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비상’ OCI그룹의 플랜B

발판 놓다가 발목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OCI가 전문경영인체제로 돌입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이우현 전 사장은 부회장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승계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회사의 몰락을 이유로 들었다. 이 부회장은 최대주주자리까지 내준 상태다. 짊어진 수백억원 상속세의 짐도 무겁기만 하다.
 

석유화학·태양광 기업 OCI의 백우석 부회장이 회장에, 이우현 사장이 부회장에 올랐다. 전문 경영인과 오너 경영인이 호흡을 맞춰 경영하는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OCI는 지난 3월2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백우석 부회장을 회장에, 이우현 사장을 부회장에 각각 승진시키는 한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김택중 사장을 최고경영자(CEO)에 신규 선임했다. 

CEO 체제?
업계도 의아

이번 OCI의 인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는 단계적인 승진이지만, OCI는 이수영 전 회장 별세 후 2년여간 회장직을 공석으로 비워뒀고 어느 정도 때가 되면 이우현 부회장이 이 자리에 오를 것으로 판단한 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간 OCI의 기업설명회나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냈고 회사의 경영 성과와 향후 목표들을 직접 발표하는 등 ‘오너 경영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이 부회장의 경영 카리스마가 주주와 업계서 인정받고 있었던 터였다. 

지난달 1일 공시된 OCI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우현 부회장은 사장일 당시 백우석 전 부회장보다 연봉이 높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총 15억9600만원을 수령했으며 백 회장은 같은 기간 14억98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 부회장과 백 회장의 상여금은 8억3700만원으로 동일했지만 급여와 기타 근로소득이 상이한 결과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기본급서 자녀학자금 2000만원을 수령했고 기타 근로소득을 포함한 업무용 차량지원 관련 금액서 백 회장보다 7500만원가량을 더 수령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장이 부회장보다 연봉이 1억원가량 높은 모양새가 됐다.

OCI그룹에서는 모두의 예상의 뒤엎고 전문 경영인인 백우석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앉게 됐다. OCI에 따르면 백 회장은 OCI의 전신인 동양제철화학서부터 44년간 근무하며 이회림 명예회장, 이수영 회장, 이우현 부회장 등 오너 일가를 지근거리서 보좌해왔던 인물이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한 이유로 지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고 이수영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분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를 위해 증여받은 주식의 일부를 처분하면서 개인 최대주주 자리를 이화영 유니드 대표이사 회장에게 내준 상태다. 이화영 회장은 이수영 전 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이우현, 바로 회장?…예상 깨고 부회장
최대주주 내주고…지분 문제 의식했나?

지난해 연말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5.43%로 이 부회장(5.04%)보다 0.39%포인트 많은 상태다.  

또 이회림 창업주의 차남인 이복영 이테크건설·삼광글라스 회장 또한 5.02%의 OCI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의 격차는 불과 0.02%포인트다.  업계에선 이러한 상황서 곧바로 회장직에 오르는 것은 지분 문제상 시장서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대물림을 위해 준비한 넥솔론의 실패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현 OCI)은 2007년 7월 일관체제 구축을 위해 넥솔론을 설립했고, 2008년 9월 전북 익산에 공장을 완공하고 OCI가 공급하는 폴리실리콘을 원재료로 본격적으로 태양광 발전용 잉곳·웨이퍼 생산에 들어갔다.

설립의 주체는 OCI 오너 3세이자 고 이 회장의 2남1녀 중 두 아들인 이우현 부회장과 이우정 전 넥솔론 사장이었다. 이 부회장과 이 전 사장이 초기 자본금(110억원)을 전액 출자, 각각 지분의 50.0%(101만주)를 소유했다.
 

▲ 이우현 OCI 회장

당시 이 부회장의 나이는 40세로 2005년 OCI 전무로 입사한 이래 사업총괄 부사장(CMO)을 맡아 경영승계 단계를 속도감 있게 밟아나가던 시기다. 반면 넥솔론 출자 전 이 부회장이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라고 해봐야 OCI가 거의 전부였고, 지분도 1% 남짓이었다.

