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지각변동> ‘꽃놀이패 쥔’ 애경그룹 막전막후

두 날개 장착하고 더 높이 비상할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항공업계의 새로운 서막이 열리게 될까. 제주항공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애경그룹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모두 손에 쥔 국내 최대 항공사업자가 된다. 걸림돌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자본 확충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분석이다.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가 화제다. 후보로 꼽혔던 여러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손사래를 친 가운데 애경그룹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그룹 측은 “검토 단계”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목이 쏠리는 배경에는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성장사’가 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정상에 올려놨다. 이어 제주항공은 영업이익 기준 국내 항공업계 2위를 기록했다. LCC 선두주자를 키워낸 애경그룹의 대형항공사(FSC) 인수 여부는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저비용항공
대형항공사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장고 끝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33.47%)은 지난 4월15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군들이 선별됐다. SK와 한화, 신세계, CJ, 애경그룹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후보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7조원이 넘는 부채를 가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815%(부채 6조1680억원·자본 7569억원)서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144%(부채 8조6471억원·자본 7561억원)로 껑충 뛰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649%(부채 7조979억원·자본 1조931억원)서 올해 1분기 895%(부채 9조7031억원·자본 1조841억원)로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채비율은)올해부터 운용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분기 대비 400~50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설명은 올해 1월1일부터 적용된 신규 회계기준(IFRS16)을 기반으로 한다. 신규 회계기준은 금융리스를 비롯해 운용리스도 부채로 인식한다.


금융리스란 항공기 할부금을 매달 낸 뒤 계약이 종료되면 소유권을 항공사가 갖는 것이다. 운용리스란 항공기 리스회사에 매달 리스료를 지급하고, 계약 기간 종료 시 항공기를 리스회사에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 비중이 높다. 운용리스 항공기가 절반을 넘는다.

매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출사표 
만만치 않은 부채, 실적도 하락세

산업은행은 지난 4월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영구전환사채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보증한도 3000억원 등으로 총 1조6000억원이다. 자본 확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부채 비율은 600% 안팎서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SK와 한화, CJ 그룹 등은 직간접적으로 거부 의사를 전했다. 이들과 함께 후보로 언급됐던 호반건설 역시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사지 않는다”고 밝혔다.
 

▲ 애경 장영신 회장

항공업계의 판도 변화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매력을 떨어트렸다. 기존 대형항공사 중심의 항공업계는 LCC 중심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여객은 1억1753만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전년도 대비 7.5% 늘어난 수치다.

괄목할 만한 건 LCC의 활약이다. 항공사별로 따져봤을 때 국적 대형항공사가 지난해 대비 4.7% 증가에 그친 반면, LCC는 23.5% 증가했다. LCC의 수송분담률은 지난 2014년 11.5%서 지난해 29.2%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른바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실적서도 LCC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012억원으로 전체 2위였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82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진에어(629억원)와 티웨이항공(478억원)에도 뒤졌다. 대한항공은 6402억원으로 1위를 기록, 대형항공사의 자존심을 지켰다.


시장 매물
부채 가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13조202억원과 7조183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각각 당기순손실 1856억원과 1958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당기순이익 70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진에어(444억원), 티웨이항공(378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도 별도기준 각각 202억원과 39억원을 기록했다. 에어서울은 별도기준 22억원의 손실을 봤다.

LCC는 2003년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9개 항공사가 있다. 2005년 제주항공에 이어 2007년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이 등장했고, 2008년엔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출범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이 2015년 탄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3곳에 대해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했다. 최근 LCC 업계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초특가’ 상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제주항공을 소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명실상부 국내 최대 항공사업자로 우뚝 서게 된다. 또한 여러 그룹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과 제주항공을 LCC 업계 1위로 만들어놓은 애경그룹의 경영능력이 교차하면서 그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애경그룹에게 제주항공은 각별하다. 제주항공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주항공이 처음부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던 것은 아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1월25일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설립으로 탄생했다. 출범 초기 제주항공에 대한 기대는 ‘긍정 반, 부정 반’이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성장과 실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성장 지속
수익 탄탄

