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보도> 대한축구협회 ‘선거정보 유출’ 의혹…김병지 밀어주기 논란
<후속보도> 대한축구협회 ‘선거정보 유출’ 의혹…김병지 밀어주기 논란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9.04.29 14:12
  • 호수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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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에 맞춘 선거인단 ?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시 축구인들이 뿔났다. 이들은 대한축구협회가 서울시축구협회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정후보를 회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권한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선거에 관여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인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선거정보가 담긴 문건이 유출됐다.(<일요시사> 1215: 대한축구협회 선거정보 유출의혹) 대한축구협회(이하 대한축협) 기획감사팀서 만든 서울시축구협회(이하 서울축협) 회장선거 관련 문건이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에게 사전에 전달됐다.

조직적 개입

서울축협 회장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김병지는 대한축협 관계자로부터 서울시 축구협회 회장선거 계획()’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병지에게 전달된 문건에는 선거인단 구성, 향후일정 등 서울축협 회장선거 관련 정보가 담겼다.

서울시 축구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시체육회(이하 시체육회)와 대한축협이 제대로 된 해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축협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문건 내용과 유출 과정 등에 대해 원인 제공자인 대한축협의 입장을 듣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 축구인들은 문건에 기재된 선거인단 구성부분을 문제 삼았다. 선거인단은 회장선거서 직접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선거권자들이다. 선거인단 구성에 따라 후보의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 간접선거로 치러질 경우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시 축구인들은 “문건에 기재된 선거인단 구성 방법이 김병지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축구행정 경험은 없지만 인지도가 강점인 김병지에게 맞춘 선거인단 구성이라는 입장이다.

문건에 따르면 서울축협 회장선거의 선거인단은 대의원, 지도자, 심판, 선수, 동호인 등 100명 내외로 구성된다. 대의원은 자치구 축구협회의 장 25, 등록팀의 단체군 대표 25명으로 50명이다.

나머지 50명은 지도자 10(초등 중등 고등 대학 일반 여성 1)과 심판 10(1~5급 각 급별 2), 선수 10(대학 일반 여성 1), 동호인 20(203·304·403·505·603·702)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축협 회장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한 축구인은 대의원은 행정과 운영에 관여하기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고 후보에 대해서도 잘 안다”며 반면 지도자·심판·선수·동호인 등은 직접 필드서 활동하기 때문에 선거정보에 어둡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 나온 일정을 봐도 선거운동 기간은 일주일(42329)에 불과하다그 기간 동안 후보자들이 얼마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전에는 대의원으로만 선거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아는데 왜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고 의아스러워 했다.

실제 서울축협 회장선거 규정에 대해 논의한 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인단 구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서울축협은 지난해 1127일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시체육회는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관리위원회는 대한축협 관계자 2, 시체육회 관계자 2, 대한축협 추천 인사 1, 시체육회 추천 법조인 1, 위원장 1명 등 총 7명으로 꾸려졌다. 관리위원회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관리위원 7명 외에도 대한축협 기획감사팀 직원 1명과 변호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인단 구성을 두고 이전에 해왔던 방식대로 대의원으로 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인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위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위원이 누구인지, 소속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대한축협 기획감사팀 직원은 (대한축협서 나온) 관리위원 1명이 부재중일 때 대타로 참석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선거인단 구성에 대해서는 시체육회 규정 등을 준용했다고 전했다. 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제19(회장의 선출)에 따르면 회장은 회장선출기구서 선출하며, 회장선출기구는 대의원, 선수 또는 선수였던 사람, 지도자, 동호인 등으로 30명 이상 150명 이내로 구성한다고 돼있다. 회장선출기구는 선거인단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관리위원회에 또 다른 축협 인사?
서울시 축구인들 “관련자 징계해야”

대한축협은 정관에 따라 선거인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축협은 시체육회가 45일 문건 유출과 관련해 사실 확인을 요청하며 보낸 공문에 선거인단 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협 관계자는 “419일 오후에 시체육회의 공문에 대해 회신했다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봐야 하지만 선거인단 구성은 대한축협 정관에 따랐다는 내용이 포함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울시 축구인들은 선거인단의 구성이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14개구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선거인단 구성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는 과정서 봉합되지 못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진정인들은 서울축협 통합 회장선거는 (문건에 나온 대로) 100명 내외의 선거인단이 아니라, 구 서울축협과 구 국민생활체육 서울시축구연합회가 통합 회장선거 당시 합의한 방식으로 정한 선거인에 의해 치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64월 구 서울축협과 구 서울시축구연합회는 각 단체서 5명씩 총 10명의 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수차례 회의 끝에 대의원 수는 각 단체서 38명씩 76명으로 정했다. 그리고 201612월 최재익 회장이 통합 서울축협의 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런데 당시 일부 대의원들이 통합 회장선거를 무효라고 주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문제를 제기한 일부 대의원의 손을 들어줬고, 최재익 회장은 20187월 회장직을 잃었다.

문제는 최재익 회장이 통합 서울축협을 이끄는 동안 구로구·강서구·관악구·성북구축협이 모든 행정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서울축협 회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다시 말해 서울축협 회장선거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다.

진정인들은 “2016년 통합 회장선거 과정은 법원서 무효라고 판단했다그렇다면 통합 회장선거 단계부터 절차가 다시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병지가 받은 문건에 나온 선거인단 구성에 일부 서울시 축구인들은 아예 지워져버렸다고 꼬집었다.

한 진정인은 김병지가 대한축협으로부터 받은 문건은 지난 326일에 만들어졌다. 문건에는 회장선거 일정이 410일부터 진행된다고 돼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수차례에 걸쳐 시체육회와 관리위원회에 말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규정대로

진정인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서울시 축구인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대한축협에 항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인 대한축협의 해명을 요구하고 관리위원회에 참석한 대한축협 인사, 문건 유출자 등에 대한 징계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