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미스터리] ‘밤의 여왕’ 정마담 실체

연예계뿐? 정재계 아랫도리도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버닝썬 게이트의 양상이 달라졌다. 소속 연예인 선에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이 회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과정서 새로운 인물인 ‘정마담이 등장했다. 그녀의 입이 버닝썬 게이트의 또 다른 도화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가 버닝썬 게이트 전면에 등장했다. 핵심 연루 인물인 승리(본명 이승현)에 대한 수사를 끝으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던 사건에 또 다른 불씨가 등장한 것이다. 양 대표와 YG는 버닝썬 게이트가 일어난 이후 줄곧 승리와 거리를 둬왔다.

YG-승리
손절 맞아?

지난해 11월 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 게이트로 비화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버닝썬 가드에게 폭행당한 김상교씨는 클럽과 경찰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김상교씨 사건이 알려졌다. 그와 동시에 강남 클럽의 실상,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올라왔고, 버닝썬의 이사였던 승리에 대한 의구심도 서서히 피어올랐다. 그러던 중 가수 정준영, 최종훈, 승리 등이 함께 대화를 나누던 카카오톡 단톡방 내용이 공개됐다.

단톡방의 대화 내용은 일종의 연예계 살생부로 작용했다.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유포한 흔적, 여성을 물건처럼 여기는 듯한 대화 등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세상에 드러났다. 해외 촬영 중이던 정준영이 귀국해 경찰 포토라인에 섰고, 연루된 여러 연예인이 소속사와 팬들로부터 이른바 손절을 당했다.


사건 초기부터 핵심 인물로 지목된 승리는 성접대 의혹을 받았다. 승리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서 접대를 위해 여성들을 준비시키는 듯한 내용이 나왔기 때문.

처음에는 메시지가 전부 조작된 것이라고 했던 승리는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조사 다음 날인 311일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승리는 제가 이 시점서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국내 모든 수사기관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도저히 저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이틀 후인 313YG는 “승리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양현석 성접대 의혹에 등장
성매매녀 10명 동원한 인물

YG승리의 요청에 따라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최근 승리가 참여했다는 클럽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갖가지 의혹과 논란이 계속 불거진 가운데 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사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YG의 대응은 버닝썬 게이트는 승리가 개인적으로 관여한 문제일 뿐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YG는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암시한 이후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승리 지우기에 나섰다. 승리가 소속됐던 아이돌 빅뱅의 굿즈서도 승리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됐다. YG 홈페이지에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서도 승리의 이름은 빠르게 삭제됐다. 포털사이트서 승리를 검색해도 YG와 연관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앞서 228<조선일보>YG 사옥 앞에서 기록물 파쇄 서비스 업체의 호송차량 2대가 포착됐다면서 1톤과 2톤 차량에 서류와 물품을 실어갔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227일은 당시 소속 가수였던 승리가 경찰에 자진출석해 버닝썬 관련 의혹에 대해 밤샘 조사를 받은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승리가 조사를 받은 다음 날 YG서 대량의 물품이 외부로 나간 셈이다.

YG<조선일보>와의 통화서 매월 혹은 매분기별로 실시하는 정기적인 문서파쇄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도 “YG서 문서파쇄를 하는 걸 어떻게 알겠냐버닝썬과 YG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서 문서파쇄작업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YG는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지만, 승리의 발자취에 YG의 흔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먼저 승리가 해외 투자자를 접대하는 과정서 YG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 투자자가 머문 호텔의 숙박비 3000여만원을 승리가 YG 법인카드를 이용해 지급했다는 것.

경찰은 승리와 동업자 유모씨가 201512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투자자 일행 79명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서 유씨로부터 성접대를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접대가 이뤄진 서울 유명 호텔 숙박비 3000여만원을 YG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승리 지우기
실패 했나?

하지만 YG는 이번에도 선긋기에 나섰다. YG 관계자는 승리가 지난 2015년 사용했다고 알려진 YG 법인카드는 업무와 관련 없이 발생한 모든 개인 비용을 승리가 부담하고 결제했던 카드라고 해명했다. 해당 카드 결제내역 중 업무 관련성이 없는 금액에 대해서는 승리가 개인 사비로 추후 정산하는 시스템이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승리 소유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의 클럽 러브시그널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서도 실소유주가 양 대표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러브시그널은 과거 클럽 엑스로 알려져 있었다.

승리는 클럽 엑스가 개점할 당시 제가 직접 운영하는 클럽 엑스가 홍대 삼거리포차 건너편 지하에 오픈합니다. 오세요라고 밝힌 바 있다.

러브시그널은 술을 팔고 손님들이 무대에 나와 춤을 추는 등 일반 유흥업소처럼 운영되고 있지만, 실상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이었다. 일반음식점은 수입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하지만 유흥주점은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탈세의혹이 불거진 이유다.

