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속’ 의정부 가족 사망 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0:43:54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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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막내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생활고에 시달린 가장이 아내와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화목하다고 알려진 이 가족은 채무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범행 동기가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막내아들만 남겨진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 <일요시사>가 사의 전말과 의문점에 대해 알아봤다. 
 

▲ 의정부 일가족 살인 사건 현장

“사망 전날 가족들은 부둥켜안고 울었다.” 의정부 일가족 사망 가족 중 혼자 남은 막내아들의 진술이다. 생활고에 힘들었던 가족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슬픔을 달랬지만 가장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을 맞았다. 

화목했던 가정

최근 일어난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은 가족 간의 갈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사건이다. 의정부 가족의 구성원은 4명으로 이뤄졌다. 아버지 A(50)씨, 어머니 B(46)씨, 딸 C(17)양과 막내아들 D군(15). 이들은 평소에 대화도 많았으며 큰 다툼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CCTV에는 A씨가 B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차를 태우고 가는 모습이 담기는 등 다정한 모습이 남아있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 늦잠을 자고 일어난 D군은 안방에 숨진 상태인 A씨, B씨, C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다. 세 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와 혈흔이 있었고 현장서 흉기도 나왔다.  

A씨는 경기도 포천시에 목공예점을 7년간 운영했지만 경영난을 겪었다. 그는 불경기 여파로 인해 수금이 제대로 되지 않자 결국 사업을 접었다. 억대 부채까지 떠안게 된 A씨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도 시내 점포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채무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서 사건 2~3일전 A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확보했는데 돈을 급하게 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사건 당시 A씨, B씨, C양은 새벽 4시까지 C양의 방에서 대화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D군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새벽 4시경 D군의 방문을 열고 “내일 학교가라, 월요일이니 준비해라” “공부하느라 힘들지?” 등의 말을 하고 방을 나갔다.

경찰 추정에 의하면 D군이 잠이 든 사이 A씨가 방에 들어와 B씨와 C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서서 몸싸움을 하거나 움직일 경우 혈흔이 사방으로 튀게 된다. 하지만 이 방에는 사방으로 튄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침대에 누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 부검결과 B씨에게는 방어흔이 보이지 않았지만 C양에게는 방어흔이 보였다. B씨는 누워있는 상태서 전혀 반항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수면 중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C양 같은 경우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C양의 복부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남아있었다. 

생활고 시달리다 아내와 딸 살해
본인은 마지막 스스로 목숨 끊어

경찰은 부검 결과 아버지 A씨의 목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와 함께 주저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주저흔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해 남긴 상처를 뜻한다.


A씨가 왜 막내아들인 D군만 남겨뒀는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으로 대를 이을 아들을 부모님께 맡겨 놓고 본인들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딸도 아버지와 다른 사람인데 생명권을 아버지가 좌지우지해도 된다는 방식의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벽 4시까지 숙제를 한 D군이 굉장히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이었기 때문에 A씨가 내심 대를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선택이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가족 진술에 따라 부채 규모를 파악해보니 약 2억원가량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를 담보로 제1금융권서 1억6000만원, 제3금융권서 4000만원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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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금융권 대출 이율을 고려하면 매월 이자가 200만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 내 유일하게 돈을 벌어오는 사람은 B씨뿐이었다. B씨는 식당서 매달 150만원 내외로 이자, 자녀양육, 식비 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A씨는 파산 신청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파산 신청을 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것도 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사건 하루 전 관련 기간에 파산, 회생신청 절차와 필요한 서류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의 통신기록이 나왔다.

만일 A씨가 생각한대로 개인 파산이나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면 법이 정한 일정 금액을 변제하며 채무에 대한 부담도 벗을 수 있었다. 현재 재산 수준이 일반 재산 1억1800만원, 금융 재산 5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채무, 주 소득자 사망, 질병 등 어려움을 겪을 경우 4인 가구 기준 119만원의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다.

파산신청 문의

의정부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와의 인터뷰서 “숨진 일가족이 시청에 상담을 요청하지 않아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확인했을 때 지원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긴급생계비 뿐 아니라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심리 상담이나 시민단체에 연계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기회조차 없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버지와 동반자살 시도
혼자 살아남은 아들은?
 
생활고에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부양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A씨가 아버지와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한 후 혼자 살아남아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 대전지방법원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숨진 아버지가 ‘아들과 함게 목숨을 끊는다’는 동의가 없었다고 판단해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18일 오전 1시9분경 충남 태안군 고남면서 운전하던 승용차를 바다에 빠뜨려 함께 탄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다.

A씨 부자는 사고 직후 해경에게 구조됐으나 아버지는 이송 도중 숨졌다.

그는 “많은 빚과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부양하는 어려움 등을 비관해 아버지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서 검찰은 “수영도 못하는 아버지를 고의로 익사시킨 사건”이라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숨기기 전까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함께 목숨을 끊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살해 고의성을 인정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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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