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특별대담>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듣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5.20 10:12:35
  • 호수 12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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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향 폭주, 서민경제도 지나쳤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최근 여의도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서 핵심 중진의원으로 꼽힌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중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중진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23번째 생일을 맞아 중진역할론의 주인공인 이 부의장과 대담을 나눴다.
 

▲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일요시사와 대담을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정권과 여당의 실책을 직접 알린다는 취지다. 대장정은 여야4당이 주도한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시작됐다. 당시 국회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야가 극렬히 대치했다. 과연 국회 정상화의 길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일요시사>는 지난 16일 오후 4시 이주영 국회부의장실서 이 부의장과 허심탄회한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이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일요시사>가 창간 23주년을 맞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국회부의장 이주영입니다. ‘잉크 냄새가 아닌 사람 향기 나는 신문’ <일요시사> 창간 2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창간 23주년을 맞기까지 <일요시사> 발전을 위해서 도움 주신 많은 분들과 이용범 발행인을 비롯한 <일요시사>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일요시사>가 있게 해준 독자 여러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보임과 패스트트랙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선 국회의장단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국회 혼란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제의 시작은 여야4당이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억지로 묶어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2012년 당시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국회법 85조의2 안건신속 처리제, 즉 패스트트랙의 기본 취지는 민생을 위한 안건이 국회서 장기간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선거법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야합으로 처리하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사보임이 불법적으로 자행됐다고 보는 이유는?
▲국회법 48조 6항에 따라 사보임은 임시회기 중 불가하고 예외적인 경우,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법 해설> 책자에도 임시회기 중 개선 불가와 위원 개선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질병 등 위원회 활동이 곤란한 경우에 한정해 엄격히 운영돼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해당 위원이 질병 등 위원회 활동이 곤란하지 않았고 사보임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사보임을 팩스로 처리한 과정은 그야말로 불법적 상황이었습니다.

-사보임 문제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께 어떤 요청을 하셨는지?
▲저는 당시 문 의장께 “병상서 이 문제를 절대 다루지 마시라. 국회에 출근하셔서 여러 경로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결정을 해주시기 바란다” 이렇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아 국회 정론관에 가서 공개적으로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병상서 전격적으로 사보임 승인 결정을 해서 결국 무수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치 인생을 영예롭게 마무리하셔야 될 분이 이번에 큰 오점을 남기신 것이라 평가합니다.


여의도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황 체제’ 부상하는 중진역할론 핵심

-전자입법발의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입법발의시스템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합니다. 대부분 전자입법발의가 있는지조차 몰랐고, 그간 선례도 없었던 이 방법을 유독 논란이 많은 사안에 사용했다는 것이 꼼수로 의심받는 이유입니다. 이마저도 공수처법은 의안번호가 중복으로 등록돼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여야정협의체 재가동을 원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추진 시 여야4당과 정부는 한국당을 패싱했습니다. 그런데 원하던 대로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태우고 나니 민생을 빌미로 청와대가 여야정협의체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민생이 우선이었다면 왜 민생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는 데 그 오랜 시간 사활을 걸고 제1야당을 따돌렸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패스트트랙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신지?
▲그렇습니다. 패스트트랙 사안부터 대화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되면서 사보임을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보임을 당한 당사자가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것은 이전의 독선적 리더십에 대한 일침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 민주평화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도 새로이 선출됐습니다. 새로운 원내대표들이 각 당의 의견을 성실히 수렴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패싱 없이 모두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우리 국회의 상징인 돔(Dome)은 다양한 의견들을 하나로 잘 모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국회의 각 정당이 이 의미를 잘 새겨서 상호 소통하고,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의의 전당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국회부의장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의 상징인 ‘돔’의 의미는…
패싱 없이 모두 같이 머리 맞대야
 