러브시그널의 실소유주는 A주식회사로 돼있는데, 양 대표는 A주식회사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YG는 이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버닝썬 게이트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의 마약 투약·공급 의혹, 아이돌 출신 배우 박유천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번졌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정준영 등이 포함된 단톡방서 경찰총장이라 불렸던 윤 총경에 대한 수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하면서 버닝썬 게이트 자체가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민갑룡 경찰청장이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던 사실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강남 클럽 사건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 영업과 범죄에 대해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한 의혹이 있다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양 대표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승리와의 연관설을 끊임없이 부정해온 YG가 버닝썬 게이트에 관련돼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지난달 27MBC <스트레이트>추적 YG, 강남 클럽과 커넥션편에서 YG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했다.

또 다른 의혹
어디까지 가나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20147월 강남의 한 고급식당서 태국인 밥과 당시 할리우드 등 세계 연예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의 재력가 조 로우를 위한 YG의 접대 자리가 열렸다. 태국인 밥은 버닝썬서 만난 여성 고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 금융업자로 알려진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다.

<스트레이트>는 밥과 조 로우의 접대 자리에 유명 가수와 YG의 양 대표가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익명과 대역을 통해 목격자의 진술을 전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 식당을 통째로 빌려 식사했다. YG 측의 요청으로 아시아 재력가들을 초대해서 접대하는 자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식사를 마친 일행 대부분이 양현석씨와 관련 있는 강남 클럽 NB로 건너가 테이블을 잡고 놀았다. 다른 사람들은 초대된 여성들과 함께 어울렸고 양현석씨는 난간서 지켜보고 있던 기억이 있다. 매번 자리마다 술집 아가씨들이 정말 많았고라고 덧붙였다.


클럽 NB는 사실상 양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목격자는 “YG 사람들과 재력가를 포함해 남성 8명 정도가 식당 가운데 앉아 있었고 그 주변으로 초대된 여성 25명 정도가 있었다여성 중 10명 이상은 YG 측과 잘 알고 지내는 일명 정마담이 동원한 화류계 여성들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초대된 일반인 가운데는 황하나씨도 있었다고 전했다.
 

▲ 황하나씨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접대 자리에 참여한 유명 가수는 싸이로 밝혀졌다. 싸이는 지난달 29SNS를 통해 보도에 언급된 조 로우는 저의 친구가 맞다할리우드 쇼 비즈니스 분야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해외 활동시기와 맞물려 알게 됐다. 내가 조 로우를 양현석 형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조 로우와 일행들이 아시아 일정 중 한국에 방문했을 때 그들의 초대를 받아 저와 양현석 형이 참석했다면서도 초대된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술을 함께한 후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먼 나라서 온 친구와의 자리로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불씨 꺼져가는 버닝썬 게이트
의문의 여인, 또 다른 불씨?

양 대표는 정마담은 알고 있지만 성접대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세간의 관심은 묘령의 인물인 정마담에게로 쏠렸다. YG 성접대 의혹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 팀의 고은상 기자는 지난달 28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취재 후일담에 대해 털어놨다.

고 기자는 이날 정마담에 대해 이분이 사실 양현석씨, 그 자리에 동석했던 유명 가수(싸이), 그리고 승리씨 등 특히 YG 인사들과 상당히 인맥이 깊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고 기자에 따르면 정마담은 텐프로라고 칭하는 가라오케 업소를 운영하면서 여성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 가수 싸이

고 기자는 “(정마담의) 힘이 상당히 강하다. 정재계 쪽에도 끈이 굉장히 있다는 정평이 나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에는 노영희 변호사가 YTN라디오 <최형진의 오! 뉴스>에 출연해 정마담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노 변호사는 정마담이란 사람이 없었으면 사실은 YG의 성매매 알선이라고 하는 게 좀 얘기가 안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마담이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계에 이런 식의 사람들의 연결해주고 공급해주는 공급책으로 유명하다는 얘기가 나와 있고요. 유흥업계의 큰손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에 승리가 자신의 생일파티를 팔라우섬서 할 때 그때도 역시 이런 분들을 통해서 그런 여성들을 공급받은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승리는 지난 201712월 필리핀 팔라완의 아만폴로섬 하나를 통째로 빌려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당시 생일파티에 룸살롱 여성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실제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생일파티에는 유흥업소 여종업원 8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 생일도?
여성 동원돼

승리 성접대 의혹이 YG 성접대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정마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가 이대로 묻힐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주목받을지 여부가 정마담의 입에 달려 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뒤 필요하다면 내사 또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배우 한상진의 일침 “아직 안 걸렸을 뿐”

배우 한상진이 양현석 YG 대표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MBC <스트레이트>서 보도한 YG 성접대 의혹 기사 화면을 캡처해 올리고 이거 진짜 <스트레이트>가 꼭 스트레이트 날리기를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긴 글을 올렸다.

한상진은 이 세상 절대 공짜 선물은 없다. 선물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이건 좀 아니지. 이 세상에는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이곳에 불려간 사람이나 부른 사람이나 각자의 욕망과 허영심이 너무 크기에. 이것이 대체 무슨 잘못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혹시 지금 주위에 나의 의도와 다르게 나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지 둘러보기를 바란다. 욕망과 허영심은 지금 당장은 달콤할 수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안으로부터 썩어가고 있음을 자각하기를 바란다난 안 걸렸으니 괜찮아 하는 사람들, 안 걸린 게 아니고 아직 안 걸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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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