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의 ‘문재인 저격수’ 대공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29 10:38:13
  • 호수 12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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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사정권’ 딸까지 겨냥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 장외로 나섰다. 고강도 투쟁에 나선 것이다. 국회 안팎서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자유한국당의 칼끝은 궁극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은 10인의 저격수를 전진 배치시켰다. 
 

▲ 문재인 대통령

“대여투쟁 최전선에 설 10인의 전사를 발표하겠습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황교안 체제서 첫 장외투쟁에 나섰던 지난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호명되는 10인의 전사를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독기품은 전사
그들의 역할은?

10인의 전사들은 모두 현역 한국당 국회의원이다. 이들은 각자의 활동 분야를 갖고 있다. 김광림(경제실정), 주광덕(인사참사), 김도읍(청 특감반), 장제원(이미선 비위), 곽상도(문다혜 이민), 백승주(가짜 평화), 성일종(박영선 위법), 김종석(김의겸 투기), 최연혜(탈원전), 임이자(노동참사)가 그들이다.

지난 15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김광림 의원을 문정권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의원은 각종 공식 행사장서 문재인정부의 경제 정책에 맹공을 퍼붓는 기수 역할을 해왔다. 지난 1월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첫 번째로 지적한 부분이 바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었다. 당시 그는 출마 기자회견서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외칠수록 소득은 오히려 도주하고 있고 투자는 고사하고, 있던 일감마저 사라지는 현실”이라며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서민경제와 국가 미래를 부도내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을 최전선서 막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뿐 아니라 추경에 대한 고삐도 당기고 있다. 지난 24일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 대비 9.5%나 증가한 470조원의 올해 대규모 예산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은 상태서 빚을 내서 약 7조원의 (추경)예산을 추가로 더 쓰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더구나 이번 추경은 무려 4조원에 가까운 나라 빚을 내는 ‘빚더미 추경’”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인사참사를 맡은 주광덕 의원의 타깃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그는 최근 이미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핵심 의혹 중 하나인 ‘배우자 불법 주식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조 수석과 맞장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박영선부터
이미선까지

당시 주 의원은 “각종 의혹이 있는데 전혀 걸러내지 못한 민정수석이 후보자 배우자의 해명을 카톡에 링크해서 (전달)하는 모습이 청와대 공직자의 모습인가”라며 “조 수석은 이미선 후보자 뒤에 숨어 ‘카톡질’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문위원인 저와 맞장토론할 것을 강력히 제기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김도읍 의원은 당내 ‘청와대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 진상조사단’을 맡고 있다. 의혹은 지난해 12월 불거졌다. 청와대 특감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특감반서 정당하지 못한 일을 지시받았다”며 청와대 정보수집 정황을 폭로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이 청와대 인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계기가 됐다.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 의원은 고발장을 직접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 (사진 왼쪽부터)곽상도·김광림·김도읍·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28일 김 의원은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전진’에 참석해 그간의 진상조사단 활동 성과 및 향후과제를 발표했다. 당시 김 의원은 해당 사건을 ‘법치주의의 훼손이자, 국가경영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위법행위’로 규정, 동료 의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의 주식 거래 의혹을 지적하는 기수 역할을 소화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장 의원은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보자 시절에 인사청문회 위원으로 참여해 이 재판관을 검증한 장본인이다. 


경제·노동·안보 ‘통’ 전진배치
한 가닥 하는 공격수들, 결과는?

이 재판관에게 ‘주식의 신’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사람도 바로 장 의원이다. 당시 장 의원은 미리 준비한 주식 수익률 관련 자료화면을 띄워 “(이 재판관은) 거의 주식의 신이다. 하늘이 내려준 운으로 이렇게 슈퍼주식 재산가가 됐는지 모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 사퇴할 용의는 없나”라고 공격했다.

곽상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 국외 이주 의혹을 담당한다. 앞서 곽 의원은 다혜씨 부부가 지난해 7월 동남아로 이주했다는 의혹을 제기, 청와대에 이주 사유와 경호 비용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최근 ‘문다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다혜씨 의혹을 제기해온 곽 의원이 해당 특위 위원장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위원장은 아니지만, 곽 의원은 저격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그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저격성 발언에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는 ‘헌법재판소 판결 후 되짚어보는 문재인정부의 자사고(자립형 사립고)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서 곽 의원은 참석자들에게 “기다리기 지루하실 테니 문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 얘기 좀 하겠다”며 운을 띄웠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성토가 쏟아졌다. 당시 참석자들은 “여기는 교육 관련 토론회다. 정치적인 얘기를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이에 곽 의원은 “자사고 문제를 말하려는 것”이라며 “자사고 문제가 어디로 가려는지 모르겠다. 문다혜씨도 부산외고 일어과를 2학년 때 중퇴했다고 하던데 같이 다닌 어느 학생이 자료를 내놓은 것이 있다”고 연결성을 강조했지만, 소용없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하지 마라” “그만 하라” 등의 말로 곽 의원을 제지했다.

