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국민엄마 김혜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5.08 10:01:35
  • 호수 12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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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배우 김혜자가 백상예술대상서 품격 있는 수상 소감으로 동료 후배들을 울렸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엔딩에 나왔던 자신의 내레이션을 다시 한 번 읊으며, 청중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전했다.
 

▲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배우 김혜자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낮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콤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오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순간도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나였을 그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전’으로 
충격과 감동

배우 김혜자의 수상 소감이다. 김혜자는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출연해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눈이 부시게>는 70대 노인이 25세의 인생을 동시에 살며 일깨운 삶의 가치를 그려낸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종방 일주일 전엔 지난 3월12일에는 7.9%(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2%로 시작한 첫 방송보다 두 배 이상 뛴 시청률이다.  

<눈이 부시게>는 아나운서를 꿈꾸던 25세 혜자가 아버지(안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함부로 사용해 70대 할머니(김혜자)가 됐다는 설정이다. 드라마에서는 시간을 바꿀 수 있는 시계 때문에 자신의 젊음을 잃었다 생각한 혜자(20대 역 한지민)가 노인으로서의 삶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후 혜자가 치매에 걸린 노인이었다는 ‘반전’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다.


백상예술대상 대상…품격 있는 소감 화제 
<눈이 부시게> 엔딩 내레이션 깊은 감동

애초 <눈이 부시게>는 기대작이 아니었다.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란 기획 의도를 보고 드라마를 기대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부각하는 ‘타임리프’의 반복을 치매로 인한 시간 여행으로 비틀어 새로움을 줬다. 드라마가 보여준 인간의 시간과 삶에 대한 통찰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겉은 70대 노인이지만 내면은 20대인 ‘혜자’를 훌륭하게 연기하며 노익장을 과시한 김혜자의 연기도 드라마의 인기에 한몫했다.

김혜자는 백상예술대상서 수상 소감으로 <눈이 부시게> 속 엔딩 내레이션을 읊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읽을 때, 행사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연기 혼을 불태운 대배우에 대한 경배의 순간이었다. 그는 수상의 공을 제작진들에게 돌리며 베테랑 배우로서 품격을 더했다. 

김혜자는 “생각도 안 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김석윤 감독부터 이남규, 김수진 작가까지 <눈이 부시게> 제작진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정말 받을 줄 몰랐다”며 시종일관 감격하면서도 “<눈이 부시게>가 작품상을 받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대본의 마지막 한 페이지를 찢어올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실제 대본 들고…
작품에 대한 애착

김혜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그는 1941년 9월15일 서울서 태어나 자랐다. 대중에게 알려진 생년월일은 10월25일이지만, 이는 호적상 생일이다. 그는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학과에 진학했다.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은 것은 1960년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하면서였다. 이듬해 KBS 서울중앙방송 공채 1기 탤런트로 정식 데뷔했지만, 연수를 끝내기도 전에 11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하면서 연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김혜자는 “열망만 컸지 연기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 도망친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한 가정의 어머니로 살던 그는 27세의 나이에 다시 연기에 대한 갈망을 느꼈고, 3년간 연극 무대서 연기를 하며 ‘연극계의 신데렐라’로 살았다. 

이후 1969년 MBC가 개국하면서 스카웃돼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MBC 드라마 <개구리 남편> <강변살자> <수사반장> <학부인> <무지개> <신부일기> <여고동창생> <후회합니다> <당신> <안국동 아씨> 등의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알렸고, 다수의 최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하면서 톱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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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MBC 제1회 탤런트 연기상서 김혜자는 최불암과 나란히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1975년 출연한 <신부일기>로 제3회 대한민국 방송상 시상식서 TV연기상과 제10회 방송윤리위원회상 시상식서 TV드라마 부문 연기상을 수상했다. 1977년 <당신>으로 1978년 제1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자상을, 이듬해 <행복을 팝니다>로 1979년 제1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김혜자는 스타의 반열에 오른 뒤 수많은 광고를 찍었는데, 1975년부터 2002년까지 CJ제일제당의 전속 모델로 27년동안 활동하면서 ‘국민엄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당시 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였던 다시다 광고 속에서 외쳤던 “그래 이맛이야”는 전국적인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60년 연극 데뷔
이듬해 KBS 1기

광고를 통해 다진 국민엄마 이미지는 김혜자의 인생작이자, 최장 기간 방영된 한국의 대표 농촌드라마 <전원일기>와 연을 맺게 해준다. 이 드라마서 김혜자는 양촌리 김 회장(최불암 분)의 부인인 이은심 역을 맡아 오랜 기간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1980년 10월21일 첫 방송돼 2002년 12월29일에 종영됐다. 그는 <전원일기>를 통해 ‘어머니 역을 가장 잘하는 인기인’ 설문조사서 1위를 기록했으며, MBC의 이미지를 형성해온 연예인으로 인정받았다.

1983년에 영화에 진출한 김혜자는 스크린 데뷔작인 <만추>로 1983년 제2회 마닐라국제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장미와 콩나물>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고, 90년대에 MBC 연기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2008년에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서 새로운 자유를 꿈꾸는 다소 특이한 어머니상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파격적인 인상을 주며 큰 호평을 받았다. 김혜자는 이 작품으로 KBS 연기대상 대상과 제4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MBC <행복을 팝니다> <모래성> <엄마가 뿔났다>로 ‘총 3회에 걸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김혜자는 새로운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 출연해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 도준(원빈 분)의 살인사건 누명을 벗기기 위해 범인을 찾아나서는 엄마 역을 맡아 동물적 모성을 연기했다. “아무도 믿지마. 엄마가 구해줄게”라는 이 한마디는 김혜자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한 획을 그었다. 

<마더>는 제62회 칸국제영화제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김혜자는 생애 처음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인간의 시간과 삶에 대한 통찰 제시
연기 56년 차…어머니 역 가장 잘해


김혜자는 이 영화로 국내·외 무대서 총 9번의 수상 기록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 LA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혜자는 꾸준히 사회 봉사활동을 해오며, 공인으로서 큰 족적을 남겼다. 1991년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비전의 친선 대사로 임명돼 30년 가까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하에 아프리카 난민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그는 2015년에는 네팔 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월드비전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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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는 아프리카 봉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집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을 저술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책의 인세 전액은 북한 용천 긴급구호와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꽃때말공부방) 설립을 위해 기부했다. 

시에라리온서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마담 킴스 프로젝트>를 후원했으며, 결연으로 전세계 가난한 어린이 103명을 돕고 있다. 2004년 제과업체 CF 출연료 일부인 9600만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고, 2014년 12월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출연료 전액을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꾸준히 봉사활동
전 출연료 기부도

편의점 GS25가 김혜자의 이름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2010년 10월에는 식품 브랜드 ‘김혜자 도시락’을 론칭했다. 김혜자의 아들이 식품 업체 정성에프에스의 대표로 있지만, 김혜자 도시락은 품질 관리에 개입하는 조건하에 계약을 했다고 한다. 김혜자 도시락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혹자는 한자로 은혜로울 혜(惠)에 너그러울 자(慈)를 써서, ‘은혜롭고 자비롭다’는 뜻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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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