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탐사보도> ②한국대학야구연맹의 운영 주체

막무가내 생떼…도대체 왜?

[JSA뉴스] 유준호 기자 = 우리나라 대학야구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대학야구연맹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국내 아마추어야구를 총괄하는 중앙 경기단체다. 각 시도에 지부들과 산하 연맹체들을 두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규모로 가맹 팀들이 소속돼있는 곳이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서울시야구협회).

문제 제기

··고 전체 약 70개 팀들이 소속돼있는 서울시야구협회는 올 2019 시즌부터 선수 일인당 등록비를 8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중학교 선수들의 선수등록비는 10만원으로 인상, 통보했다. 따라서 소속 선수들 전원은 모두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선수등록비의 납부와 함께 선수등록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덧붙여 서울시야구협회는 그동안 무료로 개방돼왔던 협회 주관의 구의야구장 경기에 관중들의 관람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인상된 선수등록비와 함께 관람료 징수에 대해 많은 불만의 소리들이 나왔으나 협회의 재정 안정, 더 나아가 재정의 자립이라는 대의에 결국에는 대다수가 동의했고, 차질 없이 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기실 야구를 비롯한 국내 스포츠 관련 경기단체들의 재정은 스포츠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열악하기만 하다.


일반적인 야구의 경기단체들이 한 해에 필요로 하는 재정의 사용처는 경기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의 운영비와 사무처의 유지비로 나눌 수 있다. 대회의 운영비는 경기장사용료·심판들의 수당·기타 운영경비로 구성되고, 사무처의 유지비는 직원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기타 운영비 등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대회운영비는 국고보조나 상위단체의 보조·지자체의 보조금 등으로 충당이 되는데, 예를 들면 현재 한국대학야구연맹(이하 연맹)이 주관하는 대학 ‘U-리그의 대회운영비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전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보조를 해주고 있는 식이다.

그런데 연맹이 주관하는 경기는 U-리그 대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기 대학야구선수권대회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등 연맹이 자체적인 재원을 동원하여 수행해야 할 몇 개의 단일대회가 해마다 존재한다.

▲ 선수등록비 집행내역 양식.

연맹은 얼마 전 사무국()을 한양대동문회관서 강남 지역으로 이전했다. 한양대학교 측에서 해당 사무실을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코자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했던 기존의 사무실을 포기해야만 했기에 연맹은 재정적인 부담을 더 많이 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연맹의 재정적인 부담은 거의 온전하게 집행부의 몫이지만, 운영에 관한 주체는 크게 세 단위로 나뉜다. 연맹규약에 명시된 바와 같이 이사회대의원회’, 그리고 연맹 외 별도의 독립기구인 한국대학야구 감독협의회’(이하 감독자협의회).

선수등록비만 사용처 내용 공개 요구
회계 개념 몰라서? 알면서 억지논리?

감독자협의회는 연맹에 소속돼있지 않은 별도의 독립된 주체이지만, 사실 연맹을 운영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자협의회의 결정 사항이 이후 연맹의 이사회에 반영되어 실행되며, 특히나 많은 감독들이 연맹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감독들이 실질적으로는 소속 대학을 대표한 위임인의 자격으로 대의원회의에도 참석해 예결산을 포함한 대의원회의 의결사안에 가부를 결정한다.

연맹의 이사회는 연맹의 사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7) 그리고 대의원회는 그러한 사업의 결과와 결산에 관해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0)

선수등록비의 금액은 사실 많으면 많을수록 연맹에 소속된 각 대학팀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것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용처가 투명하고 공개적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연맹은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에 관한 사안 중 2016년 등록비와 2017년 등록비에 대한 심의는 이미 회계연도 결산을 해당연도 대의원총회서 심의·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 2018년도 사용처에 관한 심의·의결을 위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는 단 한 명의 대의원도 참석치 않아 무산·연기된 바 있다. 이를 빌미로 일부 대의원()이 과거 사용처의 공개와 임원진의 전원해임을 요구하며 연맹을 둘러싼 대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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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학교체육부장협의회공문(2019.3.14)

이런 과정을 보면 과거 3년 중 2016년도 회계와 2017년도 회계에 관한 대의원총회의 의결 등은 깡그리 무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의 경기단체서 이뤄진 공적인 의결사항이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선수등록비는 아주 크고 중요한 연맹의 수익이지만, 그것이 수익의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등록비만을 별도로 관리하는 회계시스템은 있을 수가 없다. 연맹은 전체의 수익금을 관리할 뿐이고 그 전체의 회계, 관리 내역을 감사받은 후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받는다.

그런데 선수등록비에 대해서만 사용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회계, 관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억지논리를 만들려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선수등록비의 사용내역만 따로 공개하는 것이 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회계서 수익과 사용처는 대차되는 것이고, 양쪽의 대차현황서 구분은 가능하지만 구분된 항목끼리 연결 가능한 회계시스템은 아직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상식적인 것이다.

현 임원진 흔들기?
의도된 행동 의심

물론 이 문제를 제기한 일부 대의원들은 급격히 인상된 선수등록비의 금액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과거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가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궁금한 내용의 공개요구를 연맹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서 논의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절차를 건너뛴 것이다. 공개 자료는 보러오지 않은 채, 공개를 않고 있으니 임원들을 해임하겠다는 논리가 형성된 것이다.
 

▲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 공문(2018.10.26)

한편으로는 문제를 제기한 주체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애초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주체는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였다. 그런데 사실 이 체육부장 협의회는 연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다.

현재 연맹 대의원들이 소속돼있기는 하지만, 사실 공공단체로서의 체육부장 협의회가 연맹에 자료 공개를 요구하거나, 연맹으로 선수등록비 납부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체육부장 협의회에 소속되어 있는 연맹의 대의원이라면 2018년도 결산을 위한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먼저 문제의 제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연맹의 일부 대의원들 사이서 제기됐던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 사용처에 관한 공개 요구와 그에 따른 임원들의 해임요구 사안은 그 원인을 차치하고,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순서와 절차, 그리고 요구하는 자료의 내용도 너무 어긋났다. 앞서도 너무 앞서 나간 것이고, 기본적인 회계처리의 내용서도 틀린 것이다.

규정과 절차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대학은 국내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른바 가장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는 것에 익숙한 집단인데 그런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서 자신들이 속한 공공 경기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있어 절차와 순서 등을 모두 지키지 않은 채 무리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소위 말하는 지식인들의 오만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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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