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트렌드> 인스턴트 식품의 변신

신선한 즉석 메뉴가 뜬다

대량생산의 공급과잉 시대는 획일화된 인스턴트 식품의 확산을 가져왔다. 인스턴트 식품은 비슷비슷한 맛에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장기불황으로 그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한편 국민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건강을 지키고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고자 하는 소비문화도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이제 외식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최근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신선한 즉석 메뉴 트렌드를 분석해본다.

몇 년 전 한때 냉동 케이크가 유행했었다. 가맹본부나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서 공급받은 냉동 완제품을 점포에서 해동해 내놓는 식이다. 가격이 저렴해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잘 찾지 않는다. 

냉동은 식었다

수제 케이크 카페 ‘도레도레’는 즉석 수제 케이크를 고수하는 브랜드다. 홈메이드 스타일 브런치로 2030 여성 고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천편일률적인 케이크와 달리 천연재료와 화려한 맛,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지개 케이크는 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서 SNS상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면서 신사동 가로수거리점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도레도레가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점포에서 매일 만드는 즉석 케이크때문이다. 본사 공장에서 공급받은 생지로 갓 구운 베이커리와 케이크를 만들어 내놓기 때문에 건강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황금빛 따사로운 여유가 숨 쉬는 공간, 자연과 어우러진 감각적인 공간 연출로 여성 고객들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도레도레는 생일에만 먹는 특별한 음식인 케이크를 대중화시키면서 성장하고 있다.
 


매장에서 바로 구운 베이글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수제 베이글 카페도 인기다. 그동안 냉동 완제품을 공급받아서 매장에서 해동해 내놓은 베이글은 이제 더 이상 고객이 찾지 않는다. ‘라떼떼’는 과거와는 다른 콘셉트인 즉석 수제 베이글을 내세워 베이글 카페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유럽 스타일의 수제 베이글을 킬러 메뉴로 하여 ‘베이글이 맛있는 집’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창업시장의 큰 이목을 끌고 있다. 수제 베이글이 인기를 끌면서 커피, 음료 이외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강력한 메뉴를 찾던 카페 창업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양극화 뚜렷하게 나타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고착화

라떼떼는 유럽 스타일의 베이글로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뉴요커도 좋아할 만한 맛으로 커피와 찰떡궁합이다. 이것은 본사에서 직접 가동하는 빵공장이 있어서 가능하다. 본사 공장에서 냉장 후레시 생지를 만들어 각 가맹점에 직접 물류를 통해 공급해주면 각 점포에서는 냉장 생지를 발효시켜 오븐에 직접 구워서 내놓기 때문에, 구수한 냄새와 함께 신선한 즉석 베이글을 즐길 수 있다. 기존의 베이글 카페처럼 냉동 완제품을 오븐에 데워서 크림을 발라주는 맛과는 확실히 차별화됐다. 

라떼떼의 베이글 메뉴는 수제로 만든 10가지 곡물 베이글과 입맛 따라 골라 먹는 10가지 크림의 조합으로 100가지 메뉴가 만들어진다. 크림 맛도 과일 맛, 초콜릿 맛, 치즈 맛, 우유 맛 등 젊은 층에 인기 있는 다양한 맛을 구비하고 있다. 반면 가격은 1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어도 5000원이 채 안 된다. 요즘 말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높인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웰빙 외식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써브웨이는 360여개, 퀴즈노스서브는 80여개 그리고 토종 브랜드인 샌드리아도 80여개로 매장이 늘었다. 정크푸드인 햄버거 매출은 주춤한 반면 건강식품인 샌드위치 수요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점포에서 직접 빵을 굽고, 신선한 야채와 다양한 속재료로 즉석에서 만드는 수제 샌드위치를 콘셉트로 내세운다. 본사 공장에서 반죽해 공급하는 생지를 발효기에 넣어서 두 시간 이상 발효시킨 후, 오븐기에 넣어 구우면 점포 내에 구수한 빵 냄새가 진동한다. 이처럼 웰빙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인 샌드위치가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수제 베이글·즉석 도시락 인기
젊은 층 중심으로 웰빙외식 정착

즉석 메뉴는 선진국일수록 인기가 높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먹는 것부터 웰빙 메뉴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도시락 역시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갓 지은 밥과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즉석 도시락 전문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1위 브랜드인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편의점 가까운 데 입점한 한솥도시락의 매출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역시 샌드위치, 베이글, 베이커리 등 즉석 메뉴를 보강하는 추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즉석·건강·간편식을 중심으로 한 외식 트렌드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즉석 메뉴를 내세우는 창업 아이템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하우는?

그러나 이러한 아이템은 점포 운영에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신선한 식재료 관리와 위생관리 등이 시스템적으로 구비돼 있지 않으면 어중간한 메뉴가 될 수 있고, 인건비 등 점포 운영비가 증가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창업 희망자들은 신선한 즉석 메뉴를 내놓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거나 그러한 메뉴를 판매 가능하도록 하는 가맹본부의 관리 체계를 확인한 후 창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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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