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텃세’ LG화학의 두 얼굴

밥그릇 뺏길라 ‘안절부절’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LG화학이 ‘배터리 기술 및 인력유출’을 놓고 경쟁사와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업계 1위 기업의 전형적인 텃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영업이익마저 반 토막 났다. 일각에선 배터리 분야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걱정해 후발주자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인력유출’을 놓고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 초 ESS 공장 화재로 영업이익마저 반 토막 나면서 당분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계속되는 악재
결국 소송전으로

최근 LG화학은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해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한 정황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곧바로 신학철 부회장이 사과문을 내놓으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악화된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15년부터 4년간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과 벤젠 등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과 이들 업체에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조사를 벌여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등 6곳이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한 정황을 확인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들 업체를 기소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4년간 조작하거나 가짜로 발급한 대기측정기록부는 1만3096건이다. 이 중 8843건은 실제 측정조차 하지 않았고 4253건은 측정값을 축소했다.

환경부는 대기기본배출부과금을 면제받기 위한 목적 등으로 측정치를 조작한 것으로 봤다. 현행법상 먼지와 황산화물의 측정치가 배출 허용 기준치의 30%를 초과하면 배출량에 비례해 부과금을 내야 한다. 

환경오염 조작 이어 배터리 소송전까지
매출 감소에 압박?…후발주자 발목 잡기

대기오염물질 조작 사실이 적발되면서 LG화학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곧장 신 부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내놓은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신 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 건강영향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대기오염물질 수치조작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벌어졌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인력유출을 통한 영업기밀 침해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2017년 10월과 2019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을 보내 인력유출에 따른 기밀침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LG화학이 소송을 통해 ‘발목 잡기’에 나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년 전에 시장에 진출한 선발주자 LG화학이 후발주자가 성장세를 보이자 미리 기선제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의 채용방식에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의 기밀유출도 LG 측의 억측이라고 말했다.

SK 측은 필요한 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확실하게 소명해나가겠다는 자신감까지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번 미국 법정 제소 건은 LG화학의 과한 문제제기며 국익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선제압
발목 잡기?

이번 갈등의 주된 이유는 인력유출과 핵심기술 유출이다. LG화학은 자신들의 주장을 방증하기 위해 올해 초 국내서 열린 대법원 승소 사례를 예로 들었다. 올해 초에도 SK이노베이션 전직자 5명을 대상으로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열었는데, 법원이 ‘영업비밀 유출 우려’와 ‘기술 역량 격차’를 모두 인정해 최종 승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5명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은 영업비밀 침해와는 거리가 있고 ‘전직자들이 당시 경쟁사와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양사는 국내 배터리 시장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 내에서는 LG화학이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품질과 안정성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한 선두주자라는 것.
 

▲ LG화학 배터리

지난달 24일 LG화학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서)경쟁사와의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 상황이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꾸준히 수주받고 있다”며 “단순 저가 공세가 아닌 제품 성능과 유연성, 안정성 등을 내세워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법정 소송전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이 저가 공세를 언급한 것도 결국은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또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출신의 최고경영자(CEO)인 신 부회장을 선임하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입지가 축소되는 것에 압박감을 느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내부서 역풍
직원 반응 냉담

실제로 LG화학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2.6%서 올 1분기 10.6%로 감소했다.

특히 신 부회장 선임 이후 남경 전기차 1배터리 공장 및 소형 배터리 공장 증설에 1조2000억원 투자가 결정되고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및 1조7800억원 상당의 그린본드 발행 등을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SK이노베이션과의 세계 시장 점유율 격차는 같은 기간 11.6%포인트서 8.7%포인트로 줄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동안 중국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사실상 중국시장 진입이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등 여러가지 악재서 시선을 떼놓기 위함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ESS 화재 4건은 모두 LG화학의 배터리서 발생했다. 이에 LG화학은 태양광 연계 배터리 충전 상한 감소 공문을 보내고, 올 1분기 ESS 관련 비용으로 1200억원을 지출했다.
 

▲ LG화학 공장

배터리 소송전에 대한 LG화학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모바일 앱 ‘블라인드’에는 연일 두 회사 간 소송전과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LG화학의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LG 측이 소장을 통해 ‘SK의 영업비밀 침해로 최대 59조원으로 추정되는 독일 폭스바겐사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서 패했다’고 주장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LG 직원들은 회사편을 들기는커녕 처우 개선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분위기다. 

사내 분위기도 냉담…경쟁사 응원하기도
고래싸움에 새우등…관련 업체들에 불똥

LG화학의 일부 직원들은 회사 측의 ‘핵심인력 빼가기’ 주장에 대해 “윗분들은 왜 이직하는지 진짜 모르느냐”며 “성과급도 부족하고 처우가 너무 안 좋은데 누가 열심히 하겠느냐”면서 소송 취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단순히 급여를 떠나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나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의견도 섞여 있다. 

오히려 이번 소송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서 LG 출신 경력직 채용을 중단할까봐 우려하는 게시글까지 등장하고 있다.  

LG화학 등 LG그룹 내부 블라인드 게시판의 분위기는 더욱 냉담하다. 역으로 SK이노베이션을 응원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업계 1위 LG화학서 2년간 SK로 76명이 옮겼으나 반대로 이직한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라는 반박 내용에 관해 LG그룹 직원들은 “LG가 안 되는 이유를 SK가 알고 있다”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가는 게 당연한 이치” “배터리 쪽이 얼마나 안 좋으면 현직자들이 SK이노를 응원하겠는가” “소송비용으로 성과급을 달라” “SK가 승소해도 사람 귀한 줄 모를 것” “직원을 미래가치로 보지 않고 소모품 취급한다” 등의 글을 쏟아냈다.

또한 LG그룹 직원들은 SK 측이 모든 구성원에 대한 철저한 보호 방침을 수립하고 대응한다는 방침을 수립하자, LG와는 반대되는 행보라며 부러워하는 눈치다. 이번 소송 관련 역풍이 LG그룹 내부서부터 불고 있는 셈이다. 

고래싸움에…
관련 기업 타격

업계 관계자는 “현재 두 업체의 인력·기술 빼앗기 논란에 2차전지 관련 중소기업 및 고객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양쪽 입장을 모두 들어봐야겠지만 LG화학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으니 경쟁사에 대한 견제가 도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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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