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학의 법률사무소 미스터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12 14:43:49
  • 호수 12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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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잘 만나 방 얻고 사건 맡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퇴임 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행적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법무부 차관이던 시절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으로 사임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일요시사>는 김 전 차관의 중학교 친구이자 그가 변호사 활동을 하는 데 조언을 해준 A 변호사를 통해 ‘변호사 김학의’를 추적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15일 법무부 차관으로 취임했다. 취임 6일 후인 21일 김 전 차관은 강원 원주시 소재 한 별장서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당일 김 전 차관은 의혹을 부인하며 차관직서 사임했다. 경찰은 조사 끝에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차관 사임
변호사 변신

김 전 차관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변호사로 전직했다. 2015년 11월13일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에 변호사 자격등록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변회는 등록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해 12월15일 서울변회는 상임이사회를 열어 김 전 차관에 대한 변호사 자격등록 부적격 및 입회 거부 의견을 최종확정, 이를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에 전달했다.

당시 서울변회는 “김 전 차관이 공직자로서 향응을 받은 점에 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 ‘혐의 없음’ 결론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이 충분하다”며 “이는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해 퇴직한 경우로 볼 수 있어 변호사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현저히 부적절하고 변호사법이 규정한 등록거부사유에 해당한다”고 입회 거부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변협의 생각은 달랐다. 대한변협은 2016년 1월25일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김 전 차관의 변호사 자격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변협이 서울변회의 결정을 뒤집고 김 전 차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변회가 적용한 현행 변호사법이 아닌 2013년 김 전 차관이 퇴직할 당시의 변호사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는 서울변회로부터 입회 거부를 통지받자 김 전 차관이 반박하며 내세운 논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기존 변호사법 제8조 1항 4호는 ‘직무 관련성 있는 위법행위로 인해 형사 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이로 인해 퇴직한 자에 한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동법은 2014년 5월 ‘직무 관련성 있는 위법행위’ 부분이 삭제돼 지금에 이른다. 직무와 관련 없는 비위를 저지르거나 징계를 받아 퇴직한 판·검사도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이 강화된 것이다. 

대한변협은 자격요건이 강화되기 이전의 변호사법을 적용해 김 전 차관의 변호사 등록을 허용했다. 김 전 차관이 받고 있는 혐의가 직무와 무관하다는 결론이다.

대치동 사무실
친구에게 빌려

변호사의 길이 열린 김 전 차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빌딩 5층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 그곳에는 B법률사무소가 자리하고 있다. A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률사무소다. 등기부에 따르면 A 변호사는 2016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이 빌딩 5층 전체에 대한 전세 계약을 맺었다.

A 변호사는 대형 로펌서 30년 동안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주로 기업M&A와 환경 쪽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요시사>의 취재를 종합하면, A 변호사는 2013년 7월 말 대형 로펌을 나와 자신의 이름으로 개인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그러다 2015년 2월 대형 로펌서 함께 일한 변호사들과 또 다른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A 변호사는 그곳을 나와 2016년 1월 지금의 B법률사무소를 차렸다. 대한변협이 김 전 차관의 변호사 자격등록을 허용한 시점도 2016년 1월이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변호사의 길이 열린 김 전 차관은 A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A 변호사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김 전 차관이)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서 변호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를 찾아와 이런저런 자문을 구해서 얘기해줬다. 변호사는 내가 30년 이상 했으니 (김 전 차관에 비해)한참 선배”라고 말했다.

극비리 개업 대치동 사무실 방문해보니…
40년 지기 변호사 “불쌍해서 빌려줬다”

A 변호사는 1984년 9월부터 현재까지 계속 변호사 활동을 해왔다. 반면 검사장을 지낸 김 전 차관은 검찰 고위직 출신이지만, 변호사 활동은 이제 막 시작한 상태였다. 김 전 차관은 A 변호사로부터 민사사건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형사사건을 주로 맡은 바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에게 민사는 낯선 영역이다.

