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늪’ 오명 벗고 핫플레이스로

주거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 분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청량리역 일대, 경기 용인시, 인천 서구 등이 그곳. 대형 교통호재로 교통요충지로 변신하면서 직주근접형으로 바뀌고 대기업 이전, 투자 및 산업단지의 조성으로 자급자족형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눈을 감고 5년 후 미래를 그려보면 서울에서 청량리만큼 뜨거운 곳을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현재와 미래의 간극 사이에서 투자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 청량리역

2023년 5월 과거 동대문구 동부청과시장 자리에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주상복합이 위용을 드러낸다.‘192’란 숫자는 건물 높이가 192m라는 뜻으로 최고 59층 4개동으로 구성된다. 같은 해 이 빌딩 바로 옆에는 40층짜리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2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량리역 바로 옆에는 65층짜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주상복합 빌딩이 올라가 이 일대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게 된다.

2026년 즈음 청량리역사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지금도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분당선·경춘선·경의중앙선· KTX강릉선·ITX청춘이 지나는데, 여기에 강북횡단선·면목선 ·GTX C노선 등이 새로 깔려 교차하게 된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GTX C노선을 이용하면 강남 삼성역까지 1개 정거장이다. 추진 중인 GTX B노선이 확정되면 청량리역은 서울역·삼성역과 더불어 ‘GTX 환승역’이 된다. 이미 수년 전 천지개벽했다는 평가를 듣는 왕십리 민자 역사를 넘어서는 ‘강북의 수서’로 떠오를 교통요충지인 셈이다.

4월 중순을 기준으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1순위 청약을 마쳤고,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상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지난 10~11일 이틀간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 및 부적격 사유로 잔여가구가 발생하면 이를 배정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매기는 절차로, 청약통장 없이도 할 수 있다. 15일 1순위 해당 지역, 16일 1순위 기타 지역 순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아파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동부청과시장(용두동 39-1 일대) 재개발로 들어선다. 청량리 일대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외에도 3, 4구역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초고층 주상복합시티로 탈바꿈 중이다. 특히 40~50층 이상의 고층 건물만 11개동이 들어서 주변 스카이라인도 크게 바뀌며 생활 인프라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청량리역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자리한 데다 향후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아파트 내 편의시설도 이용 가능하다. 홈플러스(동대문점),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동대문구청, 성심병원, 성바오로병원 등도 아파트에서 가깝다. 

경기 용인시

경기도 용인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미분양의 늪으로 불리던 용인 부동산 시장에 불을 당긴 것은 당연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이다. 용인 원산면에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포함해 관련 기업들이 2024년까지 대거 들어설 예정이어서 토지 매매 가격은 물론, 보합세를 이어왔던 인근 아파트값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지난 2월 전국 토지가격 상승률 1위에 경기 용인시 처인구(0.79  %)가 이름을 올렸다. 이 지역은 지난 3월26일 수도권정비위원회 본위원회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산업단지 물량 추가 공급안건을 통과시키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 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1.5배 정도인 448만㎡ 부지에 반도체 제조 공장 4개가 들어서고, 국내외 협력 기업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총 사업비 120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주거선호도 떨어졌던 지역
대형 개발호재 업고 훨훨~

처인구의 토지가격 상승 폭은 올 들어 이미 1%를 웃돌았다. 1  ·2월 지가변동률은 1.03%로, 전국 상승률 0.58%와 용인시 전체 상승률 0.80%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3월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100건 정도에 불과했던 처인구 원삼면 일대 거래량은 올해 1월 179건, 2월 229건, 3월 337건으로 급증했다. 3월 토지 거래량이 지난해 평균을 3배 이상 웃돈 것이다. 

처인구 전체로 확대하면 3월 거래건수는 2113건으로, 용인시 전체 거래량(2294건)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4월 들어서도 처인구의 거래량은 433건으로 평택시(500건)와 화성시(482건) 다음으로 많았다. 