제주항공은 취항 첫해였던 지난 2006년 별도기준 1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어 2007∼2015년까지 389억원, 545억원, 878억원, 1575억원, 2577억원, 3411억원, 4323억원, 5106억원, 6080억원으로 꾸준히 매출액을 늘렸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7476억원, 9963억원으로 상승하다 지난해 1조2593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2006~2010년까지 별도기준 115억원, 78억원, 212억원, 272억원, 60억원의 손실을 이어가다가 2011년 138억원을 시작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후 2012년부터 21억원, 151억원, 295억원, 514억원을 달성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기준 영입이익은 586억원에 이어 1013억원, 1012억으로 ‘1000억 영업이익’의 고지를 2년 연속 밟았다.

제주항공은 2006년 별도기준 1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후 2007∼2010년까지 매년 92억원, 288억원, 333억원, 111억원의 손실을 이어가다 2011년 168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후 2012∼2015년까지 52억원, 193억원, 320억원, 471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29억원, 777억원, 708억원이었다.
 


애경그룹은 인수합병(M&A)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 이후 자문사 후보로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삼성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거론됐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성장사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정성평가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4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서 핵심 정성평가 항목으로 ‘경영 성공 경험 유무’ ‘타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창출 여부’ ‘인수 후보 기업의 산업 노하우와 항공산업 연계 여부’ 등을 꼽았다.

전체 2위, 제주항공 성장 경험 
자본 확충 어떻게? 업계 주목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를 선정할 때 경영 성공 경험과 그룹 내 시너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오는 7월 입찰 등에 착수할 예정이다.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룹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모두 소유한 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40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83대(여객기 70대 및 화물기 13대)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각 여객기 25대와 7대를 갖고 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그룹은 150여대의 비행기를 갖추게 된다.


관건은 애경그룹의 ‘자금 확보 능력’인데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부담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공정자산은 5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유한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1조3833억원이다. 이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50억원에 그친다.
 

▲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는 1조원서 최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AK홀딩스의 유동성 자산 대부분을 투입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재무적투자자(FI)의 유치가 언급되는 배경이다.

재무적투자자란 기업이 인수합병을 하거나 대형 개발사업 등에 참여할 때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를 말한다. 이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배당금이나 원리금 형태로 수익을 가져간다. 사모펀드가 재무적투자자의 대표적인 예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의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대부분 해외서 자금을 조달받게 되는데 결국 외국 자금이 유입된다.

자금 관건
방법 모색

물론 현행법(항공사업법 제9조 1항과 항공안전법 제10조 등)에 따라 외국인이나 외국단체, 외국법인, 외국정부 또는 이들이 자기 주식이나 지분을 절반 이상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대표자거나 임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은 항공면허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항공사인 만큼 외국 자금 유입에 따른 비판 여론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회수를 위해 긴축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가습기 살균제 파문 이후…사정 칼날 피한 애경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재수사가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검찰은 지난 2016년 애경산업을 수사한 바 있다.

그러나 애경 가습기 원료인 CMIT·MIT의 유해성 여부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수사가 중단됐다. 이후 원료의 유해성이 인정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지난 4월12일 오전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애경은 2002∼2011년까지 CMIT·MIT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사위인 안 전 대표는 1995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애경산업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3월29일 안 전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데 이어 지난달 1일 영장을 다시 기각했다.

유해성 여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안용찬 전 대표 영장 잇달아 기각

애경 측은 ‘SK케미칼로부터 완제품을 공급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과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신체·재산에 손해를 끼친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제조물 책임계약을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처음 제품 출시 당시 애경과 SK가 공동 안전성 검증을 협의한 정황을 확보했고, 애경이 SK로부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넘겨 받아 원료물질의 흡입 독성을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정황 역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유형에 따른 독성 및 위해성 차이, 그로 인한 형사 책임 유무 및 정도에 관한 다툼 여지, 흡입 독성 실험을 포함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 및 수사 진행 경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범위와 내용을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안 전 대표를 비롯해 애경산업 전직 임원 2명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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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