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단독 후… 한국자산신탁 불공정약관 철퇴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0:11:36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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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특약 무효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약서가 ‘불공정약관’이라며 철퇴를 가했다. <일요시사>는 앞서 한국자산신탁의 갑질과 불공정약관 의혹 등을 연속 보도한 바 있다.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약서가 불공정약관으로 판명되면서 유사한 신탁계약서를 사용했던 부동산신탁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신)의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서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자신의 신탁계약서와 특약사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된다. 공정위는 한자신의 신탁계약서 특약사항의 일부 조항이 약관법을 위반한 불공정약관이기 때문에 무효로써 수정 및 삭제 조치를 내렸다. 

30년 만에 
처음 판단 

<일요시사>는 앞서 한자신이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13번지 지상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 및 분양사업’(이하 대구 두산동 신축 분양사업)서 위탁자의 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의혹을 제기했다(<일요시사> 1160호 ‘한자신의 이상한 영업’ 참조).

한자신은 부도난 시공사에게 허위 공사대금을 위탁자 동의 없이 지급한 의혹이 있다. 시공사의 하도대금 미지급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방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추가공사가 없었음에도 공사비를 증액하는 등 신탁사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한자신이 선관주의·충실의무를 위반해 위탁자의 신탁재산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대구 두산동 신축 분양사업의 위탁자인 정유경씨는 “한자신이 선량한 위탁자의 재산을 마음대로 유용해 피해를 입었다”며 “신탁계약서에 있는 부당한 면책 조항으로 위탁자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갑질 의혹 최초 보도 이후 공정위 조사
신탁계약서 무효 판단…업계 파장 예상

정씨는 지난해 8월31일 공정위에 한자신의 신탁계약서와 특약사항이 불공정약관이라며, 약관심사를 청구했다. 공정위는 9개월여 만인 지난 17일 정씨와 한자신이 체결한 신탁계약서가 불공정약관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공정위 문건에 따르면 정씨가 약관심사를 청구한 18개 조항 중 13개(약관 4개 조항, 특약사항 9개 조항)가 불공정약관으로 무효인 것으로 나타났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심사 결과 통지문

▲약관 제11조(건물·건축 등) 제3항= 수탁자가 신탁재산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위탁자가 시공사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무효)

▲약관 제15조(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수탁자가 신탁건물의 건축공사, 신탁재산의 처분·관리·운용, 그밖의 신탁사무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 처리한 경우 신탁기간 중 또는 신탁 종료 후 위탁자, 수익자, 우선 수익자 및 그 상속인에게 손해가 발생되더라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무효)

금감원도
“문제 있다”

▲약관 제21조(하자담보 책임 등)= ①위탁자는 신탁기간 중 또는 신탁 종료 후 그 신탁한 토지에 하자가 있거나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된 경우 그 책임을 진다.(무효)


②수탁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써… 신탁부동산에 대해 발생된 하자 및 그 하자가 있음을 원인으로 위탁자 또는 수익자에게 발생된 손해 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무효)

▲특약사항 제22조(시공사의 부도, 파산 등)= ① 丙(병-시공사)은 공사를 중도 포기할 수 없다. 다만 丙의 부도, 파산, 인수, 합병 등의 사유로 인해 공사 중단, 지연으로 예정 공기에 공사를 완공하기 어렵다고 乙(을-신탁사)이 판단하는 경우 丙은 건축물의 공사를 중지하고, 공사 현장을 乙이 지정하는 자에게 즉시 명도해야 한다. 이 경우 乙은 공사 도급 계약을 해지·해제하고 예정 가격 및 계약 조건을 제시해 乙의 내부 규정서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시공사를 재선정할 수 있다. 甲(갑-위탁자)과 丙은 이에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무효)

③ 제1항과 같이 공사중단, 지연 또는 丙이 공사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 ‘본 사업’ 및 ‘본 신탁계약’과 관련된 丙의 모든 권리행사는 즉시 중단된다. 丙은 새로운 시공사 선정 등으로 인한 입주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등 乙에게 발생한 모든 손해를 부담해야 하며, 본 사업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본 사업의 정산 시에 일괄 정산하기로 한다.(무효)
 

▲ 일요시사는 지난해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약서 11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불공정약관 의혹을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약서가 불공정약관이라고 판단했다.