승승장구하다…
승계 위한 한방

이런 당시 정황에 비춰보면 넥솔론은 후계 승계를 위해 준비된 계열사라고 볼 수 있다. 넥솔론의 성장세에 따라 향후 OCI 지분 확대 및 부친의 지분증여나 상속 등에 대비한 재원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어서다.

처음 넥솔론의 성장은 폭발적이었다. 설립 3년 만인 2010년 매출(연결기준) 4510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매년 흑자가 이어지며 456억원에 달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앞다퉈 찾아올 정도였다. 이듬해 10월 증시 상장은 예정된 수순으로 생각됐다. 

FI 자금 유치 등으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상장 직후 이 부회장의 넥솔론 보유지분은 19.42%(1733만3320주)나 됐다. 동생 이 전 사장도 19.62%(1750만6650주)를 갖고 있었다. 형제 지분이 도합 39.04%(3483만9970주)에 달했다.

상장 당시 넥솔론에 매겨진 몸값은 주당 4000원(상장공모가·액면가 500원)이었다.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693억원으로 평가됐다. 또 상장 직후 넥솔론의 주가가 6060원까지 뛰자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050억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넥솔론이 상장한 지 얼마되지 않아 세계 태양광 시장은 장기 불황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이 지속된 결과다. 중국 저가 태양광업체들의 난립도 한몫했다.

글로벌 침체
갑자기 폭망

OCI의 매출은 상장 첫 해인 2011년 5880억원을 찍은 뒤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16년에는 155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 또한 2011년 적자로 돌아섰고 이후 많게는 1001억원서 적게는 226억원까지 한 해 평균 5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외부에서 끌어다 썼기 때문에 차입금 부담도 적지 않았다. 2009년 1150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2011년 말 58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로도 차입금은 줄지 않아 2015년 말에도 5120억에 달했다.

저조한 영업수익성에 차입금 부담마저 컷던 탓에 순익은 2015년(2650억원)을 제외하고, 2011∼2016년 동안 적게는 241억원에서 많게는  4015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이어졌다.
 

▲ 넥슬론

이 부회장이 넥솔론 상장 전 출자한 자금은 87억원이다. 여기에 넥솔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2년 10월(553억원)과 2014년 3월(143억원)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10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2월 OCI 지분 0.4%(9만4500주)를 블록딜을 통해 191억원(주당 20만2500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시기적으로 볼 때 넥솔론 추가 출자자금 용도로 풀이된다.

승계 위해 설립한 넥솔론…결국 공중분해
상속세 절반 납부했지만 아직 수백억 남아

후계 승계를 위해 OCI 지분을 늘려도 모자랄 시기에 넥솔론을 건사하느라 얼마 되지 않는 지분마저 내다 팔아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월 고 이수영 회장의 지분상속(10.92% 중 5.62%) 직전, 이 부회장의 지분이 고작 0.5%(12만251주)에 불과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의 노력에도 넥솔론의 결손금은 계속 불어 2014년 말에는 자본총계가 -3750억원에 달했다. 이어 2016년 말 완전자본잠식(-508억원) 상태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됐다.

2014년 8월 법정관리 이후 진행해왔던 회생절차마저 실패했다. 2015년 말부터 총 3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유찰됐다. 급기야 지난 2017년 4월 전액 자본금 자본잠식으로 유가증권시장서 상장폐지됐다. 이로써 OCI는 139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 태양광 발전.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넥손론은 재무개선 중인 2015년 2월 이 부회장과 이 전 사장 양대주주를 대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이 부회장은 소유지분 17.75%(2564만5008주) 중 97%에 대해 무상소각을 당했다. 이어 잔여지분 0.59%(83만1168주)도 FI의 담보권 실행으로 사라졌다. 

이 부회장이 넥솔론에 집어넣은 자금은 총 188억원이다. 이 중 지분매각을 통해 회수한 자금이라고 해봤자 2013년 1월 14.13% 중 0.26%(32만2580주) 매각을 통한 5억4100만원이 전부다.

갈 길 멀었다 
뼈아픈 기억

이 부회장이 단기간에 OCI 최대주주의 지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상속지분의 일부를 팔아 절반가량을 납부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최장 4년간 해마다 100억원씩 상속세를 물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저도 보유하고 있는 재원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  OCI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 넥솔론의 실패는 여러모로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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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