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속’ 의정부 가족 사망 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0:43:54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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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막내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생활고에 시달린 가장이 아내와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화목하다고 알려진 이 가족은 채무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범행 동기가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막내아들만 남겨진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 <일요시사>가 사의 전말과 의문점에 대해 알아봤다. 
 

▲ 의정부 일가족 살인 사건 현장

“사망 전날 가족들은 부둥켜안고 울었다.” 의정부 일가족 사망 가족 중 혼자 남은 막내아들의 진술이다. 생활고에 힘들었던 가족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슬픔을 달랬지만 가장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을 맞았다. 

화목했던 가정

최근 일어난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은 가족 간의 갈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사건이다. 의정부 가족의 구성원은 4명으로 이뤄졌다. 아버지 A(50)씨, 어머니 B(46)씨, 딸 C(17)양과 막내아들 D군(15). 이들은 평소에 대화도 많았으며 큰 다툼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CCTV에는 A씨가 B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차를 태우고 가는 모습이 담기는 등 다정한 모습이 남아있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 늦잠을 자고 일어난 D군은 안방에 숨진 상태인 A씨, B씨, C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다. 세 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와 혈흔이 있었고 현장서 흉기도 나왔다.  

A씨는 경기도 포천시에 목공예점을 7년간 운영했지만 경영난을 겪었다. 그는 불경기 여파로 인해 수금이 제대로 되지 않자 결국 사업을 접었다. 억대 부채까지 떠안게 된 A씨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도 시내 점포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채무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서 사건 2~3일전 A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확보했는데 돈을 급하게 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사건 당시 A씨, B씨, C양은 새벽 4시까지 C양의 방에서 대화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D군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새벽 4시경 D군의 방문을 열고 “내일 학교가라, 월요일이니 준비해라” “공부하느라 힘들지?” 등의 말을 하고 방을 나갔다.

경찰 추정에 의하면 D군이 잠이 든 사이 A씨가 방에 들어와 B씨와 C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서서 몸싸움을 하거나 움직일 경우 혈흔이 사방으로 튀게 된다. 하지만 이 방에는 사방으로 튄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침대에 누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 부검결과 B씨에게는 방어흔이 보이지 않았지만 C양에게는 방어흔이 보였다. B씨는 누워있는 상태서 전혀 반항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수면 중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C양 같은 경우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C양의 복부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남아있었다. 

생활고 시달리다 아내와 딸 살해
본인은 마지막 스스로 목숨 끊어

경찰은 부검 결과 아버지 A씨의 목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와 함께 주저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주저흔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해 남긴 상처를 뜻한다.


A씨가 왜 막내아들인 D군만 남겨뒀는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으로 대를 이을 아들을 부모님께 맡겨 놓고 본인들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딸도 아버지와 다른 사람인데 생명권을 아버지가 좌지우지해도 된다는 방식의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벽 4시까지 숙제를 한 D군이 굉장히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이었기 때문에 A씨가 내심 대를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선택이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가족 진술에 따라 부채 규모를 파악해보니 약 2억원가량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를 담보로 제1금융권서 1억6000만원, 제3금융권서 4000만원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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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금융권 대출 이율을 고려하면 매월 이자가 200만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 내 유일하게 돈을 벌어오는 사람은 B씨뿐이었다. B씨는 식당서 매달 150만원 내외로 이자, 자녀양육, 식비 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A씨는 파산 신청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파산 신청을 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것도 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사건 하루 전 관련 기간에 파산, 회생신청 절차와 필요한 서류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의 통신기록이 나왔다.

만일 A씨가 생각한대로 개인 파산이나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면 법이 정한 일정 금액을 변제하며 채무에 대한 부담도 벗을 수 있었다. 현재 재산 수준이 일반 재산 1억1800만원, 금융 재산 5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채무, 주 소득자 사망, 질병 등 어려움을 겪을 경우 4인 가구 기준 119만원의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다.

파산신청 문의

의정부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와의 인터뷰서 “숨진 일가족이 시청에 상담을 요청하지 않아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확인했을 때 지원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긴급생계비 뿐 아니라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심리 상담이나 시민단체에 연계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기회조차 없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버지와 동반자살 시도
혼자 살아남은 아들은?
 
생활고에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부양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A씨가 아버지와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한 후 혼자 살아남아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 대전지방법원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숨진 아버지가 ‘아들과 함게 목숨을 끊는다’는 동의가 없었다고 판단해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18일 오전 1시9분경 충남 태안군 고남면서 운전하던 승용차를 바다에 빠뜨려 함께 탄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다.

A씨 부자는 사고 직후 해경에게 구조됐으나 아버지는 이송 도중 숨졌다.

그는 “많은 빚과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부양하는 어려움 등을 비관해 아버지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서 검찰은 “수영도 못하는 아버지를 고의로 익사시킨 사건”이라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숨기기 전까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함께 목숨을 끊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살해 고의성을 인정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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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