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자유한국당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4.22 10:16:34
  • 호수 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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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장사’부터 ‘징글징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5·18 망언’에 이어 ‘세월호 막말’로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년을 추념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은 국민들을 공분케 했다.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참사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민들을 공분케한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막말을 총정리했다. 
 

▲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당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5주년을 앞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도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글을 인용했다. 

폄하에 모독
유가족 상처

두 정치인은 세월호에 대해 ‘막말을 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글이 인터넷서 논란이 되자 ‘세월호 유가족들’을 ‘세월호 유가족 중 일부 인사들’로 고쳤다. 그래도 비난이 커지자 결국 글을 삭제했다. 차 전 의원은 유족들에게 사죄했고 정 의원도 논란이 확대되자 글을 삭제 처리했다. 

당 안팎서도 거센 비판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병원 대변인은 “한국당은 ‘황교안을 지키자’고 유가족과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세월호와 함께 저린 심장을 안고 살아온 국민은 한국당에 묻고 있다. ‘당신들도 뜨거운 심장이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서 “세월호 참사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반사회성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황교안 대표도 당 내부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차 전 의원을 제명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차 전 의원은 그따위 참혹한 막말을 내뱉고도 대명천지를 무사히 거닐 수 있는 대한민국이 문명국가임에 항상 감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한국당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5주년 전후 또다시 망언
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에 질타 쏟아져

한국당은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을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위는 조만간 소집되는 대로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이 세월호 참사나 유족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글을 올린 목적과 경위 등을 확인한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차 전 의원을 고소할 방침이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의 배서영 사무처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 전 의원에 대한 고발 계획을 전했다. 

배 사무처장은 “지금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함께 고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오늘은 자식이 돌아오지 못한 날”이라며 “지난 토요일 가수 이승환씨가 한 말로 대처하자면 ‘못나고 못됐고 추악하기 그지없다’는 말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고 첨언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세월호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박근혜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새누리당의 후신이 한국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새누리당은 세월호를 ‘교통사고’ 정도로 치부하고 ‘수억원의 보험금’ 운운하며 유족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뱉은 세월호 막말을 모았다.

당대표가 
사과 해도…

▲한국당 민경욱 의원= 2014년 5월24일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의원은 비공식석상서 기자들에게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에 대해 ‘시신 수습 시 500만원’을 운운해 물의를 빚었다. 민 의원은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 2014년 6월30일 이완영 의원은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 보고 과정서 지지부진한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을 불청객 취급했다. 이 의원은 “내가 당신(세월호 유족)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 하나”라고도 했다. 또 2014년 7월2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던 중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습니까, 이성이 있습니까?”라며 유가족을 비하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소속의 이른바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한국당 심재철 의원= 2014년 7월20일 심재철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세월호 참사 비하 메시지를 당직자와 지인들에게 보냈다. 심 의원은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달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세월호 사망자들이 수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 2014년 7월24일 주호영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했다. 주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저희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다. 그래서 선주나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해서 판결받으면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특수한 케이스니까 재판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가가 일단 전액 대납해주고 나중에 절차를 거쳐 받자는 설계다. 이것도 이전 사고에 비해 상당한 특례”라고 말했다. 

싸늘한 여론 
고소·고발로

▲한국당 김태흠 의원= 2014년 8월1일 김태흠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을 노숙자 취급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본청 앞에)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정의화 국회의장이 (유족들의)농성을 허가해줘서 그런 거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억울할 때마다 (국회에)와서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순례 의원= 2015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의원은 세월호 유족들이 사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시체장사를 한다’고 모욕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국가유공자 연금액의 240배나 되는 보상금을 요구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했다. 또 ‘거지근성’ 등의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특별법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대한약사회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약사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새누리당 김종태 전 의원= 2015년 10월24일 김종태 전 의원은 국회 농림해양수산부 예산심사소위서 세월호 청문회를 ‘분탕질’에 비유했다. 김 전 의원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가 제출한 청문회(5개 조사 파트가 각 4회씩 총 20회)용 예산 1억6000만원을 두고 “청문회를 20회 하면 많은 것 아니냐. 청문회를 통해 사고 조사되는 것 아니다”라며 “청문회 20회 해서 신문에 나고 하면 또 분탕질난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쉽게… 
무슨 생각으로 내뱉나?

▲한국당 원유철 의원= 2015년 11월19일 원유철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서 세월호특조위의 대통령 행적 조사를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원 의원은 “특조위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정치 공세만 하려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조사 착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 특조위 이탈과 월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2015년 12월2일 김용남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특조위를 ‘세금 낭비’라고 폄훼했다. 김 전 의원은 “활동기한 내내 사실상 하는 일이 아무 일도 없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세월호특조위 관련 예산을 점검해야 되는 것이 시급하다”며 “특조위가 사실상 과거 소위 운동권 경력이 있거나 그쪽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120명을 거의 다 채워놓고 엉뚱하게 세월호 침몰 당일의 대통령 7시간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 2016년 12월5일 정유섭 의원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은 ‘놀아도 된다’고 두둔했다. 정 의원은 “세월호 7시간 동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두환정권 때 경제가 왜 잘됐나. 대통령이 관심 없어서 잘된 것”이라며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대통령에 충체적인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발언했다. 

역대급 
망발 보니…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2017년 3월24일 홍준표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 참사를 ‘좌파가 이용했다’고 발언했다. 홍 전 대표는 “(오히려 박근혜정권이)이용을 당했다”고도 말했다. 이틀 뒤인 26일엔 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서 “좌파들이 해난사고를 정치에 이용한 지 3년이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 2017년 11월 이철우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개헌을 주장하며, 세월호를 비유해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되 탄핵 대신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대로 있으면 세월호 학생들처럼 다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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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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