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미스터리] ‘밤의 여왕’ 정마담 실체

연예계뿐? 정재계 아랫도리도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버닝썬 게이트의 양상이 달라졌다. 소속 연예인 선에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이 회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과정서 새로운 인물인 ‘정마담이 등장했다. 그녀의 입이 버닝썬 게이트의 또 다른 도화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가 버닝썬 게이트 전면에 등장했다. 핵심 연루 인물인 승리(본명 이승현)에 대한 수사를 끝으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던 사건에 또 다른 불씨가 등장한 것이다. 양 대표와 YG는 버닝썬 게이트가 일어난 이후 줄곧 승리와 거리를 둬왔다.

YG-승리
손절 맞아?

지난해 11월 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 게이트로 비화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버닝썬 가드에게 폭행당한 김상교씨는 클럽과 경찰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김상교씨 사건이 알려졌다. 그와 동시에 강남 클럽의 실상,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올라왔고, 버닝썬의 이사였던 승리에 대한 의구심도 서서히 피어올랐다. 그러던 중 가수 정준영, 최종훈, 승리 등이 함께 대화를 나누던 카카오톡 단톡방 내용이 공개됐다.

단톡방의 대화 내용은 일종의 연예계 살생부로 작용했다.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유포한 흔적, 여성을 물건처럼 여기는 듯한 대화 등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세상에 드러났다. 해외 촬영 중이던 정준영이 귀국해 경찰 포토라인에 섰고, 연루된 여러 연예인이 소속사와 팬들로부터 이른바 손절을 당했다.

사건 초기부터 핵심 인물로 지목된 승리는 성접대 의혹을 받았다. 승리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서 접대를 위해 여성들을 준비시키는 듯한 내용이 나왔기 때문.

처음에는 메시지가 전부 조작된 것이라고 했던 승리는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조사 다음 날인 311일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승리는 제가 이 시점서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국내 모든 수사기관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도저히 저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이틀 후인 313YG는 “승리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양현석 성접대 의혹에 등장
성매매녀 10명 동원한 인물

YG승리의 요청에 따라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최근 승리가 참여했다는 클럽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갖가지 의혹과 논란이 계속 불거진 가운데 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사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YG의 대응은 버닝썬 게이트는 승리가 개인적으로 관여한 문제일 뿐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YG는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암시한 이후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승리 지우기에 나섰다. 승리가 소속됐던 아이돌 빅뱅의 굿즈서도 승리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됐다. YG 홈페이지에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서도 승리의 이름은 빠르게 삭제됐다. 포털사이트서 승리를 검색해도 YG와 연관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앞서 228<조선일보>YG 사옥 앞에서 기록물 파쇄 서비스 업체의 호송차량 2대가 포착됐다면서 1톤과 2톤 차량에 서류와 물품을 실어갔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227일은 당시 소속 가수였던 승리가 경찰에 자진출석해 버닝썬 관련 의혹에 대해 밤샘 조사를 받은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승리가 조사를 받은 다음 날 YG서 대량의 물품이 외부로 나간 셈이다.

YG<조선일보>와의 통화서 매월 혹은 매분기별로 실시하는 정기적인 문서파쇄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도 “YG서 문서파쇄를 하는 걸 어떻게 알겠냐버닝썬과 YG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서 문서파쇄작업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YG는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지만, 승리의 발자취에 YG의 흔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먼저 승리가 해외 투자자를 접대하는 과정서 YG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 투자자가 머문 호텔의 숙박비 3000여만원을 승리가 YG 법인카드를 이용해 지급했다는 것.

경찰은 승리와 동업자 유모씨가 201512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투자자 일행 79명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서 유씨로부터 성접대를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접대가 이뤄진 서울 유명 호텔 숙박비 3000여만원을 YG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승리 지우기
실패 했나?

하지만 YG는 이번에도 선긋기에 나섰다. YG 관계자는 승리가 지난 2015년 사용했다고 알려진 YG 법인카드는 업무와 관련 없이 발생한 모든 개인 비용을 승리가 부담하고 결제했던 카드라고 해명했다. 해당 카드 결제내역 중 업무 관련성이 없는 금액에 대해서는 승리가 개인 사비로 추후 정산하는 시스템이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승리 소유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의 클럽 러브시그널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서도 실소유주가 양 대표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러브시그널은 과거 클럽 엑스로 알려져 있었다.

승리는 클럽 엑스가 개점할 당시 제가 직접 운영하는 클럽 엑스가 홍대 삼거리포차 건너편 지하에 오픈합니다. 오세요라고 밝힌 바 있다.

러브시그널은 술을 팔고 손님들이 무대에 나와 춤을 추는 등 일반 유흥업소처럼 운영되고 있지만, 실상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이었다. 일반음식점은 수입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하지만 유흥주점은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탈세의혹이 불거진 이유다.

