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여행 ③남해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

이국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떠나는 봄 여행

▲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원예예술촌

사천에서 삼천포·창선대교를 넘어가면 남해다. 남해의 별명은 일점선도(一點仙島), ‘한 점 신선의 섬’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쳐나서 ‘보물섬’이라고도 불린다. 한껏 달아오른 봄, 남해로 떠나보자. 첫 목적지는 독일마을. 특별한 남해 여행이 시작된다.

삼천포·창선대교를 지나면 남해군 창선면이다. 동대만을 따라 도로를 달리면 지족해협을 건너는 창선교다. 오른쪽으로 죽방렴이 보인다.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길이 10m쯤 되는 참나무 기둥을 박은 뒤 대나무를 ‘V 자형’으로 엮어 만든 그물이다. 일종의 원시 어장인 셈이다.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 사이 지족해협 일원에 남아 있다.
 

▲ 독일마을의 이국적인 풍경

독일 문화 경험

삼천포·창선대교를 건너면 곧 독일마을에 이른다. 남해군 삼동면에 자리한 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돌아와 정착한 마을이다. 
우리나라가 빈곤하던 시절에 독일로 간 이들은 열심히 일해 월급을 대부분 송금했다. 이 돈은 형제자매와 부모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당시 외화가 부족하던 조국에도 기여했다. 전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동력이 됐다.
 

▲ 독일마을에 있는 집은 대부분 펜션을 운영한다.

1963년 12월에 광부 247명이 서독행 비행기에 올랐고, 1966년에는 젊은 간호사들이 서독으로 떠났다. 이후 1977년까지 광부 7936명, 1976년까지 간호사 1만1000여명이 비행기를 탔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와 ‘영자’(김윤진)가 바로 이들인데, 이 기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송금한 금액은 1억7000만달러로 추산된다.
독일마을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분위기에 감탄한다. 흰 벽과 주황색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독일식 건물 40여채가 모여 있는 풍경은 그림 같다. 독일 교포들이 현지에서 가져온 건축자재를 이용해 전통적인 독일식 주택을 세웠다고 한다. 마을 너머로 푸른 남해가 넘실거린다. 걷다보면 정성스럽게 꾸민 정원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 독일 문화와 음식을 만날 수 있는 독일마을

독일마을의 장점은 다양한 독일 문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 빵 등 독일 음식 맛보기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독일마을 위쪽 낮은 언덕에 원예예술촌이 자리한다. 이곳은 지난 2009년 5월에 문을 열었으며, 약 16만5300㎡(5만여평) 대지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이 들어섰다. 
 

▲ 봄나들이하기 좋은 원예예술촌
▲ 베르사유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렌치가든’

입구를 지나 처음 만나는 곳은 ‘프렌치가든’.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랑스식 정원이다. 맞은편에는 바위와 석등, 모래, 돌길 등이 정갈하게 어우러진 일본풍 정원 ‘화수목’(花水木)이 있다. 현대적으로 꾸민 미국식 정원 ‘와일드가든’과 풍차가 멋스러운 네덜란드 정원 ‘풍차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꽃섬나드리’는 장독대가 늘어선 우리네 정원이다. 집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정원은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돌아봐도 된다.
 

▲ 산책로가 잘 닦인 원예예술촌

독일로 떠난 광부·간호사 돌아와 정착한 마을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로 만들어진 정원

이밖에도 장미가든과 레인보우가든, 러브송가든 같은 공동정원을 비롯해 산책로, 전망대, 포토존, 식당, 기프트 숍, 유리온실, 영상실, 소극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 유모차를 밀거나 휠체어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 배우 박원숙 씨가 운영하는 카페

원예예술촌은 단순한 테마 마을이 아니라 원예 전문가들이 거주하며 정원을 직접 가꾸는 곳이다. 산책하다 보면 마을 주민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다. 대다수 주민이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을 운영한다. 운이 좋으면 남해 출신 배우인 박원숙이나 맹호림도 만날 수 있다. 박씨는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맹씨는 핀란드 통나무 주택 ‘핀란디아’에 산다.
독일마을에서는 멀리 남해가 보이는데, 몽돌밭 뒤로 눈에 들어오는 숲이 있다. 팽나무와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을 촘촘하게 심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150호)이다.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고 물고기 떼를 끌어 들이기 위한 어부림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 팽나무와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을 촘촘하게 심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

독일마을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6년 남짓 방치되던 폐교를 개조해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국내외에서 수집한 골동품과 예술 작품 5만여점이 학교 건물과 운동장 곳곳에 전시된다. 

 

▲ 폐교에서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해오름예술촌
▲ 바람흔적미술관 야외에 커다란 바람개비가 눈길을 끈다.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 각종 민속품을 모아놓은 ‘민속자료관’, 장승을 주제로 한 ‘창작공방’ 등이 있다. 범선과 각종 공예품, 미니어처 등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해오름예술촌에서 나온 길은 바람흔적미술관으로 이어진다. 산속에 고즈넉이 들어앉은 미술관이다. 야외에 있는 커다란 바람개비가 눈길을 끈다.
 

▲ 나비생태관에서 만난 나비

해오름예술촌


남해의 봄 여행은 삼동면 봉화리에 들어선 나비생태공원에서 마무리한다. 나비생태관을 중심으로 야외 산책로, 동물체험장 등이 있다. 산란, 구애 비행,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기까지 생존율이 2%에 지나지 않는 한살이 등 나비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창선교(죽방렴)→독일마을→원예예술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창선교(죽방렴)→독일마을→원예예술촌→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
둘째 날: 해오름예술촌→바람흔적미술관→나비생태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남해군여행(남해문화관광) http://tour.namhae.go.kr
- 독일마을 http://남해독일마을.com
- 원예예술촌 www.housengarden.net
- 해오름예술촌 www.남해해오름예술촌.com  

문의 전화
-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1
- 원예예술촌 055)867-4702
- 해오름예술촌 055)867-070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1회(07:10~19:3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남해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남해-미조 농어촌버스, 물건마을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독일마을까지 도보 25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남해시외버스터미널 055)863-5056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 하동 IC→계천사거리에서 상주·남해 방면→섬진강대로→남해대로→심천삼거리에서 미조·상주 방면→남해대로→지족삼거리에서 상주·미조 방면→독일로→독일마을

숙박 정보 
- 남해비치호텔: 남면 남서대로, 055)862-8880, http://리조트.com
- 아난티 남해: 남면 남서대로1179번길, 055)860-0100, www.theananti.com/kr/ananti_namhae
-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삼동면 금암로, 055)867-7881, www.huyang.go.kr
- 아름다운날들: 삼동면 동부대로1122번길, 055)867-6966, www.bdays.co.kr/default

식당 정보
- 우리식당(멸치회·멸치쌈밥): 삼동면 동부대로1876번길, 055)867-0074
- 만복초밥(초밥·해산물한정식): 남해읍 화전로38번길, 055)864-6801
- 평산횟집(활어회·회정식): 남면 남면로1739 번길, 055)863-1047
- 남해자연맛집(멍게비빔밥·전복회): 남면 남면로, 055)863-0863, www.n-susan.com

주변 볼거리
보리암, 남해편백자연휴양림, 다랭이마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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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