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사각지대 ‘신종 부자’ 실체

수억 벌고 세금은 0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과세 사각지대에 놓인 ‘신종 부자’들을 상대로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막대한 수익에도 변칙적으로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신종·호황 고소득 사업자 176명을 상대로 전국적인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이 추려낸 신종 부자에는 인기 유튜버, 유명 연예인, 해외파 운동선수 등이 포함됐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세청이 인기 유튜버, 유명 연예인, 해외파 운동선수 등 신종 부자의 탈세를 겨냥해 세무조사에 나선다. 국세청은 막대한 수익에도 변칙적으로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신종·호황 고소득 사업자 176명을 상대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어떤 사람들?

조사 대상은 최근 호황을 누리면서 지능적 탈세를 일삼는 신종 부자들이다. 이들은 IT·미디어 기술 발달과 1인 가구의 증가에 힘입어 고소득을 올리고 있으나 수입이 잘 포착되지 않는 신종 업종이다 보니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세청은 한국은행·관세청·건강보험공단 등에서 과세·금융정보를 수집해 탈루 혐의가 짙은 사업자들을 추려냈다. 조사 대상에는 유명 연예인과 연예기획사 대표, 프로운동선수 등 문화·스포츠 분야 인사가 20명이나 포함됐다. 

연예인 A씨는 각종 드라마·영화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로 본인 및 가족 명의로 1인 기획사 법인을 설립했다. A씨는 1인 기획사 소속 직원에게 허위로 용역비를 송금한 뒤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탈루한 소득으로 가족에게 부동산 및 고가 외제차를 증여하고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또 A씨는 가족들이 보유한 1인 기획사 주식을 의도적으로 고가로 양수, 가족들에게 편법적으로 부를 이전했다. 

운동선수 B씨는 해외서 활약하고 있는 유명 운동선수다. B씨는 소득을 지급받는 본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를 미신고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기간이나 재산 현황을 기준으로 했을 때 거주자에 해당함에도 비거주자로 간주해 해외서 받은 계약금과 연봉을 신고 누락했다. 또 해외 발생 소득 중 일부를 부모의 부동산 취득자금으로 증여하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유통하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자, 웹하드 업체 대표, 웹 작가, 유명 유튜버 등 IT·미디어 분야 사업자 15명도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다. 

C씨는 직접 제작한 특정 컨텐츠 관련 영상을 장기간 다수 게재하며 고액의 광고비를 수취한 유명 1인 방송사업자다. C씨는 광고수입금을 해외업체로부터 외화로 지급받아 소득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수입금 전액을 신고 누락했다.

이밖에도 반려동물이 늘면서 고소득 업종으로 부상한 동물병원, 투기 열풍에 올라탄 부동산 컨설턴트 등 신종 호황 사업자 47명도 조사 대상이다. 또 비보험 수입금액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의사 등 전문직 39명과 부동산 임대업자 35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세무조사 직후 신고 소득이 확 줄어 ‘축소 신고’ 의심이 가는 사업자나 탈세를 도운 세무사 20명도 포함됐다.
 

D 법무법인은 전직 부장판사 등 저명한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회사로 주로 특정 소송 사건을 취급하고 있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가의 수임료·성공보수를 받고 있지만 현금영수증을 미발행하거나 경리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수임료를 받는 등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했다. 실제 근무하지 않은 법인 대표의 배우자에게 고액의 가공 급여를 지급해 법인자금을 유출하기도 했다.  

E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치과의사이다. E씨는 페이닥터 명의로 다수의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병원별 수입금액 자료를 별도 사무실서 관리해 소득을 분산했다. 임플란트 시술이 비급여 항목으로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하여 할인을 미끼로 현금결제를 유도한 뒤, 해당 결제액은 전산에 입력 누락하고 차트에 별도 관리하며 신고 누락했다.


탈루한 소득은 가족 명의의 부동산 취득자금으로 증여한 뒤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 누락, 영수증 미발행 등 다양한 수법
“더 있다” 개인 세무조사 없어 검증 부족

F씨는 동물병원과 애완견 미용실, 애완용품 판매 등을 겸업하며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물병원의 매출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자 병원 내의 애견용품점을 부모 명의로 위장 등록해 소득을 분산했다. 또 애견미용, 펫용품 판매 등 부가가치세 과세매출을 면세인 진료용역 수입으로 속여 신고하는 방법으로 탈루하고, 현금매출분에 대해서는 현금영수증을 미발행하며 소득을 탈루했다. 

G씨는 관공서·아파트·학교 등이 밀집되어 있는 호황상권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임차인에게 부가가치세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실제 임대료보다 낮게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소득을 축소 신고했다. 실제 계약서에는 특약사항을 기재한 후 나중에 세금문제가 발생할 경우 임차인이 해당 세금·벌과금을 부담하기로 약정했다.

또 실제 임대료와 이중계약서상 임대료와의 차액은 자녀명의의 차명계좌로 받아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국세청은 가족을 포함한 관련 인물까지 조사 대상에 넣어 이들의 재산 형성 과정, 편법 증여 혐의에 대한 자금 출처 등을 꼼꼼히 살필 방침이다. 조사 과정서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면 조세범칙 조사로 전환해 검찰에 고발 조치한다.
 

국세청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년간 1789명을 조사해 1조367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 중 91명은 고의적 탈세 등으로 범칙 처분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조사 건수는 881건으로 전년(908건)보다 줄었지만, 추징 세액은 6719억원서 6959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간 소득금액이 5억원 이상인 고소득 사업자 인원과 신고소득 금액은 2007∼2017년에 각각 4.4배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른 증가세다.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는 최근 새롭게 뜨고 있는 업종과 매년 호황임에도 상대적으로 검증이 부족했던, 이른바 관리 사각지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세청은 “경영여건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는 세무검증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포용적 세정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대다수 성실납세자에게 허탈감을 주고 공정경제 질서를 저해하는 불공정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력 대응

이어 “세무조사 결과 확인된 신종 탈루유형 등에 대해서는 세원관리 부서와 공유해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 및 신고내용 확인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향후 빅데이터 분석기법 개발 등을 통해 NTIS 전산분석 툴을 고도화하고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공조를 통해 과세정보 수집 인프라를 확대해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을 더욱 정교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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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