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정권’ KPX그룹 이상한 거래 추적

자회사 물건 계열사에 판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이 한 중견그룹을 향하고 있다. 대상은 KPX그룹. 공정위는 KPX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방점을 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중견그룹 조사 예고가 현실에 가까워지면서 KPX그룹을 향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그룹의 계열사를 주목한다. 해당 계열사는 회장의 장남 개인회사로 2세 구도 개편에 상당한 역할을 해낸 바 있다.
 

▲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중견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중견기업 KPX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주요업무 추진계획 브리핑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의 폭을 대기업서 중견기업으로 확대,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익편취
중점적 조사

공정위는 KPX그룹의 주력 자회사 ‘KPX케미칼’과 오너 일가 지분 100% 소유의 계열사 ‘씨케이엔터프라이즈(전 삼락상사)’, 그룹의 베트남 현지 법인 ‘VINA FOAM CO., LTD.’ 간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감사보고서(2018.12)에 따르면 당사는 지난해 KPX케미칼로부터 52억2638만3513원의 제품을 매입, VINA FOAM에 67억9473만7704원에 팔았다. 오너 일가 소유의 그룹 계열사가 그룹 자회사의 물품을 구입해 그룹 계열사에 파는 등 특수관계자 거래를 맺은 것이다.

공정위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통행세 수취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실질적 역할 없이 자회사와 계열사 간 거래 중간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에 따르면 다른 사업자와 직접 상품·용역을 거래하면 상당히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거래상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매개로 거래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공정위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KPX그룹은 중견 화학그룹사다. KPX그룹은 지주회사 KPX홀딩스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로 구성돼있다. KPX홀딩스의 사업보고서(2018.12)에 따르면 그룹의 2018년 기말 계열회사는 총 31개다. 세부적으로 상장사 8개와 비상장사 18개, 비상장 해외법인 5개다.

상장사는 KPX홀딩스와 그룹의 핵심 자회사 KPX케미칼을 비롯해 그린케미칼, KPX라이프사이언스, 진양홀딩스, 진양산업,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등이다.

비상장사는 오너 일가 100% 소유의 씨케이엔터프라이즈와 KPX개발, KPX글로벌, 진양AMC, 진양물산, 진양개발, 진양모바일, 한림인텍, 세일인텍, 진례산업, 건덕상사, 관악상사, 경향흥산, 경향AMC, 티지인베스트먼트, 보현, 진양, 평창인베스트먼트 등이다.

30개 넘는 계열 보유한 중견화학사
국내 넘어 해외까지…다방면서 활약

비상장 해외법인은 앞서 언급된 VINA FOAM을 포함해 중국 소재의 KPX CHEMICAL(NANJING) CO., LTD와 미국 소재의 KPX CHEMICAL(GEORGIA) CO., LTD., 인도 소재의 KPX CHEMICAL(INDIA) PVT., LTD., 베트남 소재의 KPX VINA CO., LTD. 등이다.

KPX그룹은 크게 유기화합물제조업과 유기화합물판매업, 폴리우레탄제품제조업, 합성수지제품제조업, 자동차부품제조업, 의약품중간체제조업, 액체화물보관업, 부동산업, 골프장운영업 등을 다룬다.

유기화합물제조업은 KPX케미칼과 KPX CHEMICAL(NANJING)이, 유기화합물판매업은 KPX CHEMICAL(GEORGIA)과 KPX CHEMICAL(INDIA)이 맡고 있다. 폴리우레탄제품제조업은 진양산업과 진양폴리우레탄, 진양폼테크, VINA FOAM, 진례산업이 수행하고 있다.


합성수지제품제조업의 경우 진양화학이, 자동차부품제조업의 경우 세일인텍과 한림인텍 그리고 진양모바일이, 의약품중간체제조업의 경우 KPX라이프사이언스가 활동하고 있다. 액체화물보관업은 KPX글로벌과 KPX VINA가 주축이다.

부동산업에는 KPX개발, 진양물산, 진양AMC, 씨케이엔터프라이즈, 평창인베스트먼트, 경향AMC 등이 맡고 있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 경향흥산, 티지인베스트먼트, 보현 등은 건물 임대업을 담당하고, 진양은 상품 종합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린케미칼과 진양홀딩스는 각각 계면활성제제조업과 기타 플라스틱제품제조업을 운영 중이다. 골프장운영업에는 진양개발이 전면에 있다.

