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탐구] 방송 3사 2008 연기대상 수상 (KBS)김혜자, (MBC)김명민·송승헌, (SBS)문근영

그들이 있어 안방극장 빛났다

김혜자(KBS)·김명민(MBC)·송승헌(MBC)·문근영(SBS)이 2008년 방송 3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김혜자는 <엄마가 뿔났다>에서 어머니를 연기하며 중견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개성 넘치는 지휘자를 연기하며 ‘연기천재’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송승헌은 <에덴의 동쪽>을 통해 대상을 받았다. 문근영은 신윤복과 김홍도의 이야기를 그린 <바람의 화원>에서 주인공 신윤복을 연기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기대상을 수상한 네 배우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김혜자 KBS 연기대상
김혜자는 1992년 MBC 연기대상 이후 16년 만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혜자는 “<엄뿔> 때문에 드라마 밖에서도 엄마들이 뿔날 일이 많았다. 새해에는 모두 신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겼다.
김혜자는 한국 드라마의 개막을 알린 1962년 KBS 개국과 함께 KBS공채 탤런트 1기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1969년 MBC 개국과 함께 KBS에서 MBC로 옮겨 1969년 일일극<개구리 남편>에서부터 <전원일기> <모래성> <사랑이 뭐길래> <장미와 콩나물> <그대 그리고 나> <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했고, 2008년 KBS <엄마가 뿔났다>에 출연하며 빼어난 연기력을 보이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혜자는 많은 작품을 통해 한국의 어머니상을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섰다. 한국 드라마의 개국과 함께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써왔고 어제와 오늘을 있게 한 스타다. 열악한 제작환경 그리고 연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치열한 연기혼으로 극복하며 한국 드라마의 초석과 발전의 토대가 된 스타인 것이다. 김혜자와 그 세대의 연기자들은 오로지 연기력으로 승부를 걸며 국민의 사랑을 받아 스타로 부상하던 시기다. 마케팅보다는 연기력이 스타의 부상여부를 결정했다. 또한 명성과 수입보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기력에 가중치를 두고 연기를 한 스타이기도 하다.

김명민 MBC 연기대상
2007년 <하얀거탑>으로 대상 후보에 올랐지만 마지막까지 <태왕사신기> 배용준과 경합을 펼치다 아쉽게 최우수상에 만족해야 했던 김명민은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로 연기력과 흥행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영예의 대상 수상자가 됐다.
김명민은 수상소감을 통해 “나에게 연기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시고 그걸 충분히 채워주지 않아 노력하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 우리 드라마 이순재 선생님, 배우는 창조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함께 연기한 동료 선후배 연기자, 서희태 예술감독, 팬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명민은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 시스템의 과도적인 시기에 연기자로 데뷔해 스타로 부상했다. 1992년 SBS의 등장으로 방송사의 전속제가 무너지면서 스타를 발굴하고 교육시키며 유통시켰던 방송사의 기능이 약화되고 그 기능을 연예기획사가 담당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시기인 1996년 SBS 탤런트 공채로 출발한 연예인이 바로 김명민이다. 김명민은 방송사 공채로 데뷔를 했지만 김혜자처럼 방송사 전속으로 활동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8년간의 죽음 같은 무명생활을 견디며 치열한 노력으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데뷔 이후 무명생활 끝에 2004년 KBS <불멸의 이순신>에서 인간적인 이순신을 너무나 잘 소화해 대중의 환호를 받으며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김명민 역시 연예기획사의 엄청난 물량공세와 마케팅으로 스타가 된 것이 아니고 연기력 하나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 이후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캐릭터 창출력과 연기력을 보여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송승헌 MBC 연기대상
송승헌은 <에덴의 동쪽>에서의 열연을 바탕으로 김명민과 함께 대상을 수상했다. 2008년 다소 부진했던 드라마 왕국 MBC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는 <에덴의 동쪽>은 방송 초반부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드라마 중반을 넘어선 현재 3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송승헌은 이 드라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군 제대 후 <에덴의 동쪽>을 선택한 송승헌의 도전이 적중한 셈이다.
송승헌은 수상소감을 통해 “정말로 감사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5년 만에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스태프,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대상 기쁘게 받겠다. 1년 가까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춥다는 강원도에서, 그리고 홍콩에서는 더위와 싸우며 고생한 그분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상이 될 수 있다면, 개인적인 영광이 아니라 대표해서 받는 거라면 감사하게 받겠다. 또 부모님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1995년 CF등으로 인연을 맺은 송승헌은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시스템을 대표하는 스타이다. 연예기획사가 발굴하고 관리하는 스타시스템에 의해 배출된 스타가 바로 송승헌이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가 해외로 나가 한류를 일으키는 시기의 중심에 선 스타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광고출연, 시트콤,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 출연이라는 연예기획사의 연기자의 진출 및 활동경로를 송승헌은 그대로 밟으며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 시기는 연예기획사의 막대한 물량공세와 마케팅으로 신인이 스타로 부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때문에 연기력보다는 외모와 이미지, 연예기획사의 마케팅이 스타 부상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또한 스타들이 연기의 진정성 보다는 수입과 인기, 명성에 가중치를 두는 시기이기도 하다. 송승헌은 이 시기의 대표 스타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스타가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는 인적자원으로 부상하며 한류를 이끄는 중추로 자리잡은 데 송승헌이 있었다.
송승헌은 <가을동화> 등으로 인기를 얻었고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젊은 스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김혜자-많은 작품 통해 한국의 어머니상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김명민-타의 추종 불허하는 캐릭터 창출력과 연기력 보여준 스타
송승헌-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 사로잡은 젊은 스타
문근영-국민 여동생 캐릭터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안착


문근영 SBS 연기대상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에서의 열연에 힘입어 대상을 거머쥐었다. 문근영은 만21세로 역대 최연소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근영의 대상 수상은 다소 파격이었다. <일지매> 이준기, <온에어> 김하늘·송윤아, <조강지처클럽> 김해숙 등 쟁쟁한 손윗 연기자들이 강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졌기 때문. 하지만 SBS는 <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을 환생시킨 문근영에게 영예의 대상 트로피를 안겨줬다.
문근영은 수상직후 “어떡해요”라고 말한 뒤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는 “너무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한다. 감사한 마음보다 무섭고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데 이 상이 굉장히 큰 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은 문근영은 2004년 KBS 2TV <아내>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 최고의 화원 신윤복으로 분해 남장여자 등 쉽지 않은 연기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당초 남장여자 신윤복을 연기하는 데 있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기도 했으나 문근영은 한층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2008년 하반기를 강타한 ‘신윤복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문근영은 김홍도(박신양 분), 정향(문채원 분)과 각각 사제커플, 닷냥커플 등을 이뤄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오랫동안 남몰래 베풀어 온 선행 사실이 공개되면서 색깔론에 휘말려 때아닌 마음고생을 하게 됐지만 성숙한 자세로 의연히 대처, 진정한 선행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1999년 데뷔한 문근영은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된 시기의 스타다. 문근영은 김혜자의 시기처럼 연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고 연기자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중의 선망의 직업으로 떠오른 시기의 스타다.
연예기획사의 철저한 관리하에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명성과 인기를 쌓았던 문근영은 가장 큰 수입원인 CF출연 등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스타 중 한 사람이다. 문근영은 스타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연기력 연마에 치중해 인기는 높지만 연기력이 부족한 일부 톱스타와 차별화를 꾀했다. 드라마 <가을동화> 등으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심은 문근영은 한동안 국민 여동생 캐릭터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이후 성인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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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