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은’ 자유학기제, 왜?
‘역풍 맞은’ 자유학기제, 왜?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04.08 16:33
  • 호수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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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공부 못하는 이유가…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올해로 3년차를 맞은 자유학기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 기초학력미달이 늘어난 이유로 자유학기제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공신력이 있는지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교육부는 지난 28일 ‘2018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중·고등학생 중 10%가 수학 과목서 기본적이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학 과목을 제외해도 2017년에 비해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중학생은 국어 1.8% 영어 2.1%, 고등학생은 영어 2.1%가 늘어났다.

공부보다 진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이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경험해 학업성취도평가와 경향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체험 중심 교육서 지필고사를 시험을 보니 괴리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를 비롯해 입시 업체, 각종 매체 사설은 이에 동조했다. 지난해 성취도 평가에 참여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세대라는 이유다.

1986년부터 매년 시행한 기초학업성취도 평가는 매년 ▲기초학력 미달 ▲기초학력 보통 ▲우수 등 4단계로 개별 학생의 성취도를 측정한다. 지난해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학교 237개교, 고등학교 236개교서 학생 1만3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최근 16년 동안의 조사방식을 집계한 결과 2003~2007년 표집조사, 2008~2016년 전수조사, 2017~2018년까지 표집조사로 이뤄졌다. 전수조사란 통계집단에 속하는 모든 요소를 전부 측정해 관찰·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표집조사란 조사대상 집단(모집단)의 구성요소 중에 일부분을 관찰하는 조사를 뜻한다.

배동인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장은 “표집서 전수조사로 바뀐 2008년 기초학력 미달이 높게 나타났다가 2010년 학교별 성취도가 공시된 이후 미달률이 줄었다”고 밝혔다. 각 학교의 평가 결과가 공개되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기초학력 미달자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현행 3% 표집조사로 실시되고 있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로 실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표집조사로 학생 개개인의 학업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자유학기제는 2013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했으며 2016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서 한 학기나 두 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을 말한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중간·기말 고사를 치르지 않는다. 

아이들 공부 못하는 이유가…
역풍 맞은 ‘자유학기제’ 왜?

자유학기제는 시행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에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기강좌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 강좌에 인원이 몰리는 경우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 때문에 패자는 원치 않는 강좌를 수강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원하는 강좌를 듣지 못한 학생은 흥미를 잃은 채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면학 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원에서는 불안해하는 학부모들 이용해 선행학습 마케팅을 펼친다. 자유학기제 기간을 이용해 선행학습을 시켜야 다음 학기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유학기제가 사교육을 조장하는 데다 교육청의 미흡한 성과관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서울시 교육청은 ‘자유학기제 운영’에 전면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자유학기제의 모든 교과수업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서 제시하는 성취기준에 근건해 마련된다. 다만 수업의 형태는 토론·체험형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냄새와 소음이 심한 신발장 문제를 해결하라’는 프로젝트가 과제로 주어진 수학 수업일 경우 학생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발장서 발생하는 소음을 직접 측정한다. 이 통계자료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해 프로젝트를 해결한다. 통계에 대한 이해와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까지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손지숙 참미래교육연구소 대표는 “지필고사만 없을 뿐 쪽지시험 형성평가 등 많이 본다”며 “학력이 아닌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생들이 교실과 시험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다양한 현장서 체험학습을 하고 장래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청소년의 진로탐색에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양한 미래를 탐색해볼 수 있는 것이다.

학부모는?

자유학기제를 진행한 강사 A씨는 “많은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진로를 많이 찾는다”며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고맙다는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진로 선택이나 체험 폭이 좁은 도서벽지 및 섬지역 학생들에게는 자유학기제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유학기제가 벤치마킹한 외국 사례는…

국내서 시행하고 있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북유럽 국가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벤치마킹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스웨덴의 ’진로체험 학습‘ 등이 비슷하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중등교육과정 가운데 주니어 과정(한국기준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시니어 과정(고등학교 2학년)에 진학 전 희망자를 대상으로 1년간 운영되는 교육과정이다.

중학생서 고등학생으로 학년이 전환되기 전 표준화된 강의계획서 없이 학교가 자유롭게 사회, 도덕, 음악·예술, 철학·응용논리 등 프로그램을 결정해 체험활동을 포함한 활동 중심의 교육을 지도한다.

덴마크 애프터스쿨은 공립기초학교(9년·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중등교육기관인 김나지움이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 거쳐갈 수 있는 1년 과정의 기숙 학교다. 음악·미술·체육 등 감성교육과 단체활동 등으로 구성됐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와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모두 1년간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전환학년제를 마친 중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을 건너뛰고 2학년으로 진학하게 된다.

스웨덴 진로체험 학습은 기초학년 8·9학년(중학교 2·3학년)이 의무적으로 1~2주간 학교 수업 대신 기업 등에서 현장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작업현장을 직접 찾아 경험한다는 면에서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와 비슷하다. <구>