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 YG 커넥션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5.07 10:37:25
  • 호수 12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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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칼날’ 양현석 겨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버닝썬 게이트’가 YG엔터테인먼트로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승리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로 접대부 여성에게 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재 YG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양현석 YG 대표가 실소유하고 있는 유흥주점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빅뱅 전 멤버 승리

빅뱅 전 멤버인 승리의 성매매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승리의 전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YG 회계책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회계책임자
참고인 소환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말쯤 해외 투자자 성접대 등을 위해 호텔 숙박비 3000여만원을 YG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경찰은 YG 관계자들을 소환해 YG가 당시 성접대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YG 회계책임자의 말에 따르면 YG가 승리에게 제공한 카드는 선납금 개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YG가 소속 연예인인 승리에게 개인 기명 카드를 제공했고 호텔비 등 업무 외적인 비용이 발생하면 나중에 정산했다는 것.


YG의 돈이 성접대에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경찰은 “YG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받고 YG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들의 피의자 전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 7∼9명의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상대로 한 접대 자리서 호텔비 3000만원을 소속사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이를 둘러싸고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 과정서 나온 법카 
승리 성접대 비용 지불? 

경찰에 따르면 승리와 함께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설립한 유인석 전 대표는 당시 일본인 투자자를 서울 강남의 한 술집으로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유 전 대표는 성접대 목적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 10여명을 호출했다.

그는 일본인 투자자들을 위해 유흥업소 여성을 부르고 대금을 지급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측은 일본 투자자 일행이 서울 5성급 H호텔에 2박3일간 머무는 동안 유 전 대표가 이들 여성을 동원해 성접대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여성 17명은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이들 여성에게 성매매 관련 비용이 처리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23일과 24일 연이틀에 걸쳐 승리를 소환했다.  

YG 측은 승리가 호텔비 결제 뒤 개인적으로 이를 정산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명과 달리 이를 법인 비용으로 둔갑시켰을 경우 탈세뿐만 아니라 분식회계와 횡령 가능성도 있다.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진술 등에 비춰보면 승리의 호텔비 결제도 성접대 비용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승리가 명백한 불법행위와 관련된 비용을 결제하면서, 사용내역이 고스란히 남는 법인카드를 사용한 부분은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버닝썬 성매매
YG랑 무슨 상관?

법인카드로 결제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도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회사 법인카드나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뒤 이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국세청 세무조사서 단골사례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탈세, 횡령 수법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양현석 YG 대표에게로 불똥이 튀고 있다. 현재 국세청은 양 대표의 개인적인 탈세 의혹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세청은 지난 3월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에 ‘특별세무조사 전담조직’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 100여명을 투입해 세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YG는 3년 전인 2016년에 통상 5년 단위의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상당한 혐의가 있어야 착수한다’는 특별 세무조사의 성격이 강하다. 
 

▲ 양현석 YG 대표이사

업계에선 양 대표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흥주점 ‘러브시그널’ ‘삼거리포차’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브시그널의 경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흥주점은 일반음식점과 달리 부가가치세 10% 이외에 개별소비세 10%와 교육세 3%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유흥주점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영업했다면 탈세에 해당한다.

이미 혐의 포착?
특별 조사 성격

이외에도 양 대표가 서울 강남과 홍대 일대에 10여개 이상의 유흥주점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 대표는 씨디엔에이라는 주식회사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동생인 YG 양민석 대표이사의 소유다. 양씨 형제가 지분 전체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러브시그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씨디엔에이는 러브시그널을 포함해 삼거리포차, 삼거리별밤, 가비아, 문나이트, 토토가요 등 홍대와 강남, 광진구 일대 10여개 클럽과 주점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홍대 가비아와 삼거리별밤이 있는 건물의 소유자 역시 양 대표다. 양 대표가 이들 클럽과 업소의 실소유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홍대의 클럽 NB 1·2도 양 대표가 문을 연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YG의 역외탈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이 이번 YG 조사에 1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공연·마케팅 등 사실상 모든 업무 영역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국세청은 YG가 지난 5년간 진행한 해외공연 내역 등을 확보했고, 현재는 수집된 공연 정보와 추정 수입 등을 근거로 지난달 20일 확보한 재무 자료가 정확한지를 대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G는 20개의 회사를 계열사로 둔 기업집단이다. 이 중 해외 계열사만 YG저팬 등 6개에 이르지만 모두 비상장사고 손자 회사도 3개나 되는 탓에 정확한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한류에 올라탄 연예 기획사의 지능적 역외탈세는 지난해 9월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 과정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양 대표의 유흥주점 실소유주 의혹 
국세청 핵심 조사4국 세무조사 착수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빅뱅, 싸이, 투애니원 등 현재 YG에 소속돼있거나 과거 소속됐던 아티스트들이 해외서 올린 수익의 모든 내역을 국내 세법에 맞게 신고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티스트 저작물의 해외판권이나 저작권료 등은 국세청이 FIU(금융정보분석원)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 해외 공연수익은 계약자 상호 합의에 의해 내역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는 게 가능하다.  

국세청은 또 양 대표와 YG가 해외서 얻은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관련 시장이나 자산에 이른바 ‘파킹(고의 은폐)’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고 있다. 해외의 숨은 별장이나 미술품 등 고액자산을 신고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 사주는 해외공연 수익 70억원을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해 은닉했다가 세금 추징에 더해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과세당국이 이번 조사로 K팝 열풍 뒤에 숨은 연예기획사의 고질적인 역외탈세 관행까지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향후 사정기관 수사서 YG의 최순실 연루설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있던, 최씨의 조카 장시호가 YG에 입사했다는 이야기가 오르내렸다. 발단은 당시 YG 소속이었던 가수 싸이가 회오리 축구단에 소속돼있던 것에서 시작됐다. 회오리 축구단은 최순실 언니 최순득이 영향을 끼친 연예인 축구단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씨와 장시호가 연예계 사업에 침투해 특정 연예인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YG의 최순실 연루설이 퍼졌다. 당시 YG 측은 모든 게 루머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당시 양 대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가 최연소로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거나 싸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서 특별공연을 하는 등 박근혜정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 논란이 됐다. 

차명 업소는?
역외탈세 조사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 인물 중의 하나인 차은택 감독이 빅뱅의 ‘거짓말’, 싸이의 ‘행 오버’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것 역시 YG와 박근혜정부의 커넥션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특히 YG의 계열사 YG케이플러스가 최순실 소유의 건물인 미승빌딩을 임대해 사용했던 전적도 논란을 가중시켰다.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사업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다. 당시 논란이 일자 의정부시는 “시가 먼저 YG에 제안해 K팝 클러스터 조성 협약을 맺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역시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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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