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지방대, 극한 생존전략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5.13 11:01:05
  • 호수 12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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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과’는 없었다! 별난 학과로 ‘학생 호객’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지방대학은 새로운 전략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 인구는 줄어들고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면서 지방대학들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인구수에 비해 대학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난무하는 가운데, 각 지방대가 펼치는 생존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지방대가 휘청이고 있다. 전북 남원의 서남대학교는 지난해 2월 폐교가 결정됐다. 의대를 보유한 서남대마저 폐교가 되자 각 지방대학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서남대의 폐교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서남대는 교비횡령,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부실대학교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서남대 이전에도 경북 경산의 대구외국어대와 강원 동해의 한중대도 설립자 비리, 파행적 운영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해가 갈수록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대의 폐교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원미달
시간문제

사실 지방대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예전에도 지방대학들은 해마다 정원을 줄이고 있지만 재정 위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3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164개 대학 중 등록금 의존율이 80%를 넘어 학생수 감축이 재정위기에 영향을 준 28개교 대학이 모두 지방대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가 위기를 겪는 패턴은 비슷하다. 지방대학교의 신입생이 부족해 정원미달이 되고 재정고갈로 인해 교수와 교직원이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학교의 위상이 떨어지는 악순환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인구절벽은 지방대의 위기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교육통계서비스 분석 결과 2019학년도 56만6545명서 2020학년도 51만241명으로 줄어들었다. 2021학년에는 45만7647 이후로는 45만명 내외로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대구와 경북은 5만8918명, 5만2069명, 5만5831명으로, 광주와 전남은 4만1789명, 3만7277명, 3만3004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관측됐다.


2년 동안 학령인구의 감소폭은 나라와 두 지역 모두 약 20%에 달한다.

지방대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위기를 맞는다. 2018학년도 대학 정원 48만7272명을 기준으로 2021학년도 정원이 학령인구를 3만명 가량 웃돈다. 대구와 경북은 정원 5만9434명, 광주와 전남은 3만6327명, 특히 경북은 3만6518명으로 학령인구 2만3148명에 비교하면 약 1만3000명이 모자란 셈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2주기 대학기본역량 진단발표를 통해 전국 대학 36%인 116곳에 정원감축을 권고했지만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각 지방대의 정원미달은 불가피해보인다.

학령인구보다 정원 더 많아
수도권 이탈·지방대 기피↑

고교 졸업생 진학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어 암울한 상황이다. 2008년 83.8%서 10년 사이에 68.9%로 하락했다. 지방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지역 수험생들의 수도권 유출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각 지방대학들은 재정이 열악하고 신입생 충원에 총력을 다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 셈이다. 지난해 교육부서 발표한 대학 역량 진단서 ‘역량 강화’ ‘재정 지원 제한 대상’ 일반대학교 40곳 중 33곳이 지방대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탈이란 자퇴, 미등록, 미복학 등 중도 탈락을 의미한다. 또 지방대학생의 이탈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2018학년도 전국 중도 탈락률은 4.5%였다. 수도권대 탈락률은 3.4%에 반해 지방대는 5.2%로 높은 지표를 나타냈다.

시도별로는 전남 소재 대학이 6.4%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 5.8%, 경북 5.5%, 충남 5.5%, 경남 5.4%, 강원 5.2%가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인천 2.7%, 서울 2.9%이었다. 중도 탈락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 대학 9곳 모두 지방대다.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수도권 유출 현상에 이어 재학생마저 지방대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성화학과=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지 않고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 지방대가 주목받고 있다. 건양대학교는 독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SAP와 손을 잡고 기업소프트웨어 학부를 2017년 개설했다. 기업이 원하는 수준에 맞춘 졸업생을 배출하도록 기업과 사전에 교육 프로그램을 협의하고, 기업이 졸업생을 취업시키는 게 목표다.

건양대는 교육과정에 기업요구 주문식 프로그램을 44학점 반영해 기업이 원하는 2년 경력 수준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미 웅진·농심NDS·대상정보기술·LG비앤이파트너스 등 국내 대기업과 각 분야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국내외 건실한 기업들과 취업예약을 위한 기본적인 협약을 맺은 상태다. 

학과 만들고
성인반 개설

같은 해 호남대학교는 미래자동차공학부를 신설해 미래자동차,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산업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호남대 관계자는 <한국대학신문>과의 인터뷰서 “아직까지는 광주의 주력산업은 여전히 기계·전자 분야”라며 “에너지 산업과 접점이 있는 미래자동차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쪽 분야에 대한 학생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진로지도와 비교과지도, 취·창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도 4차 산업을 대비해 신설학과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의생명융합(BST), 로봇,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4개 분야 융합대학(학과)을 개설해 신입생을 새롭게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 미래인재를 키우기 위해 경북대도 예열을 마쳤다.
 

▲성인반 모집= 지방대는 신입생이 줄어들자 성인 정규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지만 대학은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신입생의 빈자리를 성인들로 채울 계획이다. 입학생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이 시점서 평생교육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한의대학교는 성인 대상 미래융합대학을 개설했다. 이 학과는 30세 이상 성인이나 특성화 고 졸업 3년 이상의 직장인만 입학이 가능한 ‘성인친화형’ 4년제 정규과정이다. 아울러 학과를 확대해 미래라이프융합대학을 설치하는 계획으로 4년간 27억2000만원의 재정지원을 받게 됐다. 미래라이프 융합대학도 마찬가지로 30세 이상 성인과 특성화고졸 재직자 대상으로 대상으로 한다.

