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손학규·정동영 ‘올드보이 3인방’ 사생결단 고지전

마지막 정치인생을 불태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정국을 강타할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차기 정국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다. 다만 여야 누구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못했다. 민심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울뿐더러 정계개편의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시선은 당 지도부로 향하고 있다. 화려한 복귀라는 수식어와 함께 등판한 올드보이들이다. 이들은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까.
 

▲ (사진 왼쪽부터)이해찬(더불어민주당)·손학규(바른미래당)·정동영(평화민주당) 대표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움직임은 가빠지고 있다. 각 정당은 전열 가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출마 예정자들은 벌써부터 지역구 다지기에 들어갔다. 몇몇은 출마 지역구를 지목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당 지도부는 복잡한 정치셈법의 정중앙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총선 준비
본격 착수

총선은 정국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그간 총선은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다. 집권 여당은 현 정부의 동력 상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당은 정권교체를 위해 저마다 사활을 걸곤 했다. 21대 총선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각 정당들의 이번 총선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지난 4·3보궐선거서 한국당은 국회의원 1석과 기초의원 2석을 차지하면서 기세를 모았다. 민주당은 후보를 낸 지역서 모두 패배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제3지대’ 시나리오와 함께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현재 상황서 총선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바미당은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미당 내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도화선은 지난 4월 보궐선거였다. 예상치보다 낮은 득표율이 결정적이었다. 당장 지도부의 총사퇴 요구가 있었고,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불거졌다.

평화당은 3지대 구축에 힘쓰고 있다. 평화당은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형성에 따른 내분을 겪은 뒤, 3지대를 통한 총선 생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평화당 의원들은 바미당 내 호남 출신 의원들과 접촉 중이다. 호남을 연결고리로 3지대를 구축하겠다는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과 바미당, 평화당 모두 여러 변수서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당 대표들의 속내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해당 변수들이 총선 과정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흔들리는 리더십…재기 발판은?
손, 내홍 격화에 ‘추석 10%’ 배수진
정, 3지대 구축 군불 때기…가능성은?

3당 대표들은 이른바 ‘올드보이’다. 지난해 이들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직을 맡게 됐다. 상당한 정치적 중량감을 자랑하는 올드보이들이 복귀하면서 관심이 쏠렸는데 동시에 기대도 컸다. 다만 오늘날 올드보이들이 처한 상황은 지난날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4월 보궐선거 이후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겉으로 드러난 보궐선거의 성적표는 무승부였다. 그러나 사실상 여권이 패배했다는 목소리가 당 내외서 제기됐다.

창원성산서 민주당의 단일화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됐지만 한국당과 매우 근소한 격차였다. 선거 과정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의당 고 노회찬 전 의원 비하 발언,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축구장 선거 유세 논란이 막판 표심을 움직였다는 평이 있었다.

결국 진보진영이 한국당의 자충수로 창원성산서 겨우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당이 기세를 선점한 것 역시 이 대표에게 치명적이다. 한국당은 선거 과정서 ‘정권 심판론’을 주창했다. 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는 야당에서 펼치는 선거전략 중 하나다. 한국당은 4월 보궐선거 결과를 통해 정권 심판론이 통한다는 점을 인지했다.
 

▲ ▲▲ 손학규 대표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이유로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인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최근 황 대표가 민생대장정에 나선 이유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경제 문제를 선택, 정권 심판론과 결부시킬 수 있는 요소로 여길 공산이 크다.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할 경우 총선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당 안팎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바 있다. 이 대표는 분위기 전환의 일환으로 내달 실시될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안일?
신중?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 의원은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 중 하나다. 김 의원은 친문(친 문재인)계뿐 아니라 당 지도부로부터 지지를 받는 후보로 알려져 있다. 이해찬계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서 승리한다면 이 대표는 김 의원과 함께 민주당 투톱 체제를 구축, 리더십 제고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이 대표에게 나쁘지 않다. 당 대표가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비교적 줄어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는 ‘추석 10%’와 함께 대표직을 걸었다. 추석 전까지 당 지지율 1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당 대표직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의 배수진은 최근 어수선한 당내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바미당은 내부 갈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보이콧은 그 결정체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책임을 언급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국회 관계자는 “언제 쪼개져도 어색하지 않다”며 “바미당 내 바른정당 출신들이 회동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바미당은 이언주 의원의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기점으로 분당 분위기가 본격화됐다”고 덧붙였다.

분열, 파산…
위기의 시작

그간 바미당은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화합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상황이 악화된 건 4월 보궐선거 결과와 차기 총선에 대한 우려였다. 창원성산에 출마한 바미당 이재환 후보는 3%대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 후보는 민중당 손석형 후보보다 뒤쳐져 4위에 머물렀다. 당내서 차기 총선서 당의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증폭된 것이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추석 민심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 때까지 10%를 넘지 못할 경우 당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과격해지고, 여론의 지지를 받기도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민심서 멀어진 뒤 대표직서 물러나는 것은 오히려 당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유승민·안철수 전 바른정당 공동대표

한편 최고위 보이콧에 앞장섰던 하 의원은 지난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언급했다.

이날 하 의원은 “대다수 지역위원장과 당원들은 손 대표 체제로 가면 당이 안락사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사태의 본질은 올드보이 리더십의 파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로 가든지 해서 (안 전 공동대표를)만나보려고 한다. 다만 당장 이번 달은 아니고, 내부가 수습되고 난 후”라고 덧붙였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3지대를 통해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바미당 내 호남출신 의원들이 그 대상이다. 호남정당을 표방하는 평화당은 호남을 공통분모로 3지대를 꾀할 것으로 예측된다.

복귀는 동시에, 지금부턴 제각각 
선거전 박차…머리 싸맨 지도부

이미 물밑 접촉은 시작됐다. 지난 16일 바미당 박주선 의원과 평화당 의원 8명은 만찬 회동을 가졌다. 박 의원의 지역구는 광주 동남갑이다. 이날 정 대표를 비롯해 유성엽 최고위원과 박지원 의원, 조배숙 의원 등이 참여했다. 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먼저 자리를 뜬 바미당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계개편 회오리 속에서 바미당은 소멸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관점과 국민적 인식이 커서 이걸 불식하기 위해서 세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국민의당서 같이 했던 분들이 평화당에 있고 그분들도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하니, 우리 정치권서 세를 확대하는 데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우리에게는 동질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들의 회동은 올해 초부터 계속됐다. 지난 1월 박 의원과 바미당 김동철 의원은 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과 만나 제3정당 구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광주 광산구갑으로 호남 지역이다.

지난 2월에는 바미당 박 의원과 김 의원, 평화당 장병완·황주홍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서 ‘한국정치발전과 제3정당의 길’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당시에도 호남과 국민의당을 공통고리로 한 이들의 만남을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호남 출신
공통고리

평화당의 3지대 구축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은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면 3지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평화당은 지난 4월 보궐선거 이후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형성을 두고 주목을 받았다. 과거 평화당과 정의당은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합의, 비교섭단체서 교섭단체 자격을 부여받았다. 정의당서 고 노 전 의원의 빈자리를 여영국 의원의 당선으로 채웠지만, 평화당 내에선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이견이 있었다. 결국 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합의는 무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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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