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프랜차이즈 핵심 전략

‘서민부자’를 꿈꾸십니까?

1970대 말부터 시작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40년간 호황을 누렸다. 한국경제의 고도 성장기와 함께 88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 개최는 한국의 소비시장을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경연장으로 만들었다. 그 와중에 프랜차이즈 사업이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되는 등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가들이 성공 가도를 달렸고, 가맹점 운영으로 대박을 친 ‘서민부자’도 다수 등장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또 다른 이면에는 프랜차이즈 관련 법적·제도적 미비와 일부 기업인들의 불법 및 비윤리성에서 오는 부작용도 존재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들에게 돌아갔다. 문재인정부는 더 이상 가맹본부의 ‘갑질’을 용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점의 편에서 가맹본부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법적·제도적 규제는 선진국을 넘어설 정도로 강하게 정비되고 있다. 이로써 가맹본부가 과다한 영업이익을 남기기는 어렵게 됐고, 경영의 비효율성 등 자칫 잘못하면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사업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프랜차이즈 산업은 가맹본부 경영진의 전략이 필요하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과당경쟁 시장에서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경영만으로는 적당한 이익조차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반인도 신분상승을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프랜차이즈 산업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상품의 경쟁력만 믿고 뛰어들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전략을 잘 세워야 그나마 생존할 수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반드시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경쟁이 심한 업종 중 하나가 커피전문점이다. ‘국내 3대 커피 장인’으로 불리는 커피원두 생산 및 유통업체인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의 여선구 대표에게 가맹본부 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여 대표는 20여년간 오로지 커피 사업에만 몰두해온 커피전문가이다. 
 


여 대표는 우선 지금부터는 가격 포지션과 점포 콘셉트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00원 내외의 중간 가격대가 향후 커피전문점 대세를 형성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중간 가격대 포지션이 좋은 이유는 가장 수요가 많고, 한국의 사랑방 문화를 현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누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대인 저가 커피는 궁극적으로 브랜드가 되는 데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박리다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많이 필요해서 최저임금 상승에 타격이 크고, 원두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편의점 커피와도 무한경쟁을 감내해야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급 커피 역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가 아니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국내 커피 산업이 발달하면서 품질 좋은 커피원두의 유통이 원활해지고 있어 굳이 비싸게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공급이 수요 초과하는 과당경쟁 시장
주먹구구식 지점 운영? 성공은 없다!

여 대표는 또한 품격 있는 인테리어 시설을 갖춘 20~30평대 규모의 점포로서 편안히 앉아서 커피 및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점포가 좋다고 했다. 위로는 고급 커피전문점과 아래로는 테이크아웃 저가 커피전문점과의 경쟁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점령했던 고급 커피전문점과 저가 커피전문점들이 많이 퇴조하고, 대신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의 창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포지셔닝이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 중요하다는 이론은 미국 경영전략론 학자들 중 다수의 구루들이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익이 나는 시장에서 이익이 나는 위치를 차지하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여 대표는 “연두커피는 최고급 품질의 커피원두를 가격을 낮춰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통하고 있는데, 가심비 높은 원두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들어서 적당한 가격대로 판매하는 소매업체에서 주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커피전문점 브랜드 내부의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커피원두의 품질관리를 잘해야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니즈와 고객 클레임 및 컴플레인을 즉각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광고 및 마케팅 능력도 탁월해야 하는데, 커피는 문화 사업이라서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본사는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여 대표의 충고다. 