경제 실정
노동 참사?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의원은 한국당 내 대표적인 외교·안보통으로 현재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방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백 의원이 맡은 분야는 가짜 평화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추진 및 대북 정책을 ‘가짜 평화’로 규정, 공세에 나섰다. 

백 의원은 지난 15일 ‘제7차 문재인·트럼프 회담 이후 이슈와 전망’ 토론회서 “오지랖으로 (우리 정부에게)대북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김정은의 모욕적인 언사에도 항의 한 번 못하고, 국제사회로부터는 유엔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미국은 우리 정부의 요구사항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네북 신세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 ▲(사진 왼쪽부터)주광덕·최연혜·임이자 의원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한국당 측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질의자로 나선 백 의원은 정경두 당시 국방부장관을 향해 맹공을 펼치는 등 당내서 탁월한 공격수로 꼽힌다. 

성일종 의원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전담한다. 앞서 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한창일 때 성 의원은 박 장관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입수, 그가 2013년 3월13일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서 ‘신임 법무부장관(현 황교안 대표)과 면담 및 오찬’을 갖고 42만3900원을 결제한 사실을 공개했다. 


성 의원은 박 장관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박 장관이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그날 신임 법무부장관과의 면담 및 오찬 명목으로 42만3900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오지만, 박 장관이 공개한 일정표에는 이형규 당시 고엽제전우회 총회장 등과 오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시 성 의원은 “박 장관 후보자가 공개한 일정표와 선관위에 낸 오찬 참석자가 다르기 때문에 만약 허위로 신고한 것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되고, 만약 지역구 관계자 등과 식사를 하면서 로비가 있었다면 선거법 위반에 해당될 수도 있다”며 “어떤 경우든 법적으로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종석 의원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담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지난달 말부터 김 전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상가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지속적인 공세를 펼쳐오고 있다.

박영선·김의겸 맨투맨
다혜씨 부부도 도마에?

최근에는 대출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서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의) 2층 상가 건물에는 상가 10개가 입주 가능한 것으로 돼있고, 이에 근거해 월 525만원의 임대료 수입이 산정됐다”며 “하지만 일반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니 이 건물 1층에는 상가 3개, 2층에는 시설 1개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김 전 대변인에게 매입 자금을 더 많이 빌려주려고 서류를 부풀렸다는 주장인데 국민은행 측은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대출은) 정상적으로 취급됐으며 특혜가 제공된 사실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백승주·성일중·장제원 의원

최연혜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 도서관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서명 운동에 돌입한 바 있다.

서명운동은 지난 1월21일 기준 33만명이 넘어섰다. 이에 서명운동본부는 시민들의 서명과 함께 문 대통령에게 쓴 5장짜리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는 약 두 달 만에 최 의원실로 답변 이메일을 보냈지만, 내용이 부실해 ‘무성의’ 논란에 휩싸였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청와대는 ‘제출한 서명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은 3월 임시국회 때 소관 상임위 등을 통해 충분히 답변드릴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에너지 전환 정책과 관련된 사항은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문의해달라’는 내용이 전부였다. 

서명운동을 주도해온 최 의원은 “수십만명의 국민이 대통령의 답을 듣고 싶어 청원했는데 이렇게 무성의한 답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개탄했다.

각 분야별
전문가 투입

한국당은 문재인정부 노동 정책을 ‘참사’로 규정, 임이자 의원에게 이를 지적하는 중책을 맡겼다. 임 의원은 한국당 내에서 특히 주목받는 노동전문가다.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고려대 노동대학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양대 노총 중 하나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20대 총선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현재 한국당 노동위원장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서 감금이라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문희상 국회의장에 이어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 의장을 국회의장실에 감금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24일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 집무실을 점거했다. 바미당 오신환 의원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문제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결국 몸싸움까지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의 다음 타깃은 바미당 채이배 의원이었다. 오 의원을 대신해 사법개혁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점거한 것이다.

한국당 의원 11명은 지난 25일 오전 9시경부터 5시간 가까이 채 의원의 사무실에 머물면서 채 의원의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 출석을 막았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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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