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OOO역에 삽니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단지 명에 ‘역 이름’을 붙여 역세권 입지를 강조한 단지들은 굳건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지 명만 들어도 역세권 입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위치와 주변 환경까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지 조건이 임차인 확보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수익형 주택시장에서 역세권 유무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그렇다 보니 단지 명에 역 이름을 품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자와 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지역명이 강조되는 반면, 임대 수익형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경우가 좀 다르다. 

역명 붙인 
네이밍 주목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는 아파트 네이밍과 달리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역명과 브랜드로만 구성된 네이밍이 대부분이다. 지역명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아파트와 달리 지역명보다 ‘지하철 역명’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교통편의성이나 풍부한 임대수요, 투자가치를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이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처럼 임대 수익형 상품은 브랜드명보다 입지 편의성이 더 중요한 요소이며, 계약자가 직접 사는 곳이 아니라 임대를 주는 공간이기 때문에 고급화 보다는 시공능력이나 공실률과 같은 안정성 측면이 더 강조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서울 등 역세권 단지는 교통편의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역을 중심으로 발달하는 상권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생활 편의성도 좋은 편이다. 

역세권의 사전적 의미는 지하철이나 전철역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주변 거주자가 분포하는 범위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 역세권의 이점을 누리려면 5분 이내로 소요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지에서 지하철역까지 도보 5분 이내에 이동하려면 지하철역이 반경 500m 내에 위치해야 한다. 


역세권 강조한 수익형 주택 인기
‘역 이름’ 붙여 확실한 입지 확인

이렇게 역과 100~200m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오피스텔들은 부지도 한정적이고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역세권 오피스텔과 비역세권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차이가 꽤 크게 나기 마련이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5호선 공덕역 인근 ‘신영지웰’ 전용면적 53㎡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33만~143만원 선인 반면, 공덕역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현대하이엘’ 전용면적 53㎡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20만~130만원 선으로 월평균 13만원의 임대료 차이가 난다.

단지 명에 역 이름이 들어간 오피스텔들은 분양 성적도 좋았다. 지난해 연말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역’은 건물 지하와 판교역이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입지가 부각되면서, 577실 모집에 총 3만1323건이 접수돼 평균 54.2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의 청약이 마감됐다. 이는 작년에 분양한 오피스텔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 접수 건수다. ‘화서역 파크푸르지오’ 오피스텔(64.82대 1), ‘힐스테이트 금정역’ 오피스텔(62.62대 1) 등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 시장에서 역세권 입지는 당연 1순위 고려 사항”이라며 “역세권 오피스텔은 타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상권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임대 수요도 풍부하다.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오피스텔 공급업체들은 단지 명에 역 이름을 넣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다음은 역 이름을 품은 수도권의 수익형 주택.
 

▲오류동 아델리아(오피스텔)=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55-19번지 외 7필지에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인 ‘오류동역 아델리아’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6520.95㎡, 지하 2층~지상 17층, 1개동, 오피스텔 176실, 근린생활시설 2실로 공급된다. 총 주차대수는 91대. 1호선 오류동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인 초역세권 입지로 A타입 32실, B타입 80실, C타입 64실 총 176실로 구성된다.

부지 한정적
선호도 높아


전체 호실이 1.5룸 풀퍼니시드로 설계된다. 약 80실이 선호도가 높은 양창구조며, 각 실에서 오류동역 문화공원·광장·개웅산 공원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멀티 조망권을 갖췄다. 개봉공원, 푸른수목원, 안양천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호선 오류동역을 통해서는 용산역까지 22분, 시청역까지 30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인천역까지는 4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의 지하철 7호선 천왕역과 온수역을 이용하면 강남권 및 광명시와도 접근이 수월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하며 사업지에서 도보로 오류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척스카이돔, 디큐브시티,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매봉산, 개웅산, 천왕산, 궁동 생태공원, 푸른수목원 등의 녹지공간 또한 풍부하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롯데마트 구로점 등 대형 쇼핑공간과 구로 성심병원 등 대형병원 이용도 편리하다. 오류동 아델리아가 들어서는 오류동 주변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종사자가 16만여명에 달하고, 서울한영대학교·동양미래대학교·유한대학교·성공회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인접하고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분양 좋고
시세도 좋아

구로구 오류동은 각종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더욱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출 예정이다. 2018년 구로구 구정 운영방향에 따라 오류동역 일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8만4139㎡ 부지의 행복주택 4개동과 오류 1동 주민센터 복합화사업, 오류시장 정비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첨단 ICT산업단지로 변모할 온수산업단지의 개발과 고척동에 조성되는 2214여가구의 고척뉴스테이, 개봉동 일대 1089여 가구 규모의 개봉뉴스테이도 진행 중이다.
 

