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욕하고 욕먹는 한선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5.14 16:36:38
  • 호수 1218호
  • 댓글 0개

쌍욕에 손찌검…조폭 같은 의원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제20대 국회의원)이 또다시 막말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당직자들에게 인격 말살에 가까운 욕설을 퍼부었다. 한 의원은 사과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그동안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당직자들조차 한 의원의 언행에 대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 최근 구설수에 휘말린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사건은 지난 7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이 한국당 사무총장인 한선교 의원에게 공개 사과와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사무처 노조는 “오늘(7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 회의서 한선교 총장이 당직자들에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하고, 참석자들을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한 사무총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 사무총장 당 윤리위 회부 ▲한 사무총장 스스로의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경찰관도 
내부자도 

그러면서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당무 수행이 어려워질 것을 경고하며, 앞으로도 사무처 노조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사무총장실 회의에는 추경호 전략부총장, 원영섭 조직부총장, 사무처 당직자 7명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이날 회의서 당 대표 소속 당직자 A 팀장에게 “야 이 시X새X야” “X 같은 XX야” “꺼져”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욕설을 들은 사무처 당직자는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당직자는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다.  

한 의원이 당직자인 A 팀장에게 인격 말살에 가까운 욕설을 쏟아낸 이유는 무엇일까. 한 의원은 이날 회의서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 세부 일정이 자신에게 보고되지 않은 채 추진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은 황 대표의 일정에 차질이 생기자, 이 때문에 화가 난 한 사무총장은 욕설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날 황 대표는 대장정 첫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았으나 당일 자갈치시장은 휴무일이었다.  

한편에서는 대표실 등 일부 당직자들과 한 사무총장 간의 갈등이 쌓여 이번 일이 터진 것이라 보고 있다.

한국당 당직자들에 따르면, 당 운영의 주요 전략이 세워지면 대표실·기획조정국·총무국 등이 실무적으로 협조해 황 대표의 일정 등을 짠다. 그런데 당 대표실서 급하게 20일간의 장외집회를 추진하다 보니 사무총장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었고, 황 대표의 허락을 먼저 받은 뒤 한 사무총장에게 사후보고를 하려다 사달이 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 사무총장이 황 대표의 일정을 제때 공유받지 못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살림의 책임자인 한 사무총장이 이 같은 이유로 일부 당직자에게 불만을 갖고 있었고, 이날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일부 당직자 입장서도 자신들을 향한 한 사무총장의 평소 태도를 모르지 않기에 이번 일을 즉각 공론화시키는 등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또다시 막말로 구설
당직자에 폭언·욕설 

일각에선 당 사무처의 고위당직자가 한 사무총장의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를 맡아놓은 고위당직자가 후배를 시켜 성명서를 쓰게 했다는 등 ‘음모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사무총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회의를 주도해야 하는 사무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이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이어 “회의에 참석한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이후 회의 진행에 좀 더 진지하게 임하겠다”면서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 사무총장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한 사무총장은 외부 일정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한국당은 매일 오후에 공지하는 당직자 일정서도 한 사무총장을 모든 일정서 제외했다. 황 대표는 한 사무총장의 욕설 논란에 대해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한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가족과 같은 당직자들에게도 거부당한 한선교 사무총장은 사퇴하는 게 옳다. 한국당의 무리수가 결국 당을 위해 헌신한 당직자들의 ‘인격 말살’ 결과를 낳은 셈”이라며 “가족과 다름없는 당직자들을 쓰고 버리는 도구쯤으로 여긴 듯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도 한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바미당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의 살림을 화합으로 이끌어가며 당직자들을 포용하고, 당을 통솔해야 할 사무총장이 막말과 욕설로 당내 분란을 일으키며 무능 부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인격을 갖추지 못한 자가 당을 통솔하려니 내분은 계속되고, 분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한 한 사무총장은 자중하고 속죄함으로 스스로 물러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 사무총장의 욕설 파문에 당직자들과 한국당 보좌진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 일색이다. 한 사무총장이 과거에도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던 점을 지적한다. 

멱살잡이 
인격 말살

한 사무총장은 2016년 10월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민주당 유은혜 의원(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한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유 의원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사과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사무총장은 “선배로서 좋아하냐고 물은 것”이라며 “동료 의원이 저를 보고 비웃 듯 웃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있겠냐”고 맞받았다. 

