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 YG 커넥션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5.07 10:37:25
  • 호수 12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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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칼날’ 양현석 겨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버닝썬 게이트’가 YG엔터테인먼트로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승리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로 접대부 여성에게 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재 YG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양현석 YG 대표가 실소유하고 있는 유흥주점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빅뱅 전 멤버 승리

빅뱅 전 멤버인 승리의 성매매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승리의 전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YG 회계책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회계책임자
참고인 소환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말쯤 해외 투자자 성접대 등을 위해 호텔 숙박비 3000여만원을 YG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경찰은 YG 관계자들을 소환해 YG가 당시 성접대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YG 회계책임자의 말에 따르면 YG가 승리에게 제공한 카드는 선납금 개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YG가 소속 연예인인 승리에게 개인 기명 카드를 제공했고 호텔비 등 업무 외적인 비용이 발생하면 나중에 정산했다는 것.


YG의 돈이 성접대에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경찰은 “YG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받고 YG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들의 피의자 전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 7∼9명의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상대로 한 접대 자리서 호텔비 3000만원을 소속사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이를 둘러싸고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 과정서 나온 법카 
승리 성접대 비용 지불? 

경찰에 따르면 승리와 함께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설립한 유인석 전 대표는 당시 일본인 투자자를 서울 강남의 한 술집으로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유 전 대표는 성접대 목적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 10여명을 호출했다.

그는 일본인 투자자들을 위해 유흥업소 여성을 부르고 대금을 지급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측은 일본 투자자 일행이 서울 5성급 H호텔에 2박3일간 머무는 동안 유 전 대표가 이들 여성을 동원해 성접대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여성 17명은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이들 여성에게 성매매 관련 비용이 처리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23일과 24일 연이틀에 걸쳐 승리를 소환했다.  

YG 측은 승리가 호텔비 결제 뒤 개인적으로 이를 정산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명과 달리 이를 법인 비용으로 둔갑시켰을 경우 탈세뿐만 아니라 분식회계와 횡령 가능성도 있다.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진술 등에 비춰보면 승리의 호텔비 결제도 성접대 비용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승리가 명백한 불법행위와 관련된 비용을 결제하면서, 사용내역이 고스란히 남는 법인카드를 사용한 부분은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버닝썬 성매매
YG랑 무슨 상관?

법인카드로 결제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도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회사 법인카드나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뒤 이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국세청 세무조사서 단골사례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탈세, 횡령 수법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양현석 YG 대표에게로 불똥이 튀고 있다. 현재 국세청은 양 대표의 개인적인 탈세 의혹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세청은 지난 3월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에 ‘특별세무조사 전담조직’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 100여명을 투입해 세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YG는 3년 전인 2016년에 통상 5년 단위의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상당한 혐의가 있어야 착수한다’는 특별 세무조사의 성격이 강하다. 
 

▲ 양현석 YG 대표이사

업계에선 양 대표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흥주점 ‘러브시그널’ ‘삼거리포차’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브시그널의 경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흥주점은 일반음식점과 달리 부가가치세 10% 이외에 개별소비세 10%와 교육세 3%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유흥주점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영업했다면 탈세에 해당한다.

이미 혐의 포착?
특별 조사 성격

이외에도 양 대표가 서울 강남과 홍대 일대에 10여개 이상의 유흥주점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 대표는 씨디엔에이라는 주식회사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동생인 YG 양민석 대표이사의 소유다. 양씨 형제가 지분 전체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러브시그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씨디엔에이는 러브시그널을 포함해 삼거리포차, 삼거리별밤, 가비아, 문나이트, 토토가요 등 홍대와 강남, 광진구 일대 10여개 클럽과 주점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홍대 가비아와 삼거리별밤이 있는 건물의 소유자 역시 양 대표다. 양 대표가 이들 클럽과 업소의 실소유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홍대의 클럽 NB 1·2도 양 대표가 문을 연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YG의 역외탈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이 이번 YG 조사에 1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공연·마케팅 등 사실상 모든 업무 영역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국세청은 YG가 지난 5년간 진행한 해외공연 내역 등을 확보했고, 현재는 수집된 공연 정보와 추정 수입 등을 근거로 지난달 20일 확보한 재무 자료가 정확한지를 대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G는 20개의 회사를 계열사로 둔 기업집단이다. 이 중 해외 계열사만 YG저팬 등 6개에 이르지만 모두 비상장사고 손자 회사도 3개나 되는 탓에 정확한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한류에 올라탄 연예 기획사의 지능적 역외탈세는 지난해 9월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 과정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양 대표의 유흥주점 실소유주 의혹 
국세청 핵심 조사4국 세무조사 착수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빅뱅, 싸이, 투애니원 등 현재 YG에 소속돼있거나 과거 소속됐던 아티스트들이 해외서 올린 수익의 모든 내역을 국내 세법에 맞게 신고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티스트 저작물의 해외판권이나 저작권료 등은 국세청이 FIU(금융정보분석원)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 해외 공연수익은 계약자 상호 합의에 의해 내역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는 게 가능하다.  

국세청은 또 양 대표와 YG가 해외서 얻은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관련 시장이나 자산에 이른바 ‘파킹(고의 은폐)’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고 있다. 해외의 숨은 별장이나 미술품 등 고액자산을 신고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 사주는 해외공연 수익 70억원을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해 은닉했다가 세금 추징에 더해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과세당국이 이번 조사로 K팝 열풍 뒤에 숨은 연예기획사의 고질적인 역외탈세 관행까지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향후 사정기관 수사서 YG의 최순실 연루설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있던, 최씨의 조카 장시호가 YG에 입사했다는 이야기가 오르내렸다. 발단은 당시 YG 소속이었던 가수 싸이가 회오리 축구단에 소속돼있던 것에서 시작됐다. 회오리 축구단은 최순실 언니 최순득이 영향을 끼친 연예인 축구단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씨와 장시호가 연예계 사업에 침투해 특정 연예인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YG의 최순실 연루설이 퍼졌다. 당시 YG 측은 모든 게 루머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당시 양 대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가 최연소로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거나 싸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서 특별공연을 하는 등 박근혜정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 논란이 됐다. 

차명 업소는?
역외탈세 조사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 인물 중의 하나인 차은택 감독이 빅뱅의 ‘거짓말’, 싸이의 ‘행 오버’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것 역시 YG와 박근혜정부의 커넥션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특히 YG의 계열사 YG케이플러스가 최순실 소유의 건물인 미승빌딩을 임대해 사용했던 전적도 논란을 가중시켰다.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사업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다. 당시 논란이 일자 의정부시는 “시가 먼저 YG에 제안해 K팝 클러스터 조성 협약을 맺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역시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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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