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지팡이’ 경찰, 체력시험 꼼수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1:21:57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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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민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경찰이 최근 체력시험을 두고 입길에 올랐다. 경찰 공무원 준비생들은 체력시험 과정이 정당하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일요시사>가 경찰 준비생 카페에 들어가봤다. 
 

▲ 경찰공무원 체력 검정

최근 “경찰 체력시험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범죄자들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 외부에선 경찰 체력실기시험 규정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경찰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시험 과정이 허술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경찰공무원 관련 카페서 체력시험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각 지방청과 감독관마다 규정 자세가 어긋난다거나 탄산마그네슘가루(이하 탄마가루)를 사용해도 검사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지적이다. 

카페서 공유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 종목은 총 5가지다.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좌·우 악력 등으로 해당 개수에 맞춰 1점부터 10점까지 부여한다. 체력검사의 평가 종목 중 1종목 이상 1점을 받을 경우에는 불합격으로 처리하며 체력 검사의 평가 종목에 대한 구체적인 측정 방법은 경찰청장이 정한다고 명시돼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 A씨는 “자세한 규정은 각 청마다 다르고 학원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페서 시험 후기를 살펴보면 각 지방청과 감독관마다 미묘하게 다르단 점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서 시험을 본 닉네임 O***는 “윗몸일으키기 할 때 감독관님들이 뒤에서 (정자세로 하라고)압박을 주긴 하지만 노카운트(갯수를 체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가진 않았다. 팔굽혀펴기 할 때에도 팔치기 하지 말라고 지적하며 노카운트 경고를 했지만, 결국 개수를 다 세줬다”고 말했다.

이어 “탄산마그네슘가루(이하 탄마가루) 확인도 안한다. 손 세정제랑 수건을 두긴 했지만 (세정을)안 해도 (하지 말라고)말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규정상 체력 시험 시 장갑이나 손 미끄럼방지 가루(탄마가루)는 사용이 금지되며, 체력시험에 영향을 미치는 보조장구(기구)는 착용할 수 없다. 탄마가루는 손의 마찰력 증대를 위해 운동선수들이 많이 사용한다.

특히 체조선수나 라켓을 이용하는 선수들이 그립이 빠지지 않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손에 땀이 많은 사람의 경우 탄마가루를 바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찰시험 준비생들은 탄마가루 사용 여부에 따라 최대 5kg이나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공무원임용령시행규칙 제 34조 2에 따르면 10점(61점이상), 9점(60~59), 8점(58~56), 7점(55~54), 6점(53~31) 등 차이가 크지 않다. 악력 테스트를 할 때 5kg이 향상된다면 2점을 더 받을 수 있다. 응시자들에게는 1, 2점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점수다. 

탄마가루 안 바른 사람이 손해?
규정자세 어긋나도 경고로 끝나

경찰 응시자 관련 카페에서는 감독관 몰래 티나지 않게 탄마가루를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가령 손 세정제로 손을 씻어내는 척 하면서 탄마구를 일부 남겨 사용하거나, 손 세정제로 손을 씻은 후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하고 몰래 탄마가루를 바르라는 것이다. 다양한 편법이 공유되고 있는 것.

악력점수 6점을 받은 닉네임 프**는 “시험 당일에는 탄마가루를 썼다. 같은 시험 당일이라도 감독관들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어느 곳은 개별적으로 손 세정제를 짜주고 흰가루를 확인했다고 하는데, 또 다른 곳은 뒤에 세정제 있으니 확인을 안했다”며 “저는 하늘이 도와 후자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에는 (탄마가루를)절대 쓰면 안 된다고 써있지만 다들 쓰는 것 같았다. 안 챙겨 갔는데 다들 바르고 오길래 빌려서 썼다”고 덧붙였다. 

시험 응시생들은 탄마가루 사용 금지에 관한 규정을 알고 있지만 허술한 감독관 관리를 틈타 사용해온 것이다. 

반면 경찰청 관계자는 “손 세정제를 비치하기 때문에 탄마가루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경찰시험 응시생들은 탄마가루 사용여부 관리 감독 뿐 아니라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에 대한 기준 불분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팔굽혀펴기는 센서는 부착한 판에 신체가 터치되면 해당 기계에 개수가 측정된다. 감독관들은 응시생들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을 경우 측정된 개수를 차감시킨다. 그런데 감독관에 따라 응시생들의 꼼수가 통하기도 하기 때문에 응시생들은 다양한 꼼수 규정이 통일이 안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팔굽혀펴기는 웨이브(일직선이 아닌 신체를 물 흐르듯이 하는 행위)와 배치기(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하는 행위), 윗몸일으키기는 팔치기(팔의 반동으로 복근의 힘을 덜어 주며 속도를 올리는 것) 등 (다양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어느 한 누리꾼은 “모두 FM이면 FM, AM이면 AM 기준에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다. 경찰 체력시험이 복불복이기 때문에 운만 좋으면 점수가 잘나올 수 있다. 필기는 몰라도 실기부터 면접까지는 어디에 줄을 서고 어느 방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육 매뉴얼을 제공할 순 없지만 현직 경찰관들이 시험 감독관으로 투입돼 체력 시험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배치기 등 허용

한 시민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체력 시험 기준 관련해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철수(가명)씨는 “가슴으로 찍는 건지, 복근으로 찍는 건지 모르겠다. 감독관마다 다르며 탄마가루는 새가슴만 안 바른 것이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남녀 다른 체력 시험, 기준 같아지나?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으로 인해 여경의 체력 기준이 입방아에 올랐다. 유럽·영미권 국가에 비해 너무 낮은 기준으로 인해 현장에서 피의자를 제압하지 못했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체력 기준 상향과 동시에 물리력 사용기준을 마련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경찰청은 내년부터 경찰대학과 간부후보생 체력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개선방안은 남녀 체력기준을 높이고 남녀 격차를 줄임으로써 여성의 팔굽혀펴기 자세를 남자와 동일하게 정자세로 변경하는 등 여경 체력 기준을 높이는 데 목적을 뒀다. 이 기준은 2022년 채용 때부터 순경 공개채용 체력시험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경찰은 점차 기준을 선진국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서 “우리 체력 기준이 선진국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선진국 수준에 맞게 점점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이 경찰에게 우월감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기준도 있기 때문에 경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체력기준을 갖출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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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