나머지 15개 나라는 코리안 서포터즈 이걸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가 3개 도시서 시합했으니깐 45개의 코리아 서포터즈를 만들었습니다. 이분들이 운동장에 가서 그 나라 깃발을 흔들고, 또 인천공항에 가서 그 나라 선수단이 오면 환영하고 이렇게 응원하니까 세계적으로 ‘이야... 축구는 전쟁인데, 전쟁서 상대방 국가를 이렇게 응원해 주다니’ 그렇게 공공외교에 상당히 큰 획을 그었죠. 그 경험을 살려서 만든 게 국제자원봉사회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은.
▲세종로국제포럼은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국정포럼입니다. 기업인과 경제인, 이분들이  정책을 건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빠르게 개혁할 수 있는 재료를 이분들이 드려야 됩니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말고, 중립적 시각서 재료를 드려야 합니다. 퍼블릭 포럼서 만나서 정부에게 전달하고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장차관들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오픈 포럼이기 때문에 정부 개혁을 위해선 경제계서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sangmi@ilyosisa.co.kr>


[박승주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사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전 대통령사회통합위원회 부위원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