⑥ 본조에 의한 공사도급계약의 해지, 시공사 변경 및 그에 따른 사업비(공사비 등)의 증가 등 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乙이 행한 일체의 행위 및 그 결과(공사비 정산 포함)에 대해 甲, 丙 및 丁은 乙에게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무효)

▲특약사항 제29조(사업시행자의 권한)= 乙이 본 신탁계약의 각 규정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령 및 사업인허가 조건의 이행, 본 사업 관련 민원의 발생 및 분양관련 일체의 사항, 각종 용역계약 및 소송, 자금조달 등으로 비용 또는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그 면책을 위해 乙이 본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乙이 부담하는 비용 발생 시 乙은 이를 甲의 부담으로 신탁재산에서 집행하되, 신탁재산으로부터의 집행이 어려울 경우 丙이 이를 책임지고 甲에게 대여하거나 직접 乙에게 대지급하기로 한다.(무효)

▲특약사항 제30조(면책조항)= ① 乙이 본 사업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 처리하는 모든 업무 및 그 결과는 甲에게 귀속된다. 이에 대해 甲은 일체의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무효)

② 본 사업과 관련해 乙의 귀책사유가 아닌 사유로 乙이 부담하는 비용 또는 乙에게 손해배상(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귀책사유가 있는 甲 또는 丙이 이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乙은 乙의 부담비용 또는 손해배상(손실) 상당액을 신탁재산서 우선 충당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수익자는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무효)

③ 신탁등기의 유효성은 우선 수익자가 점검, 확인해야 한다. 수탁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신탁법」 제8조에 의한 사해신탁에 의거 본 신탁계약이 취소되거나, 「신탁법」 제22조서 규정한 신탁 전의 원인으로 발생된 권리의 실행으로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변동이 있는 경우 乙은 (우선)수익자에 대해 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무효)

선관주의
충실의무 위반

▲특약사항 제32조(기타)= ① 어떠한 원인에서든지 본 신탁계약의 일부 용어, 약정, 조건 또는 규정이 불법이거나 무효이거나 집행 불가능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본 신탁계약의 나머지 조항은 유효하고 집행 가능하며 완전한 효력을 갖는다.(무효)

② 본 신탁계약의 내용은 법령에 위배되지 않으며, 乙에게 효력을 가지는 법원의 재판, 행정기관의 행정처분이나 신탁감독기관의 관련 지침과 지도 등에 위배되지 않도록 변경·처리될 수 있음을 甲, 丙 및 丁은 이해하고 보장한다.(무효)

<일요시사>는 한자신의 신탁계약서 견본 2부(분양형·차입형)와 복수의 위탁자와 체결한 신탁계약서 11건을 입수해 비교·분석한 결과, 한자신의 신탁계약서가 공정위서 정한 불공정약관의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일요시사> 1183호 ‘한자신 불공정약관 의혹 추적’ 참조). 


약관 심사한 18개 조항 중 13개 불공정
11개 부동산신탁사 계약서 수정 불가피

당시 <일요시사>는 한자신의 신탁계약서 특약사항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거나 부당한 면책 조항으로 위탁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갑질 계약이라고 보도했다. 법조계에선 한자신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을 특약에 넣음으로써 약관규제법을 우회적으로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약관심사 결과 <일요시사> 보도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공정위가 한자신의 신탁계약서 일부 조항을 무효라고 결정하면서, 위탁자들의 피해 구제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법 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에 따르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해 현저하게 공정성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정했다.

한자신은 공정위 결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자신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한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정위가 부동산신탁 시장이 열린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특약사항을 약관으로 본 것이다. 부동산신탁업계 전체가 함께 논의해야 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면 수정
후폭풍 예고


한자신 신탁계약서의 특약사항 일부가 불공정약관이라고 판단한 공정위의 결정은 부동산신탁업계에 큰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국내 11개의 부동산신탁사들이 한자신과 비슷한 신탁계약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신탁사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들은 여타 금융업과 달리 다루는 상품이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신탁계약서도 대동소이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11개의 부동산신탁사들의 신탁계약서 수정 및 삭제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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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