자동차부품
부동산까지

종속기업 현황서 직접지분보유회사는 KPX홀딩스와 KPX케미칼, 진양홀딩스, 진양산업으로 총 4개사이다. KPX홀딩스의 종속기업은 KPX캐미칼과 KPX라이프사이언스, KPX개발, KPX글로벌, KPX VINA, 진양홀딩스 등 6개다. KPX케미칼의 종속기업은 KPX CHEMICAL(NANJING), KPX CHEMICAL(GEORGIA), KPX CHEMICAL(INDIA)로 총 3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PX케미칼이 KPX홀딩스의 종속기업으로 분류된 까닭은 다른 주주와의 약정으로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진양홀딩스의 종속기업은 진양산업과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진양물산, 진양폼테크, 세일인택, 한림인택, 진양AMC, 진양개발, 진양모바일로 10개사다. 마지막으로 진양산업의 종속기업은 VINA FOAM과 진례산업이다.
 

한편 진양개발은 지난해 3월29일 불균등유상감자로 인한 지분율 감소로 연결범위서 제외됐다. 또 진양폼테크는 지난해 4월1일 폴리우레탄제품제조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진례산업을 설립했고, 부동산임대부문은 진양물산에 흡수합병됐다. 진양홀딩스는 진례산업의 지분을 진양산업에 매각했고, 지난해 7월6일 진양모바일의 지분 100%를 취득, 종속기업에 포함됐다.

지배회사 KPX홀딩스 소유 종속회사의 최근사업연도말(2018년 12월 말) 재무상태표상 자산총액이 회사 자산총액의 10% 이상인 주요 종속회사는 KPX케미칼, KPX CHEMICAL(NANJING), KPX라이프사이언스, KPX개발, KPX글로벌, 진양홀딩스, 진양화학, 세일인텍, 진양산업, 진양AMC, 진양물산 등 11개사다.

반면 자산총액의 10% 미만인 종속회사는 KPX VINA, KPX CHEMICAL(GEORGIA), KPX CHEMICAL(INDIA), 한림인텍, 진양폴리우레탄, 진례산업, 진양모바일, VINA FOAM 등 8개사다.

KPX홀딩스의 연혁은 1974년 7월 KPX케미칼서 시작한다. KPX케미칼은 폴리우레탄원료 PPG사업 이후 2004년 1월 전자재료사업에 진출했다. 이듬해 4월 KPX라이프사이언스와 2006년 지주회사 KPC홀딩스가 설립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주권 재상장에 이어 11월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해 12월에는 KPX케미칼 중국 난징공장을 준공하기에 이른다.

오늘날의 KPX홀딩스 상호는 2008년 9월에 만들어졌다. 이듬해 10월 KPX개발이 자회사로 편입됐고, 12월 KPX문화재단이 설립됐다. 2010년 11월 진양홀딩스가 자회사로 편입됐고, 10월에는 공덕동 KPX빌딩으로 본점이 이전됐다.

2014년 3월 KPX CHEMICAL(GEORGIA)이 종속회사로 편입됐고, 6월 KPX바이오텍의 자회사 탈퇴로 자회사는 총 6개사가 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KPX화인케미칼과 KPX인더스트리가 각각 자회사를 탈퇴하고 편입하면서 자회사는 다시 총 6개사가 됐다.


2017년 3월 KPX인더스트리의 상호가 KPX글로벌로 변경됐고, 5월 KPX CHEMICAL(INDIA)이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같은 해 9월에는 KPX그린케미칼의 자회사 탈퇴로 자회사는 총 5개사로 변경됐다.

2017년 12월 KPX VINA가 설립되면서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같은 달 연결대상범위 변동에 따라 진양홀딩스와 그 종속회사는 KPX홀딩스의 종속회사로 편입됐다(진양홀딩스, 진양산업,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진양개발, 진양AMC, 진양물산, 진양폼테크, 한림인텍, 세일인텍, VINA FOAM).

지난해 3월에는 진양개발이 종속회사를 탈퇴했고, 4월에는 진양폼테크의 종속회사 탈퇴와 진례산업의 종속회사 편입이 있었다. 같은 해 7월에는 진양모바일이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떨고 있는
양씨 일가

KPX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24억원이다. 매출원가는 9172억원이다.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은 1051억원,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는 712억원이다. 영업이익(매출총이익-판관비)은 338억원(대손상각비 6524만원 환입), 당기순이익은 147억원이다.

