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늪’ 오명 벗고 핫플레이스로

주거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 분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청량리역 일대, 경기 용인시, 인천 서구 등이 그곳. 대형 교통호재로 교통요충지로 변신하면서 직주근접형으로 바뀌고 대기업 이전, 투자 및 산업단지의 조성으로 자급자족형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눈을 감고 5년 후 미래를 그려보면 서울에서 청량리만큼 뜨거운 곳을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현재와 미래의 간극 사이에서 투자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 청량리역

2023년 5월 과거 동대문구 동부청과시장 자리에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주상복합이 위용을 드러낸다.‘192’란 숫자는 건물 높이가 192m라는 뜻으로 최고 59층 4개동으로 구성된다. 같은 해 이 빌딩 바로 옆에는 40층짜리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2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량리역 바로 옆에는 65층짜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주상복합 빌딩이 올라가 이 일대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게 된다.

2026년 즈음 청량리역사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지금도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분당선·경춘선·경의중앙선· KTX강릉선·ITX청춘이 지나는데, 여기에 강북횡단선·면목선 ·GTX C노선 등이 새로 깔려 교차하게 된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GTX C노선을 이용하면 강남 삼성역까지 1개 정거장이다. 추진 중인 GTX B노선이 확정되면 청량리역은 서울역·삼성역과 더불어 ‘GTX 환승역’이 된다. 이미 수년 전 천지개벽했다는 평가를 듣는 왕십리 민자 역사를 넘어서는 ‘강북의 수서’로 떠오를 교통요충지인 셈이다.

4월 중순을 기준으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1순위 청약을 마쳤고,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상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지난 10~11일 이틀간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 및 부적격 사유로 잔여가구가 발생하면 이를 배정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매기는 절차로, 청약통장 없이도 할 수 있다. 15일 1순위 해당 지역, 16일 1순위 기타 지역 순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아파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동부청과시장(용두동 39-1 일대) 재개발로 들어선다. 청량리 일대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외에도 3, 4구역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초고층 주상복합시티로 탈바꿈 중이다. 특히 40~50층 이상의 고층 건물만 11개동이 들어서 주변 스카이라인도 크게 바뀌며 생활 인프라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청량리역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자리한 데다 향후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아파트 내 편의시설도 이용 가능하다. 홈플러스(동대문점),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동대문구청, 성심병원, 성바오로병원 등도 아파트에서 가깝다. 

경기 용인시

경기도 용인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미분양의 늪으로 불리던 용인 부동산 시장에 불을 당긴 것은 당연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이다. 용인 원산면에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포함해 관련 기업들이 2024년까지 대거 들어설 예정이어서 토지 매매 가격은 물론, 보합세를 이어왔던 인근 아파트값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지난 2월 전국 토지가격 상승률 1위에 경기 용인시 처인구(0.79  %)가 이름을 올렸다. 이 지역은 지난 3월26일 수도권정비위원회 본위원회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산업단지 물량 추가 공급안건을 통과시키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 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1.5배 정도인 448만㎡ 부지에 반도체 제조 공장 4개가 들어서고, 국내외 협력 기업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총 사업비 120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주거선호도 떨어졌던 지역
대형 개발호재 업고 훨훨~

처인구의 토지가격 상승 폭은 올 들어 이미 1%를 웃돌았다. 1  ·2월 지가변동률은 1.03%로, 전국 상승률 0.58%와 용인시 전체 상승률 0.80%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3월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100건 정도에 불과했던 처인구 원삼면 일대 거래량은 올해 1월 179건, 2월 229건, 3월 337건으로 급증했다. 3월 토지 거래량이 지난해 평균을 3배 이상 웃돈 것이다. 

처인구 전체로 확대하면 3월 거래건수는 2113건으로, 용인시 전체 거래량(2294건)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4월 들어서도 처인구의 거래량은 433건으로 평택시(500건)와 화성시(482건) 다음으로 많았다. 

