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세종로국정포럼 박승주 이사장

“장차관과 대화의 장을 열어드립니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은 30년간 공직서 일한 정통 관료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엔 여성가족부 차관을 맡았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장,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기획운영실장 등을 거치며 지방행정에 정통했다. 현재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Governance) 네트워크인 세종로국정포럼서 이사장을 맡아 정부에 다양한 정책들을 건의하고 있다. 공직서 물러난 이후에도 국민에게 봉사하는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시민이 직접 주권을 관할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과 직결된다. 세종로국정포럼은 2005년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거버넌스다. 시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알릴 수 있고, 시민들이 정부에게 정책을 건의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공론장인 셈이다. 박 이사장은 한국국제자원봉사회에서 이사장을 맡으며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저는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승주입니다. 저는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지방자치제도, 지역경제 활성화, 정부 혁신 분야서 일을 해서 중앙행정과 지방행정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범국민적인 자원봉사, 생명 존중 운동, 또 미래 전략 운동, 인성 진흥 운동 등 여러 가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많은 활동들을 하고 계십니다.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부처가 과거에는 내무부였습니다. 국민운동을 담당하는 부처라 새마을운동이나 재건 국민운동 쪽에 관심이 많았고. 국민운동이라는 건 나라를 좀 잘 되게 하자. 사람들을 잘 살게 하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또, 고위 공직자로 일했기 때문에 마땅히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생각해서 퇴직해서도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 맡아

-세종로국정포럼에서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세종로국정포럼은 어떤 곳인가요?
▲세종로국정포럼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민간회원들로 창립된 자원봉사포럼 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밀어 주자는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장차관님들께 정책을 직접 건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거죠. 또 장차관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기도 하고요.

-세종로국정포럼의 취지가 궁금합니다.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건의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과 경제 부문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사람들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합니다. 세종로국정포럼도 그런 창구 중 하나입니다. 어느 특정 개인이 좌지우지하지 않고, 운영도 민주적이기에 세종로국정포럼은 오픈 포럼(Open forum)이고, 퍼블릭 포럼(Public forum)입니다.

-최근 세종로국정포럼서 ‘공직자 전문성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 80% 수준 활용 교육 및 공직사회 저서발간 분위기 조성’에 관련된 정책 건의를 하셨습니다. 어떤 정책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거에는 책을 쓰고, 글을 쓰려면 수작업으로 모든 걸 다 해야 했습니다. 일일이 워드로 치고, 사진을 찍고, 직접 번역해야 했고. 그래서 책을 쓰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그런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금방 자료를 찾고, 저장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저술 작업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거죠. 손 안에 컴퓨터, ‘핸드컴’으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몇 달만 해도 책을 씁니다. 스마트폰으로 저서를 발간할 수 있게 교육을 해서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자. 이런 취지입니다.

-어떤 건의를 하셨습니까?
▲공직자들이 저서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정부의 장려 정책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첫째로 공직자 개인이 전문적으로 맡은 분야에 대해 저서를 쓰거나 전문 분야 저널에 글을 기고하면 근무 성적 평점에 가산점을 주자고 건의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매년 공직자 저서 경진대회, 글 논문 경진 대회를 열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거기서 좋은 책을 쓰고, 좋은 논문을 쓴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 표창, 기관장 표창도 해 주시고, 다음 인사 때 우선적으로 승진시키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스마트폰 교육을 6시간만 받으면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공직자들이 스마트폰 교육으로 책을 쓰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연수원서 적어도 6시간을 배정해 달라 건의했습니다.

-공직자전문성제고저서갖기운동본부(이하 공저본)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현직 시절부터 공무원 저서 갖기 운동을 해서, 저서 가진 공무원의 모임 이런 걸 했었습니다. 사실 공직자들이 저서를 갖는 것이야말로 전문성을 가장 높이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공직자분들은 저서를 갖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직자 저서 갖기 운동을 한 번 하자는 생각에 세종로국정포럼 산하에 공저본을 만들게 됐습니다.

-공직자 전문성 제고 방법으로 저서 쓰기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지방자치제도에 관한 책을 썼는데요. 그 책으로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앙부처가 지방자치를 해석하는 데 기여도 했고요. 이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저서를 쓰면 자긍심이 생겨서, 정책을 잘 만들려고 하죠. 민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 정부를 만들려면 공무원들이 깨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히고, 또 국민들 삶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저본 운동으로 공무원들이 전문 분야에 글을 쓰게 해서 전문성을 높여보자 생각했습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공저본서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위한 고수급 강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 분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서 인공지능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 공직자 분들 포함해 일반 시민들도 알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들은 조그만한 스마트폰으로 뭐 보려고 하면 보시겠습니까. 스마트폰으로 스마트TV를 연동시켜서 큰 화면으로 유튜브로 강의 자료도 보고 음악회도 보고. 재밌고 멋있게 사시라고. 이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앱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교육이 빼 놓을 수 없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이를 업무에 도입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일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Smart working)으로 바뀌게 되겠죠. 스마트폰이 일의 80%, 노트북이나 PC가 일의 20%가 되는 방법이 스마트워킹인데요. 지금은 핸드폰 시대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손 안의 컴퓨터, ‘핸드컴’으로 업무가 다 됩니다. 클라우드에 자료만 저장돼있으면 인터넷을 통해서 24시간 언제든지. 장소가 어디든지 업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공저본에서 지난 4월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해 <대한민국의 파트너,외국인> 책을 발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을 위했던 외국인들을 조명한 점에서 좀 더 특별해보였습니다. 외국인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라를 위해 노력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1945년 8월 15일 전날 8월 14일까지 나라를 위해 독립 운동하거나 의병 운동하신 분들이 수십만 명입니다. 그중에 3458명은 순국선열로 나라서 훈장을 받으시고 돌아가셨지만, 이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 분들도 도와주셨습니다. 학교도 짓고, 병원도 짓고 신문을 창간하고... 나라의 계몽운동에 일조해주신 분들이죠. 근데 이분들에 대해 책으로 엮어낸 분이 없었어요. 외국 분들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3·1운동 100주년에 외국인을 선정했습니다.