▲중랑역 더샤이닝(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대운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중랑역 더샤이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랑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열 걸음 거리에 사업지가 있기 때문이다. 고품격 주거공간을 지향하는 중랑역 더샤이닝은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선호되는 소형 오피스텔이다. 

공동주택 복합건물로 지하 1~2층은 근린생활시설, 3~10층은 오피스텔 88실, 11~14층은 소형공동주택 44세대로 각각 구성돼 있다. 단지 반경 3km 이내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를 비롯해 카이스트 서울캠퍼스와 삼육보건대가 위치해 서울에서 대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에 해당된다. 이들 7개 대학교의 재학생 숫자만 약 6만명 이상이다. 

대학교 밀집지역의 현황을 반영하듯 동대문구 원룸의 임대료는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50만~60만원에 달한다. 입주민 편의시설이 구비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료가 약간 더 높다고 보면 된다. 

중랑역은 청량리역과 회기역에서 한두 정거장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동부간선도로 등이 있어 강남 출퇴근이 편리하다. 따라서 동대문구의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과 도심 출퇴근 직장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측면이 중랑역 더샤이닝의 핵심 포인트이다.

또한 이 지역은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실수요자가 생활하기에 편리하다. 망우로를 중심으로 홈플러스, 이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CGV, 메가박스, 엔터식스와 중랑아트센터 등의 문화시설까지 쇼핑·문화·복합공간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소위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하다. 
 

▲신사역 멀버리힐스(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하나자산신탁은 자사가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신사역 멀버리힐스’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신사역 도보 1분 거리에 조성되는 오피스텔 단지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27-2·4·6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지상 8~13층 주거동과 지하 8층~지상 14층 근린생활시설동 등 총 2개동 연면적 약 2만5050㎡ 규모로 조성된다. 이번 분양물량은 오피스텔 전용 20~33㎡ 총 83실(예정)과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 30~37㎡ 총 12가구(예정)다. 

하나자산신탁에 따르면 단지는 지하철 신사역을 이용해 압구정 2분, 종로3가 15분대, 광화문을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주변으로는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본부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현대제철, 더리버사이드호텔, 한국야구르트, 셀트리온, KCC건설 등 약 9만여 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단지는 1인 가구에 최적화된 설계가 적용된다. 빌트인 가구 및 가전을 비롯해 ‘듀얼 스페이스’ 설계를 적용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또 건물 벽면을 태양광으로 설치해 약 10%대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옥상에는 별도의 옥상정원도 마련된다.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796.22㎡ 규모다. 층별 구성은 지하 1~2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1~4층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층별 4세대로 4개층 총 16세대로 공급된다. 1층은 테라스형, 4층은 복층형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은 69.40㎡으로 동일하다. 80%대의 높은 전용률과 테라스, 복층 공간이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총 분양가는 2억원대(4층 복층형 제외)로 책정됐다. 인근에 한길찬공원이 근접해 있으며, 석성산 조망권도 가능하다.

브랜드보다 생활편의성
고급화보다는 시공능력

최근 일대의 연이은 대형 개발호재로 용인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의 투자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먼저 2020년 개원 예정인 용인 동백세브란스병원이 있다. 755병상의 상급 종합병원으로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바이오산업 기업이 대거 입주할 예정인 20만8000㎡ 규모의 용인연세의료클러스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택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약 448만㎡ 부지에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입해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월 80만장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자재와 장비 분야의 국내외 협력업체 50여개도 입주할 예정으로 약 1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마케팅 효과 
극대화 전략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도보로 통학 가능한 거리에 있어 다양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에버라인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는 서울 강남권을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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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