지자체와 
지역 활성화

광주대학교도 성인학습자들의 교육 수요를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성인친화형 대학으로 변화를 추진했다. 현행 비학위 과정의 평생교육원 중심의 일회성 교육을 탈피해 만  2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정규 대학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광주대는 지난 2008년 평생학습선도대학사업단 성인학습지원센터를 개설해 2014년 사업운영평가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학위과정서도 성인학습자의 평생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기술경영학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경영학과, 음악학과, 경찰·법·행정학부, 간호학과, 뷰티미용학과, 토목공학과, 세무경영학과 등 10개 학과 등 성인중심학과로 개편했다. 광주대는 이를 점차 확대시켜 성인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 호남대 미래자동차 공학부

김갑용 광주대 평생학습선도대학사업단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서 “지금까지 사업을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성인학습자들에게 보다 폭넓고 체계적인 평생교육을 제공할 것”이라며 “아울러 100세 시대에 걸맞게 국가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하는 선도대학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지자체 협업= 대학교는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재학생들의 수도권 이탈현상을 막고 있다. 충남 보령에 있는 아주자동차대학은 보령시,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건설기계 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 지원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이번 협약은 산·관·학 협력으로 보령 지역의 건설기계 분야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보성시는 취업지원을 위해 아주자동차대학 우수 재학생에게 장학금 지원을, 아주자동차대학은 기증 장비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조건 튀어야 산다!
서울에 없는 전공 신설

부경대학교는 교육부 주관 ‘대학 산학연 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돼 부산시와 함께 지역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부경대학교가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향후 5년간 국비 80억원, 시비 16억원을 지원받아, 우수하고 성장잠재력 있는 기업을 유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특히 부산시가 캠퍼스와 연계한 도심 내 첨단산업의 현실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목을 끌고 있다. 

▲외국 유학생 모집=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국가와 대학의 글로벌화를 위해 2023년까지 유학생 2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지방 대학들은 국내 수험생들의 수도권이탈 현상이 가속화되자 재정난과 정원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조사한 광주·전남 대학들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 결과 5년 전 3000명 수준이었으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7000~8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남대는 2013년부터 3년간 800명대를 유지하면서 2017년 1000명을 돌파했으며 조선대는 2016년 253명이었던것에 올해 1163명으로 약 5배 급증했다. 중국 특화대학인 호남대도 중국인 유학생을 비롯해 약 900명의 외국인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동신대 외국인 유학생 수가 500명에 가깝다.


부산서도 외국인유학생을 점점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10%를 넘는 부산지역 대학이 3곳이나 선정됐다. 부산외대 12.21%, 경성대 11.60%, 동성대 10.97% 순이었다. 

다양하고
특별하게 

서울대 총장을 역임했던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서 “지방대의 위기는 다양하고 특성을 살려 지향해야 한다. 수도권 대학처럼 보편적인 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제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며 “지역 발전과 상생하는 전공, 4차 혁명에 맞는 새로운 학과와 전공을 개발해 융합·포괄형 교수가 많아야 지방대학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방대 무상교육 현주소
‘등록금 면제’ 100만명 서명운동

지방국립대와 공영형 지방사립대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지방국립대 무상교육 운동’이 시동을 걸었다.

부산대 교수회 지방대학균형발전위우너회는 지방국립대학 학부와 대학원, 공연형 지방사립대학 등록금 전액 감면을 촉구하는 100만명 전자서명운동을 내년 3월까지 진행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김한성 부산대 교수회장이 3월부터 시작한 이 서명운동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김한성 부산대 교수회장 시작
고사 위기에 내몰린 지방 공생

김 교수 회장은 “지방국립대의 등록금을 면제하면 사교육 열풍으로 인한 집값 이상과 교통체증으로 고통받는 수도권과 인재 역외 유출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지방이 공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포항공대·디지스트·광주 과기원·울산과학기술원과 같이 지방국립대 대학 등록금을 100%무상으로 한다면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아 이촌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대 교수회는 내년 3월까지 100만명 서명을 달성하면 교육부와 비수도권 국회의원에게 결과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무상교육을 청원할 계획이다. <환>

 

<기사 속 기사>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확대…역차별 논란 해소?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를 확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국회의원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대상이 되는 공공기관 범위를 확대하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혁신도시법’은 지역인재의 채용을 독려하고 지역회귀를 장려하기 위해 이전 공공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일정 비율 지역 인재를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혁신도시 없는 충청권 포함
채용 의무 없는 공기관 확대 

하지만 의무 채용 대상이 혁신도시법에 따른 이전공공기관으로 한정돼 지역인재 채용 효과가 적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혁신도시가 없는 충청권(대전, 충남 등)의 경우 세종시 인근이라는 이유로 혁신도시서 제외돼 역차별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기존 ‘혁신도시법’을 따르지 않고 이전해 지역인재 채용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공공기관까지 지역인재 채용의무 규정을 적용받도록 개정안에 담았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지역인재 채용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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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