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야구부 탐방 -서울 성지고등학교

야구의 숨은 보석들 모았다

[JSA뉴스] 유준호 기자 = 서울 성지고등학교는 지난 20153월 국내 고교 야구부로는 65번째, 대안학교로는 첫 번째로 야구부를 창단했다. 서울 성지고 야구부에 전임 한길세 감독의 뒤를 이어 신임 이우종 감독이 부임한 것은 작년 2018121일이었다.
 

▲ 성지고 이우종 감독(사진 가운데)과 김향길 코치(왼쪽), 김도기 인스트럭터

지도자로서 이제 더욱 치열하고 수준 높은 야구로 도전을 해야 할 시기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성지고서 신임 감독을 공개모집했고, 바로 응모해 감독으로 선임됐습니다.”

지금이 중요

이우종 감독은 우리나라에 리틀야구단이 8개 구단만 존재하던 시절 서울 보라매리틀야구단서 야구를 시작해 강남중, 신일고를 거쳐 한양대학교에 진학했다.

이 감독은 대학시절 부상으로 현역 선수를 마감하고, 이후 경기도 북부 지역의 동두천리틀야구단과 포천리틀야구단을 직접 창단, 감독직을 수행했으며, 수유초교 코치를 거쳐 2015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봉천초교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유소년 연령대의 유능한 지도자로서 활약해왔다.

그러나 도전하는 심정으로 부임한 성지고 야구부의 현실은 누가 보기에도 결코 녹록지 않은 상태였다. 3학년 선수 4명을 포함한 전체 야구부의 인원이 17명이고, 그마저도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을 제외한 경기 가용 인원은 13명 정도에 불과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차치하고라도 극도로 얕은 선수층으로 인해 이제 막 개막한 2019년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 첫 라운드서 2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성지고는 자신들이 속한 서울인천권역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야구를 시작하는 유소년의 인구가 넘쳐나고 해마다 고등학교 야구부로 진학하는 선수들이 학교별로 2030명에 도달하고 있는 상황서, 이렇듯 성지고 야구부만이 선수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우종 감독을 포함한 성지고 관계자들과 야구 전문가들은 대안학교인 성지고에 대한 몰이해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986년 김한태 성지학원 이사장이 설립한 성지중·고는 애초부터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시작한 학교이다. 이후 성지고는 우리나라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로 발전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150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을 배출하며 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자양분의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것이다.

대안학교 첫 창단…수준 높은 팀으로
기상과 함께 훈련하는 ‘야구특성화고’

성지고는 여타의 다른 대안학교들과 달리 졸업과 동시에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도 고졸 자격을 획득할 수 있으며, 성지고의 학종(학생종합부) 성적만으로 대학의 수시모집 등에 응시가 가능할 정도로 여타의 일반 고등학교와 자격취득 등에서 구분이 없다.


이는 성지고에 재학 중인 야구부 소속의 학생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으로 지난해 야구부 졸업생들은 경성대와 동아대 등 유수의 야구 명문대에 진학했다. 그 과정서 일반 고교 야구선수들보다 내신의 점수가 높게 나와 입시전형서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야구부원들의 야구부 훈련 시간과 여건 등에서는 오히려 일반 고교에 재학 중인 선수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일반 고등학교의 야구선수들은 모든 교과의 수업이 끝난 후 오후부터 훈련을 시작해야만 하고, 학교별로 학교장의 방침에 따라 야간훈련이 제약되거나 축소된다. 하지만 성지고의 야구부원들은 대안학교의 특성상 1년에 6주만 학교 수업에 참여하면 되고, 그마저도 2주는 수업의 형태가 아닌 시험기간의 출석이다.

실제로 성지고 야구부원들은 오롯이 야구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야구부원들은 경기도 김포에 자리 잡은 야구장(송일야구장) 부근 숙소서 오전 8시에 기상해 헬스장서 체력훈련을 하고, 오후 130분부터 630분까지 오롯이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성지고 김병기, 김진형, 이승규 선수

또 이후 저녁 시간대에는 감독과 코치의 지도하에 개인훈련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이런 면에서 성지고 야구부는 어쩌면 야구특성화고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 부임해 이제 성지고 야구부의 감독으로 첫 시즌의 초입에 돌입한 이우종 감독의 머릿속은 시즌의 구상은 물론, 야구부의 재건에 관한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선수들이 경기의 순간에만 집중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승부서 패하더라도 마음의 상처를 갖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씁니다.”

성지고 야구부에는 현재 3학년 재학 선수 중 부상자 1명을 제외한 3명의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고교 시절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김병기(3학년, 181cm/95kg)는 유격수인데 필요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투수의 역할도 수행한다. 경기도 현산초와 율곡중서 야구를 했고, 안산공고에 진학을 했다가 1학년 때 성지고로 이적했다.

팀에서는 2번 타자 혹은 3번 타자로 나서며 25푼대의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투수로서는 130km/h 초중반의 직구 스피드를 바탕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변화구로 구사한다.

이승규(3학년, 181cm/90kg)는 현재 성지고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3명의 투수 중 에이스다. 야구를 늦게 시작해 중랑구리틀야구단의 주니어팀(중학생 연령대)을 거쳐 성지고로 진학했다. 130km/h 중반대의 스피드를 가진 직구를 뿌리며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변화구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 순간에만 집중하도록 지도…
지더라도 상처받지 않도록 신경”


평소 훈련시간에는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실전에선 승부의 순간만을 의식하려 애를 쓰고 있다.

김진형(3학년, 183cm/88kg)은 타고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성지고의 안방을 책임지는 포수다. 올 시즌 두 경기서 7타수 4안타(2루타 1)57푼대의 높은 타율을 자랑하고 있는 성지고의 4번 타자이기도 하다.

서울 서대문리틀야구단서 야구를 시작, 경기도 단월중과 전남 진월중, 다시 신흥중을 거쳐 백송고로 진학했다가 고2 시즌이 끝난 후 성지고로 이적했다.

체격 조건과 타격의 감각이 뛰어난 이 선수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중학교 시절부터 그렇게 이적을 자주했는지 하는 궁금증이 이는 동시에, 그를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할 어른들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선수기도 하다.
 

▲ 성지고 이우종 감독

이우종 감독은 올 시즌을 치르며 야구부의 재건을 위해 두 가지 사항을 이루고자 한다. 한 가지는 학교와 너무 거리가 먼 야구훈련장과 숙소를 다시 서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금의 훈련장은 야구하는 데 나무랄 데 없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거리의 문제로 연습경기 상대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대학팀들을 초빙하거나 찾아다니며 상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발품을 팔아 중학교 연령대의 진학 대상 선수와 고교 재학의 이적 희망 선수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결실을 볼 것이고, 그때가 되면 성지고 야구부도 틀림없이 야구의 명문고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연일 구슬땀

야구의 숨은 보석들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지금은 비록 체격이 작거나 야구를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하여 눈에 띄지 않고 있겠지만,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런 선수들을 데려와 체계적인 훈련과 함께 기회를 많이 주어 꽃피우게 할 겁니다. 우리 성지고는 현재의 고등학교 야구부들의 여건하에서 보면 오히려 야구특성화고등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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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