국가사회발전 거버넌스 네트워크
국민과 소통하고 정부에 정책 건의

-이번 해에 공저본서 추가적으로 공저본총서를 발간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공저본서 스마트폰 교육을 받은 분들 대상으로 글을 쓰게 할 계획입니다. 근데 개인이 책을 쓰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1인당 각자 분량을 갖고 한 주제로 써서 묶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정해 놓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공직자의 전문성과 미래에 관련된 것도 주제가 될 수 있겠죠. 뉴질랜드에서는 올해 가을에 휴머노이드(humanoid)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EU에서는 휴머노이드에 인격을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미래를 주제로 글을 쓰면 급변하는 미래에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겁니다. 내가 지금 하는 업무가 10년 후에 어떻게 바뀔지,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할 것인지요.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시작하셨는가요.
▲봉사활동은 행정안전부 과장이었을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봉사가 옛날엔 일반화돼있지 않을 때라 자원봉사 운동을 해보자 했는데, 제가 젊은 층에 속했기 때문에 실무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구상을 했죠. 그 때는 보통 무슨 활동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생각할 때인데 “우리 돈 안 드는 운동 합시다. 사무실도 그냥 어디 한 칸 얻고, 일은 우리가 스스로 합시다” 이렇게 직접 제안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사장님에게 봉사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자원봉사라고 하면 어디 복지시설에 가서 직접 하는 걸 봉사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게 봉사입니다. 그러니까 생명 운동을 하는 것도 봉사고, 국제 자원봉사 운동하는 것도 봉사고, 학부모 샤프론 하는 것도 봉사고, 모두가 다 봉사입니다. 봉사의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홍익인간’ 뜻을 살려서 민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누군가를 돕는 게 봉사죠.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좋고, 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좋고.

-국제 자원봉사회서도 이사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제자원봉사라고 하면 보통 외국에 나가서 하는 자원봉사로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한국 안에서 국제자원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응원해 주자. 하면서요.

-어떻게 국제 자원봉사활동을 할 생각을 하셨나요.
▲제가 2002년 행정안전부 국장일 때 월드컵을 한국서 했어요. 그런데 그때 월드컵을 한번 맡아서 해 보겠다고 했다가 장·차관님한테 꾸중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우리가 월드컵서 한 게임도 이긴 적이 없었거든요. “박 국장, 당신이 월드컵 담당하면 우리가 한 게임이라도 이길 것 같아?” “우리가 16강라도 갈 것 같아?” 이랬지만 해 보고 싶었죠. 그때부터  국제 자원봉사활동이 시작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왕 할 거면 뭔가 좀 신나는 일을 해 보자. 그래서 ‘한국팀 필승 전략’이라는 것을 하나 수립해 운동장에 7만명의 붉은악마를 만들었습니다. “빨간 옷을 입고 운동장에 갑시다!” 이러면서. 기억 나겠지만, 부산, 대구, 인천, 대전,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은 7만명 모두가 빨간 옷을 입었죠?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게 있을 겁니다. 바로 김덕수 사물놀이단에 꽹과리요. 이 두 가지를 제가 기획한 거죠.

-당시 15개 국가가 한국에 왔었습니다. 외교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우리만 응원하고 그러면 또 외국팀에게 미안하잖아요. 세계 최고의 나라들인데. 우리 대한민국의 좋은 따뜻한 정을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동시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코리안 서포터즈입니다. 외국팀 응원단이죠. 우리나라서 16개 나라가 조별 리그전을 했는데, 우리 한국 팀은 필승전략, 나머지 15개 나라는 코리안 서포터즈 이걸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가 3개 도시서 시합했으니깐 45개의 코리아 서포터즈를 만들었습니다. 이분들이 운동장에 가서 그 나라 깃발을 흔들고, 또 인천공항에 가서 그 나라 선수단이 오면 환영하고 이렇게 응원하니까 세계적으로 ‘이야... 축구는 전쟁인데, 전쟁서 상대방 국가를 이렇게 응원해 주다니’ 그렇게 공공외교에 상당히 큰 획을 그었죠. 그 경험을 살려서 만든 게 국제자원봉사회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은.
▲세종로국제포럼은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국정포럼입니다. 기업인과 경제인, 이분들이  정책을 건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빠르게 개혁할 수 있는 재료를 이분들이 드려야 됩니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말고, 중립적 시각서 재료를 드려야 합니다. 퍼블릭 포럼서 만나서 정부에게 전달하고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장차관들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오픈 포럼이기 때문에 정부 개혁을 위해선 경제계서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sangmi@ilyosisa.co.kr>


[박승주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사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전 대통령사회통합위원회 부위원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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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