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여행지 ②문경에코랄라

신나게 놀면서 배운다!

▲ 복합 생태 문화 테마파크 문경에코랄라에서 최첨단 멀티미디어 쇼 ‘포레스트 판타지아’가 펼쳐진다.

햇살이 따사로운 5월은 신나게 뛰어놀기 좋은 계절이다. 지난해 경북 문경 지역에 새롭게 문을 연 ‘문경에코랄라’는 아이들과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이색 여행지다. 종전에 있던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을 통합하고, 에코타운과 자이언트포레스트 시설 등을 더해 복합생태문화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했다.
 

▲ 백두대간을 주제로 꾸민 생태 전시관, 에코서클

에코타운은 백두대간 생태 전시관인 에코서클, 특수촬영과 영상 제작을 체험하는 에코스튜디오, 첨단 농업기술을 보여주는 에코팜 등으로 나뉜다. 에코서클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체험형 전시관이다. 스크린 영상이나 이미지를 터치하면 화면에 관련 설명이 나온다.

백두대간을 잇는 산과 강, 지질구조에 대해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을 만나다 보면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진다. 천장에 설치된 원형 스크린에서는 최첨단 멀티미디어 쇼 ‘포레스트 판타지아’가 펼쳐진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파노라마로 나타나는 환상의 숲 탐험이 깊은 울림을 준다. 에코서클에는 동물 그림에 색깔 입히기, 탄소 발자국 줄이기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전시도 많다.
 

▲ 에코스튜디오에서 특수촬영 기법을 체험하는 어린이

다양한 체험

에코스튜디오는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시나리오 선정부터 촬영, 편집까지 온전히 나를 위한 영상물을 만들 수 있다. 초고속 카메라와 모션 캡처 등 특수촬영 기법을 체험하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짜릿함을 만끽한다. 영상물을 편집·제작하는 데 20~30분이 걸리며, 1인 체험도 가능하다.
 

▲ 첨단 농업기술을 보여주는 에코팜
▲ 공간 전체가 거인의 숲을 탐험하는 스토리로 꾸며진 야외 놀이터, 자이언트포레스트

터치 한 번으로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온도와 습도, 햇빛 등을 완벽히 조절하는 에코팜(스마트팜)과 세계적인 화가 반 고흐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전시도 빼놓지 말고 둘러봐야 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 놀이터인 자이언트포레스트가 가장 붐빈다. 거인광장, 종이배 연못, 신기한 수도꼭지 등 독특한 놀이시설과 더불어 야외 공간 전체가 거인의 숲을 탐험하는 스토리로 꾸며졌다. ‘자이언트포레스트 AR’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더욱 현실감 있게 즐길 수 있다.
 

▲ 문경석탄박물관 야외에 있는 은성갱도

자이언트포레스트 맞은편에는 문경석탄박물관이 있다. 과거 은성광업소 자리에 건립된 이 박물관은 국내 석탄 산업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문경은 광산 개발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곳으로, 석탄 산업이 활황일 때는 30개가 넘는 광산이 운영됐다고 한다.

1926년 남한 지역에서 가장 먼저 문경탄광이 개광했으며, 이후 전남 화순의 구암탄광, 남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삼척탄광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은성탄광은 1938년 문경탄전의 일부로 개광했다. 일제강점기에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우후죽순 개발된 탄광은 광복 이후 국내 경제를 일으키는 밑거름이 됐지만,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고 전국에 4~5곳이 남았다.
 

▲ 동굴 안을 이동하며 석탄의 역사와 채굴 과정을 재미나게 배우는 거미열차

전시 내용이 알차고 풍부해 하나하나 둘러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석탄 산업의 역사, 석탄의 생성 과정과 종류 등이 설명되어 박물관을 나설 땐 누구나 석탄 박사가 된다. 아이들이 있다면 스파이더 다크라이드(거미열차)를 추천한다. 거미열차를 타고 동굴 안을 이동하면서 석탄의 역사와 채굴 과정을 영상, 음성, 모형 전시로 재미나게 배울 수 있다.
 

▲ 광부들이 살던 사택촌을 재현한 공간

복합생태문화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
아이들과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여행지

박물관 뒤쪽에는 실제 석탄을 캐던 탄광이 일부 개방돼 있다. 광부들이 갱도 안에서 작업하고 생활한 모습을 밀랍 인형으로 생생히 재현했다. 안타깝게도 1979년 이곳 갱 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4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전날 10·26사건이 벌어지면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채 역사 속에 묻혔다.

먹먹해진 마음에 갱도를 나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갱도 밖에는 광부들이 살던 사택촌을 옛 모습 그대로 꾸몄다. 당시 사람들이 나눈 대화를 사투리까지 고스란히 들려준다.
 