상품 경쟁력만 믿는다면 오산 
경쟁이 치열할수록 전략 필수

이처럼 내부 능력 중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기업의 성공요인 분석을 토대로 등장한 경영전략론으로 ‘기업 내부의 환경이 중요하다’는 케이퍼빌러티파(능력을 중시)의 이론이다.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곳에서 경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론이다. 이는 핵심역량이 중요하며, 직원과 그들의 기술, 전체적인 시스템과 경영 스타일, 그리고 공통의 가치관이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여 대표는 “이제 커피전문점은 경영 능력이 없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마지막으로 좋은 포지셔닝과 핵심역량에 만족하지 말고, 수시로 바뀌는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지셔닝이 좋고 기업의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서 계속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혁신이 답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좋지 않다. 기업은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곱지 않은 시선은 프랜차이즈 산업인들 전체의 공동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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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라오스가 동남아의 마지막 프런티어이자 신흥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국제 범죄자들의 주요 거점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수력발전과 광물, 인프라 개발을 앞세운 투자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는 반면, 불법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범죄 산업도 동시에 팽창하기 때문이다. 합법과 불법, 투자와 범죄가 교차하는 이 구조는 라오스를 단순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국제 금융·사이버 범죄의 회색지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까지 라오스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과거 한국이나 중국에서 인식해 온 단순 전화 사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대거 이동 범죄 온상 라오스 스스로도 더 이상 ‘내륙 봉쇄국’이 아니라 ‘육상 연결국’을 자임하며 철도와 도로,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국가 도약의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밝은 전면 뒤에는 국제 범죄도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지고 있다. 투자시장과 범죄 산업이 동시에 팽창하는 이중 구조다. 라오스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투자사기는 전화와 메신저, SNS를 결합한 다층적 구조가 정착됐다. 가짜 투자 플랫폼과 암호화폐, 외환(FX) 거래를 미끼로 한 고도화된 금융사기가 핵심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범죄는 국경 지대와 특별경제구역을 거점으로 운영된다. 미얀마·태국과 맞닿은 북부지역 경제특구 일대는 외국 자본과 외국 인력이 밀집한 구조를 악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겉으로는 카지노나 리조트, 개발사업사무소로 위장하지만, 내부에서는 각국 언어를 담당하는 인력이 분업 형태로 사기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조직들이 현지 단속을 피해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월19일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라오스에 체류 중인 한국인 민간봉사단체 관계자는 국제 통화에서 “라오스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라오스 이동 가능성을 물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교민사회에서는 태국발 마약 범죄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캄보디아발 범죄조직까지 유입되면 감당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후임 대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경찰·영사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범죄들이 ‘라오스 현지 범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 전역, 유럽과 북미까지 확산돼있다. 라오스는 범죄가 실행되는 물리적 공간일 뿐, 자금은 국제 금융망과 가상자산을 통해 순식간에 국경을 넘는다. 캄 ‘프린스그룹’ 라 ‘킹스 로만스’ 해외투자 뒤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가짜 투자 수익 인증 화면과 조작된 거래 내역을 제시해 신뢰를 쌓고,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면 추가 투자나 긴급 송금을 요구한 뒤 출금을 차단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반복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라오스 광산 개발, 에너지 프로젝트, 부동산 사업을 사기 시나리오에 끼워 넣어 ‘현지 실물 투자’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범죄 구조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과 결합돼있다는 점이다. 고수익 IT·마케팅 일자리를 제안받고 라오스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여권을 압수당한 채 콜센터에 감금돼 사기를 강요받는 사례가 국제 언론과 인권단체 보고서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폭행과 협박이 뒤따르고, 탈출을 시도하면 몸값을 요구받는 구조도 확인됐다. 이는 단순 금융사기를 넘어 국제적 인권 범죄이자 조직범죄로 분류되는 이유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일대에 밀집했던 대형 범죄단지가 해체되며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흩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단속 이후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 상당수가 텅 비었고, 이들 조직원 상당수가 라오스와 태국, 미얀마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은 과거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였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피싱 사기의 온상지로 탈바꿈했다. 울창한 산림 지역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를 설치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라오스 북부 보케오 지역에는 ‘범죄단지’를 넘어선 ‘범죄마을’도 존재한다. 중국 카지노 그룹 킹스 로만스가 99년간 임차해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이 지역은 사실상 외부 접근이 차단된 치외법권에 가깝다. 