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여행지 ③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하늘을 나는 듯한 짜릿함

▲ 산과 호수를 동시에 조망하는 청풍호반케이블카

청풍호는 1985년 충주다목적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 면적 67.5㎢에 저수량 27억5000t으로 국내 최대 인공 호수인 소양호의 뒤를 잇는 규모다. 충북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어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고 부른다. 주변에는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청풍랜드, 유람선, 오토캠핑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다.
 

▲ 그림 같은 청풍호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비봉산 정상

비봉산(531m)은 그림 같은 청풍호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최고 전망대로 꼽힌다.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청풍호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봄빛 머금은 푸른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힘들게 등산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3월 새로 개장한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면 정상까지 9분 만에 올라갈 수 있다. 내륙에서 산과 호수를 함께 조망하는 유일한 케이블카다.
 

▲ 일반 캐빈 33대와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명을 실어 나른다.

정상까지 9분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일반 캐빈 33대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 명을 실어 나른다. 4면이 유리인 일반 캐빈도 스릴 만점이지만, 바닥까지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은 아찔하기가 한 수 위다. 더구나 캐빈 내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매우 안정적이다. 탑승 인원은 최대 10명. 하부 승차장인 물태리역 앞에 넓은 무료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 지름 15m 공 모양 건축물, 시네마(CINEMA)360

물태리역 옆에 자리한 지름 15m의 공 모양 건축물은 케이블카와 같은 날 개장한 ‘시네마360(CINEMA360)’이다. 영상관 내부를 가로지르는 높이 6m 투명 다리에서 360° 풀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광활한 지구를 담아낸 〈다시, 지구: 도도새와 함께하는 대자연 여행〉, 드론으로 제천 풍경을 촬영한 〈공중 산책: 날아서 여행하는 청풍명월 제천〉을 상영한다. 청풍호반케이블카와 패키지로 구입하면 관람료를 50% 할인해준다.
 

▲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상부 승차장인 비봉산역은 청풍호관광모노레일과 공동으로 사용한다. 제천 여행의 인기 코스인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은 2012년에 들어섰다. 비봉산을 가운데 두고 케이블카와 반대편인 청풍면 도곡리역에서 출발해 23분 만에 정상에 닿는다. 속도는 느리지만 가파른 곳은 경사가 50° 이상이라 뒤로 넘어갈 듯 스릴이 넘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패키지는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판매한다. 케이블카로 올라가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는 없다. 케이블카 승차장인 물태리역과 모노레일 승차장인 도곡리역 사이를 순환버스가 시간당 한 대꼴로 다닌다(20분 소요).
 

▲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 있는 타임캡슐 설치미술 작품
▲ 솟대 조형물 뒤로 ‘육지 속 바다’ 청풍호의 절경이 보인다.

내륙에서 산·호수 함께 조망하는 케이블카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 왕복 운행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청풍호를 왜 ‘육지 속 바다’라고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사방에 다도해 같은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것. 섬 가운데 솟은 산에 올라 바다에 점점이 뿌려진 이웃 섬을 보는 느낌이다. 멀리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동쪽에 작성산과 금수산, 소백산 줄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전망대에는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박스를 층층이 쌓은 설치미술 작품, 솟대 조형물, 포토 존도 조성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혜택이 쏠쏠하다. 탑승권을 소지하고 의림지역사박물관에 가면 관람료가 면제되고, 제천시 관내 가맹점 4000여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지역 화폐 ‘모아’도 받을 수 있다(2인 기준 5000원권 1매).
 

▲ 벚꽃이 흩날리는 4월에 탐방객이 가장 많은 청풍호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청풍호로 이어지는 국도82호선은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벚꽃이 흩날리는 4월에 탐방객이 가장 많고, 신록이 아름다운 초여름 풍경도 뒤지지 않는다. 청풍호반을 더 가까이 즐기고 싶다면 선상 유람을 즐겨보자. 청풍나루에서 단양 장회나루까지 왕복 25km 뱃길을 따라가며 단양팔경에 드는 옥순봉과 구담봉의 절경을 감상한다.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가는 길에 청풍나루가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도 빼놓을 수 없다.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제천시 5개 면 61개 마을이 수몰 위기에 처하자, 그곳에 있던 주요 문화재를 한데 모아 조성했다. 향교와 관아, 민가를 이전·복원하고 수몰역사관과 유물전시관도 세웠다. 고려 때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세운 제천 청풍 한벽루(보물 528호)와 관아로 쓰이던 제천 청풍 금병헌(충북유형문화재 34호)을 포함해 보물 2점, 지방유형문화재 9점, 민가 4동 등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망월루에 오르면 단지 전경과 청풍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 마을 사람들이 살던 집과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청풍문화재단지

