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말6초’ 개성공단 빛과 그림자

추락의 끝? 끝 모를 추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방북의 문턱을 넘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당시 입주 기업인들은 갑작스러운 폐쇄 통보에 닥치는 대로 짐을 챙겼다.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물품을 차량에 묶어 이동했던 장면은 결정적이었다. 이들은 오랜 인고의 시간 끝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재기를 꿈꿔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공장 재개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 개성공단 근로자들 ⓒ사진공동취재단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 땅을 밟게 됐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2016년 2월 폐쇄됐다.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지난 정부 당시 세 차례, 현 정부 들어 여섯 차례 방북을 신청했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정부는 지난달 30일 개성공단 투자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했다”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시작

입주 기업인들로 구성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만시지탄이지만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대북제재와 무관한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은 진즉 허용하는 것이 마땅했다”며 “그동안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유보조치를 해왔던 것은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방문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3년 이상 방치된 공장 및 기계의 설비를 점검하고 보존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실질적 점검이 가능한 방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기업협회 홈페이지 회원 현황에 따르면 입주기업은 모두 128개로 이들의 현주소는 그리 밝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1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환경 및 향후전망 조사’를 실시했다. 입주기업 중 108개사가 대상이었다.


입주기업 86.2%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76.9%는 ‘중단 이전 대비 악화’, 9.3%는 ‘사실상 폐업 상태’다. 이들은 경영상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영자금 부족을 꼽았다. 뒤이어 거래처 감소에 따른 주문량 부족과 설비 부족 등을 언급했다.

이들의 답은 지난해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개성공단기업 최근 경영상황 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입주기업의 경영상 처한 어려움은 경영자금, 주문량, 설비자금 순이었다. 기업 상황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악화일로라는 해석이다.

8전9기 방북 승인, 재개 실마리?
개성공단기업, 경영 환경 악화

재입주 의사에 대해선 98.2%가 답했다. 세부적으로 무조건 재입주는 지난해 26.7%서 56.5%로 상승했다. 조건부 재입주(남북합의 등 재가동 조건 확인)는 69.3%서 41.7%로 하락했다. 이들 중 66.7%는 재가동 선결조건으로 ‘국가의 손실보장 근거규정 마련’을 제기했다.

입주기업들의 73.2%는 현 정부 임기 내 공단 재가동을 예상했다.

지난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당시 입주 기업들은 추산 피해 금액을 1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7861억원을 실제 피해액으로 산정, 피해자금 550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기업 대부분이 경영상황 악화에 빠지면서 지원금의 의미는 희석됐다.

이들 기업은 개성공단 재개 시 지원금을 전부 상환해야 한다.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의 완전한 가동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개성공단 재개 여부는 대북제재와 남북 및 북미 관계의 교착 등 다소 복잡한 상황에 얽혀 있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장관은 지난 18일 개성공단 기업들의 방북 승인에 대해 “가냘픈 희망과 같은 것들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개성공단 풍경 ⓒ사진공동취재단

비대위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공단 재개에 미국의 동의가 전적으로 필요한 만큼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다음 달 10∼15일 미국 하원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설명회에 참석하게 된다.

정기섭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은 지난 21일 “비대위가 행사를 추진했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공식 초청을 받아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협회 측에서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동참을 요청해 함께 참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협회는 미국 현지 언론 인터뷰와 공단 관계자들과의 면담, 교포기업인 간담회 등도 진행할 방침이다.

대북제재, 전면 나서 미국 설득
교착국면 타개 기점 관전 포인트

공단 측의 적극적인 대미 활동은 대북제재와 맞닿아 있다. 미국의 제재 유지 원칙은 견고하다.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제재 유지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상징한다. 다만 정부의 방북 승인을 미뤄봤을 때, 한미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서 “미국과 필요한 내용들을 공유했고, 미국도 우리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방북 기업인의 규모와 공단 상황을 감안해 3개조를 편성, ‘한 조당 하루 이상 공단 점검’을 통일부에 요청했다. 정 회장은 지난 21일 “한꺼번에 전 기업이 다 들어가기는 어렵다”며 “3개 조 정도로 나누고 날짜를 달리해서 방북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개성공단 풍경 ⓒ사진공동취재단

협회 관계자는 지난 21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개성공단 중단 이후 첫 방문으로 (공장 설비 등에 대한) 정밀점검과 보존대책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번에는 육안으로 보게 돼 정밀점검은 힘들 듯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이 정밀점검과 보존대책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통해) 실무협의와 고위급회담 등 공장 재개를 위한 실마리가 생겼으면 한다”며 “현재 남북이 교착국면에 있지만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 국면이 타개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교착 타개

관계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당시 신한용 개성공단 기업협회장과 정기섭 협회 명예회장 등이 연락사무소에 방문했지만, 개성공단을 멀리서 바라만 봤을 뿐 실제로 들어가 보지 못했다”며 “어느 누구도 중단 이후 개성공단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기업인들에게 공장은 자식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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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