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꾼 한국타이어, 왜?
간판 바꾼 한국타이어, 왜?
  • 김정수 기자
  • 승인 2019.05.21 12:07
  • 호수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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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꾼다고 사람도 바뀔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한국타이어그룹이 간판을 바꾸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기술과 혁신 그리고 미래를 언급했다. 한편에선 3세 경영과 그룹이 봉착한 난관을 지목하기도 한다. 그룹의 사명 교체의 이유가 분위기 반전에 있다는 것이다. 무리한 확대해석이라는 경계도 공존한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사명 교체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첨단기술 기반의 혁신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이다. 그룹은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비롯해 계열사의 명칭도 바꿨다.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불리게 됐다. 지난 1999년 한국타이어제조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이름을 바꾼 지 무려 20년 만이다.

교체 이유는?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8일 “글로벌 브랜드인 ‘한국(Hankook)’을 반영한 통합 브랜드 체계를 구축해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의 사명을 변경하고 테크놀로지 기반의 혁신을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명 변경은 미래 산업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계열사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넘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개척에 도전하는 파괴적 혁신을 지속하게 해줄 초석을 다지기 위해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사명 변경에 따라 계열사들은 한국(Hankook)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배터리업체 아트라스비엑스는 ‘한국아트라스비엑스’로 바뀌었다. 1944년 창립된 아트라스비엑스는 한국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타이어용 몰드, 타이어 가류용 컨테이너, 정밀 부품 등을 영위하는 금형제조 전문 기업 엠케이테크놀로지는 ‘한국프리시전웍스’로 변경됐다.

타이어 제조 핵심 설비 전문기업 대화산기는 ‘한국엔지니어링웍스’로, IT서비스와 물류 엔지니어링 기업 엠프론티어는 ‘한국네트웍스’가 됐다.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는 ‘한국카앤라이프’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는 2017년 신설된 법인으로 수입자동차 부품, 정비 서비스, 딜러십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모델솔루션의 경우 사명이 유지됐다. 그룹은 “사업 영역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번 사명 변경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1993년 사업을 시작한 모델솔루션은 IT 기기와 전자제품, 의료기기 등의 프로토타입을 목업, 가공, 간이금형 등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제작하고 지원하는 회사다.

한국타이어는 사명 변경과 함께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그룹 차원의 쇄신과 더불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라는 해석이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그는 지난 3월 등기임원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경영서 손을 놓은 상태다.

20년 만의 사명 변경 ‘테크놀로지’
검찰 수사 등 앞두고 이미지 세탁?

현재 그룹은 장남과 차남의 투톱체제로 올라섰다.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은 등기임원에 재선임됐다.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역시 신규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장남과 차남 모두 등기임원이 되면서 3세 경영 승계가 매듭지어졌다. 각각 한국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과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된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은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받은 셈이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다만 과제는 산적하다. 그룹은 탈세 혐의와 관련된 검찰수사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정면으로 받았다. 사명을 변경한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 궤도 안착은 해당 논란의 추이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 1월 국세청의 한국타이어 탈세 고발로 사건을 배당받았다. 조사부는 지난 3월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3월 ‘사익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에서 한국타이어의 사익편취액을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개인 기준 273억원, 그룹 기준 49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7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사4국은 대기업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조사를 담당하는 특별 세무조사 전담 조직이다. 국세청은 한국타이어 특별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 일정을 연기했다. 조세범칙조사는 일반세무조사와 달리 명백한 세금탈루 혐의가 드러날 경우 진행된다.

갑자기 왜?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한국타이어는 그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지적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2018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타이어와 오너일가 지분 보유의 계열사를 사익편취 대상으로 봤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15일 한국타이어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지정된 기업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받게 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명 교체 이후… 때 아닌 상표권 다툼

한국타이어그룹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비판을 받고 있다. 유사한 사명을 일방적으로 빼앗는 ‘갑질’이라는 게 골자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새 이름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비슷한 사명의 기업이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의 기업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기존 케이앤컴퍼니서 2012년 해당 사명으로 변경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일반 주주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타이어그룹의 사명 변경 이후 인수설이 돌기도 했다. 또 한국테크놀로지가 자동차전장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혼돈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내부 법률 검토에 따라 상표권 등록 등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