여유가 있다면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정방사에 들러보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규모는 작지만 빼어난 전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거대한 암벽을 등지고 선 법당 앞마당에서 겹겹의 산과 청풍호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을 따라 걸으면 한 시간이 채 못 돼 도착한다. 자동차로 절 아래까지 갈 수도 있다.
 

▲ 빼어난 전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인 금수산 정방사

청풍호자드락길은 청풍호반과 정겹게 어우러진 산촌을 둘러보는 걷기 여행길이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가장 긴 1코스 작은동산길(19.7km, 280분 소요)부터 가장 짧은 2코스 정방사길(3.2 km, 90분 소요)까지 7개 코스가 있다.
 

▲ 청풍호반과 정겹게 어우러진 산촌을 둘러보는 청풍호자드락길
▲ 박달재 정상. 전설의 주인공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조각상이 있다.

다양한 볼거리

제천 하면 떠오르는 박달재는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고개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이 아름다운 처자 금봉과 사랑에 빠져 미래를 약속했다. 그런데 박달은 과거에서 떨어지고 만다. 이를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금봉은 세상을 떠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박달도 금봉의 뒤를 따랐다고 한다. 1997년 고개 밑에 터널이 뚫리면서 박달재는 사랑의 테마 관광지가 됐다. 해발 453m 정상에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조각상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박달재→청풍문화재단지→청풍호관광모노레일→비봉산→청풍호반케이블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박달재→청풍문화재단지→청풍호관광모노레일→비봉산→청풍호반케이블카
둘째 날: 청풍호자드락길→정방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제천문화관광 http://tour.jecheon.go.kr
- 청풍호반케이블카·청풍호관광모노레일 www.cheongpungcablecar.com

문의 전화 
- 제천시청 관광미식과 043)641-6706
- 제천시관광안내(콜센터) 043)641-6731~3
- 청풍호반케이블카 043)643-7301
- 청풍호관광모노레일 043)653-5121
- 청풍문화재단지관광안내소 043)647-7003
- 정방사 043)647-739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제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6:30~ 21:00) 운행, 약 2시간 소요. 제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950번·961번·971번·982번 버스(노선별 하루 2~3회 운행), 청풍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약 1시간20분 소요. 청풍호반케이블카까지 도보 5~10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제천운수 043)646-2955 제천교통 043)643-8601
기차: 청량리역-제천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8회(06:40~ 23:20) 운행, 1시간45분~2시간20분 소요. 제천역 정류장에서 950번·961번·971번·982번 버스(노선별 하루 2~3회 운행), 청풍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약 1시간20분 소요. 청풍호반케이블카까지 도보 5~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제천운수 043)646-2955 제천교통 043)643-8601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금성면·청풍면 방면 우회전→구룡교차로 청풍면 방면 왼쪽 도로→청풍우체국 앞 우회전→청풍호반케이블카 

숙박 정보 
- 청풍리조트: 청풍면 청풍호로, 043)640-7000, www.cheongpungresort.co.kr
- 리솜포레스트: 백운면 금봉로, 043)649-6000, www.resomforest.com
- 청풍게스트하우스: 제천시 의림대로6길, 070-8621-5886, www.jecheonguesthouse.com

식당 정보
- 산아래석갈비(석갈비·우렁된장): 백운면 금봉로, 043)645-5733
- 청풍황금떡갈비(울금떡갈비정식·불고기버섯전골): 청풍면 청풍호로, 043)647-6303 
- 열두달밥상(약초밥상): 백운면 금봉로, 043)643-0888
- 대보명가 제천본점(제천약초밥상·한우약초떡갈비): 제천시 용두대로, 043)643-3050

주변 볼거리
의림지, 배론성지, 옥순봉, 탁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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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