▲ 수많은 사극을 촬영한 가은오픈세트장

가은오픈세트장은 폐석산에 나무를 심어 가꾼 동산에 세웠다. 탄광서 나온 석탄 폐기물이 얼마나 많았는지 산 높이가 엄청나다. 세트장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가면 편하지만(월요일 휴무), 계단을 이용해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세트장에 들어서면 시간이 순식간에 과거로 회귀한다. 웅장한 왕궁 뒤쪽에서 당장이라도 옛사람이 나타날 듯하다. 세트장이 꽤 넓어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람하는 게 좋다. 2006~2007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연개소문〉을 필두로 〈자명고〉 〈천추태후〉, 영화 〈안시성〉 등 수많은 영상물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제1촬영장은 평양성과 고구려 궁, 고구려 마을, 신라 마을로 구성되며, 제2촬영장은 안시성과 성내 마을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수많은 사극의 전투 장면이 이곳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제3촬영장은 요동성과 성내 마을로 구성되며, 관아와 저잣거리도 볼 수 있다.
 

▲ 전국에 레일바이크 열풍을 몰고 온 문경철로자전거

문경에코랄라를 나서면 가은역이 지척이다. 석탄 산업이 활황일 때 이곳도 덩달아 북적였겠지만, 2004년 철로가 폐선(가은선)되면서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자그마한 간이역은 예쁜 카페로 꾸며 아늑한 여행자 쉼터로 변신했다. 향긋한 커피 한 잔과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며 잠시 쉬었다 가기 좋다. 
 

▲ 삼국시대에 축성된 고모산성은 진남교반을 사이에 둔 천연 요새로 꼽힌다.

가은역은 문경철로자전거를 체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문경철로자전거는 국내 최초로 철로자전거를 개통해 전국에 레일바이크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검은 석탄가루가 날리던 가은선을 따라 지금은 무공해 철로자전거가 달린다. 총 4개 코스로 구성되며 가은역, 문경역, 구랑리역, 진남역서 철로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진남역 근처에는 고모산성과 문경오미자테마터널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삼국시대에 축성된 고모산성은 진남교반을 사이에 둔 천연 요새로 꼽힌다. 옛 성벽은 대부분 허물어지고 동쪽에 일부 성벽이 남았다.
 

▲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와 형형색색 우산으로 꾸민 문경오미자테마터널 <사진제공:문경오미자테마터널>

국내 최초 철로자전거

고모산성 아래 조성된 문경오미자테마터널은 과거 점촌과 문경 사이에 석탄을 실어 나르던 석현터널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테마로 만든 터널에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와 갤러리, 이벤트 홀 등이 마련됐다. 오미자로 만든 와인도 맛볼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문경에코랄라→가은역→문경철로자전거→고모산성→문경오미자테마터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문경에코랄라→가은역→고모산성→문경오미자테마터널
둘째 날: 문경새재도립공원→문경철로자전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문경시 문화관광 www.gbmg.go.kr/tour
- 문경에코랄라 http://ecorala.com
- 문경오미자테마터널 www.omijatt.com
- 문경철로자전거(문경관광진흥공단) www.mgtpcr.or.kr 

문의 전화
- 문경새재안내소 054)550-6414
- 문경관광안내센터 054)571-7947
- 문경에코랄라 054)572-6854
- 문경철로자전거(진남역) 054)553-8300
- 문경오미자테마터널 054)554-521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가은,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회(08:20, 13:10, 18:1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가은아자개장터버스정류소(가은읍 버스 정류장)에서 문경에코랄라까지 도보 약 15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가은아자개장터버스정류소(가은읍 버스 정류장) 054)572-7100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새재 IC에서 상주·문경 방면 오른쪽→모곡교차로에서 오른쪽→419m 이동, 가은·마성 방면 우회전→문경대로→문경석탄박물관·가은촬영장 방면 우회전→가은로→문경석탄박물관 방면 오른쪽→왕능길→문경에코랄라

숙박 정보
- 라마다 문경새재: 문경읍 새재2길, 054)504-7077, www.ramadamg.com
- STX리조트: 농암면 청화로, 054)460-5000, www.stxresort.com
- 문경새재국민여가캠핑장: 문경읍 새재1길, 054)572-3762, www.mgtpcr.or.kr(문경관광진흥공단)
- 강이있는풍경: 마성면 구랑로, 010-5287-3375, www.kangpungkyung.com

식당 정보
- 산중에(손두부전골·자연밥상): 문경읍 새재2길, 054)571-7972, https://munkeng.modoo.at
- 문경약돌한우타운(약돌한우로스구이): 문경읍 문경대로, 1588-9075, http://문경약돌한우타운.kr
- 새재할매집(더덕정식): 문경읍 새재로, 054)571-5600
- 자연산매운탕(잡어매운탕·어탕): 문경시 영강공원길, 054)555-1998

축제·행사 정보
문경달빛사랑여행: 5월18일(4~9월, 총 5회 운영), 문경시 일원,  054)571-7677(문경축제관광조직위원회), 054)550-6394(문경시청 관광진흥과), www.mftf.kr(문경축제관광조직위원회)

주변 볼거리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 박열의사기념관, 한국다완박물관, 문경자연생태박물관, 문경온천, 문경새재오픈세트장, 짚라인 문경, 문경활공랜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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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