불법도박과 마약 밀매, 스캠 사기, 암호화폐 자금세탁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고,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킹스 로만스를 초국가범죄 기업으로 지정해 제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프린스그룹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킹스 로만스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경 넘는 나쁜 놈들 마약 범죄 역시 라오스의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이다. 최근 라오스 공항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출국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비엔티안과 지방 공항에서 잇따라 체포된 사례들은 대부분 헤로인과 케타민, 필로폰 등 대량의 마약을 포함하고 있다. 라오스 형법은 마약 범죄에 극히 강경하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미수나 공범 역시 동일하게 처벌된다. 실제로 2019~2020년 비엔티안 공항에서 필로폰을 소지하다 적발된 한국인 2명은 현재까지도 장기 복역 중이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타인으로부터 물건을 위탁받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배경이다. 라오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불법 콜센터 단속과 외국인 범죄자 검거, 장비 압수와 추방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단속이 강화될수록 범죄조직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범죄의 위치만 바뀔 뿐 산업 자체는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범죄 환경은 라오스 투자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오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요소를 갖춘 국가다. 수력발전과 광물, 재생에너지, 일부 농업·임산물 가공 분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 계약 집행의 불확실성, 외환 규제와 금융 접근성 문제는 오래된 리스크다. 여기에 사이버 범죄가 결합되면서 정상 프로젝트와 사기성 프로젝트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고 있다. ‘정부 승인’ ‘양허권 보유’ ‘현지 고위 인맥’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공식 검증 없이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동남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라오스의 개발 모델 역시 기회와 위험이 교차한다. 인프라를 외부 차관과 ODA로 먼저 구축하고 성장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는 철도와 도로, 병원, 상수도 같은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정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60% 후반으로 추정되고, 낍(KIP)화 약세는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빚으로 지은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장에서는 인프라가 완공돼도 운영 시스템과 인력,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다만, 한국 정부는 ‘메콩강 내륙국’으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라오스를 지목했다. 해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개발 속도가 더딘 메콩강 유역 내륙국 시장을 선점해 경제협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정상회담 대상국으로 라오스를 선택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라오스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것은 12년 만이다. 라오스는 대표적인 메콩강 유역의 내륙 국가로 꼽힌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의 해양국과 활발한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해온 반면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내륙국과 비교적 교류가 적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장은 “(한국의) 경제협력이나 투자는 베트남 등에 집중됐고 동남아의 내륙 국가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이) 한미일 외교에 집중하다 보니 (내륙국에 대한) 정치·외교적인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범죄로 얼룩 이면엔 ‘기회의 땅’ 무궁무진 천연 광물과 수력발전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베트남처럼 경제적으로 한 단계 높은 층위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아닌 국가들로 구분돼있다”며 “메콩강 지역 개발의 최대 수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군부독재라는 문제가 있고 캄보디아는 온라인 ‘스캠’(사기)으로 대표되는 치안 문제가 있다”며 “한국이 메콩 지역 개발을 위해 손잡고 일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로선 라오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해양국들뿐 아니라 내륙국들과 교류·협력 등을 통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세안의 GDP 규모는 약 3조8000억달러(약 5590조원)로 국가로 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인구 규모는 6억7000만명으로 세계 3위다. 미중 갈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을 넘어 아세안 등 신흥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6개월 만에 G7(주요 7개국), 유엔(UN·국제연합)총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유무역 질서 및 다자주의 회복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룬 주석과의 확대회담에서 “라오스가 통룬 주석의 리더십 하에 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 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발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발전시켜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익 보장? 의심부터 결국 라오스의 투자시장과 보이스피싱 범죄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적 공백과 국경 지대의 느슨한 관리, 외국 자본과 인력 유입이 만들어낸 회색지대라는 동일한 토양에서 자라난 두 개의 얼굴이다. 라오스는 여전히 기회의 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이제 철저한 검증과 리스크 관리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일수록, ‘이미 현지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일수록 냉정하게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라오스 투자시장의 성장과 국제 범죄 산업의 확산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같은 구조가 낳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