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르노삼성차 사태

11개월 걸렸는데…한국GM처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르노삼성차 사태가 시계 제로(0) 상황에 접어들었다. 노사가 진통 끝에 만든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서 최종 부결되면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태다. 르노삼성차의 미래를 두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르노삼성차 사태를 조명했다.
 

▲ 집회 갖는 르노삼성 노조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차) 사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노사갈등의 불똥이 지역경제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으로까지 튀는 모양새다. 결국 노사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재점화되면서 르노삼성차 사태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갈등

지난 16일 르노삼성차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618일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임단협 협상 시작 이후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28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진행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시간당 생산량 감축 등 근무 강도 개선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협상 과정서 노조 집행부가 교체됐고 사측 대표도 두 차례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노사의 잠정합의안은 40여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나왔다. 합의안에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이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중식대 보조금을 350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성과급은 총 976만원에 생산격려금 50%를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이익배분제(426만원), 성과격려금(300만원), 임단협 타결을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100만원), 특별격려금(100만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50만원) 등이다. 핵심쟁점인 전환배치와 관련해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내용을 잠정합의안에 넣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21일 조합원 2219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벌였다. 결과는 찬성 47.8%, 반대 51.8%로 부결. 결과는 부산공장 조합원보다는 영업부문 조합원의 반발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산공장에서는 찬성이 52.2%로 우세했지만 영업부 쪽에서는 반대가 65.6%로 높았다.

임단협 최종 투표 부결
영업지부서 반대 높아

르노삼성차의 노사갈등은 지난 11개월 동안 팽팽했다. 지난해 6월 임단협 협상을 시작하고 같은 해 10월 노조는 처음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르노삼성차 노조의 부분파업은 62차례, 누적 파업시간은 250시간에 이른다. 사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갈등이 해결되지 않자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와 부산상공회의소(이하 부산상의)는 지난 2월 르노삼성차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특히 협력업체들은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이후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11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많은 중소·영세 협력회사들은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사업 존폐의 기로에 몰려 있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르노삼성차 노사가 상생DNA와 건강한 노사문화를 하루빨리 회복해 부산공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이뤄줄 것을 당부했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지난 27일, 르노삼성차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파업이 계속되는 상황서 르노삼성차와 로그의 후속 생산차량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경고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모조스 부회장이 직접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 방문해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물량 배정 등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2차 집중교섭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 과정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물량 절반을 차지했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6만대로 줄어드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26년간 르노삼성차에 몸담았던 이기인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나며 손편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심경을 전했다. 그는 편지에 르노삼성차가 작지만 강한 회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르노삼성차는 국내 본사에 소속된 공장이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나온 것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노조 투표가 진행되기 전에는 합의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사회와 협력업체는 합의안이 통과되면 내년 신차 수출물량 확보 등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합의안이 끝내 부결되면서 지난 11개월 동안 이어온 노사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통과 예상 높았지만 결국…
협력업체·지역경제 충격

이번 투표로 르노삼성차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먼저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12월이면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데 내년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노사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르노그룹 본사는 대안으로 스페인의 바야돌리드공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로그 생산량(107245)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총생산량(227577)47.1%를 차지한다. 수출 쪽은 더 암담하다. 지난해 전체 수출차량(137193)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에 육박했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출시 예정인 크로스오버차량(CUV) XM3 수출 물량 확보를 노렸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이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같은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부산상의는 지난 22일 긴급성명을 내고 르노삼성차 노사가 회사를 살리고 지역경제와 협력업체를 위한 합의안을 어렵게 도출했지만 최종 투표서 부결돼 안타깝다르노삼성차 노사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협상테이블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법 없다

르노삼성차의 정상화를 기대했던 협력업체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번 합의안 부결이 협력업체에 큰 후폭풍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매출은 부산 지역내총생산(GRDP)8% 이상, 부산 총 수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인원도 직접 고용이 4200여명,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9000여명에 이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