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터지는 재벌가 마약사

가족도 포기한 ‘뽕쟁이 도련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재벌가에 ‘마약 사정’이 몰아치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 황하나씨가 마약투여 혐의로 붙잡힌 데 이어 SK·현대가의 3세들까지 마약투여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파문은 커져만 가고 있다. 재계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람들의 관심은 과거 마약에 연루됐던 재벌들에게 쏠렸다. 
 

▲ 압송 중인 황하나씨

SK와 현대그룹 3세가 마약투약 혐의로 적발된 가운데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에게 마약을 전달하거나 함께 투약한 공범들도 속속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르며 이번 파문이 ‘유학파 출신 재벌 3세’ 전반으로 퍼질지 관심이 커진다. 

계속되는 적발
또 누가 걸릴까?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정현선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덟째 아들인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정씨는 경찰이 마약 공급책인 이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행 정황이 드러나게 됐다. 정씨는 지난해 3∼5월 이씨로부터 대마를 수차례 구입하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씨와 함께 자신의 차량 등에서 대마를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구매한 대마는 일반적인 대마가 아닌 대마 성분을 농축해 액상으로 만든 카트리지로 확인됐다.

정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데 경찰은 정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사무실서 대마 구입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최영근씨를 긴급체포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경찰이 최씨에 대해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최씨에 대한 마약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SK·현대·남양 줄줄이…환각 스캔들
수사 확대에 떨고 있는 재계 3·4세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이모씨 등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대마초와 고농축 액상대마를 구입해 18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회당 적게는 2g서 4g의 대마 종류를 구입했으며 이모씨를 통해 최소 5번 이상 대마 종류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구입한 대마는 주로 집에서 피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에 대한 수사 역시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서 황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황씨가 2015년 여름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말 황씨를 입건했다. 또 지난해 초까지도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15년 11월 종로경찰서 수사 당시 황씨를 비롯해 7명이 수사선상에 오른 점과 당시 검경의 사건 처리 적절성에 대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내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연루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찰이 황씨를 상대로 봐주기 수사 끝에 불기소 처분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황씨와 함께 사법 처리를 피한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한 재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수면 위로
꾸준한 사건들

물론 과거에도 재벌들의 마약사건은 있었다.

현대 정현선씨의 마약투여 혐의로 현대가 3세들의 마약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정현선씨의 여동생 정문이씨는 지난 2012년 8월 말 서울 성북동 골목길 주택가 골목길에 세워둔 차 안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전해 받고 함께 피운 혐의가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정문이씨의 나이는 20세. 

정문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며칠 뒤 국외로 출국했지만, 보름이 지나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과정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직후 머리카락과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분석 감정을 의뢰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

정문이씨는 이듬해인 2013년 4월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13년에는 현대가 3세인 정광선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됐다. 정광선씨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순영 성우효광그룹 회장의 3남인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아들이다. 당시 28세이던 그는 대마초를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경기 오산시 미군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군인이 군사우편을 통해 특송화물로 밀반입한 대마초를 브로커로부터 건네받아 수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주한미군 군인 2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대마초 944g을 들여온 경로를 확인하다 이 같은 혐의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류도 여럿
대마에 코카인

2009년에는 정순영 회장의 또 다른 손자인 정인선씨가 부유층 자녀들의 대마파티에 연루돼 파문이 일었다. 정인선씨는 정몽용 현대성우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정광선씨와 정인선씨는 사촌 지간이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대마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세 차례에 걸쳐 각각 대마 1g을 종이에 말아 대마초를 만들어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의 모 고교 동문 선후배 관계로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이들은 한국에 왔을 때 이태원 클럽 등지서 함께 어울렸던 동년배의 제보로 범행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당시 20세이던 정인선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씨는 지난 2014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김씨는 2010∼2012년 주한미군 사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가운데 일부를 지인에게 건네받아 네 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그밖에도 2007년 유흥업소 종업원과 시비를 벌이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뺑소니 사고를 내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현재는 그룹 내 복귀해 경영수업 중이다.

두 명의 공급책 입 열면 ‘일파만파’
과거 연루 사건 재조명 ‘현대 3관왕’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장남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인 고 신동학씨. 그는 1994년 집단폭행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신씨는 당시 지인들과 그랜저를 타고 달리던 중 소형차인 프라이드가 끼어들자 시비가 붙었다. 신씨 일행은 상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까지 무차별 폭행을 가한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신씨는 1999년에 선영묘 도굴사건 현장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논란을 일으켰고, 2000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후 단속 경찰을 매단 채 질주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역시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1997년 코카인을 복용하고 대마초를 흡입하다 붙잡혀 마약법 및 대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국내 유명 출판사인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의 아들 우모씨도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로 지난 2013년 적발돼 인천지검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검찰 수사 대상에는 이들 외에도 재벌가 자녀와 유학생 등 부유층 자녀 10명 정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바짝 긴장
“끝나지 않았다”

마약 파문이 일부 3세 등을 넘어 재벌가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재계는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재벌 일가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받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일반인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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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