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터질’ 아시아나항공 쟁탈전
‘박 터질’ 아시아나항공 쟁탈전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9.04.22 11:39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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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잘못 먹었다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박삼구 전 아시아나항공 회장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심경을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국내 2위 항공사의 새 주인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둘러싼 기업들의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금호아시나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가 혼란스러워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 15일,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통매각 방식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다음 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급부상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다. 박 전 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시아나는 늘 그룹의 자랑이었고 주력이었다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결정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여러분께서 받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그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저로서는 참으로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라며 다만 이 결정이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자회사 일괄매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에어부산 지분의 44.17%, 에어서울 지분 10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으로 국적 항공사 3곳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 셈이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아시아나 자회사는 시너지효과를 생각해서 만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 매각도 협의해서 할 수 있으나, 시너지를 위해 만든 조직이라 일단 존중하고 간다는 게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서 내놓은 자구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에어부산·에어서울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1조? 2조? 매각 결정되면서 업계 요동
대기업부터 중견그룹까지 ‘누구 품에?’

매각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서 박 전 회장의 개입 우려와 관련해서는 매각 주관사는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할 것이고 이 모든 과정서 처음부터 끝까지 박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인수비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부채가 정확하게 36000억원이 조금 넘는다모든 기업이 인수를 할 때 부채를 다 갚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되고 큰 무리가 없이 갈 수 있는 구조만 된다면 일정액의 부채는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을 통째로 사들일 경우 12조원의 인수비용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 지분의 현재 시장 가격이 3000억원을 상회하고, 계열사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매각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과 재계의 계산이다.

이 때문에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대기업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자사 주력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단숨에 국내 2위 국적 항공사를 소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입길에 오르내리는 기업은 SK, 한화, CJ, 애경 등이다. 이들 기업은 한결같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이는 상황을 관망하면서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먼저 SK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SK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정식 제안했고, 전략위원회서 공식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인수설의 배경이 됐다.

한화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전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엔진 제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한화 기계 부문 항공사업도 인수했다.

한화 항공사업은 항공기 구동·유압·연료 분야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 중 착륙장치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적도 있다. 결국 항공운송사업 면허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그만큼 항공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유통기업인 CJ,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도 인수후보자로 거론된다. CJ와 롯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물류망 확대를 꾀할 수 있다. 또 롯데와 신세계, 호텔신라는 면세점 사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연계할 수도 있다.

6개월 안에?

중견그룹이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 업계 1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후보로 꼽힌다. 다년간 제주항공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자금력 부분서 다른 기업에 비해 부족한 편이지만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