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된 79명 의원들 백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5.07 10:44:54
  • 호수 1217호
  • 댓글 0개

어렵게 단 금뱃지 ‘달랑달랑’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고발 정국’이 따로 없다. 여야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대치는 ‘역대급’ 고발 후유증을 낳았다. 극한 대치는 일단락됐지만, 여야는 서로에 대한 총부리를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일요시사>는 21대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국회 고발 정국의 민낯을 파헤쳤다.
 

▲ 빠루를 들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헌정 사상 초유의 고발 정국을 만들어낸 주인공들은 무려 79명으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고발정국은 끝을 보기 전까지는 결론이 나지 않을 예정이다. 서로를 고발하더라도 종국에 가서는 취하했던 이전 분위기와는 다르다. 또 고발된 혐의들 중 일부는 피해자가 고소·고발할 경우에만 처벌되는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만약 고발을 취하하더라도 검찰 수사는 계속된다.

아수라장
동물국회

몸싸움·고성·욕설은 지난 한 주 동안 국회를 관통했던 키워드다. 사태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집무실을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 사·보임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앞서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오 의원을 사보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문 의장을 압박하러 출격한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집무실을 떠나려는 문 의장을 몸으로 막아섰다. 의장 경호 인력과의 몸싸움도 불사했다. 집무실은 고성으로 시끄러웠다. 충격을 받은 문 의장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최근 수술까지 받았다.


국회 곳곳서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가 오 의원을 대신해 사개특위 위원으로 같은 당 채이배 의원을 지목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채 의원의 집무실을 찾아가 그를 6시간이나 감금했다. 이 사태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해 채 의원을 탈출시킴으로써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한국당 간 전면전의 신호탄이었다.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앞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의안과를 검거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안과 팩스를 부수는 추태를 벌였다. 
 

▲ 제5회의장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에 연장이 등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회 경호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이 점거한 의안과 문을 열기 위해 빠루(쇠 지렛대)와 장도리, 망치 등을 동원했다. 한국당 당직자들은 경호원으로부터 빠루를 빼앗았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안과 복도서 진행된 긴급 의원총회에 해당 빠루를 들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의안과 만큼이나 치열했던 전쟁터가 있다. 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회의장 앞은 각 특위 위원장인 이상민·심상정 의원의 진입을 저지하려는 한국당 의원들의 육탄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복도에 줄지어 눕거나 스크럼을 짰다. 복도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부르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연장 들고
욕설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문 의장의 재가를 받아 경호권을 발동했다. 지난 1986년 이후 무려 33년 만이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경호원들과 국회 곳곳서 충돌했다. 국회에서는 몸싸움과 욕설, 고성이 난무했다. 이 과정서 한국당 최연혜 의원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은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눈치작전 끝에 정개·사개특위 개회를 성사시켰다. 그리고 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한 특위 위원들이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데 찬성함으로써 극렬했던 여야의 대치정국은 막을 내렸다. 현재 여야의 대치정국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1막 ‘대치 정국’이 끝나자 곧바로 2막 고발 정국이 무대에 올랐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18명을 1차로 고발하고 며칠 뒤 19명을 추가 고발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 의원 고발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서 “내가 직접 카메라 휴대폰으로 불법행위를 한 사람들 사진을 30장 찍어놨다”며 “내 이름으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전면전을 선포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국회선진화법(이하 선진화법)이 어렵게 만들어졌고, 지난 7년간 이번과 같은 무질서하고 불법적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문제만큼은 분명하게 선진화법에 따라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대치→고발, 전쟁은 지금부터 
고발 인원만 금뱃지 1/3 규모

정의당도 한국당과의 전면전에 동참했다. 한국당 의원 40명을 선진화법 및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상은 나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지도부와 정개특위 회의장 출입을 막은 한국당 의원, 그리고 채 의원을 감금한 한국당 의원 전원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상무위원회의서 “지난 박근혜 국정 농단을 능가하는 헌정 파괴 범죄며 전복 행위”라며 “법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런 세력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용도 있을 수 없다. 법치주의 아래서 폭력의 방식으로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한국당은 법치주의에 정면 도전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한국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를 포함한 15명의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여영국 의원 등을 고발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 등이 주요 혐의다. 홍 원내대표 등이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다.