KPX홀딩스의 2016·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6965억원과7533억원이다. 매출원가는 5961억원과 6656억원이다. 매출총이익은 1003억원, 876억원이다. 판관비는 477억원과 493억원이고, 영업이익은 각각 522억원(대손상각비 3억원), 364억원(대손상각비 18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각각 534억원과 583억원이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한편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KPX케미칼로부터 물품을 사들이고 이를 VINA FOAM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2016년 KPX케미칼로부터 45억원가량의 제품을 매입하고, VINA FOAM에 63억원어치를 판매했다. 2017년에도 동일하게 KPX케미칼로부터 45억원어치의 제품을 매입, VINA FOAM에 62억원에 팔았다.

지난해엔 KPX케미칼로부터 52억원의 제품을 사들여 VINA FOAM에 67억원에 팔았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2016·2017·2018년 매출액은 66억원과 68억원, 76억원이다. 매출원가는 각각 46억원과 46억원, 53억원으로 매출총이익은 20억원과 22억원, 23억원이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3년 동안의 판관비는 각각 9억원과 6억원, 7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과 16억원, 16억원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억원, 25억원, 34억원을 기록했다.

일감 몰아주기·통행세 수취 집중 조사
의혹 계열사=장남 개인회사 승계 차질?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의 장남 양준영 KPX홀딩스 부회장의 개인회사다. 양 회장은 그룹 후계자로 양 부회장을 낙점,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다. 꾸준히 KPX홀딩스의 지분을 늘려오던 양 회장은 지분의 처분을 시작했다. KPX홀딩스의 사업보고서(2012.12)에 따르면 양 회장의 지분 23.81%는 23.68%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양 회장의 지분은 이를 기점으로 22.94%, 21.72%, 20.60% 등으로 감소, 19.64%까지 떨어졌다.

양 부회장은 양 회장의 지분을 재매입했다. 양 회장의 처분 전까지 양 부회장의 지분은 5.74%였다. 당시에는 차남 양준화 그린케미칼 사장의 지분이 7.92%로 더 높았다. 그러나 승계구도에 따라 양 부회장의 지분은 기존 5.74%서 6.51%, 6.86%, 7.37%, 7.61%로 상승, 10.40%까지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양 부회장의 아들 재웅씨의 지분도 상승했다.

재웅씨의 지분은 동일한 시기 0.10%서 1.52%, 1.59%, 1.63%, 1.80%, 2.11%, 2.16%, 2.21%까지 늘었다.
 

반면 양 사장은 기존 지분 7.92%서 7.25%, 6.61%, 6.44%, 6.40% 등으로 하락하다 지분을 전량 처분, KPX홀딩스 경영권과 완전히 분리됐다. 양 사장의 지분 전량 처분과 함께 KPX홀딩스 역시 그린케미칼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그린케미칼의 사업보고서(2017.12)에 따르면 KPX홀딩스는 그린케미칼 보유 지분 23.78%를 전량 처분했다.

양 사장은 KPX홀딩스서 멀어지는 대신, 본인과 개인 회사를 통해 그린케미칼의 6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양 부회장의 개인회사이자 공정위가 주목하고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KPX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은 양 부회장의 KPX홀딩스 지분 확보 시기와 동일하게 상승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KPX홀딩스 보유 지분은 0.92%에 그쳤지만, 1.88%, 2.93%, 4.17%, 4.99%, 5.72%, 10.39%로 증가해 11.24%까지 상승했다. 양 부회장(10.40%)보다 높은 수치다. 

결국 양 부회장은 23.85%(본인+개인회사+아들)의 지분으로 양 회장(19.64%)을 넘어 사실상 KPX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우뚝 섰다.

후계자는 누구?
2세 구도 주목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KPX그룹의 장자승계 과정에서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다만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공정위 사정권에 들어오면서 KPX그룹의 2세 구도에 귀추가 주목된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KPX의 핵심 자회사인 KPX케미칼과 거래한 점 역시 간과하기 어렵다. KPX케미칼은 KPX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그룹의 자산과 매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양 부회장은 KPX홀딩스의 지분을 늘려가면서 오너십을 확보, 사실상 KPX케미칼의 경영권까지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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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