잠잠하던 인근 집값도 상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업단지 개발 호재에 이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국도 42호선, 84번 국가 지원 지방도로, 82번 국가 지원 지방도로 등 인프라 확충이 기대감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 아파트 시세가 지난해 9월 2억800만원 수준에서 올해 1월 2억1900만원, 3월 2억3259만원으로 뛰었다. 84㎡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2억9000만원 수준에서 올 3월 2억9750만원으로 올라 미분양에 따른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몸살을 앓던 아파트 단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 인천 서구 행정구역도, 용인시 행정구역도

처인구뿐만 아니라 기흥구, 수지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미분양 물량은 거의 소진됐고 신규 입주 아파트는 호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입주 예정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도 활기를 띨 조짐이다. 지난해 8월 입주한 기흥구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과 ‘기흥역롯데캐슬레이시티’의 시세는 호가 기준으로 분양가 대비 1억5000만~2억원까지 올랐다. 현재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6억원대 중반에 시세가 형성됐는데 매물이 없어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수지구에서는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동천자이2차’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이 강세다. 전용 84㎡ 아파트 분양권에는 최대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전용 59㎡의 경우 2억8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도 나오고 있다. 수지구가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는 뜸해졌지만 분양권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용인시 일대 아파트의 분양 경쟁률도 높다. 작년 2월 경기 용인시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는 419가구 모집에 1만6588명이 몰리며, 평균 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올 초 수지구 신봉지구에서 공급한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 역시 8대1의 경쟁률로 좋지 않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도보로 통학이 가능해 다양한 편의시설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에버라인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는 서울 강남권에 30분대면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인천 서구

마지막으로 인천 서구가 있다. 청라국제도시 등으로 인구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천 서구가 인천 남동구를 앞지르게 됐다. 기존에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인구 유입이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서구를 포함한 북부지역이 인천 인구의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구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개발사업 등으로 2020년 63만1000명, 2030년 78만7000명 수준까지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구의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53만7758명으로, 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 남동구(53만7923명)와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인천시는 인천 전체 인구에서 서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7.3%에서 2030년 2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서구의 인구 증가는 지속적인 신도시·도시개발사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내 청라국제도시와 가정지구 등에서 공동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꾸준히 인구가 유입된 것이다. 앞으로 서구 검단신도시와 루원시티 등에서 공동주택 공급이 본격화하고 실제 입주가 이뤄지면 지역 인구의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요충지, 기업 이전…
자급자족형 도시로 변신

현재 청라국제도시나 루원시티, 가정지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호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찾아감에 따라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라국제도시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 시티(G-City) 조성 사업을 논의 중에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천시와 글로벌 스마트 시티 조성사업을 두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앞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스타필드 청라, 차병원 의료복합타운, 하나금융타운, 도시첨단산업단지, 로봇랜드 등 다양한 호재를 통해 추가 고용 인구 6만5000여명이 유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인천 서북부 랜드마크로 꼽히는 청라 시티타워 착공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청라 시티타워는 세계 6번째 높이의 전망 타워이자 국내 3번째로 높은 건축물로, 오피스 시설 없이 상업시설과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등 모든 층에 쇼핑·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인구 유입뿐만 아니라 대기업 이전도 속도를 내면서 교통망도 확충되고 있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조기 착공 시 강남·가산디지털단지·논현·청담 등 서울의 주요 도심까지 환승 없이 접근할 수 있고, 반경 10km 이내의 인근 부천·부평 등의 도시에서 15분 이내 진입 가능하다.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아파트)= 신영은 인천 루원시티에서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단지가 들어서는 루원시티 도시개발구역은 인천시 서구 가정동 가정5거리 주변 93만3916㎡ 부지에 9521가구, 약 2만3993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루원시티 푸르지오는 루원시티 내에서도 중심입지이자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어 뛰어난 교통환경이 강점이다. 

단지 인근으로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GS칼텍스 윤활유공장을 비롯해 우림테크노밸리, 인천기계일반산업단지, 부평국가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2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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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