한국당은 이들뿐 아니라 문 의장,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사보임시킨 행위가 직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문 의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며 그를 고소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한국당 의원들을 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한편 한국당이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에게 제기한 혐의는 자기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상해다. 이 중 선진화법 위반 여부가 고발정국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선진화법은 2012년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여야의 합의로 도입됐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과 다수당의 날치기 법안 처리를 막자는 취지다. 

의원직 상실
피선거권도?

당시 국회법 165조 ‘국회 회의 방해 금지 위반’과 166조 ‘국회 회의 방해죄’ 관련 조항이 추가됐다. 이를 살피면 국회 회의의 방해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인근서 폭행·체포·감금·협박·주거침입·퇴거불응·재물손괴의 폭력행위를 하거나 이 같은 행위로 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막는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릴 수 있다.

또 위험한 물건으로 사람을 폭행하거나 재물을 손괴하는 경우, 서류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을 손상 및 은닉한 사람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당 의원들의 의안과 점거가 국회 회의 방해죄에 해당하는 지가 핵심이다. 만약 벌금이라도 맞게 되는 날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 19조에 따르면, 국회 회의 방해죄가 인정돼 5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자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의 전체 판세가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설사 여야가 합의해 상대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더라도 이미 법률상 고발이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는 계속 진행된다.

불리한 한국당…총선도 차질 
벌금 500이면 피선거권 박탈

검찰에 직접 고발장을 제출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검찰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을 개정해 회의 방해 자체를 처벌하도록 한 것은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다시는 국회에 들어올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과 국회의원의 결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뜻을 계속 살릴 수 있도록, 특히 다음 21대 국회에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과 동행한 이재정 의원은 “이후에도 불법행위를 추가 확인하면 추가 고발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기존 불법행위도 이미 확보된 자료를 검토해 추가 고발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 심상정 정개특위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당은 형법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이 느끼는 위기감은 한국당이 느끼는 위기감에 비해 덜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보좌진, 국회 경호원이 한데 아우러진 상태서 몸싸움이 발생해 한국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밝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렇듯 상반된 위기감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통해 잘 나타난다. 최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한국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서 나 원내대표는 “제1야당에 대한 고발과 협박을 멈추라. 심지어 보좌진, 당직자도 고발장으로 위협한다. 이 얼마나 치졸하고 부끄러운 정치탄압인가”라며 “수사를 하더라도 나를 수사하고 탄압하더라도 나를 탄압하라. 보좌진, 당직자, 의원에 대한 고발 취하를 즉각 해달라”고 요구했다.

21대 총선 
영향 받나

나 원내대표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발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로 배당됐다. 한국당이 제출한 문 의장과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의 직권남용 혐의는 대검찰청에 접수됐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문 의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건은 서울남부지검이 맡았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토끼 챙긴 여야 ‘대치 정국’ 함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지지율이 동반상승했다. 선거법·공수처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벌어진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지지자들을 집결시키는 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무당층이 2주 연속 감소한 대신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이 나란히 상승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포인트가 오른 39.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충청권과 호남, 계층별로는 60대 이상과 50대, 30대, 중도층서 상승이 뚜렷이 나타났다.

한국당은 더욱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주 대비 2.6%포인트 오른 34.1%를 기록했다. 이는 3주째 상승세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경기·인천, 계층별로는 40대와 60대 이상, 50대, 보수층서 지지율 오름세가 뚜렷했다.

사보임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지지율 역시 0.4%포인트 오른 5.7%로 나타났다. 반면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모든 지역과 계층서 지지층 이탈현상이 발생해 하락했다. 정의당은 2.3%포인트 내린 5.5%, 민주평화당은 1.4%포인트 내린 1.3%로 집계됐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