러브시그널의 실소유주는 A주식회사로 돼있는데, 양 대표는 A주식회사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YG는 이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버닝썬 게이트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의 마약 투약·공급 의혹, 아이돌 출신 배우 박유천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번졌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정준영 등이 포함된 단톡방서 경찰총장이라 불렸던 윤 총경에 대한 수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하면서 버닝썬 게이트 자체가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민갑룡 경찰청장이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던 사실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강남 클럽 사건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 영업과 범죄에 대해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한 의혹이 있다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양 대표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승리와의 연관설을 끊임없이 부정해온 YG가 버닝썬 게이트에 관련돼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지난달 27MBC <스트레이트>추적 YG, 강남 클럽과 커넥션편에서 YG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했다.

또 다른 의혹
어디까지 가나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20147월 강남의 한 고급식당서 태국인 밥과 당시 할리우드 등 세계 연예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의 재력가 조 로우를 위한 YG의 접대 자리가 열렸다. 태국인 밥은 버닝썬서 만난 여성 고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 금융업자로 알려진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다.

<스트레이트>는 밥과 조 로우의 접대 자리에 유명 가수와 YG의 양 대표가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익명과 대역을 통해 목격자의 진술을 전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 식당을 통째로 빌려 식사했다. YG 측의 요청으로 아시아 재력가들을 초대해서 접대하는 자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식사를 마친 일행 대부분이 양현석씨와 관련 있는 강남 클럽 NB로 건너가 테이블을 잡고 놀았다. 다른 사람들은 초대된 여성들과 함께 어울렸고 양현석씨는 난간서 지켜보고 있던 기억이 있다. 매번 자리마다 술집 아가씨들이 정말 많았고라고 덧붙였다.

클럽 NB는 사실상 양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목격자는 “YG 사람들과 재력가를 포함해 남성 8명 정도가 식당 가운데 앉아 있었고 그 주변으로 초대된 여성 25명 정도가 있었다여성 중 10명 이상은 YG 측과 잘 알고 지내는 일명 정마담이 동원한 화류계 여성들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초대된 일반인 가운데는 황하나씨도 있었다고 전했다.
 

▲ 황하나씨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접대 자리에 참여한 유명 가수는 싸이로 밝혀졌다. 싸이는 지난달 29SNS를 통해 보도에 언급된 조 로우는 저의 친구가 맞다할리우드 쇼 비즈니스 분야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해외 활동시기와 맞물려 알게 됐다. 내가 조 로우를 양현석 형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조 로우와 일행들이 아시아 일정 중 한국에 방문했을 때 그들의 초대를 받아 저와 양현석 형이 참석했다면서도 초대된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술을 함께한 후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먼 나라서 온 친구와의 자리로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불씨 꺼져가는 버닝썬 게이트
의문의 여인, 또 다른 불씨?

양 대표는 정마담은 알고 있지만 성접대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세간의 관심은 묘령의 인물인 정마담에게로 쏠렸다. YG 성접대 의혹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 팀의 고은상 기자는 지난달 28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취재 후일담에 대해 털어놨다.

고 기자는 이날 정마담에 대해 이분이 사실 양현석씨, 그 자리에 동석했던 유명 가수(싸이), 그리고 승리씨 등 특히 YG 인사들과 상당히 인맥이 깊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고 기자에 따르면 정마담은 텐프로라고 칭하는 가라오케 업소를 운영하면서 여성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 가수 싸이

고 기자는 “(정마담의) 힘이 상당히 강하다. 정재계 쪽에도 끈이 굉장히 있다는 정평이 나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에는 노영희 변호사가 YTN라디오 <최형진의 오! 뉴스>에 출연해 정마담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노 변호사는 정마담이란 사람이 없었으면 사실은 YG의 성매매 알선이라고 하는 게 좀 얘기가 안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마담이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계에 이런 식의 사람들의 연결해주고 공급해주는 공급책으로 유명하다는 얘기가 나와 있고요. 유흥업계의 큰손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에 승리가 자신의 생일파티를 팔라우섬서 할 때 그때도 역시 이런 분들을 통해서 그런 여성들을 공급받은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승리는 지난 201712월 필리핀 팔라완의 아만폴로섬 하나를 통째로 빌려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당시 생일파티에 룸살롱 여성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실제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생일파티에는 유흥업소 여종업원 8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 생일도?
여성 동원돼

승리 성접대 의혹이 YG 성접대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정마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가 이대로 묻힐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주목받을지 여부가 정마담의 입에 달려 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뒤 필요하다면 내사 또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배우 한상진의 일침 “아직 안 걸렸을 뿐”

배우 한상진이 양현석 YG 대표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MBC <스트레이트>서 보도한 YG 성접대 의혹 기사 화면을 캡처해 올리고 이거 진짜 <스트레이트>가 꼭 스트레이트 날리기를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긴 글을 올렸다.

한상진은 이 세상 절대 공짜 선물은 없다. 선물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이건 좀 아니지. 이 세상에는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이곳에 불려간 사람이나 부른 사람이나 각자의 욕망과 허영심이 너무 크기에. 이것이 대체 무슨 잘못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혹시 지금 주위에 나의 의도와 다르게 나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지 둘러보기를 바란다. 욕망과 허영심은 지금 당장은 달콤할 수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안으로부터 썩어가고 있음을 자각하기를 바란다난 안 걸렸으니 괜찮아 하는 사람들, 안 걸린 게 아니고 아직 안 걸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