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터지는 재벌가 마약사

가족도 포기한 ‘뽕쟁이 도련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재벌가에 ‘마약 사정’이 몰아치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 황하나씨가 마약투여 혐의로 붙잡힌 데 이어 SK·현대가의 3세들까지 마약투여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파문은 커져만 가고 있다. 재계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람들의 관심은 과거 마약에 연루됐던 재벌들에게 쏠렸다. 
 

▲ 압송 중인 황하나씨

SK와 현대그룹 3세가 마약투약 혐의로 적발된 가운데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에게 마약을 전달하거나 함께 투약한 공범들도 속속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르며 이번 파문이 ‘유학파 출신 재벌 3세’ 전반으로 퍼질지 관심이 커진다. 

계속되는 적발
또 누가 걸릴까?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정현선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덟째 아들인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정씨는 경찰이 마약 공급책인 이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행 정황이 드러나게 됐다. 정씨는 지난해 3∼5월 이씨로부터 대마를 수차례 구입하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씨와 함께 자신의 차량 등에서 대마를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구매한 대마는 일반적인 대마가 아닌 대마 성분을 농축해 액상으로 만든 카트리지로 확인됐다.

정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데 경찰은 정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사무실서 대마 구입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최영근씨를 긴급체포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경찰이 최씨에 대해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최씨에 대한 마약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SK·현대·남양 줄줄이…환각 스캔들
수사 확대에 떨고 있는 재계 3·4세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이모씨 등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대마초와 고농축 액상대마를 구입해 18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회당 적게는 2g서 4g의 대마 종류를 구입했으며 이모씨를 통해 최소 5번 이상 대마 종류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구입한 대마는 주로 집에서 피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에 대한 수사 역시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서 황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황씨가 2015년 여름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말 황씨를 입건했다. 또 지난해 초까지도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15년 11월 종로경찰서 수사 당시 황씨를 비롯해 7명이 수사선상에 오른 점과 당시 검경의 사건 처리 적절성에 대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내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연루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찰이 황씨를 상대로 봐주기 수사 끝에 불기소 처분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황씨와 함께 사법 처리를 피한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한 재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수면 위로
꾸준한 사건들

물론 과거에도 재벌들의 마약사건은 있었다.

현대 정현선씨의 마약투여 혐의로 현대가 3세들의 마약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정현선씨의 여동생 정문이씨는 지난 2012년 8월 말 서울 성북동 골목길 주택가 골목길에 세워둔 차 안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전해 받고 함께 피운 혐의가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정문이씨의 나이는 20세. 

정문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며칠 뒤 국외로 출국했지만, 보름이 지나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과정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직후 머리카락과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분석 감정을 의뢰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

정문이씨는 이듬해인 2013년 4월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13년에는 현대가 3세인 정광선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됐다. 정광선씨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순영 성우효광그룹 회장의 3남인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아들이다. 당시 28세이던 그는 대마초를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경기 오산시 미군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군인이 군사우편을 통해 특송화물로 밀반입한 대마초를 브로커로부터 건네받아 수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주한미군 군인 2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대마초 944g을 들여온 경로를 확인하다 이 같은 혐의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류도 여럿
대마에 코카인

2009년에는 정순영 회장의 또 다른 손자인 정인선씨가 부유층 자녀들의 대마파티에 연루돼 파문이 일었다. 정인선씨는 정몽용 현대성우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정광선씨와 정인선씨는 사촌 지간이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대마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세 차례에 걸쳐 각각 대마 1g을 종이에 말아 대마초를 만들어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의 모 고교 동문 선후배 관계로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이들은 한국에 왔을 때 이태원 클럽 등지서 함께 어울렸던 동년배의 제보로 범행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당시 20세이던 정인선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씨는 지난 2014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김씨는 2010∼2012년 주한미군 사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가운데 일부를 지인에게 건네받아 네 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그밖에도 2007년 유흥업소 종업원과 시비를 벌이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뺑소니 사고를 내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현재는 그룹 내 복귀해 경영수업 중이다.

두 명의 공급책 입 열면 ‘일파만파’
과거 연루 사건 재조명 ‘현대 3관왕’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장남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인 고 신동학씨. 그는 1994년 집단폭행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신씨는 당시 지인들과 그랜저를 타고 달리던 중 소형차인 프라이드가 끼어들자 시비가 붙었다. 신씨 일행은 상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까지 무차별 폭행을 가한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신씨는 1999년에 선영묘 도굴사건 현장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논란을 일으켰고, 2000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후 단속 경찰을 매단 채 질주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역시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1997년 코카인을 복용하고 대마초를 흡입하다 붙잡혀 마약법 및 대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국내 유명 출판사인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의 아들 우모씨도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로 지난 2013년 적발돼 인천지검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검찰 수사 대상에는 이들 외에도 재벌가 자녀와 유학생 등 부유층 자녀 10명 정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바짝 긴장
“끝나지 않았다”

마약 파문이 일부 3세 등을 넘어 재벌가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재계는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재벌 일가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받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일반인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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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