김 전 차관과 A 변호사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김 전 차관과 친구 사이라고 말한 A 변호사는 “중학교 3년을 같이 다녔다. 고등학교는 다르지만, 내가 서울대 법대 75학번이고 김 전 차관은 76학번이다. 나보다 대학은 1년 후배고 시험은 3년 후배다. 그 일(성접대 파문)이 있기 전 1년에 한두 번은 만났던 사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전 차관의 직장 주소는 A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B 법률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한다. 직장 전화번호 역시 B 법률사무소와 동일하며 이메일 역시 B 법률사무소의 것이다. A 변호사는 <일요시사>를 통해 김 전 차관이 자신의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무실 공간이 두세 개 비어서 거기를 빌려줬다. 빈방이 있어서 (김 전 차관에게) 전대했다. 빌려준 것이다. 내 사무실에 소속된 변호사가 아니다. 사업자등록도 다르다. 완전히 독립돼있다.”

같은 주소
같은 이메일

A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B 법률사무소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합동법률사무소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합동법률사무소의 변호사들은 서로 간에 업무 협조도 거의 없을 정도로 따로 움직이지만, 같은 법률사무소의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전 법률사무소에 있을 때도 우리 후배들과 별도의 일을 했지만, 같은 이메일 주소를 썼다. 그런 의미로 (김 전 차관이 B 법률사무소) 이메일 주소를 쓰는 일을 내가 허락했을 것이다. (이메일 사용을) 막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렇다.”

B 법률사무소와 김 전 차관의 전문분야는 다르다. B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은 환경과 관련된 사건을 수임했다. A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검찰 출신인 김 전 차관은 형사사건을 전문분야로 한다. 

“나는 형사사건을 거의 안 한다. 여기(B 법률사무소)에 있는 사람들도 기본업무가 다 환경 쪽이다. 일반형사사건은 수임할 일도 없고, 능력도 없다. 검찰청에 다니지도 않는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출신이니 업무적으로 겹치지 않는다.”

하청 받아 사건 변호
전화, 이메일도 동일

<일요시사>는 김 전 차관이 변호한 사건을 알아보기 위해 판결문을 열람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민사상고, 형사 제1심 단독공판, 형사항소공판 등의 사건을 주로 맡아 변호했다. 이 중에는 B 법률사무소 변호사들과 함께 맡은 사건도 있다. 김 전 차관과 A 변호사가 함께 변호사로 이름을 올린 사건도 확인됐다. A 변호사는 김 전 차관과 동업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바로 옆에 있으니 어쩌다 일을 같이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변호사가 일을 하다 보면 친구에게 하청을 주기도 한다. (김 전 차관은) B 법률사무소 소속이 아니다. 내가 고용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준비서면에 이름을 쓰면 개인 법률사무소니까 변호사 이름을 쭉 쓰지 않나. 그때 B 법률사무소의 명칭을 쓰는 것이다. 명칭을 쓰는 것은 법률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다.”
 

김 전 차관은 성접대 의혹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 전 차관이 사무실에)나온 적은 거의 없다. 얼굴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어디 일이 있겠나? 누가 일을 줘야 할 것 아닌가. 김 전 차관이 검사장과 차관을 했다고 사람들이 일을 주겠나? 딱하다.”

A 변호사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친구 김학의’를 도와준 것일 뿐 ‘변호사 김학의’와 같이 일을 하기 위해 사무실을 내어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 주변인에 대한 취재가 그 주변인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친구 김학의
딱해 보여서”

그는 “(김 전 차관에게)사무실을 빌려줬더니 주변서 괜히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더라. 난 중학교 친한 친구여서 빌려준 것이다. 세상 인심이 이렇구나(라고 느꼈다). 무슨 한센인 보듯이 한다. (김 전 차관은)엄청난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인데, 조금 기다렸다가 진실이 드러나고 (취재)하면 되는 건데, 드러나기 전에 죽여놓고 보자는 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조차 싫어할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친구가 보기에 민망스럽고 불쌍해 보인다. 친구에게 방 빌려주는 것도 안 된다고 한다. 지금 (기자가)전화를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주변서 걱정하는 게 기우가 아니었네’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한테까지 관심을 가지다니 말이다. 기자님이라면 부모와 친구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곁도 안 내주고 도망 다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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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김학의 반격 왜?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자신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전날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고소장에서 김 전 차관은 해당 여성이 2013년 검찰·경찰 수사 당시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은 이들 여성을 아예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4월과 이듬해 3월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서 여성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한 여성이 문제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나, 역시 무혐의로 끝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미 같은 혐의로 두 차례 수사를 받아 혐의 입증이 어려운 점을 간파한 김 전 차관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라 분석한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혐의에 대한 판단을 일단 보류한 점도 맞대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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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