잠잠하던 인근 집값도 상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업단지 개발 호재에 이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국도 42호선, 84번 국가 지원 지방도로, 82번 국가 지원 지방도로 등 인프라 확충이 기대감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 아파트 시세가 지난해 9월 2억800만원 수준에서 올해 1월 2억1900만원, 3월 2억3259만원으로 뛰었다. 84㎡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2억9000만원 수준에서 올 3월 2억9750만원으로 올라 미분양에 따른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몸살을 앓던 아파트 단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 인천 서구 행정구역도, 용인시 행정구역도

처인구뿐만 아니라 기흥구, 수지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미분양 물량은 거의 소진됐고 신규 입주 아파트는 호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입주 예정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도 활기를 띨 조짐이다. 지난해 8월 입주한 기흥구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과 ‘기흥역롯데캐슬레이시티’의 시세는 호가 기준으로 분양가 대비 1억5000만~2억원까지 올랐다. 현재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6억원대 중반에 시세가 형성됐는데 매물이 없어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수지구에서는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동천자이2차’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이 강세다. 전용 84㎡ 아파트 분양권에는 최대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전용 59㎡의 경우 2억8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도 나오고 있다. 수지구가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는 뜸해졌지만 분양권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용인시 일대 아파트의 분양 경쟁률도 높다. 작년 2월 경기 용인시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는 419가구 모집에 1만6588명이 몰리며, 평균 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올 초 수지구 신봉지구에서 공급한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 역시 8대1의 경쟁률로 좋지 않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도보로 통학이 가능해 다양한 편의시설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에버라인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는 서울 강남권에 30분대면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인천 서구

마지막으로 인천 서구가 있다. 청라국제도시 등으로 인구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천 서구가 인천 남동구를 앞지르게 됐다. 기존에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인구 유입이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서구를 포함한 북부지역이 인천 인구의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구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개발사업 등으로 2020년 63만1000명, 2030년 78만7000명 수준까지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구의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53만7758명으로, 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 남동구(53만7923명)와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인천시는 인천 전체 인구에서 서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7.3%에서 2030년 2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서구의 인구 증가는 지속적인 신도시·도시개발사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내 청라국제도시와 가정지구 등에서 공동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꾸준히 인구가 유입된 것이다. 앞으로 서구 검단신도시와 루원시티 등에서 공동주택 공급이 본격화하고 실제 입주가 이뤄지면 지역 인구의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요충지, 기업 이전…
자급자족형 도시로 변신

현재 청라국제도시나 루원시티, 가정지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호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찾아감에 따라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라국제도시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 시티(G-City) 조성 사업을 논의 중에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천시와 글로벌 스마트 시티 조성사업을 두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앞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스타필드 청라, 차병원 의료복합타운, 하나금융타운, 도시첨단산업단지, 로봇랜드 등 다양한 호재를 통해 추가 고용 인구 6만5000여명이 유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인천 서북부 랜드마크로 꼽히는 청라 시티타워 착공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청라 시티타워는 세계 6번째 높이의 전망 타워이자 국내 3번째로 높은 건축물로, 오피스 시설 없이 상업시설과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등 모든 층에 쇼핑·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인구 유입뿐만 아니라 대기업 이전도 속도를 내면서 교통망도 확충되고 있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조기 착공 시 강남·가산디지털단지·논현·청담 등 서울의 주요 도심까지 환승 없이 접근할 수 있고, 반경 10km 이내의 인근 부천·부평 등의 도시에서 15분 이내 진입 가능하다.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아파트)= 신영은 인천 루원시티에서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단지가 들어서는 루원시티 도시개발구역은 인천시 서구 가정동 가정5거리 주변 93만3916㎡ 부지에 9521가구, 약 2만3993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루원시티 푸르지오는 루원시티 내에서도 중심입지이자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어 뛰어난 교통환경이 강점이다. 

단지 인근으로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GS칼텍스 윤활유공장을 비롯해 우림테크노밸리, 인천기계일반산업단지, 부평국가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2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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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