이 발언이 성희롱이라는 질타가 이어지자, 한 사무총장은 “저로 인해 교문위 회의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유 의원이 학교 후배라 긴장감을 놓친 것 같다”고 변명했다. 그는 “아까 발언은 남녀 문제가 아니라 고개를 돌리며 (무심코)했던 얘기”라며 “제 말은 그런(성희롱) 쪽이 아니었다. 유 의원이 받아들이기에 불쾌하면 정중히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한 사무총장이 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예쁜 아나운서’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도 성희롱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서 열린 ‘문재인정부 규탄 집회’서 배 위원장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자, 한 사무총장은 “우리 배현진이 이러지 않았다. 늘 예쁜 아나운서였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배 위원장은 “오지랖은 사절한다. 기분 안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사무총장은 이날 ‘마귀들과 싸울지라’로 알려진 찬송가를 개사한 문재인 대통령 비판 노래를 불러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또 한 사무총장은 잦은 멱살잡이와 폭력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2016년 9월 국회의장 경호 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논란이 됐다.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반발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가 하면, 이 과정서 출입을 막아서는 경찰관의 멱살을 잡았다. 이에 경찰관 353명은 한 사무총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했다. 


정치권 사퇴 
요구 쏟아져

한 사무총장은 당시 피해 경찰관을 찾아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 당시 그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것은 어떤 이유서든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지난 2009년 3월에는 미디어법 처리 과정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멱살을 잡아 논란이 일었다. 2007년에는 박근혜 캠프 대변인을 맡으며 기자들의 멱살을 잡은 일화도 있다. 또 당시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와 함께 해외출장을 다녀온 기자를 향해 모욕적인 발언을 해 출입기자들이 캠프에 항의하기도 했다.  

한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아나운서 출신 정치인으로 대표적인 원조 친박(친 박근혜)계로 꼽힌다. 1984년 MBC에 입사해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1992년에는 MBC 50일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1995년 5월 MBC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 2004년 1월까지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아침>의 진행을 맡았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도 용인시 을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한나라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서 친박계인 그는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한 사무총장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친 이명박)계 수뇌부에 의한 친박계 국회의원들의 한나라당 공천 숙청에 반발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력도 있다.


같은 해 친박 무소속을 표방하면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윤건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후 한나라당에 복당했다.

2011년 6월에는 한 사무총장이 민주당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KBS 국회출입 기자가 2011년 6월 비공개로 이루어진 민주당의 ‘수신료 대책’ 관련 최고위 회의를 도청했고, 이 녹취록을 한 사무총장에게 건네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당시 한 사무총장은  ‘KBS 수신료 인상 관련 민주당 비공개 회의록’을 폭로했다. 

“당 윤리위 회부하고 거취 표명해야”
과거 성추행 발언·폭력 행보 재조명

당시 민주당은 해당 사건을 고발했지만, 사건은 결국 유야무야 끝났다.

당시 경찰은 수사 착수 열흘 뒤에야 KBS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국회 회기 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사무총장을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KBS 기자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분실, 노트북·녹음기 등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한 사무총장과 KBS 기자는 증거 불충분에 따른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수사는 의혹만 남긴 채 종료됐다. 

그 후 한 사무총장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도 용인시 병 선거구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같은 해부터 2014년까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2013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서 개칭) 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자신의 지역구인 용인시 병 후보로 공천됐고, 선거 결과 5만4836표(42.2%)를 얻어 용인시의회 의장이었던 민주당 이우현 후보를 꺾고 4선 고지를 밟았다. 

황 대표는 지난 2월28일 신임 대표로 당선된 이후 ‘통합’을 내세우며, 한 사무총장을 사무총장직에 임명했다. 전당대회 과정서 불거진 극우 논쟁과 탄핵 정당성 논란을 당 대표가 나서 적극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서 친박계, 중립 성향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황 대표 당선 이후, 친박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이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사과했지만…
파문은 계속 

원조 친박인 한 의원이 당의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에 전격 내정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사무총장은 당직자 인사와 재정권을 갖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 공천 과정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한 사무총장은 당직을 맡은 이후 즐기던 술까지 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또다시 막말 논란으로 구설에 올라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됐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