-여야 고발정국에 대한 입장은?
▲앞서 밝힌 바대로 국회 질서유지의 책임이 있는 국회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수의 직원과 의원님들이 부상을 입었고, 우리 국회의원 300분 중에 100여명에 달하는 의원님들이 고발을 당하셨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폭력적 행동 하나 없었는데도 고발을 당했습니다. 불법성이 있는 사보임과 패스트트랙 지정 시도에 대해 이를 반대하는 쪽은 평화적 연좌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해머와 쇠지렛대가 등장했습니다. 불법 무기 반입과 사용, 의도적 폭력 행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지척거리에서 지켜보셨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지난 8일 제 지역구인 경남서 황교안 대표와 일정을 함께했는데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기록전시관을 방문, 평생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시고 금융실명제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정책을 단행하셔서 오늘날 투명한 경제거래가 가능하도록 하신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겼습니다.

대우조선 매각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간담회를 개최해 어려운 조선업계의 사정과 근로자들의 구조조정 상황에 대해 듣고 해결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왔습니다.

그날이 어버이날이었던 만큼 어르신들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피와 땀으로 번영을 이뤄주신 나라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어르신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잘 모시고, 더 발전된 나라를 후세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렸습니다. 또한 청년몰 상가 방문과 지반침하지역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방문하는 곳마다 현 정권의 실정으로 아우성입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장정이 마무리돼 전 국민의 목소리가 다 모아지면 더 실질적인 민생 살리기 정책 구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도 정책위의장을 2번이나 역임한 경험을 살려 당 정책 입안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호흡은?
▲당이 어려운 시기에 훌륭한 분들이 가장 적합한 자리서 소임을 다해주고 계십니다. 당원의 대표인 당 대표와 소속 국회의원의 대표인 원내대표는 모두 선출 절차를 거쳐 선택된 분들입니다.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 국회의원님들의 선택이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황 대표는 원외로서 전국을 돌며 밖에서 민생 대장정을 벌이고 계시고, 나 원내대표는 원내서 협상과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당에 딱 적합한 지도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부터 바로잡아야
황-나 호흡은? 야당에 ‘딱’

-문재인정부가 집권 2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헌법서부터 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서로 견제하고 감시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행정권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법·국제인권법 연구회’라는 좌파성향 단체 인사들로 장악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으로 사법부를 장악하고, 선거의 룰을 이행하고 감시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캠프 출신 인사로 장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워 선거의 룰까지 바꿔 입법부를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경제문제도 심각합니다. 지난 2년간 좌향 폭주로 시장경제를 뿌리째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폭락하고 경제성장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빈부 격차는 사상 최악으로 벌어졌고 청년들은 물론, 가장들의 일자리까지 사라졌습니다. 골목상권은 붕괴되고 대기업은 정권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민세금을 퍼부어 정책실패를 땜질하고 있습니다.

대북정책과 외교는 또 어떠합니까? 이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대북정책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답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어설픈 중재자론은 미국과 북한 모두로부터 퇴짜를 맞았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그동안 쌓아놓은 한미동맹도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입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핵화에 대한 일보의 전진도 없는 일방적 퍼주기입니다. 북한만 바라보는 ‘북한바라기’입니다. 물론 인도적 차원서 식량지원이 필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로 도발하고 있는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답변 요구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도 같이 요구해야 합니다.

-<일요시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은 민주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입니다. 언론환경의 급속한 변화, 또 정치 환경의 변화 속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많으시겠지만, 부디 지금처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공헌에 힘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정의롭고 유익한 언론, 독자들과 소통하는 언론이 되어주십시오. 국회 차원서도 언론의 부흥과 언론인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 방안을 더 꼼꼼히 살피고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희망하는 언론의 역할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지난 23년과 같이 앞으로도 <일요시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chm@ilyosisa.co.kr>

[이주영 부의장은?]

▲경상남도 마산 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제20회 사법시험 합격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제16·17·18·19·20대 국회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전 여의도연구원 원장
▲제17대 해양수산부 장관
▲제20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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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