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서 백조로 경전철 수혜 단지

경전철이 대중교통 여건이 어려운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김포 등 수도권에도 신설 개통을 앞두면서 경전철 주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전철은 지하철과 버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대중교통 수단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인천지하철 2호선, 경기도 ‘용인 경전철’‘의정부 경전철’, 대구지하철 3호선, 경남의 ‘부산-김해 경전철’ 6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지하철·버스
단점을 보완

서울의 경우 신림선, 동북선, 서부선, 위례선 등과 경기 김포 경전철, 경남 양산 경전철 등 다수 노선이 개통 예정이거나 개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운행 중인 경전철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업은 인천지하철 2호선이다. 지난해 개통 2년을 맞아 누적 승객 1억명을 돌파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이 2량 1편성으로 운행하는 경전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시민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천 2호선은 서구 검단오류역에서 인천시청역을 지나 남동구 운연역을 잇는 노선이다. 총연장은 29.2㎞. 공항철도(검암역), 서울도시철도 7호선(석남역, 2020년 예정), 경인선 1호선(주안역)은 물론 인천1호선(인천시청역)과 환승체계를 갖추고 있다. 오는 7월 양촌역~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될 계획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노선이 개통되면 김포공항역을 통해 지하철 5·9호선과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해진다. 여의도, 마곡, 광화문, 강남, 홍대 등 주요 도심으로 빠르게 닿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와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연결하는 ‘김포 한강선’ (가칭)과 인천 지하철 2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수도권 신설 지역 들썩 
개통 호재 집값에 영향

용인 경전철과 의정부 경전철은 처음 개통 당시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로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경전철 주변으로 대대적인 개발이 이뤄지면서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3년만 하더라도 하루에 1만명도 타지 않던 용인 경전철은 환승 할인이 시행된 뒤 이용객이 2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3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 3만명, 연간 이용객 11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용인 경전철 이용객이 늘면서 실제 주변 아파트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2017년 4분기 이후 현재(2018년 10월 기준)까지 약 1년 동안 역북동 아파트 가격(역북지구 포함)은 약 11.6%(3.3㎡당 914만→102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구갈동 아파트 가격도 약 24.3%(3.3㎡당 1007만→1251만원) 뛰었다. 이들 지역 모두 용인 경전철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2020년 경기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따르면 용인 경전철 연장선은 기흥역에서 흥덕지구를 거쳐 광교신도시(광교중앙역)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의정부 경전철도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오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사업자가 파산한 의정부 경전철은 올 3월 초 기준으로 이용객은 평일 4만8000명, 주말 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1000여명과 비교해 급증한 수치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올해 초 의정부 경전철이 지나는 고산동 일대 법무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상화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처음엔 ‘돈 먹는 하마’ 우려
지금은 ‘시민의 발’로 자리 

경남 김해시와 부산시를 연결하는 부산·김해 경전철도 최근 하루 이용자 수가 5만2000명을 육박하며 시민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1년 9월에 개통할 당시 부산·김해 경전철의 이용객은 일평균 3만여명에 불과했으나 다양한 수요 활성화 노력으로 매년 승객수가 증가하고 있다.


경전철 개통 호재는 당연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개통된 부산-김해 경전철 지역 내 인근 ‘지내 동원 1차’ 전용 84㎡는 경전철 개통 전에 비해 개통 후 25%나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2017년 9월 개통된 우이-신설 경전철의 인근 아파트 ‘정릉 힐스테이트 1차’ 전용 84㎡도 개통 전에는 4억5000만원 안팎에서 매매가 이뤄졌지만, 2018년 9월에 들어서는 최고 5억원까지 몸값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한 경전철
회생의 기미도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전철 등 신교통수단은 선호도가 높은 지하철에 밀려 그동안 예산확보나 사업성의 부족으로 추진이 늦춰지거나 난항이 많았지만, 지하철에 비해서 건설 비용이나 완공까지의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과 도심 등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줄여 교통난과 교통이 낙후된 지역의 고민을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개통 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경전철 수혜지에 공급(예정) 중인 단지.

용인 경전철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796.22㎡ 규모로 층별 구성은 지하 1~2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지상 1~4층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층별로 4세대로 4개층, 총 16세대로 공급된다. 1층은 테라스형, 4층은 복층형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은 69.40㎡으로 동일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총 분양가는 2억원대(4층 복층형 제외)로 책정됐다.  

에버라인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는 서울 강남권을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대출 2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오는 7월 준공 예정.

김포도시철도
 

▲리버 에일린의 뜰(아파트)= 김포한강신도시 운양동에 위치한 ‘리버 에일린의 뜰’ 아파트가 한정 특별혜택 분양 중이다. 부적격자·해지 세대·미입주 세대에 대한 재분양이 진행되는 것이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분양 시 인테리어 비용, 이사비 지원 등 한정 특별혜택이 제공된다. 

총 7개동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439가구이다. 최고층은 21층으로 여러 타입으로 구성돼 있어 자신에게 맞는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전용 84㎡의 경우 4Bay 판상형 구조를 갖추고 있고, 남향 위주로 배치돼 있다. 


교통여건도 좋다. 인근에 김포도시철도(개통 예정)를 이용해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한강로, 올림픽대로 이용도 편리하다. 광역급행버스 M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교통은 한층 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김포도시철도는 경기도 김포시 ‘운양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역’까지 5정거장으로 18분이 소요된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을 통해 여의도·마곡·광화문·강남·홍대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해진다.

인천 2호선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아파트·상가)= 신영은 4월 말 인천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서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루원시티 도시개발구역은 인천시 서구 가정동 가정5거리 주변 93만3916㎡ 부지에서 도시균형 발전을 위한 도시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 재생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이다. 향후 9521가구, 약 2만3993명을 수용하게 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5개동, 전용 84㎡ 단일 주택형 77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내 상업시설인 ‘지웰시티몰’도 함께 분양한다. 연면적 2만917㎡에 지하 2층~지상 3층, 총 144실 규모의 지웰시티몰은 앵커테넌트로 꼽히는 영화관 CGV 입점이 확정돼 빠른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 7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석남역(2020년 개통 예정)도 가깝다. 

이 지역은 루원시티를 거쳐 청라국제도시까지 연결되는 청라연장선 루원시티역(가칭, 2021년 착공 예정)도 도보권에서 계획돼 있다. 또 서인천 IC를 통해 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쉽고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인천-김포) 등을 통해 수도권 전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입주는 2022년 하반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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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