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자유한국당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4.22 10:16:34
  • 호수 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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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장사’부터 ‘징글징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5·18 망언’에 이어 ‘세월호 막말’로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년을 추념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은 국민들을 공분케 했다.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참사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민들을 공분케한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막말을 총정리했다. 
 

▲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당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5주년을 앞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도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글을 인용했다. 

폄하에 모독
유가족 상처

두 정치인은 세월호에 대해 ‘막말을 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글이 인터넷서 논란이 되자 ‘세월호 유가족들’을 ‘세월호 유가족 중 일부 인사들’로 고쳤다. 그래도 비난이 커지자 결국 글을 삭제했다. 차 전 의원은 유족들에게 사죄했고 정 의원도 논란이 확대되자 글을 삭제 처리했다. 

당 안팎서도 거센 비판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병원 대변인은 “한국당은 ‘황교안을 지키자’고 유가족과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세월호와 함께 저린 심장을 안고 살아온 국민은 한국당에 묻고 있다. ‘당신들도 뜨거운 심장이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서 “세월호 참사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반사회성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황교안 대표도 당 내부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차 전 의원을 제명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차 전 의원은 그따위 참혹한 막말을 내뱉고도 대명천지를 무사히 거닐 수 있는 대한민국이 문명국가임에 항상 감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한국당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5주년 전후 또다시 망언
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에 질타 쏟아져

한국당은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을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위는 조만간 소집되는 대로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이 세월호 참사나 유족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글을 올린 목적과 경위 등을 확인한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차 전 의원을 고소할 방침이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의 배서영 사무처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 전 의원에 대한 고발 계획을 전했다. 

배 사무처장은 “지금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함께 고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오늘은 자식이 돌아오지 못한 날”이라며 “지난 토요일 가수 이승환씨가 한 말로 대처하자면 ‘못나고 못됐고 추악하기 그지없다’는 말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고 첨언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세월호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박근혜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새누리당의 후신이 한국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새누리당은 세월호를 ‘교통사고’ 정도로 치부하고 ‘수억원의 보험금’ 운운하며 유족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뱉은 세월호 막말을 모았다.

당대표가 
사과 해도…

▲한국당 민경욱 의원= 2014년 5월24일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의원은 비공식석상서 기자들에게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에 대해 ‘시신 수습 시 500만원’을 운운해 물의를 빚었다. 민 의원은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 2014년 6월30일 이완영 의원은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 보고 과정서 지지부진한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을 불청객 취급했다. 이 의원은 “내가 당신(세월호 유족)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 하나”라고도 했다. 또 2014년 7월2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던 중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습니까, 이성이 있습니까?”라며 유가족을 비하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소속의 이른바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한국당 심재철 의원= 2014년 7월20일 심재철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세월호 참사 비하 메시지를 당직자와 지인들에게 보냈다. 심 의원은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달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세월호 사망자들이 수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 2014년 7월24일 주호영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했다. 주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저희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다. 그래서 선주나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해서 판결받으면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특수한 케이스니까 재판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가가 일단 전액 대납해주고 나중에 절차를 거쳐 받자는 설계다. 이것도 이전 사고에 비해 상당한 특례”라고 말했다. 

싸늘한 여론 
고소·고발로

▲한국당 김태흠 의원= 2014년 8월1일 김태흠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을 노숙자 취급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본청 앞에)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정의화 국회의장이 (유족들의)농성을 허가해줘서 그런 거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억울할 때마다 (국회에)와서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순례 의원= 2015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의원은 세월호 유족들이 사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시체장사를 한다’고 모욕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국가유공자 연금액의 240배나 되는 보상금을 요구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했다. 또 ‘거지근성’ 등의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특별법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대한약사회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약사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새누리당 김종태 전 의원= 2015년 10월24일 김종태 전 의원은 국회 농림해양수산부 예산심사소위서 세월호 청문회를 ‘분탕질’에 비유했다. 김 전 의원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가 제출한 청문회(5개 조사 파트가 각 4회씩 총 20회)용 예산 1억6000만원을 두고 “청문회를 20회 하면 많은 것 아니냐. 청문회를 통해 사고 조사되는 것 아니다”라며 “청문회 20회 해서 신문에 나고 하면 또 분탕질난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쉽게… 
무슨 생각으로 내뱉나?

▲한국당 원유철 의원= 2015년 11월19일 원유철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서 세월호특조위의 대통령 행적 조사를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원 의원은 “특조위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정치 공세만 하려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조사 착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 특조위 이탈과 월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2015년 12월2일 김용남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특조위를 ‘세금 낭비’라고 폄훼했다. 김 전 의원은 “활동기한 내내 사실상 하는 일이 아무 일도 없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세월호특조위 관련 예산을 점검해야 되는 것이 시급하다”며 “특조위가 사실상 과거 소위 운동권 경력이 있거나 그쪽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120명을 거의 다 채워놓고 엉뚱하게 세월호 침몰 당일의 대통령 7시간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 2016년 12월5일 정유섭 의원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은 ‘놀아도 된다’고 두둔했다. 정 의원은 “세월호 7시간 동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두환정권 때 경제가 왜 잘됐나. 대통령이 관심 없어서 잘된 것”이라며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대통령에 충체적인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발언했다. 

역대급 
망발 보니…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2017년 3월24일 홍준표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 참사를 ‘좌파가 이용했다’고 발언했다. 홍 전 대표는 “(오히려 박근혜정권이)이용을 당했다”고도 말했다. 이틀 뒤인 26일엔 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서 “좌파들이 해난사고를 정치에 이용한 지 3년이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 2017년 11월 이철우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개헌을 주장하며, 세월호를 비유해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되 탄핵 대신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대로 있으면 세월호 학생들처럼 다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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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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